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194)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981)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431,483
Today119
Yesterday278

이분들로 시즌2 꼭...‘삼시세끼’ 산촌편이 전한 온기들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이 종영했다. 종영과 동시에 여기 출연했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으로 꼭 시즌2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초 <삼시세끼>가 다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은 또 같은 콘셉트 아니냐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종영에 이르러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이번 산촌편은 지금까지 했던 <삼시세끼>와는 또 다른 이야기와 행복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이야기는 어디서 가능했을까. 사실 콘셉트가 달라진 건 없다. 처음 <삼시세끼>가 시작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산골에 들어가 삼시 세 끼를 챙겨먹는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달라진 건, 그 산골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염정아,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껏 남성 출연자들로만 구성하던 <삼시세끼>가 여성 출연자들로 채워지면서 이야기는 사뭇 달라졌다. 그건 맏언니 염정아와 둘째 윤세아 그리고 막내 박소담이 나이차에 의한 언니 동생은 있지만, 이들이 산촌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그런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솔선수범하고, 보이지 않게 도와주며,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챙기고 아끼는 모습들이었다. 시청자들은 다른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도 그저 그들이 그렇게 함께 일하고 함께 식사를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빠져들었다.

 

힘쓰는 일에 몸 사리지 않고 나서고, 밥을 좋아하며, 불 피우는데 도사가 된 데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밖에 없었던 귀여운 박소담과, 보이지 않게 묵묵히 일을 도와주면서 흥이 넘치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랑스럽고 세심한 윤세아. 그리고 맏언니로서 마치 자식 챙기듯 정성을 쏟아 부어 맛있는 매 끼니를 만들면서 모든 일에 진지하고 열정을 다 쏟아 붓는 모습으로 엉뚱한 웃음까지 준 정 많고 인간미 넘치는 염정아. 다름 아닌 이들이었기 때문에 <삼시세끼> 산촌편은 특별해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기는 모습은 명절 시댁 풍경으로 대변되는 독박 가사에 지친 많은 분들에게 그 풍경 자체로 큰 위로를 주었다. 한 사람이 빠진 노동은 누군가 채워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은 함께 해야 일도 수월하고 즐거워질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이보다 더 큰 위로가 있을까.

 

<삼시세끼> 산촌편은 마지막에 모두가 떠나고 난 뒤 텅 빈 산촌의 세끼 하우스를 되짚어 보여줬다. 왁자지껄한 수다가 오가고,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와, 식사 자리에서 “너무 맛있다”며 반색하던 그 자리는 조금은 쓸쓸한 고요만 가득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산촌의 쓸쓸함은 그래서 정반대로 사람의 온기가 얼마나 우리를 살만하게 만드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곳에서 함께 온기를 피워냈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과 그 곳을 찾아줬던 정우성, 오나라, 남주혁, 박서준이 만들어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그리고 모두가 떠난 그 자리에서도 여전히 다시 싹을 틔우며 누군가 다시 찾아올 걸 기다리는 산촌의 넉넉함은 마치 고향집 어머니 같은 잔상을 만들었다. 언제든 지치면 찾아오라고 손짓한다. 그 곳에 가서 지내다보면 다시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되찾아줄 것 같은 모습으로. 그래서 <삼시세끼> 산촌편이 지금 멤버 그대로 시즌2로 돌아오길 바란다. 가끔 지친 마음에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간절하기에.(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나 PD도 당황하겠네.. 냉장고 옆구리 터지는 '삼시세끼'라니

 

저건 일일까 아니면 놀이일까.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다보면 헷갈린다. 오자마자 갑자기 시작된 세끼 하우스 리모델링은 척 봐도 힘들 것 같은 노동이지만, 일을 진두지휘하며 솔선수범하는 염정아와, 사려 깊은 시선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일을 척척 해내는 윤세아, 그리고 힘쓰는 일에서부터 불 피우는 일 같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 일을 배시시 웃으며 묵묵히 하는 든든한 박소담이 함께 움직이자 순식간에 일이 끝나 버린다.

 

특히 이들은 미리미리 다가올 일들에 대비하는 게 거의 몸에 익어있다. 그래서 손 큰 염정아는 미리미리 앞으로 쓸 국물요리에 들어갈 육수를 액기스로 만들어 냉장고에 쟁여두고, 윤세아는 닭들이 추울까봐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그래야 알을 잘 낳는단다) 비닐을 가져와 염정아와 함께 닭장의 바람을 막아준다. 박소담은 평상에서 밥 먹을 때 너무 햇볕이 뜨겁다는 걸 경험한 후, 게스트로 키 큰 남주혁이 오자 평상 위로 차양을 씌운다.

