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
송중기, 또다시 늑대소년의 초심을 다지는 마음으로이주의 인물 2024. 3. 11. 10:42
‘로기완’, 중년의 깊이와 무게감으로 돌아온 송중기 “긴데 이런 내가 행복해질 자격 있는 거가?”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에서 탈북 청년 로기완 역할을 연기한 송중기는 그런 대사를 던진다. 특유의 북한 억양이 들어있는 그 목소리에는 그가 느끼는 행복감과 더불어 그런 행복을 자신이 누려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이 동시에 담겼다. 그래서 거기에는 지독한 슬픔 같은 게 묻어난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어가는 걸 보면서도 탈북자라는 사실 때문에 공안을 피해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청년. 살기 위해 탈북한 이후 그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뿌리내릴 작은 땅조차 없이 살아야했던 그는 거의 유일한 마음의 터전이나 다름 없던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어디서도 뿌리 내리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 낯선 땅 벨기에까지 날아와 ..
-
'보좌관2' 꿈과 현실 사이, 이정재 앞에 놓인 기묘한 늪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1. 22. 13:51
‘보좌관2’ 이정재는 과연 저 깊은 늪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JTBC 월화드라마 의 첫 화 부제는 ‘탈피’다. 무슨 일인지 일단의 무리들에게 두드려 맞고 밑으로 굴러 떨어진 장태준(이정재)이 사력을 다해 그 둔덕을 오르면서 ‘껍질’에 대한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껍질을 깨고 나와야 살 수 있고 날 수 있지만, 그렇게 나와 껍질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생명은 포식자의 먹잇감이 된다고 그 내레이션은 말한다. 꼭대기에 간신히 오르지만 그를 향해 달려드는 자동차를 보여주며. 이 시작이 말해주는 건 장태준이 이제 껍질을 벗고 본격적인 정치의 세계 속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고다. 그는 자신이 따르고 존경했던 이성민(정진영) 의원이 법무부장관이 된 송희섭(김갑수)의 모략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
-
'보좌관2' 이정재 손에 피 묻히는 강렬한 반격, 그래서 더 실감난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1. 18. 10:44
‘보좌관2’, 본격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적인 귀환 JTBC 드라마 이 시즌2로 돌아왔다.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10부작으로 시즌1을 끝낸 후 어언 4개월 만이다. 이미 미드 같은 시즌제 드라마들을 우리네 시청자들도 경험하고 있지만, 한국 드라마가 이렇게 본격 시즌제를 운영하는 일은 여전히 낯설 게 다가온다. 특히 지난 시즌 이 드라마는 지속적인 시청률 상승을 거듭하다 10회에 드디어 5.3%(닐슨 코리아)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런 흐름을 뚝 끊고 시즌2로 넘어간다는 건 여러모로 제작자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지난 시즌 마지막회에서는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이 그토록 마음으로 따랐던 이성민(정진영) 의원의 자살을 눈앞에서 보고 그 이면에 송희섭(김갑수)의 모략..
-
'터널' 최진혁과 김민상이 인생 캐릭터 얻었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5. 16. 10:39
‘터널’, 인간 냄새 최진혁과 지적인 악역 김민상 돋보이는 이유배우 최진혁의 이런 면이 있었던가. OCN 주말드라마 에서, 때론 허술하기도 하고 성정이 급해 행동부터 옮기는 박광호라는 형사 캐릭터를 연기하는 최진혁에게서는 늘 봐오던 완벽한 이미지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 완벽한 이미지란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지나치게 상투적이라 시청자들에게 어떤 인상적인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은 드디어 배우 최진혁의 진면목을 드러내게 해준 작품이라 할만하다. 사실 배우에게 있어서 잘 생긴 얼굴은 딱히 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그 이미지에 의한 선입견이 오히려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진혁이라는 배우가 딱 그랬다. 준수한 외모를 갖고 있어서 보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