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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이 말하는 "사랑하라"와 "살아남아라"의 의미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유진 초이(이병헌)는 빵집 테이블 밀가루 위에 L, V, E를 쓰고 L과 V 사이에 반지를 놓아 ‘LOVE’라는 글자를 만들어 고애신(김태리)에게 건넨다. 그는 반지를 손가락으로 집어 고애신의 손에 끼워주며 말했다. “이 반지의 의미는, 이 여인은 사랑하는 나의 아내란 표식이오.” 그런데 유진 초이가 반지를 손으로 집을 때 L과 V 사이에 O 대신 I라는 선이 그어진다. 그래서 ‘LOVE’는 ‘LIVE’가 된다.

이 짧은 장면 속에 <미스터 션샤인>이 담아내려는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고애신은 유진 초이에게 미국으로 함께 가자고 속여 일본에 들어가 무신회에 붙잡힌 이정문(강신일)을 구하려고 한다. 고애신은 유진 초이를 사랑하지만 차마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다. 자신이 갈 길이 ‘불꽃’을 향해 뛰어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이려 한다.

하지만 유진 초이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진짜 미국에 함께 가려 했다면 “사랑한다”는 말을 했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고애신에게 기꺼이 속아주겠다 말한다. “당신이 나를 꺾고, 나를 건너, 제 나라 조선을 구하려 한다면 나는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당신의 손에 꺾이겠구나...”라고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에둘러 토로한다.

고애신은 일본행 배를 타기 위해 제물포항으로 가는 기차에서 유진 초이에게 드디어 자신의 진짜 마음을 드러낸다. 마치 애써 숨기고 있는 사랑처럼 유진 초이가 품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반지를 고애신은 그의 손에 끼워준다. 그러며 고애신은 “사랑하오. 사랑하고 있었소.”라고 말한다.

어쩌면 죽음의 불꽃이 될 수 있는 그 일본행에 부부행세를 하며 함께하는 유진 초이와 고애신에게는 그래서 사랑(LOVE)과 삶(LIVE)이 겹쳐진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고, 살아남고 싶지만 자꾸만 불꽃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삶. 유진 초이는 고사홍(이호재)의 유언을 받아들여 자신이 타카시(김남희)를 처단했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있다. 미국인 신분이어야 가능한 그 일은 고애신과 영영 멀어질 수 있는 길일 테니 말이다.

결국 미국행 배를 포기하고 고애신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유진 초이는 무신회의 낭인들에게 쫓긴다. 그런데 그 짧은 동반도주 속에서 하늘 위로 마치 이들의 사랑과 삶에 축포를 내리듯 불꽃놀이의 불꽃들이 솟아오른다. 도주 중이고 그 도주의 끝에 그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지도 모르지만, 그 짧은 순간 유진 초이는 웃고 있다. “낭인들을 보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달리고 있었소. 불꽃 속으로.”라며.

과연 이 불꽃같은 사랑과 삶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 끝에서 어떤 장면을 만날 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미스터 션샤인>이 말하는 두 가지 메시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사랑하라”와 “살아남아라”다. 개화기의 그 혼돈 속에서 초개 같이 목숨을 내던졌던 의병들이지만, 그 속에서도 그들은 서로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개인적 사랑이든, 조선에 대한 사랑이든, 아니면 인간에 대한 사랑이든 그런 사랑이 없었다면 그들은 그런 어려운 불꽃의 길을 걸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더라도 “살아남으라” 말해주는 이들의 애틋한 사랑이 없었다면.

그리고 이것은 진짜 “살아남는다”는 것이 그저 목숨을 연명하는 생존의 의미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해주기도 한다. 짧았어도 불꽃같은 뜨거움을 향해 달려간 그 삶이야말로 진정 ‘살아남는’ 길일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 반복되어 여전히 그 뜨거움이 전해지는 그들의 삶은 여전히 살아남아 있으니. 그들의 ‘LOVE’는 그래서 ‘LIVE’가 되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미스터 션샤인’ 각자의 길을 가던 그들의 같은 목적지