 

아마도 나영석 PD는 그간 <삼시세끼>를 해오던 풍경과 너무나 다른 이들의 모습에 적이 당황했을 듯 싶다. 이서진은 끊임없이 나영석 PD에게 투덜대면서 일을 했고, 차승원과 유해진은 서로에게 투덜대며 부부 케미를 보여주곤 했다. 그래서 그런 소소한 갈등들이 있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세 끼만 챙겨먹는다는 어찌 보면 단조로울 수 있는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을 꽉 채워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삼시세끼> 산촌편은 그런 갈등이라는 걸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이 한 몸처럼 보일 지경이다. 밥 하나를 차려도 시키는 사람을 볼 수 없고, 알아서 교신하는 무언가를 장착한 것처럼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을 척척 해나간다. 그러니 집에서 해먹기는 너무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일 수밖에 없는 만두전골을 하는데 있어서도 저마다 할 일들을 해냄으로써 뚝딱 요리가 나오는 놀라운 광경을 연출한다.

 

어려서 할머니가 직접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어주신 칼국수며 만두를 먹었었다는 박소담은 직접 손으로 반죽을 만들고, 뭘 해도 엄청난 양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큰 손 염정아는 만두에 들어갈 갖은 재료들을 다져 준비를 해놓는다. 박소담이 만두피를 밀기 위해 맥주를 가져와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밀대를 만들기 위해 맥주를 마시는 소소한 즐거움을 더해주고, 윤세아는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손놀림으로 만두를 예쁘게도 빚어낸다. 커다란 솥단지 안에서 뜨거운 김을 쐰 만두를 꺼내 나눠 먹는 모습이 너무나 뿌듯하게 여겨지고, 그걸 넣고 끓여낸 엄청난 양의 만두전골의 시원함이 시청자들에게까지 느껴지는 건 그들이 그걸 함께 했다는 즐거움이 더해져서다.

 

그래서 어느 새 냉장고는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을 만큼 꽉꽉 채워져 있다. 산골에 앉아 어디를 쳐다봐도 녹색인 자연 속에서 든든히 채워진 냉장고가 주는 푸근함은 <삼시세끼> 산촌편이 가진 특별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지만, 그 곳에서 너무나 마음 잘 맞고 일에 있어서도 손발이 맞는 세 사람이 조금씩 그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그 정서적 포만감이 점점 커져간다.

 

지난번 그들이 심었던 배추가 어느새 커다란 잎사귀를 뽐내며 자라나는 걸 보고는 염정아와 박소담은 마치 한 목소리처럼 이렇게 말했다. “캐고 우리가 수확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심은 게 자라나는 걸 보는 건 진짜... 최고다.” 세 사람이 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그 일이 일 같지 않은 놀이로 여겨질 정도로 즐거워지며, 자연의 삶이 주는 풍족함을 새삼 느끼는 것. 그 속에서 일과 놀이는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냉장고 옆구리 터질 정도로 풍족함을 선사하는 <삼시세끼>라니. 늘 밥 차리는 일을 고민하고 버거워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던 <삼시세끼>와는 또 다른 묘미가 아닐 수 없다. 마침 추석에 방영된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다 보니 그래서 절로 이런 말이 떠오른다. 더도 덜도 말고 <삼시세끼> 산촌편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추석이 누군가에게만 부여된 노동이 아니라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원한다면.(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삼시세끼’, 엄마 같은 염정아·세심한 윤세아·듬직한 박소담

 

어쩌면 이렇게 사람들이 모두 호감일까. tvN 예능 <삼시세끼>에서 음식만 하면 엄청난 양을 만들어내는 손 큰 염정아를 보면 인심 넉넉한 엄마들이 떠오른다. 자신도 자신이 하는 양이 무섭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빵 터지지만, 그렇게 많이 만들어놓으면 이상하게도 그 집이 더 푸근하고 풍족하게 느껴진다. 엄마들이 집에서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푸근함의 정체가 그게 아닐까.

 

윤세아는 세심한 끝판을 보여준다. 누군가 그냥 지나치는 소리로 하는 한 마디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오자마자 염정아가 동선을 줄이겠다고 찬장과 테이블 그리고 아궁이의 위치를 바꾸는 리모델링(?)에 들어갔을 때 누구보다 열심히 일에 뛰어든다. 테이블 위에 깔 비닐이 무거워 들지 못하고 “힘 소담!”을 외치는 자신이 어딘가 “슬프다”고 슥 말하는 염정아에게 윤세아는 진짜 걱정하는 얼굴로 “슬퍼? 왜?”하고 묻는다. 그 질문에 윤세아의 세심함이 한 가득 묻어난다.

 

비빔밥에 들어갈 계란 프라이를 하지 않은 걸 뒤늦게 알고 다시 불을 피워 윤세아와 박소담이 일을 하게 만든 염정아가 너무나 미안하다며 후회를 한 가득 늘어놓을 때, 윤세아와 박소담은 괜찮다며 금방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불을 피운 김에 생두도 볶아 놓자는 박소담의 말에도 염정아를 마음 편하게 해주려는 따뜻함이 묻어난다.

