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못친소, 외모 아닌 연기력으로 웃긴 우현

 

MBC <무한도전>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최고 매력남으로 뽑힌 우현은 과연 외모로 웃겼을까? 물론 그 시작은 외모였다. 하지만 그 끝은 외모와는 상관없는 우현의 대체불가 매력이었다. 노안 종결자라고 불리는 외모였지만 차츰 그 얼굴은 그토록 귀여울 수가 없는 얼굴로 바뀌어갔다. 나이를 거꾸로 먹은 듯 아이처럼 천진난만해보이기까지 하는 그 모습에서 역시 외모는 보여지는 것만이 아니라는 걸 우현은 알려주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연예인 되기 전에 외모를 비관한 적이 있었다. 거울을 보면서 절망하고 부모님을 원망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외모 아닌 무기가 내게 있더라. 그걸 갈고 닦았다. 잘생기진 않았지만 못난 것도 없는 우리니까 못친들이 주는 상을 기쁜 마음으로 받겠다.” 그가 F1 수상소감으로 밝힌 이 말은 외모보다 훨씬 중요한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그가 말한 외모 아닌 무기는 도대체 뭘까?

 

적어도 이번 <무한도전> ‘못친소를 통해 느껴진 그만의 무기는 남다른 노력이고, 허물없는 모습이며, 그것을 통해 무엇보다 그가 더 갈고 닦았을 연기력이었다. 사실 연기란 가면을 쓰고 본 모습을 가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 속에 있는 많은 가면들을 드러내는 일이다. 그러니 적지 않은 나이에 이토록 허물없이 모든 걸 내려놓고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그가 얼마나 연기자로서 준비되어 있는 사람인가를 잘 말해준다.

 

로데오를 타고 도넛 먹기를 할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내려는 모습에서 그걸 보는 모든 출연자들이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지만, 정작 그걸 하는 우현은 내내 진지한 얼굴이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도넛을 먹으려 안간힘을 썼고 그러자 그 욕망까지 담겨진 리얼한 표정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이 코미디의 본질이 아니던가. 타인을 웃기지만 본인은 절대 우습지 않은.

 

얼굴로 말해요퀴즈 게임에서는 놀라운 표정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치즈 같은 음식을 얼굴 표정 하나로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그의 표정 연기의 공력을 느낄 수 있었다. 얼굴로 길게 늘어진 치즈를 쭉 빼 먹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보여준 것. 맥주와 콜라 같은 비슷한 문제에서도 그는 작은 차이를 통해 정준하가 그 얼굴을 읽어내게 만들었다.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이지만 여기서도 우현은 그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그 게임을 대했다.

 

마지막 매력발산에서 우현은 비슷하다고 늘 지목되는 통아저씨의 춤을 췄다. 똑같은 동작을 선보였다기보다는 그 비슷한 포인트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절묘한 표정은 마치 통아저씨가 스튜디오로 나온 듯한 착각마저 일으켰다. 그리고 이어서 부른 박진영의 허니역시 한 치의 어색함이 없는 멋진 무대였다. 춤 동작 하나하나에 절도가 있었다. 반응은 폭발적일 수밖에 없었다. 반전이 있었으니 말이다.

 

우현의 이 모든 매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그의 연기력이 아니었을까. ‘못친소에서 연기를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연기를 하는 사람의 진솔함이 거기에 있었고,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자유로움이 느껴졌으며, 무엇보다 그간 갈고 닦은 무수한 표정들이 있었다. 가만히 노려보듯 있으면 어딘지 무섭게까지 느껴지는 그 얼굴이 갑자기 생글생글 웃으면 아이처럼 바뀔 수 있는 공력. 연기력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타고난 것이 외모라면 노력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것이 연기력이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 ‘못친소가 우현을 F1으로 뽑은 것은 그 진짜 의도를 정확히 보여준 것일 게다. 못생겼다는 외모에 대한 지적에서부터 시작했지만 차츰 그들의 진면목이 드러나면서 그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됐던 건 다름 아닌 외모보다 더 중요한 그들만의 매력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우현이 보여준 것처럼 그 매력은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충분히 얻어질 수 있다는 것. <무한도전> 못친소가 하려던 진짜 이야기는 그것이었다.

드라마 5년 만에 대상 주원, 그럴만한 이유 있었네

 

“<용팔이> 할 때도 일주일에 일주일 밤을 새며 차에서 링거를 꽂고, ‘주원은 의사인가 환자인가그런 기사를 보며...” <SBS 연기대상>의 대상의 자리에 오른 주원은 마치 주마등같이 흘러가는 자신의 20대가 보였나 보다. 그는 힘겨웠던 촬영 현장의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흘렸다.