이완익(김의성)은 건드리지 말아야할 역린을 건드렸다. 고사홍(이호재)의 집을 찾아와 그 한 가운데를 지나가는 철로를 놓겠다며 집벽을 허물어버린 것. 벽이 무너지며 고사홍도 무너졌다. 그러면서도 총을 들려 하는 고애신(김태리)을 막았다. 그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이로써 고사홍의 집안은 멸문지화의 길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가노들에게 전답을 나눠주고 고애신에게는 부모의 사진을 전해준 고사홍은 죽음을 맞았다.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이야기가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들불처럼 일어나던 의병들이 고사홍의 죽음을 계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고애신도 들어 있었다. 단아한 한복을 입은 애기씨 대신 양복을 입고 얼굴을 두건으로 가린 채 총을 든 스나이퍼. 

고사홍의 죽음을 기점으로 각자의 길을 가던 유진 초이나 구동매 그리고 김희성(변요한)도 이제 같은 목적지를 향하게 됐다. 유진 초이(이병헌)는 고사홍으로부터 일본군 장교 모리 타카시(김남희)를 제거해 위태로운 조선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완익은 조선인의 손에 죽어도 괜찮지만 일본인인 모리 타카시는 미국인 신분인 유진 초이가 죽여야 명분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또 구동매(유연석)에게 고사홍은 물불 가리지 않고 애신을 보호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김희성은 고사홍의 49제에 참석했다가 애신을 찾아온 일본군들이 총칼로 살육하는 현장에서 운명처럼 애신을 보게 됐다. 자신 또한 죽을 위기를 모면한 김희성은 그 사건으로 애신이 총을 들게 된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됐다. 왜 조선에 당장 필요한 게 총인가 하는 것도. 그 역시 각성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미스터 션샤인>은 이제 본격화된 일제의 침탈을 고사홍의 집이 멸문하는 과정을 통해 담아냈다. 그것은 모리 타카시와 이완익에 의해 주도된 것이지만, 그 고씨 가문의 멸문지화는 조선의 명운을 상징하는 장면이 되었다. 심지어 상여길을 막고, 49제에 살육을 벌이는 일본군의 모습 속에서 총을 들고 나타난 고애신과 의병들의 장면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그 과정에서 역시 총에 맞아 쓰러진 함안댁(이정은)과 그렇게 무너진 그를 보며 오열하는 행랑아범(신정근), 또 총칼을 들고 달려드는 일본군에게 활을 쏴 대적하는 조씨부인(김나운)의 모습은 이 항거에 신분도 남녀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말해준다. 그들은 모두 의병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질 테니.

결국 <미스터 션샤인>이 그리려 한 것도 바로 이 의병들의 이야기였다. 저마다 먼 거리를 에둘러 온 그들이지만, 같은 목적지에 당도하게 된 그들. 노비 신분으로 미국까지 갔다가 미국인 군인으로 돌아온 이나, 백정 신분이라는 것 때문에 핍박받다 일본으로 넘어가 낭인이 되어 돌아온 자나, 민초들의 고혈을 빨던 지주의 자손이라는 게 부끄러워 도망치듯 룸펜의 삶을 살다 각성한 자나, 나라를 팔아먹는 친일파의 딸로 일본인에게 팔려갔다 돌아와 독립적인 삶을 살려던 자나 혹은 고귀한 신분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던 애기씨의 삶을 살던 자나 이제 얼굴을 가리면 똑같은 목적을 가진 의병이라는 걸 이제 드러내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들불처럼 일어나 번져나갈 그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민족성 말살, ‘미션’ 김남희라는 역대급 악역이 만들 변화들

“조선인들은 다루기 쉬운 종자요. 배만 안 곯리믄 알아서 꿇고, 사탕이라도 하나 물리믄 알아서 기고, 나머진 매가 약이다.”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매국노 이완익(김의성)은 조선인을 다루기 쉽다고 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모리 타카시(김남희)는 그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지적한다. 