 

뭐든 힘쓰는 일이면 나서서 척척 해내는 박소담은 언니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미리미리 세팅을 해놓는 센스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보는 이들조차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잘 먹어주는 박소담은 언니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워낙 밥을 좋아하는 박소담이 밥을 퍼먹고 국을 마시는 모습은 이름처럼 소담스럽다. 엄마들이라면 아마도 이런 밥 잘 먹는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지 너무나 잘 알지 않을까. 염정아가 만든 음식이 그 입에 쏙쏙 들어가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삼시세끼> 산촌편이 남자들 대신 여자들로 출연진들을 바꿔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래봐야 똑같은 이야기의 반복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이 그 자리에 있어 <삼시세끼> 산촌편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상대적으로 집안 일이 익숙해 그런 것이겠지만, 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 일을 분담해서 해낸다. 염정아가 전체 요리를 구성하고 지휘한다면, 윤세아는 촘촘히 손과 발이 되어 주고, 박소담은 불을 피우고 힘쓰는 일들을 전담한다. 그러니 굉장히 많은 일을 하는데도 꽤 짧은 시간에 일이 척척 마무리된다. 집안 일이라는 것이 내가 하지 않으면 누군가 해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자그마한 도움이나 배려가 얼마나 일을 수월하게 해주는 지를 이들은 모두 체득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산촌의 세끼 하우스에 도착하면 마치 오래도록 그 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처럼 일하고 웃고 떠들고 맛있게 밥을 챙겨먹는다. 무엇보다 공감과 배려가 얼마나 함께 하는 사람들을 힘나게 하는가를 이들은 보여준다. 누가 한 마디만 해도 호응해주고,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고 배려하는 모습이라니.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고 있으면 배우로서만 봐왔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에 대한 또 다른 호감이 새록새록 피어난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삼시세끼’,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건

 

이번 tvN <삼시세끼> 산촌편은 마치 잔칫집 같은 분위기다. 매 끼니가 풍성하다. 그런데 그 풍성한 잔칫집을 더 풍성하게 하는 건 함께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은 이제 척척 손발이 맞아 돌아간다. 누가 뭘 시키지 않아도 먼저 알아서 불을 피우고 솥단지를 걸고 텃밭에 야채들을 따온다. 염정아가 야채들을 차곡차곡 썰어 놓으면 불담당 박소담은 불을 피우고 윤세아는 양념장을 만든다. 염정아가 요리를 하면 박소담은 옆에서 돕고 그 와중에 나오는 설거지감들은 윤세아가 미리미리 닦아 놓는다.

 

하나하나 몸을 놀려 챙기는 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이들은 마치 합창하듯 “너무 맛있다”를 외친다. 박소담은 이게 진짜 맛있는데 너무 맛있다고만 하니까 연기라고 하실 것 같다며 ‘맛있다’는 또 다른 표현을 더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자기가 잘해 맛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소담이가 불을 잘 피워서, 세아가 양념을 너무 맛있게 만들어서, 정아 언니가 요리를 잘해서 맛있다며 서로에게 공을 돌린다.

 

두 번째 게스트로 온 오나라로 JTBC <스카이캐슬>이 순식간에 <삼시세끼>와 겹쳐지는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지만, 그 분위기는 드라마와는 정반대다. 드라마에서는 서로 으르렁대며 “아갈머리를...”했던 그들이지만, 여기선 서로 토닥이며 친자매들 같은 끈끈함을 보여준다. 게스트라는 위치가 조금 익숙하지 않을 법도 싶지만, 염정아와 윤세아, 박소담은 그런 낯설음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옆으로 다가와 눈에 보이지 않게 오나라를 편하게 해주려 애쓴다. 그래서일까. 금세 적응한 오나라는 불편한 수도호스를 밴드로 고정해 편하게 만들어내는 ‘맥가이버 능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의 요리 실력 같은 걸 애써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주부로서 어느 정도의 요리실력을 갖추고 있을 테지만, 염정아는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며 그 원인이 가마솥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다 맛있을 리가 없거든. 저거 하나 해야겠어 집에다.” 그리고 윤세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냐고 묻는 제작진에게 “(사실상) 대장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고 보면 거의 모든 일에 관여해 척척 일을 돕지만 티는 거의 내지 않는 윤세아에 대한 염정아의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박소담도 계란 10개를 털어 넣은 계란말이를 척 해놓고는 별 생색이 없다. 그 와중에도 케첩을 넣어도 되냐고 묻는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까지 잊지 않는다.

 

아마 혼자서 라면 조금 당황했을 지도 모르지만, 세 사람이 빈틈없이 쉬지 않고 제 자리에서 역할을 해주니,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당혹감이나 허둥댐 같은 것들이 주는 재미의 포인트는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 맞는 이들이 서로를 세심하게 챙기고 배려하며 함께 일하고 먹는 그 과정을 보는 맛이 의외로 괜찮다. 그건 아마도 집안일을 해왔던 이들만이 아는, ‘내가 안하면 누군가 힘들다’는 걸 이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게다.