 


'SBS연기대상(사진출처:SBS)'

그 힘든 상황에서도 그가 열심히 촬영하며 버텨낼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스태프들과 배우 분들 때문이라고 그는 밝혔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우리네 드라마 촬영 현장은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시간에 쫓기는 일이 다반사이고 배우들은 밤 새는 일을 마치 숙명처럼 여긴다. 게다가 <용팔이>는 특히 현장이 어려웠다고 한다. 연출자가 중간에 교체되는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졌던 작품이다.

 

그럼에도 주원은 그런 힘겨움을 내색 한 번 한 적이 없다. 모든 현장의 상황들을 온 몸으로 감당하며 그의 표현대로 버텨냈던. 결과는 드라마에 20%를 넘기는 시청률을 안겼고 주원에게는 드라마 데뷔 5년 만의 대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로 돌아왔다.

 

주원의 공식 데뷔작은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지만 드라마 데뷔작은 2010년 방영되어 놀라운 시청률과 화제를 낳은 <제빵왕 김탁구>였다. 그는 이 작품에서 첫 드라마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탁구(윤시윤)와 대결하는 인물이었지만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그 아픔까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선보였다.

 

물론 그 후 모든 작품이 성공했던 건 아니지만 주원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오작교 형제들>이라는 주말드라마에서도 확고한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줬고, <각시탈>, <7급공무원>, <굿닥터>, <내일도 칸타빌레>, <용팔이>까지 기대 이상의 성과들을 보여줬다.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그는 <각시탈>, <굿닥터>에 이어 <용팔이>까지 20%가 넘는 시청률을 냈다. 오죽하면 주원과 하면 성공한다는 이야기까지 솔솔 흘러나왔을까.

 

하지만 단 5년 만에 거둔 이런 성과는 그저 단순한 재능과 운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이번 <SBS연기대상>에서 그가 흘린 눈물은 그간의 숨겨진 노력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누구하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나도 역시 부족하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많은 분들이 커버해주셨기 때문에 좋은 작품,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작진과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가끔 화가 너무 많이 나고 여기서 내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은 순간이 올 때. 늘 나를 잡아주고 지지해줬던그들이 있어 자신이 있다는 걸 분명히 했던 것.

 

성실한 노력과 타인에 대한 배려는 어쩌면 배우에게는 가장 큰 덕목이 아닐까. 이것은 주원이라는 배우가 아직도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걸 말해준다. 그는 수상소감에도 밝혔듯이 이제 삼십대에 막 접어들었다. 20대의 치열함이 자양분이 되어 30대에는 더 깊은 연기로 뽑아져 나오기를. 그래서 더 멋있어지고 초심 잃지 않고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어 시청자들 앞에 오래도록 설 수 있기를.



<영재발굴단>의 질문, 영재는 키우는 것인가 스스로 자라는 것인가

 

너무 힘들어서 엄마 아빠 다 나간 다음에 혼자 조용히 죽고 싶다.” 이제 겨우 열 살인 아이의 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왔을 때 그걸 들은 엄마는 오열했다. SBS <스타킹>으로 이미 대중들에게도 어느 정도는 알려진 국악신동 표지훈. 사물놀이의 명인 김덕수가 신동이라고 극찬했던 아이. 그 아이를 엄마는 영재로서 제대로 키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이 아이에게는 죽고 싶을 만큼의 고통이라는 걸 엄마는 비로소 깨달았다.

 


'영재발굴단(사진출처:SBS)'

<영재발굴단>이 처음 표지훈의 이야기를 보여줬을 때 문제는 심각했다. 전문가는 아이가 심한 우울증이라고 했고 오히려 이렇게 하다가는 국악 자체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구, 상모, 민요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레슨의 연속. 아이는 지쳐버렸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느냐는 전문가의 질문에 엄마는 할 거면 제대로 잘 해야 하지 않냐고 말했고, 그 말에 전문가는 도리어 왜 잘해야 하는 거죠?”하고 물었다. 그러자 엄마는 성공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성공을 위한 레슨의 연속은 아이에게 행복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행복하지 않으면 성공도 이룰 수 없다는 걸 알려줬다. 방송이 나간 후 엄마는 달라졌고 아이도 달라졌다. 지훈이는 레슨 대신 자신이 하고 싶다던 합기도를 배웠고, 다칠까봐 타지도 못했던 자전거를 선물 받아 친구들과 타며 즐거워했다. 아이는 가장 힘들었다는 민요 레슨 대신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가게 된 어린이 국악 대잔치. 엄마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마지막 연습에 박수를 쳐주고, 오랜만에 나가게 된 대회라서 긴장하는 지훈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장난을 치기도 했다. 무대에 오르는 지훈이 뒤에서 엄마는 작게 아이가 들을 수 있도록 파이팅을 외쳤다.

