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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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공효진·이정은, 27년 넘은 동병상련 유독 슬펐던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1. 2. 11:47
‘동백꽃’ 공효진·이정은, 버려진 이나 버린 이나 찢어졌을 가슴 “엄마가 나보고 진짜 그걸 떼 달라고 왔을까요? 그런 게 어딨어. 엄마 진짜 짜증나. 엄마가 계속 쳐다보는 거예요. 사람 가는데 왜 자꾸 봐. 엄마가 나를 계속 봤어요. 나는 27년을 거기서 기다렸는데 우리 엄마도 그럼 어떡해요?” KBS 수목드라마 에서 동백(공효진)은 용식(강하늘)을 안고 그렇게 말하며 오열했다. 거기에는 동백이 머물러 있었던 27년의 세월이 겹쳐졌다.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엄마 정숙(이정은). 마지막으로 삼겹살을 사주며 “많이 먹어. 밥을 잘 먹어야 예쁨 받지”라고 말하고 떠나던 던 엄마를 어린 동백은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동백은 그렇게 27년 간을 그 지점에 서 있었다. 오지 않을 엄마를 기다리며. 엄마가 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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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용식이앓이, '동백꽃' 촌므파탈 강하늘 신드롬의 실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1. 2. 11:43
‘동백꽃’이 제대로 건드린 소외된 이들을 위한 위로 “저도 지쳐요.” KBS 수목드라마 에서 황용식(강하늘)이 그렇게 말하자 동백(공효진)은 ‘이별’을 떠올렸다. “내가 뭐라고”를 입에 달고 살던 동백이었다. 까불이가 낸 방화로 불구덩이에 갇혀 죽을 위기에 처했던 그 순간, 황용식은 온 몸을 물을 끼얹은 후 그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불길 속에서 자신을 구해내다 다쳐 병상에 누워 있는 용식을 보며 동백은 눈물이 차올랐다. 용식이 그렇게 다친 것조차 자신 때문이라 생각하는 동백이었다. 하지만 용식이 지치고 그만 하자고 한 건 ‘이별’을 뜻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 놈의 썸. 다 때려 쳐요. 다 때려 치고요. 우리 고만 결혼해요. 저 동백씨 걱정돼서 못 살겠어요. 걱정되고 애가 닳고 그리고... 너무 너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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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임상춘 작가가 손담비 통해 전하는 짠한 메시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0. 28. 11:57
‘동백꽃’, 우리가 물망초 손담비에게 이토록 몰입했던 건 “내가 아주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구나.” 동백(공효진)이 강종렬(김지석)로부터 받았다 돌려주려 했던 3천만 원을 갖고 도망치려던 향미(손담비)는 결국 다시 터덜터덜 동백의 가게 까멜리아로 돌아온다. 그 발걸음은 아마도 어린 시절 자신의 집이었지만 들어가기 꺼려졌던 엄마의 술집 물망초로 향하던 그 마음의 무게만큼 무거웠을 게다. 그 누구도 향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그렇게 몸까지 험하게 굴리고 심지어 사기와 협박을 해서까지 번 돈으로 유학에 생활비, 병원비까지 대왔던 코펜하겐에 있는 동생이지만 그 동생은 향미가 그 곳으로 오는 걸 꺼려했다. 동생은 향미가 무슨 짓을 해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 알고 있다며 여기선 그렇게 살지 못한다고 했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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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까불이 정체보다 손담비 생존 여부 더 궁금하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0. 25. 10:28
‘동백꽃’ 어쩌다 발견한 손담비, 인생캐릭터 만났네 이런 걸 인생캐릭터(인생캐)라고 부르는 것일 게다. KBS 수목드라마 에서 활짝 피어난 건 동백(공효진)의 인생만이 아니다. 이 드라마로 의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손담비도 활짝 피었다. 향미라는 캐릭터가 이제 손담비라는 인물에 척척 달라붙는다. 특유의 느릿하고 차분하지만 어딘지 차갑게 느껴지는 어조와 무표정한 얼굴. 하지만 그런 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내면의 따뜻함과 아픔. 그런 복합적인 면모가 향미에게서는 느껴진다. MBC 수목드라마 에 빗대 표현한다면 ‘어쩌다 발견한 손담비’라고 할까. 처음 향미라는 인물은 에서 동백 옆에 있는 엑스트라에 가까운 조역처럼 여겨졌다. 거기에는 이 드라마가 메시지로 담고 있는 일종의 ‘편견’이나 ‘선입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