 

사실 도시에서 우리를 힘겹게 하는 건 일 자체가 아니라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가는 건 자연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사람을 피해서인 지도 모른다. <삼시세끼> 산촌편을 보면 자연보다 사람이 주는 힐링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된다. 너무나 따뜻한 배려와 나눔이 오고가는 걸 이들이 삼시 세 끼를 챙겨먹는 그 과정 속에서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프로그램을 보면 나도 저런 곳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그 녹음 짙은 자연이 주는 힐링만큼 더 우리를 힐링시켜주는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정우성에 이은 오나라, ‘삼시세끼’ 게스트가 만드는 힘

 

역시 나영석 PD는 다 계획이 있구나.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의 출연자들과 게스트를 보면 그저 산골에 들어가 삼시세끼 챙겨먹는 걸 담는다는 단순한 듯 보이는 이 프로그램에 얼마나 세심한 계획과 배려들이 담겨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을 이번 편의 주인공으로 세운 건 그간 예능계에서 여성 주인공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걸 여러모로 염두에 둔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출연자 선정에 있어서 이미 어느 정도의 편한 관계를 가진 이들을 함께 출연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하는 건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바로 그 ‘편안함’에 있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이 이미 사전에 친숙한 관계를 가진 이들이라면, 그 관계까지 프로그램이 끌어오는 것. 이건 여러모로 자연스러운 친숙함을 끄집어낼 수 있는 포석이다. 알다시피 염정아와 윤세아는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통해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로 언니 동생하는 케미를 이미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여기에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막내 박소담이 합류했다. 이 만만찮은(?) 언니들 속에서 싹싹함으로 귀여움을 오히려 독차지할 인물.

 

박소담은 염정아와 같은 소속사라는 점이 더 편안함을 만들어줬을 거라 여겨지는 캐스팅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염정아에 박소담까지 출연하고 있으니 같은 소속사 이사인 정우성에 이정재까지 관계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래서 첫 번째 게스트로 정우성이 등장한 것도 사실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를 만나는 대목에서 나영석 PD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함께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다. 딱 봐도 도시에 어울리는 두 사람이 산골에서 삼시 세끼 해먹는 광경만 나와도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정우성은 하룻밤의 <삼시세끼> 게스트 출연으로 “적성을 드디어 찾았다”고 말할 정도로 이 산골의 체험이 괜찮았다는 걸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돌아갈 때는 나중에 다시 찾아오라는 나영석 PD의 제안에 “생각해보겠다”는 식으로 선을 그었지만.

 

하지만 계획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첫 번째 산촌에서의 하룻밤이 낯설었다면, 두 번째 찾아온 이들은 너무나 죽이 척척 맞아 돌아가는 ‘일개미’들의 면면을 보여줬다. 손 큰 맏언니의 포스를 보여주는 염정아가 전체 일을 진두지휘한다면, 윤세아와 박소담은 든든한 양팔로 음식을 만드는 일이나 비를 피하기 위한 천막을 치는 일도 척척 해냈다. 먹거리는 갈수록 풍성해졌다. 수제비 떡볶이에 비빔국수, 제육볶음에 아욱된장국까지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너무 맛있어”가 될 정도.

 

이렇게 관계도 또 산골 살이에도 익숙해지는 건 출연자들만이 아니다. 그걸 바라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까 싶지만, 역시 이 부분에서 나영석 PD의 ‘계획’이 또 등장한다. 다음 게스트로 오나라가 출연한다는 것. <스카이 캐슬>의 염정아, 윤세아, 오나라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박소담이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하고 말하는 대목은 아마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이런 방식의 게스트 활용은 처음 <삼시세끼>를 시작할 때 시도됐던 것들이다. 당시 이서진을 중심으로 옥택연, 김광규, 최화정, 김영철, 윤여정, 류승수, 김지호까지, KBS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 출연했던 이들이 <삼시세끼>에 출연했던 것. <삼시세끼> 산촌편에는 이제 <스카이 캐슬>의 케미들이 다시 산골에서 어떻게 또 다른 모습으로 보여질 지에 대한 기대감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별한 일이 전혀 벌어지지 않는 것 같아도 나름 모든 계획이 있다는 게 엿보이는 대목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삼시세끼’, 정우성이 산골에서 발견한 불편한 과정의 즐거움

 

커피 한 잔을 내려 먹기 위해 정우성은 아마도 이런 불편한 과정을 감수하지는 않았을 게다. 어쩌면 버튼 하나 누르면 뚝딱 만들어지는 에스프레소를 편안히 아침마다 즐겼을 지도. 하지만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에서 정우성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먼저 장작으로 불을 피워야 했다. 그렇게 피워놓은 불 위에 솥뚜껑을 뒤집어놓고 그 위에 생두를 부어 검게 익혀질 정도로 손수 로스팅을 하고, 만들어진 원두를 식힌 후 맷돌에 갈아 가루를 냈다. 그리고 면포를 놓고 그 위에 갈아놓은 원두를 넣은 후 끓인 물을 주전자로 조금씩 흘려 커피를 내렸다.