 

무대에 오른 아이는 국악 신동다운 기량을 보여줬다. 소고 치며 상모를 좌우로 돌리는 모습에 엄마는 아이고 잘하네를 연발했고, 빨라지는 박자에 관객들을 박수를 쳤다. 지훈이의 특기인 자반 돌리기를 하다가 넘어졌을 때도 실망을 하기 보다는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넘어졌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음 동작을 이어가는 지훈이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쳐줬다.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그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국악인 신영희씨는 그 모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역시 끼가 있구나. 타고난 거 같다.. 넘어졌는데도 일어나 하는 걸 보고 끼라고 느꼈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지훈이에게 엄마는 진심으로 잘했다며 박수를 쳐주었다. 그녀는 실수 때문에 주눅들어 있는 아이에게 목숨 걸고 하더라. 엄마가 봤어하고 말해주었다. 과거 지훈이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했던 엄마였다. 첫 대회에 동상을 받아오자 기뻐하기는커녕 실망을 드러냈던 엄마였다. 그런 엄마가 이제는 자신을 응원해준 만큼 보답해주지 못했다며 눈물을 쏟는 아이를 껴안고 다독여줬다. “3학년인데 이렇게 하는 애가 어딨어라며 아이의 등을 두드려줬다.

 

아이는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대상을 수상했다. 연희부문에서 최연소 개인 대상이었다. 엄마는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도대체 이런 기적은 어떻게 일어났던 것일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편안하게 해줬더니 5분 동안 자기 모든 걸 표현해줬어요. 고맙고 미안하고 행복합니다.”

 

<영재발굴단>이 보여준 표지훈의 이야기는 영재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재는 과연 키워지는 것일까. 많은 이들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그 재능을 잃어버릴까 노심초사하며 자꾸만 무언가를 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아이가 재능을 발휘하기도 전에 지쳐버리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 아이는 결국 아이다. 그러니 행복이 우선일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영재성은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고 그래서 영재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크는 것이라고 표지훈의 이야기는 말해주고 있다



<꽃할배> 최지우, 할배들의 며느리감, 짐꾼의 썸녀

 

제 아무리 최지우 때문에 할배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최지우가 아니었다면 이번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의 이런 밝은 에너지는 불가능했을 것 같다. 삶의 경륜이 묻어나는 어르신들의 무게감이 있다면 최지우라는 경쾌함과 발랄함이 더해져 이번 <꽃보다 할배>가 더 풍성한 느낌을 준다. 그녀는 할배들에게 어떤 활력을 주는 존재이면서 짐꾼 이서진에게는 보고만 있어도 미소를 짓게 하는 존재다.

 

'꽃보다 할배(사진출처:tvN)'

모두가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여정이 설날을 전후에 잡힌 어르신들은 괜찮다고 말씀은 하셨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의 허전함 같은 게 있었다.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하는 마음이 조금은 쓸쓸했던 것. 그런 마음을 챙기고 채워준 건 다름 아닌 최지우가 아침으로 준비한 떡국이었다. 그녀 스스로도 밝혔듯 잘 하는 요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같이 둘러 앉아 떡국을 먹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 주는 훈훈함은 할배들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최지우는 요리든 영어든 아니면 가이드 역할이든 뭐든 척척 잘 해내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이든 정성을 다해 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을 흡족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떡국을 만들면서 지단 하나를 제대로 얹으려 노력하는 모습이나, 필요한 영어회화를 노트에 적어서 준비하고 다니는 자세나, 또 홀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선 가이드 역할을 하면서도 마음 졸이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그렇다. 그런 노력 속에는 어르신들에 대한 그녀의 살가운 마음이 묻어난다.

 

올림픽경기장을 찾아간 어르신들이 한번 뛸까요?”라는 최지우의 제안에 때 아닌 달리기 시합을 벌이는 장면은 아마도 그녀가 아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장면이다. 그녀의 가벼운 제안이 순간적으로 어르신들을 동심으로 되돌려 놓은 것. 그렇게 한번 그 역사적인 올림픽경기장에서 뛰면서 아마도 어르신들은 새로운 추억 하나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한편 최지우가 짐꾼으로 투입되면서 생겨난 이서진의 변화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저 대화만 나눠도 기분이 좋아지는 듯 보조개를 만들어내는 이서진. 물론 경비 때문에 소소한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말 한 마디면 먼저 몸이 움직이는 이서진이다. 떡국을 만들면서 보조역할을 하는 이서진은 대충대충 하려고 하지만 최지우의 시어머니 잔소리를 그래도 다 들어준다.

 

무엇보다 이서진과 최지우가 그려내는 알콩달콩한 그림은 <꽃보다 할배>에서는 이색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어르신들을 가이드 해주고 챙겨주는 일이 짐꾼의 역할이지만 그렇게 힘들 수 있는 일이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는 건 최지우가 들어오면서 생긴 변화다. 이런 썸 타는 분위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최지우가 어르신들의 마음까지 살뜰히 챙기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한없이 훈훈해진다면, 이서진과의 미묘한 감정 교류에서 어떤 설렘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흡족한 마음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러니 어찌 사랑받지 않을 수 있을까. 할배들의 며느리감이자 짐꾼의 썸녀인 최지우라는 존재가 <꽃보다 할배>에서 빛나는 이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