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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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MBC 드라마, 두 여왕과 실험작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2. 30. 09:39
2009 MBC 드라마, 두 여왕(?)의 성공과 주목할 실험작들 2009년 MBC 드라마는 대중적인 성공으로만 보면 두 여왕(?)이 이끌었다고 말할 수 있다. 상반기 3월부터 5월까지 방영된 ‘내조의 여왕’과 5월부터 12월까지 방영된 ‘선덕여왕’이 그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성공한 두 여왕(?)의 성격이 상반된다는 점이다. 하나는 현대극이고 다른 하나는 사극이며, 하나는 소소한 기획물이며 다른 하나는 야심찬 대작이었다는 점이다. 성공 포인트 또한 사뭇 다르다. ‘내조의 여왕’이 현실에 대한 철저한 공감을 그 포인트로 하고 있다면, ‘선덕여왕’은 물론 현실을 담고 있지만 사극이 갖는 성공 판타지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 두 여왕은 성격 또한 다르다. ‘내조의 여왕’의 천지애(김남주)는 맹렬 여성이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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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씨에서 조국, 준세까지... 판타지남의 세계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6. 15. 08:34
뜨는 드라마에는 꼭 있다, 판타지남 구준표(이민호)는 엄청난 대부호의 아들로 뭐든 못할 게 없는 인물. 그런 남자가 한 여자, 잔디(구혜선)만을 사랑한다. 이것이 '꽃보다 남자'의 단순하지만 강력한 판타지의 핵심이다. '내조의 여왕'의 태봉씨(윤상현) 역시 퀸즈푸드라는 대기업의 사장으로 재력과 능력을 겸비한 남자. 그런 그가 별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천지애(김남주)를 좋아한다. '시티홀'의 조국(차승원)은 젊은 나이에 성공한 능력 있는 정치인. 하지만 그는 시골의 10급 공무원 신미래(김선아)에게 빠져 '안하던 짓', 사랑을 하게 된다. '찬란한 유산'의 박준세(배수빈)는 능력에 성품까지 겸비한 남자. 그는 어느 날 만나게 된 집도 절도 없는 고은성(한효주)을 사랑하게 된다. 구준표에서 태봉씨, 조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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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변신, 이제는 필수다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5. 27. 00:53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배우들, 작품도 살린다 배우의 변신은 무죄? 아니 이제는 필수다. CF퀸의 이미지 속에 갇혀 지냈던 김남주에게 약간은 푼수에 무식을 양념으로 얹은 '내조의 여왕'의 천지애라는 캐릭터는 구원이었다. 아낌없이 무너지는 천지애를 통해 김남주는 이제 제2의 연기 인생에 접어들게 되었다. 순수의 아이콘으로 하늘 위에 둥둥 떠 있던 고현정은 수차례에 걸친 연기 변신을 통해서야 비로소 땅에 안착할 수 있었다. 그녀는 영화로는 '해변의 여인'으로 드라마로는 '여우야 뭐하니'로 일상적인 맨 얼굴을 대중들 앞에 내밀었고, '히트'를 통해 가녀린 이미지에 강인함을 덧붙였으며,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이제 깨는 모습으로 개그맨을 웃기기까지 했다. 그녀가 '선덕여왕'의 악녀 미실을 연기한다는 사실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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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 준혁, 태봉... 내조하고픈 우리 시대 남성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5. 19. 23:21
'내조의 여왕'이 내조한 그들은? 취업의 벽을 간신히 통과해 겨우겨우 조직에 적응해나가고 있는 신입사원 달수씨(오지호),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다 했지만 결국 팽 당한 부장님 준혁씨(최철호), 모든 걸 다 가진 줄 알았지만 정작 자기 행복 한 자락 쥐지 못하고 살아온 사장님 태봉씨(윤상현). 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내조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리 시대 남성들의 한 전형을 만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안을 들여다보면 조직사회 속에서 받은 상처들로 가득하다. 어딘지 부족해보여서일까.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내조하고픈 마음이 소록소록 돋는 이들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 그들이 표상하는 우리 시대 남성들의 얼굴을 들여다보자. 사회성 부족 신입사원 달수씨, 그 순수함의 양면성 온달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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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 양봉순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5. 6. 09:57