 

버튼 하나면 뚝딱 마실 수도 있는 도시에서의 커피와 일일이 생두를 원두로 만들고 이걸 갈아서 물로 내려 마시는 산골에서의 커피. 그 맛의 차이를 경험해보지 않아도 시청자들은 알 것 같다.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 맛이 없을 리가. 얼음을 가득 채운 컵에 담아 아이스커피로 마시는 그 맛은 입보다 몸이 반응할 것 같다. 설사 전문 커피숍에서 사 먹는 커피보다 맛이 떨어질 진다해도 체감하는 맛은 더 좋을 게다. 왜? 그 하나하나의 과정을 직접 경험한 맛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이건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이 애초 시작될 때부터 갖고 있던 기획의도다. 뭐든 사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것들도, 하나하나 직접 따거나 키우거나 만들어서 해먹는다는 것. 사실 산골에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에 정우성 같은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삼시세끼’만 챙겨 먹으라는 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인다. <1박2일> 시절 무수한 복불복을 통해 끼니를 거르거나 야외취침을 해오던 미션 홍수와 비교해보면 이건 차라리 휴양에 가까워 보이니까.

 

하지만 그 삼시세끼를 산골에서 장작으로 불을 직접 피워가며 솥에 밥을 하고 찌개를 만들어먹는 일은 의외로 쉽지 않은 미션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너무나 편리하게 완비되어 있는 주방 시스템에 적응해 있고, 필요하면 뭐든 사다 먹거나 배달해 먹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다. 그래서 염정아도 윤세아도 말한다. 여기서는 아침 먹으면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하고, 잠자기 전에 아침에 뭐 먹을까를 고민한다고. 그것만 내내 고민하다 보니 다른 고민은 없어지더라고.

 

생각해보면 <삼시세끼>는 도시에서의 우리의 삶이 편리하고 빨리 모든 걸 처리함으로써 여유 시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착각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만 같다. 사실 우리는 그 편리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여유를 생각보다 즐겨본 적이 있었을까. 빈 시간들은 무언가 또 다른 일과 고민으로 채우기 바빴고, 편리함의 이유로 과정이 사라진 결과만 경험하는 삶은 어딘가 우리를 소모되게 만들진 않았는지.

 

밭에서 감자를 잔뜩 캐서 한 박스 당 1만5천 원씩을 받아 번 6만 원으로 장터에 나가 장을 보는 마음도 그래서 다르게 다가온다. 카드로 척척 그어 먹고 싶은 걸 마음껏 사서 먹던 도시에서의 생활과 달리, 노동으로 땀 흘려 번 6만 원은 천 원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물론 도시에 적응되어 있는 우리의 입맛이 나영석 PD가 <삼시세끼>의 기획의도로 생각한 것과는 다른 도회적인 음식들에 출연자들을 빠뜨리곤 하지만, 소시지 하나를 먹어도 직접 숯불에 구워먹는 맛이 같을 수는 없다.

 

이 <삼시세끼>의 본래 본질에 충실한 이번 산촌편을 보다보면 염정아나 윤세아, 박소담, 정우성 같은 누가 봐도 도시남녀의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이 어째서 이 산골과 의외로 잘 어우러지고 남다른 재미를 만들어내는가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너무나 도시적인 이미지의 그들이 산골에서 밥 한 끼를 해먹는 일은 그 과정들을 하나하나 경험하는 새로움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들은 재미요소로만 머무는 게 아니다. 몸소 키우고 재배해 만들어 먹는 과정들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잃고 있던 것이 바로 그 과정이었다는 걸 깨닫게 만드는 면이 있어서다. 비가 촉촉하게 내린 산골에서 가마솥에 밥만 해놓고 깍두기 하나만 놔도 얼마나 기분 좋은 한 끼가 될 수 있을까. 노동의 과정을 경험하는 일은 그 결과를 만끽하게 만든다. <삼시세끼> 산촌편은 그걸 보여주고 있다. 염정아와 정우성 같은 배우들이 산골에서 밥을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염정아부터 정우성까지 화려한 출연진... 하지만 너무 익숙한 형식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은 출연자들의 면면이 기대감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금껏 남성 출연자들 중심으로 이끌어왔던 프로그램에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을 투입했다. 염정아와 윤세아는 JTBC <스카이캐슬>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고 여기에 척 봐도 싹싹하고 귀여운 막내 박소담이 더해졌다. 어딘지 허당기가 엿보이지만 시원시원한 성격의 염정아와 다정다감하고 유쾌한 윤세아 그리고 어리지만 의외로 이 시골살이가 더 익숙해 보이는 박소담의 조합은 나쁘지 않다.

 

이번 <삼시세끼> 산촌편을 떠나기 전 사전 미팅 자리에서 나영석 PD는 이 프로그램의 ‘본래 기획의도’를 강조했다. 그건 이 곳에서 나는 작물들을 직접 수확해 음식을 해먹는다는 그 취지를 이번 편에서는 제대로 살려보겠다는 의미다. 다른 말로 하면 도회적인 방식의 요리나 식사는 잠시 접어두라는 나영석 PD의 은근한 엄포(?)다.

