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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가족입니다', 때론 가족보다 친구가 더 낫다 어째서 이들은 가족에 대해 이토록 둔감하게 살고 있었던 걸까. tvN 월화드라마 에서 김상식(정진영)을 그의 아내 이진숙(원미경)은 딴 살림을 차리고 있었다고 의심해온다. 그도 그럴 것이 마치 돈독이라도 오른 것처럼 돈을 벌기 위해 다니면서도 쫀쫀하기 이를 데 없는 삶을 살아야했던 이진숙으로서는 그런 의심을 할만 했다. 하지만 김상식이 차린 딴 살림은 이진숙이 상상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 다리를 절게 된 아이를 외면하지 못하고 지금껏 자식처럼 돌봐주고 있었던 것. 그는 그것이 평생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진숙으로서는 너무나 황당하고 화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일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가족입니다', 갈수록 시청자 반응 뜨거워지는 이유 그저 따뜻하고 훈훈한 가족드라마인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tvN 월화드라마 는 조금씩 숨겨졌던 가족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의외로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사고로 기억이 20대 때로 돌아가버린 김상식(정진영)은 고압적이고 심지어 폭력적이기까지 했던 가부장적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사랑꾼'이 되었다. 거의 죽은 듯이 살아왔지만 이제 졸혼을 요구하고 혼자 살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 잠을 설치던 아내 이진숙(원미경)은 달라진 남편의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그렇게 달달했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더욱 충격을 받은 건 김상식 본인이다. 그는 자신이 아내에게 과일 하나도 맘대로 사먹지 못하게 했고 그것 때문에 심지..

‘외출’,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비극 도대체 이 비극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 걸까. 아이가 아파트 창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한정은(한혜진)과 이우철(김태훈)은 맞벌이 부부였고 아이를 돌봐주기 위해 친정엄마 최순옥(김미경)이 시골에서 올라와 있던 중이었다. 마침 계약직 사원 신소희(윤소희)를 위한 회식 때문에 늦게 된 한정은은 전화 저편에서 기침을 하는 엄마에게 감기약을 드시라고 했고, 그 약을 먹고 깜박 잠이 든 사이 사건이 벌어졌다고 믿었다. tvN 2부작 드라마 은 한정은의 가족에게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미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아이. 가족이 온전할 리 없었다. 창가에만 가도 공포에 질려버리는 한정은은 그래도 회사생활을 억지로 버텨내고 있었고, 엄마 최순옥은 자신 때문에..
갑갑한 현실마저 무화시킨 의 판타지 ‘나는 암환자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음으로 두려운 것도 없다. 후회? 그런 거 할 틈이 어딨어? 흑역사? 만들면 좀 어때? 오늘의 선물꾸러미는 오늘 다 풀어서 누리는 찬란한 지금을 살겠다! 아낌없이 사랑하고 후회 없이 저지르며... 가장 젊고 아름다운 오늘을 충분히 만끽해야지!’ JTBC 금토드라마 의 이소혜(김현주)는 마치 다짐하듯 그런 글을 적는다. 글 제목은 ‘Fantastic’이라 쓰려다 고쳐 쓴 ‘FantastiCancer’다. 그녀는 왜 ‘Fantastic’에 ‘cancer’를 붙여 ‘FantastiCancer’라 제목을 붙였을까. 글 내용 속에 들어가 있듯 ‘cancer’가 그녀의 현실이라면 그걸 받아들이는 그녀의 자세는 ‘Fantastic’이다. 내일을..
, 시한부에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JTBC 금토드라마 에서 이소혜(김현주)는 말기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인물이다. 시한부라는 설정은 우리에게 두 가지 선입견을 불러일으킨다. 그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시한부라는 사실을 숨긴 채 상대방을 밀어내는 주인공의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버킷리스트를 적고 실현해가는 이야기다. 사실 무수히 많은 시한부 설정의 이야기들을 봐온 시청자들에게 이처럼 두 가지의 선입견이 먼저 떠오른다는 건 이런 이야기가 너무나 많이 반복됐다는 걸 말해준다. 물론 이 두 이야기 설정에 극성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반복된 이야기는 식상하다. 제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계속 내놓으면 물리기 마련이다. 이 초반 일찌감치 이소혜의 시한부 판정을 드러내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
, 같은 시한부라도 과는 다른 까닭 JTBC 새 금토드라마 에서 여주인공 이소혜(김현주)는 시한부다. 그녀는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게다가 그녀는 가족들 때문에 힘겨운 상황이다. 형부 때문에 집까지 잡혀먹고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그녀의 언니는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그럭저럭 드라마 작가로서 잘 살아가고 있던 이소혜지만 그녀의 삶은 지금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대체로 이 정도 상황이면 눈물 쏙 빼는 비극이 그려져야 할 텐데 어찌된 일인지 이 제목이 그런 것처럼 전혀 무겁지가 않다. 오히려 유쾌한 분위기가 이런 비극적 상황 자체를 압도한다. 이소혜는 시한부라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 물론 좌절하지만 그렇다고 시종일관 찌질하게 울고 짜고 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녀는 훌훌 털어내고 어차피 죽어질 몸, ‘판타..
시사랭크쇼 '열광', '명작스캔들', 코멘트로 즐거워지는 토크쇼 코멘테이터(commentator). 쉽게 말해 '해설자'다. 흔히 우리가 보는 코멘테이터는 스포츠 해설가다. 경기를 보면서 흐름과 전략 등을 짚어주고 전체의 맥을 그려준다. 코멘테이터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축구경기를 볼륨 없이 보면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한 해설은 그 사안 자체를 더 즐기게 해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방송에 이 코멘테이터의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물론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에서 코멘테이터들은 늘 등장해왔다. 하지만 정보에 재미가 겹쳐지면서 코멘테이터로 방송 출연하는 전문가들은 정보만이 아니라 재미까지 전해주고 있다. 시사랭크쇼 '열광'은 아예 엔터테이너에 가까운 코멘테이터들의 각축장이다. ..
시사도 즐거워지는 토크쇼, '열광' 막돼먹은 영애 김현숙씨의 폭탄발언(?). "저 채식을 더 많이 해요. 사람들이 안 믿어줘서 그렇지." '육(肉), 욕(欲), 역(疫)'이라는 독특한 제목으로 고기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서부터 그 욕망과 나아가 그것이 만들어내는 구제역 같은 대재앙까지를 다루는 '열광'이라는 시사토크쇼의 첫 멘트는 여타의 시사 대담프로그램과는 이토록 다르다. 믿지 못하겠다는 다른 패널들의 반응에 이어지는 영애씨의 발언이 좌중을 쓰러지게 한다. "육식공룡보다 초식공룡이 더 커요." 그러자 잡학박사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이 특유의 엉뚱한 입담을 시작한다. "전에 절에 갔더니 스님들이 엄청 뚱뚱하시더라구요. 풀만 드셔도 살이 찌나 봐요." 문화평론가 탁현민이 불쑥 끼어든다. "풀만 먹는다는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