'내조의 여왕'에서 초반 악역을 자처했던 인물은 바로 양봉순(이혜영)입니다. 그녀는 고교시절 여왕처럼 받들던 천지애(김남주)를 사회에서 만나고는 회심의 미소를 짓죠. 남편 온달수(오지호)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천지애를 그녀는 온달수의 상사이자 자신의 남편인 한준혁(최철호)의 지위를 이용해 무릎꿇리죠. 천지애를 사랑했던 한준혁을 가로챈 인물이자, 현재 주인공인 천지애를 괴롭히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양봉순은 전형적인 악역입니다. 그런데 이 견고해보이는 양봉순이라는 악역의 틀이 조금씩 깨져가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점차 양봉순이 처한 입장에 대해 동정을 갖게 되거나 이해하는 입장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죠.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남편 한준혁을 위해 자신의 삶은 접어둔 채 온통 내조로만 살아가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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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 그녀들의 내조 혹은 치맛바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5. 6. 08:43
무엇이 그녀들을 희생하게 만들었나 ‘내조의 여왕’이 그리고 있는 세계는 퀸즈푸드라고 하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공간이다. 어디에서나 정치적인 선택이 이루어지는 그 곳은 온전히 실력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곳이며, 막후협상과 로비와 줄서기가 횡행하는 곳이다. 남편이 이사면 그 아내도 이사고, 남편이 부장이면 그 아내도 부장이며, 남편이 인턴사원이면 아내도 인턴사원인 곳이 그 곳이다. 부부는 하나의 짝패를 이루어 안팎으로 뛰어야 하는 상황. ‘내조의 여왕’이 그려내는 내조의 세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 마련인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내조’를 뛰어넘는다. 이제 막 이 세계에 들어간 온달수(오지호)의 아내 천지애(김남주)는 퀸즈푸드 사모님들(?)의 내조 정치의 세계로 뛰어든다. 그녀는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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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드라마, 남자들의 대결 vs 여자들의 대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4. 13. 09:08
대결 국면에 빠진 드라마들, 관전 포인트는? 지금 우리네 드라마는 대결 중이다. 각각의 드라마 속에서는 남자들 혹은 여자들이 서로 대결을 벌이고 있고, 드라마 밖으로 나와도 그 남자들이 대결하는 드라마는 여자들이 대결하는 드라마와 매일 밤 대결을 치르고 있다.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갈등구조와 그 해결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르라면, 대결구도는 드라마의 핵심이기도 하다. 따라서 각 드라마의 핵심과 전하려는 메시지를 보려면 그 대결구도가 무엇인지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지금 드라마들은 무엇과 대결하고 있으며,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월화의 대결, ‘남자이야기’ vs ‘내조의 여왕’ 월화 드라마 중 ‘자명고’ 역시 낙랑공주(박민영)와 자명공주(정려원)가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지만 그것이 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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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남자들은 왜 고개를 숙였나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4. 9. 10:28
TV 속 남자들의 안간힘, 현실? 판타지! ‘카인과 아벨’에는 대사 한 마디 없이(물론 가끔 회상 신으로 나오긴 하지만), 움직임도 거의 없이 연기를 하고 있는 연기자가 있습니다. 바로 이선우(신현준)의 아버지, 이종민 역할을 하고 있는 장용이죠. 연거푸 KBS일일극에 아버지역으로 캐스팅됐을 정도로 그는 우리네 드라마의 아버지상을 대변해온 중견 연기자입니다. 그 드라마 속 아버지(그래서 우리네 마음 속에 아버지로 자리한)가 의식은 있으나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침상에 누워, 아내와 아들의 가시 돋친 저주를 들으면서도 한 마디 항변조차 못하는 그 장면에서, 우리네 TV 속 남자들의 안간힘이 겹치는 건 왜일까요. 지금 TV는 온통 여성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그것이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