 

세 명 중 그나마(?) 요리를 하는 염정아가 메인셰프가 되었지만, 이 산골집에서 아궁이도 직접 만들고 솥을 걸어 불을 피워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은 주부9단이라도 허둥대게 만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식재료들을 텃밭에서 직접 가져와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솥밥에 콩나물국을 끓여먹으려던 식단은 만들면서 콩나물밥에 이상하게도 매운탕 맛이 나는 된장찌개(혹은 국)로 변신한다.

 

불 하나 피우는 일이 어렵고, 솥단지를 세워 요리를 하는 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도 금세 익숙해진다. 염정아는 반나절만에 자신이 마치 그 곳에서 오래 산 사람처럼 밥을 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감자를 잔뜩 캐와 부쳐 먹고 삶아먹고, 야채들을 가져와 즉석에서 겉절이를 무쳐 먹는 맛은 비가 촉촉한 산골 풍경과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허기(정신적 허기까지)를 돋운다. 저런 곳에서 하루만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지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으로 전날 남은 밥을 볶아 만든 볶음밥을 쌈으로 싸먹는 아침도 식욕을 돋운다. 박소담이 좋아하는 계란국은 속은 뜨듯하게 데워준다. 실로 <삼시세끼>의 본래 취지에 맞는 그림들이 나온다. 모난 인물 하나 없이 모두가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끼니를 챙겨먹는 풍경. 하지만 처음 당황했던 상황에서 금세 적응해 너무 척척 잘 맞아 돌아가는 세 사람의 모습은 프로그램으로 보면 다소 심심하게 다가온다.

 

굳이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삼시세끼>는 지금껏 ‘아무 것도 안하고 세 끼만 챙겨먹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그 안에 인물들끼리의 툭탁거림이나 투덜댐이 예능적 재미를 부여했던 프로그램이다. 이서진은 계속 투덜댔고, 심지어 이 프로그램은 망했다고 선언했던 인물이고, 유해진과 차승원은 살가우면서도 툭탁대는 부부케미를 보여줬다. 아직 진면목이 드러난 건 아니지만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은 이들과 비교하면 너무 ‘평화로운’ 정경을 보여준다.

 

그 어딘지 심심함을 나영석 PD가 가만 놔둘 리가 없다. 그래서 슬슬 고기반찬으로 유혹해 감자 한 상자에 1만5천원을 쳐주겠다며 노동을 부추긴다. 이렇게 키워낸 욕망은 향후 장터에서 의외의 재미를 만들어줄 것이고, 거기서 사온 재료들이 식단 또한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서둘러 정우성 같은 초특급 게스트를 투입한다. 정우성의 등장은 프로그램 초반부의 심심함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놓는다.

 

<삼시세끼>를 워낙 다양한 버전으로 다양한 인물들과 해왔기 때문인지 나영석 PD는 캐스팅부터 과정까지 능수능란하게 어떤 흐름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들여다보면 이번 편에서 염정아와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이라는 새로운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흡족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여러 번 반복되어 갖게 된 익숙함과 능숙함은 이 프로그램의 최대 난적이다. 시청자들은 이미 그런 자연이 주는 힐링의 시간들을 그간의 <삼시세끼>를 통해 익숙하게 경험해왔다. 그래서 인물은 바뀌었지만 비슷한 패턴으로 보여지는 풍경들은 예전만큼의 감흥을 주기가 어렵다. <삼시세끼>는 여전히 재밌다. 하지만 그 반응은 예전만큼 100%의 호평으로만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건 어쩌면 나영석 PD가 지금 처한 가장 큰 난제가 아닐까 싶다. 그는 이제 베테랑이고 자기만의 세계를 확고히 갖고 있지만, 그것이 이제는 대중들에게도 너무 익숙한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 이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재밌지만 앞으로도 계속 더 재밌어지려면 나영석 PD가 반드시 넘어야할 산으로 보인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멜로드라마에서 키스신은 어떤 의미인가

 

멜로드라마에서 키스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혹자는 사실상 멜로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남녀가 키스하는 그 순간의 달달함 때문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멜로드라마에서의 키스는 남녀의 관계가 좋은 감정 이상의 임계점을 넘기는 순간이고, 그로부터 멜로 특유의 행복감이 생겨나는 지점이며 또한 불안감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닥터스(사진출처:SBS)'