“나라를 팔겠다는 자가 이리 성의가 없어서야. 조선은 왜란 호란을 겪으면서도 여태껏 살아남았어요. 그 이유가 뭔지 알아요? 그 때마다 나라를 구하겠다고 목숨을 내놓죠. 누가? 민초들이. 그들은 스스로를 의병이라고 부르죠. 임진년에 의병이었던 자의 자식들은 을미년에 의병이 되죠. 을미년에 의병이었던 자의 자식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모리 타카시는 조선인들이 결코 호락호락한 이들이 아니라는 걸 역사를 통해 꿰고 있다. 일왕 다음으로 유명한 집안의 장남. 대대로 ‘정한론(나라 안의 문제를 돌리기 위해 조선을 침략해야한다는 이론)’을 얘기하던 귀족 집안의 자제다. 그러니 아마도 그런 역사 인식은 자신의 집안의 이야기이기도 할게다. 임진년부터 그들이 겪었던 패배의 역사. 

이완익은 그런 의병이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반박한다. 그들이 있었다면 자신의 목숨이 남아 있겠느냐고. 하지만 이완익의 반박에도 모리 타카시는 그것이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니 문제잖아. 매국노 하나 처단해서 화를 풀기보다 그에 미칠 결과를 생각한다는 뜻이니까. 난 임진년의 선조들이 조선군에게 당했던 수치를 반복할 생각이 없어. 의병은 반드시 화가 돼. 조선인들 민족성이 그래.”

<미스터 션샤인>에 새롭게 등장한 모리 타카시는 이제 이 드라마의 이야기가 새로운 긴장 국면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걸 예고한다. 매국노 이완익이 고종(이승준)을 흔들고 외부대신에 앉아 조정을 농단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그는 자신이 이제 할 일에 대해 섬뜩한 이야기를 한다. “하야시 공사가 본국에서 돌아올 때 일한의정서를 들고 올 거야. 장담하건대 조선인들은 목숨을 내놓고 달려들어. 자 지금부터 뭘 해야 할까. 정신. 조선의 정신을 훼손해야지. 민족성을 말살해야 한다. 난 그런 일을 할 거야.”

고사홍(이호재)은 다름 아닌 모리 타카시가 말하는 바로 그 ‘의병’이다. ‘나라를 구하겠다고 목숨을 내놓는’ 그런 인물. 그는 뜻을 같이하는 유림들과 머리를 풀고 고종 앞에 나아가 상소를 한다. 그건 사실 자신을 잡아 가두라는 의미다. 고종은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고사홍과 그 유림들을 감옥에 넣으라고 하자, 고사홍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고 말한다.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조선인들의 민심을 하나로 끌어 모으려 한 것. 고사홍의 투옥사실이 알려지며 일본인들에게 대한 민심은 흉흉해진다. 모리 타카시는 바로 이런 일들이 벌어질 걸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민족성 말살.’ 실로 그 어떤 총칼보다 무섭고 우리를 공분하게 만드는 말이다. 모리 타카시라는 악역의 등장은 그래서 이제 개화기를 넘어 본격적인 일제의 만행들이 벌어질 거라는 걸 말해준다. 하야시 공사가 가져온다는 한일의정서. 이제 을사늑약이 머지않았다. 모리 타카시는 치밀한 정보와 계산을 통해 움직이는 인물이다. 김희성(변요한)에게 접근해 친일적인 신문을 만들어달라 회유, 협박하기도 하고, 자신과 각을 세우는 유진 초이(이병헌)의 약점이 될 수 있는 고애신(김태리)과의 관계를 알아내 이용하려 한다.

흥미로운 건 이 역할을 연기하는 김남희가 실제 일본인 뺨치는 모습을 통해 그 실감을 높여 놓고 있다는 점이다. 유창한 일본어에 일본인 억양이 섞인 우리말과 영어를 할 때면 그는 영락없는 일본인처럼 보인다. 그가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던 배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저 악역이 아니라 그 시대의 그림자를 고스란히 재연해내고 있는 악역들. 그들이 있어 <미스터 션샤인>의 이야기들이 팽팽해지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미스터 션샤인’, 흥미진진한 악역들의 대결이 말해주는 것

드라마의 반은 악역들이 끌고 간다고 했던가.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군 츠다 역할의 이정현이 잠깐 등장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사라진 후 호평을 받았던 건 악역 한 명의 힘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진짜 뒷목 잡게 만드는 악역들은 <미스터 션샤인>에 넘쳐난다. 

