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혜수 (33)
주간 정덕현
무엇이 그녀들을 나쁜 언니로 만들었을까 이효리는 신곡 ‘배드걸’에서 “욕심이 남보다 좀 많은 여자. 지는 게 죽는 것보다 싫은 여자.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 있는”, 이른바 나쁜 여자가 ‘영화 속 천사 같은 여주인공’보다, ‘TV속 청순가련 여주인공’보다 더 끌린다고 노래했다. 그녀가 말하는 ‘배드걸’은 “독설을 날려도 빛이 나는 여자. 알면서 모른척하지 않는 여자. 어딘지 모르게 자꾸만 끌리는” 그런 여자다. 나쁜 여자라고 수식어를 달았지만 사실 여기서 나쁘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즉 흔히 사회적 통념이 요구하는, “화장은 치열하게 머리는 확실하게 허리는 조금 더 졸라매야” 하고 또 “표정은 알뜰하게 말투는 쫀득하게 행동은 조금 더 신경 써야” 하는 그런 여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나쁘..
, 능동적 비정규직과 파리 목숨 정규직... 눈물 난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그 제안은 거절하겠습니다. 저는 회사에 속박된 노예가 될 생각이 없습니다.” 미스 김(김혜수)의 도발적인 말에 장규직(오지호)는 “예의가 없다”며 발끈한다. 그러자 미스 김이 한 마디 덧붙인다. “그런 예의는 정규직들끼리 지키십시오. 저에게 회사는 일을 하고 돈 받는 곳이지 예의를 지키러 오는 곳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런 게 있을까 싶지만 그녀는 이른바 능동적 비정규직이다. “IMF 이후 16년 비정규직 노동자 8백만 시대에 이제 한국인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이 된” 시대에 그녀는 왜 능동적으로 비정규직을 고집하게 됐을까. 그것은 이른바 ‘미스 김 어록’이 되어버린 명대사들을 통해 미루어 알 수 있다. ‘업무의 ..
의 끝없는 추락, 그 이유는 뭘까 역시 김태희의 사극 캐스팅은 무리수였나. 의 시청률이 7%대까지 추락하면서 그 원인으로 김태희의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어색한 표정 연기와 어려운 사극 톤에 어울리지 않는 발성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일까. 의 부진은 과연 온전히 김태희의 연기력 부족 때문일까. 물론 김태희의 연기력은 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되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극 특유의 맛을 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사극의 대사 톤은 현대극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일상적인 발성으로는 어색해지기 십상이다. 사극 특유의 연기 톤을 자기 특유의 색깔과 맞춰 자기화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김태희의 목소리는 복색만 한복을 입었을 뿐, 현대극의 그것과 그다지 달라 ..
, 계약직의 비애 뒤집는 블랙 코미디 은 1997년 버블경제의 허상이 드러나며 IMF 구제금융으로 인해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비정규직, 일명 계약직이라는 신인류의 탄생(?)을 보여주는 짤막한 다큐 영상으로 시작한다. 똑같이 일해도 월급은 정규직에 반에 불과하고, 언제 잘릴 지 모르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인 계약직의 문제는 삼류대를 나와 3개월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정주리(정유미) 같은 인물에게는 우울한 현실이다. 어떻게든 정규직의 관문을 넘어서기 위해 계약직이면서도 밤을 새워 문서를 정리하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은 뭐든 하려는 정주리라는 인물의 처절함은 이 땅의 비정규직들이 매일 겪는 비애일 것이다. 은 이 지독한 현실을 밑그림으로 그려 놓고 그 위에 미스 김(김혜수)이라는 판타지를 세워놓는다. 우울한 ..
논문 표절, 왜 연예인만 문제 삼나 어찌 보면 참 뜬금없는 논문 표절 논란이지만 그 후폭풍은 강력하다. 국민 강사로 불리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김미경은 실수는 인정했지만 표절 자체를 인정하지는 않았고 그래도 책임을 느껴 자신이 하던 방송 프로그램 tvN 에서 하차했다. 이미 찍어놓은 방송 분량도 본인의 뜻에 따라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바로 직전에 터진 인문학 비하 논란(사실 오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과 함께 갑자기 터진 논문 표절 논란으로 인해 본인의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탓일 게다. 방송이라는 것이 이미지를 증폭시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어떤 논란이 생겼을 때는 증폭된 만큼의 더 강한 후폭풍을 몰고 오기 마련이다. 논문 표절. 아마도 대학원을..
불황이 만들어낸 마이너리티 감성 만일 당신이 사회의 정신적인 뇌관을 건드리는 테러리스트라면, 우리 사회만큼 간단한 테러 목표도 없을 것이다. 그저 남자라는 단어와 '루저'라는 단어를 붙여 넣기만 하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테니까. '미녀들의 수다'의 한 여대생이 "남자 키 180cm 이하면 루저"라는 말 한 마디가 일으킨 대폭발(?)은 지금 우리 사회가 이 부분에 있어서 얼마나 민감해져 있는가를 잘 말해준다. 불황에 남녀 구분이 있을까마는 아마도 상대적인 박탈감은 남성들이 더 할 것이다. 본래 높은 위치에 계시던 분이 진창으로 나서야 그 힘겨움을 더 느끼게 되는 법 아닌가. 남성들은 가부장제적 사회 속에서 이제 조금씩 남녀평등의 사회로 이행해가고 있는 중이고, 차츰 자신들이 가졌던 이성적 능력보다, 여성..
당당한 박기자, 왜 여자로 돌아갔나 ‘스타일’의 주인공이 누구냐에 대한 논란은 초기부터 벌어졌다. 이서정(이지아)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수동적으로 그려지면서 심지어 ‘민폐형 캔디’라고까지 불려졌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캐릭터는 단연 박기자(김혜수). 이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서정의 성장드라마를 꿈꾸는 이 드라마는 초기 멘토이자 대립자로서 박기자를 세워두었다. 따라서 처음에는 한없이 박기자의 카리스마에 짓눌린 이서정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차츰 이서정이 박기자를 넘어서는(그러면서 닮아가는) 과정을 그려내야 드라마는 엣지있는 결말로 다가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서정이라는 캐릭터가 박기자를 넘어서기도 전에 삐걱거렸다는 것. 이서정은 물론 박기자의 카리스마를 넘어서기는 어렵지만, 자신만의 매력으로 그 상..
김혜수가 중심에 서니 '스타일'이 산다 '스타일'의 주인공은 누굴까. 이서정(이지아)일까. 박기자(김혜수)일까. 누가 봐도 먼저 주인공감으로 눈에 들어오는 인물은 이서정이다. 이 드라마의 멋진 두 남자, 김민준(이용우)과 서우진(류시원)에게 각각 새 구두를 선물 받는 그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의 분신이다. 성격 착하고 일에 대한 열정도 갖고 있으니, 성장하는 신데렐라로서 주인공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서정이란 캐릭터는 이처럼 주인공으로서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지만 단 한 가지 갖추지 못한 것이 있다. 그녀는 현재를 버텨내는 인물로서 그려질 뿐, 성공에 대한 강력한 욕망은 갖고 있지 못하다. 멋진 남자들이 구두를 선물해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떤 멜로의 틀 그 이상을 넘지는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