최근 부쩍 많아진 멜로드라마들에서 키스 장면이 만들어내는 관심거리와 화제는 그 드라마의 인기의 척도처럼 얘기된다. 이를테면 종영한 tvN <또 오해영>에서 오해영(서현진)과 박도경(에릭)이 하는 키스신은 서로 치고 받는 격렬한 느낌을 줌으로써 큰 화제가 되었다. 두 사람의 쌓여 있던 감정들과 그것이 풀어내지는 과정을 그런 독특한 키스신이 담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홍지홍(김래원)과 유혜정(박신혜)이 하는 키스신은 조금 어색하고 서툴러 더 설레는 장면이 되었다. 즉 한 번도 키스 같은 건 해본 적 없는 사람들처럼 떨림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키스신은 <닥터스>가 그려나가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변화를 주며 성장해가는 그 과정에 잘 걸 맞는 것이었다. 키스신조차 기분 좋은 경험과 배움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MBC 수목드라마 <W>의 키스신은 작품의 성격에 맞게 맥락 없이자주 벌어진다. 즉 극중 여주인공인 오연주(한효주)가 웹툰 속 인물인 강철(이종석)에게 뜬금없이 키스를 해대는 것. 물론 그 이유는 그녀가 웹툰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오려는 목적 때문이지만, 그런 잦은 키스신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는 급진전되었다. 유머 있고 위트 있는 키스신이 작품의 묘미를 한층 높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KBS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키스신은 자못 비장하다.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는 신준영(김우빈)은 자신이 점점 사랑하게 된 노을(수지)을 자꾸 밀어내다가 결국 기습키스를 하게 된다. 이 키스신은 신준영이 참다 참다 못해 내적으로 응축된 그 사랑을 폭발적으로 풀어내는 장면으로서 임팩트가 있게 다가온다.

 

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에서는 자신이 왜 죽었는지 그 기억을 잃어버린 귀신인 김현지(김소현)가 귀신 보는 박봉팔(옥택연)과 키스를 우연히 하게 됐을 때 그 기억이 떠올랐다는 사실 때문에 나중에는 의도적으로 키스를 하게 된다. 일종의 핑계처럼 보이지만 이런 설정이 의외로 선선히 키스신을 가능하게 해 남녀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장치인 건 분명하다.

 

한편 KBS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에서는 공감 능력이 없는 이영오(장혁)가 계진성(박소담)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답변으로서 계진성이 이영오에게 키스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아무래도 공감 능력이 없어 사랑의 감정은 물론이고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이영오에게 계진성이 한 걸음 다가가는 의미로서 키스신이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멜로드라마에서 키스신은 이처럼 그저 연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의 성격과 내용에 맞게 변주된다. 때론 의도적으로 관계를 급진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설정들을 통해 넣기도 하지만, 때론 향후의 폭발적인 힘을 내기 위해 오히려 자제되기도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키스신의 한 장면을 제대로 이해하면 그 멜로드라마의 성격을 볼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키스신의 반응은 그 드라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를 고스란히 드러내준다.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뷰티풀 마인드>, 시청률로 결코 폄하될 수 없는 수작

 

도대체 진정한 의사란 어떤 존재를 말하는 걸까. KBS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의 질문은 진지하고 통렬하다. 이영오(장혁)라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우리가 흔히 사이코패스라 부르는 장애를 가진 인물. 이 드라마가 이런 문제적 인간을 병원의 의사로 세운 까닭은 분명하다. 심지어 그의 아버지인 이건명(허준호) 현성병원 센터장까지 괴물이라 부르는 그지만, 과연 진짜 괴물은 무엇인가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뷰티풀 마인드(사진출처:KBS)'

의사라는 직업은 이중적이다. 사람의 생명을 살려야 하는 직업이기에 환자의 고통을 공감해야 하지만, 동시에 수술대 앞에서는 한없이 냉정해져야 한다. 수술대 앞에서 아무런 감정을 갖지 않는 이영오가 다른 의사들보다 출중한 까닭이다. 하지만 이것은 또한 대단히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수술 중 환자의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수술이 틀리지 않았다고 강변하는 이영오의 모습은 그 인간적인 감정이 결여된 의사의 위험성을 드러낸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타인의 고통 앞에 연민과 동정 그리고 나아가 공감을 느끼는 게 상식적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병원이라는 시스템은 저 사이코패스처럼 무감정하게 돌아가기도 한다. 신약 개발이 환자를 살리기 위함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함으로 변질될 때, 그 곳은 병원이 아니라 사업체가 되고, 환자는 생명이 아니라 매출액으로 표시되는 수치가 된다. 병원이 시스템으로만 기능할 때 그건 사이코패스와 다름없는 무감정한 괴물이 된다.

 

물론 의사들은 사람이다. 그래서 환자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실감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레지던트 3년차 양성은(동하)은 이식할 심장을 제 때 가져가기 위해 병원까지 꽉 막힌 도로를 뛰어가고, 이시현(이시원)은 심장 이식을 앞둔 환자에게 튼튼한 심장을 주겠다며 희망을 품지만, 수술 중 이식할 심장에 감염이 있다는 걸 알고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절망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장에서 뜨거운 심장을 갖고 일하는 의사들과 달리, 저 꼭대기에 있는 현성병원의 수뇌부들은 환자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현성병원 이사장 강현준(오정세)에게 중요한 건 돈 벌이뿐이고, 그를 동조하는 기조실장 채순호(이재룡)는 임상실험의 부작용으로 환자가 죽어나가도 그다지 감정이 없다. 오로지 권력에만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라는 게 밝혀지고 결국 현성병원에서 내쫓긴 이영오는 다르다. 그는 사이코패스지만 어떻게든 인간적인 감정을 이해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바디 시그널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려 하고,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려 한다. 어떻게 하면 보통 의사들처럼 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한다. 이영오가 사이코패스지만 오히려 가장 인간적으로 보이는 건 그래서다.

