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
'구암허준', 심지어 종교적인 느낌 주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5. 12. 08:16
, 허준과 예진, 예수와 마리아처럼 보이는 이유 에서 허준(김주혁)과 예진(박진희)의 관계는 여타의 드라마들이 그리는 남녀 관계와는 사뭇 다르다. 허준은 이미 다희(박은빈)와 혼례를 치른 기혼자. 허준과 다희의 부부관계는 그 누구보다 애틋하다. 드라마는 사실상 허준이라는 명의를 만든 것이 다희의 내조였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토록 구박하는 오씨(김미숙) 밑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모은 돈을 내의원 시험 보러가는 허준에게 건네는 다희의 모습은 전형적인 조강지처 그대로다. 그렇다면 이 사극에서 사실상의 여주인공인 예진이 있는데 왜 허준은 다희와 이미 혼례를 치른 인물로 설정되어 있는 걸까. 전형적인 드라마라면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멜로는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은 애초부터 남녀 간의 멜로를 포기했다. ..
-
'내연애'의 정치 멜로 실험, 폄하할 수 없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5. 4. 08:04
가 그저 그런 멜로라고? 실험작이다 신하균이 이처럼 달달했던 적이 있었나. 과거 신하균이 했던 작품들 속 인물들을 보면 어딘지 신경쇠약 일보직전의 캐릭터들이 대부분이었다. 대중들의 뇌리에 깊게 박힌 이미지는 그래서 아마도 하균신이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강렬했던 의 이강훈이라는 캐릭터일 게다. 그런 신하균이 눈웃음을 살살 치고 심지어 애교를 떤다. 의 김수영 의원을 연기하는 신하균의 모습은 확실히 낯설면서도 신선하다. 물론 초반에는 예전 신하균의 이미지 그대로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그는 차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이민정은 신하균과는 정반대의 이미지 변신이다. 늘 풋풋한 사랑의 아이콘이었던 이민정은 이 드라마 속 노민영 의원이라는 캐릭터를 통..
-
'남자'의 전쟁같은 사랑, 뭐가 다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4. 19. 08:44
송승헌의 전쟁 같은 사랑, 연우진의 시 같은 사랑 남자의 사랑, 뭐가 달라서 라는 제목을 붙인 걸까. 임재범은 ‘너를 위해’라는 곡에서 남자의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사랑-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나줄 거야. 널 위해- 떠날 거야.’ 아마도 송승헌이 연기하는 한태성이라는 남자의 사랑이 이럴 것이다. 남자의 사랑은 팩을 하고 인증샷을 찍어 보내달라는 여자 친구 앞에서 당황하는 것만큼 어색하고 면구스러운 그런 것이 아닐까. 남자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그래서 여자들이 사랑을 통해 받고 싶은 표현과는 동떨어질 때가 많다. 한태성에게 짐짓 다가와 자신의 딸 미도(신세경)가 피아노 치는 남자를 멋있어한다며 슬쩍 귀띔을 해주..
-
'그 겨울', 멜로는 어떻게 세상과 대결하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3. 30. 08:30
'그 겨울', 이미 해피엔딩인 이유 멜로라는 장르는 그저 판타지에 불과할까. 우연적인 만남, 운명적인 사랑, 신분과 죽음마저 초월하는 사랑... 멜로라는 장르에는 분명 판타지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 판타지들이 하나 둘 모여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어떤 울림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멜로가 단지 판타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판타지가 환기하는 현실을 지향하기도 한다는 걸 말해준다. 는 ‘슬픈 동화’ 같은 판타지를 통해 돈에 지배된 살벌한 현실을 에둘러 보여주는 멜로다. “차라리 사기를 치지. 사랑을 하게 하지 말 걸. 나 같은 놈, 사랑을 하게 하지 말 걸.” 오수(조인성)의 참회는 이 드라마가 가진 대결의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가짜 오빠 행세를 하며 78억을 받아내기 위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