그 대표격은 아무래도 을사5적 중 거두로 지목되는 이완용을 모델로 한 듯 보이는 이완익(김의성)일 게다. 조선인이지만 리노이에 히로아키로 불리는 친일파. 역관으로 시작했지만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물. 심지어 고종(이승준)마저도 계략으로 엮어 자신을 외무대신으로 세우게 만들 정도로 비상한 두뇌를 가진 악역이다. 

이완익 같은 악역이 지금에도 여전히 의미를 갖게 되는 건 ‘큰돈’이 된다면 나라도 팔아먹는 그 매국노적 반역 행위 때문이다. 물론 제국주의 열강의 시대는 지나갔지만 지금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이적행위도 마다치 않는 자본주의 시대가 아닌가. 그러니 이완익 같은 인물이 중요한 악역으로 세워진 건 단지 일제강점기의 매국노라는 점 때문만은 아닐 게다. 심지어 제 딸까지 일본인에게 팔 듯이 결혼시켜버린 자본화된 인물이 바로 이완익이다.

이완익과 각을 세우는 하야시 공사(정인겸)도 중요한 악역이다. 을사늑약에도 관여한 실존인물이기도 한 하야시 공사는 극중에서 츠다 하사를 문책하는 장면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상부의 허락 없이 미공사관에 쳐들어갔다며 죽음으로 사죄하겠다는 츠다 하사 대신 책임을 전가하려는 야마다 하사(최강제)의 목을 베는 장면이다. “진실보다는 쓸모 있는 미친 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하야시 공사의 대사는 당시 일제가 어떤 방식으로 조선을 침탈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친일파라고 해도 조선인을 믿지 못하는 하야시 공사는 이완익을 신뢰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완익은 일본을 대변한다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본을 뒷배로 세우는 인물이다. 그가 외부대신으로 앉기 전 그 자리를 지키며 친일행각을 벌였던 이세훈(최진호)의 뺨을 때리고 그 이세훈이 반상의 위계까지 내려놓고 이완익에게 무릎 꿇는 그런 장면은 여기 등장하는 악역들이 조선 혹은 일본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에만 집착한다는 걸 잘 보여준다. 악역들끼리의 대결이 흥미로운 건 그래서다.

그리고 초반 미국에서 유진 초이(이병헌)와 친구로 지냈던 일본인 모리 타카시(김남희)가 드디어 등장한다. 그 곳에서는 친한 친구였지만 조선과 일본이라는 국가를 대변하는 인물로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입장 때문에 대결할 수밖에 없다. 유진 초이는 아직까지 조선을 가슴에 품지는 않았지만 가슴에 품은 고애신(김태리)을 통해 조금씩 조선을 위해 행동하기 시작한다. 무관학교의 교관이 되는 조건으로 강화에 산을 받은 건 그래서 상징적이다. 자신과 부모님이 설 자리 한 자락을 얻은 것이니. 

이완익이 어느 나라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악역이라면, 모리 타카시는 귀족 계급 집안에서 자라나 일본의 근대화를 위해 미국까지 간 인물이다. 그는 일본을 위해 앞장서는 인물인 만큼 이완익과는 또다른 결을 보이는 악역일 수밖에 없다. 유진 초이와 모리 타카시의 대결은 그래서 저마다 갖게 된 신념과 입장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보통 악역은 그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를 담기 마련이다. 초반 어린 유진 초이가 그 먼 미국까지 도망치게 만들었던 김희성(변요한)의 조부와 부모들은, 주인공인 유진 초이가 그 사적인 원한을 넘어서는 과정을 메시지로 담아낸다. 그는 사적 복수를 뛰어넘어 대의를 위해 나아가려 한다. 그래서 김희성이 대신하고 있는 사죄의 삶을 부모가 지지해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완익 같은 악역은 자본화된 우리네 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인물이다. 사적인 이익을 위해 공적인 것들을 내던지는 인물. 그런 부정들을 우리는 지금도 자주 정치나 경제 분야에서 쉽게 발견하곤 한다. 모리 타카시 같은 악역은 국가주의라는 시대적 한계가 만들어낸 인물의 비극을 담아낸다. 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삶은 이제 그다지 정당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대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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