 

그는 계진성(박소담)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렇게 가게 된 어촌마을에서 이웃에 사는 고부를 통해 병변이 아닌 환자를 봐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바디 시그널만이 아니라 그 환자의 생명 자체를 염두에 둬야 비로소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그래서 그는 자신이 누구냐는 질문에 의사 이영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인간적인 감정 역시 이중적이다. 그것은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래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게 만드는 욕망이기도 하다. 마취과 의사 김윤경(심이영)은 자신의 자식을 살리기 위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다. 인간적 감정이 고통의 공감을 넘어 파국적인 욕망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아무런 감정 자체가 없는 이영오는 그래서 이 의사와 병원이라는 이중적인 세계의 리트머스지 같은 존재로 서 있다. 그의 감정 없는 모습이 사이코패스라며 그를 병원 밖으로 몰아내지만, 정작 병원 시스템은 더더욱 사이코패스적인 모습을 보인다. 의사들은 심지어 아버지까지 그의 이런 장애를 괴물이라 말하지만, 그들은 때론 그보다 더 괴물 같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뷰티풀 마인드>3.5%(닐슨 코리아)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결코 평가 절하될 수 없는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의학드라마로서 이처럼 통렬한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이처럼 따뜻한 사이코패스의 성장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 있었던가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뷰티풀 마인드>, 어째서 박소담이 모든 짐을 떠안아야 할까

 

KBS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사실 이 드라마에 KBS가 걸었던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회 시청률에 4.1%(닐슨 코리아)라는 저조한 기록으로 불안감을 갖게 했던 드라마는 5회에 급기야 3.5%까지 추락했다. 마침 동시에 출격한 의학드라마 <닥터스>의 승승장구는 <뷰티풀 마인드>의 추락을 더욱 뼈아프게 만들었다.

 

'뷰티풀 마인드(사진출처:KBS)'

이러한 추락의 원인으로 박소담의 연기가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화 일정 때문에 뒤늦게 합류함으로써 드라마 시작 전부터 시끄럽더니 막상 드라마가 시작하자 좀체 박소담에게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물론 드라마 연기가 처음이다 보니 박소담에게 어색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기력 논란을 얘기할 정도는 아니고 또한 이 드라마가 추락한 그 모든 짐을 박소담이 떠안아야 한다는 건 어딘지 억울할 일이다.

 

먼저 분명해야 할 것은 이건 박소담의 연기보다 계진성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문제가 더 크다는 점이다. 어째서 이름을 계진성이라고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뭐든 쓸 데 없어 보이는 것까지 파고들어가 수사한다는 반어적인 의미의 진상 캐릭터는 갈수록 진짜 진상 캐릭터로 굳어져 가는 인상이다. 이 캐릭터의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교통과 순경이다. 그런데 지금 하고 있는 걸 보라.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수사하는 그녀는 거의 강력계 형사가 해도 될 만한 사건이다.

 

교통과 순경이 강력사건을 수사하는 것이니, 시행착오가 없을 수 없다. 계진성은 그래서 끊임없이 오판을 한다. 그녀는 이영오(장혁)를 의심한다. 그가 수술한 환자의 죽음이 그의 살인이라고 의심하고, 그가 수술하다 역시 죽게 된 병원장의 죽음 역시 그의 소행이라고 오판한다. 하지만 그 때마다 드러나는 건 그녀가 너무나 쉽게 오판하고 현혹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결국 이런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가 있을까. 계진성은 이영오와 함께 극을 이끌어나가야 할 여자 주인공이다. 매력이 철철 넘쳐서 드라마의 사건 전개가 다소 느슨하다고 해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 둘 수 있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민폐로 일관하는 행위로 캐릭터의 매력을 뚝뚝 떨어뜨릴 수 있을까.

 

계진성이라는 캐릭터는 그래서 호감을 느끼기가 어렵다. 여자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민폐 캐릭터로서 극의 갈등을 만드는 인물 정도로 기능할 뿐이다. 여자 주인공이 이처럼 제대로 서지 못하면 그 상대역으로서 남자 주인공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매력적인 여자 캐릭터는 그 캐릭터와 관계를 맺어가는 남자 주인공도 매력적으로 만들어낸다. 결국 <뷰티풀 마인드>의 추락은 계진성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 데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결과라는 것이다.

 

박소담은 그런 점에서 보면 피해자에 가깝다. 박소담의 평범한 얼굴은 최근 드라마의 경향에서 훨씬 대중들을 몰입시키고 공감시킬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얼굴에 민폐 캐릭터는 몰입은커녕 비호감 이미지까지 갖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건 전적으로 제작진의 잘못이다.

 

<뷰티풀 마인드>의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다.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는 이야기의 묘미만큼 중요한 것은 그 속에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인물들이 곳곳에 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뷰티풀 마인드>는 그러한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심지어 그 여파를 연기자들마저 떠안아야 하는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