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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

'역적'이 묻는다, 누가 이 시대의 진짜 역적인가 ‘역적’, 왜 하필 이 시점에 홍길동인가“나는 그저 내 아버지 아들이오. 씨종 아모개(김상중). 조선에서 가장 낮은 자.” MBC 새 월화드라마 은 광활한 평원에서 말을 타고 대치하고 있는 임금(김지석)과 길동(윤균상)의 장면을 전제로 깔아놓는다. 절박한 얼굴의 임금과 여유로운 표정의 씨종의 아들 길동. 이 장면은 이 그리려는 전체 이야기를 압축한다. 결국 임금과 역적이 똑같은 눈높이로 마주 서게 되고 도대체 누가 시대의 역적인가를 되묻는 것. 사실 우리가 이 그리려는 세계를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그것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라는 거의 유행어가 되어버린 문장으로 기억되는 홍길동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 이 뻔할 수 있는 홍길동 이야기에 몇 가지 새로운 설정들을 집어넣는다. .. 더보기
'무도', 역사만 얘기하는데 왜 현재가 부끄러울까 세종부터 윤동주까지, 역사로 현재를 경고하다 세종대왕, 위안부, 성웅 이순신, 유관순 열사, 윤동주 시인... 이 힙합과의 콜라보를 위해 꺼내든 역사는 그 하나하나가 현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사실들이었다. 그것은 굳이 현재의 시국 상황을 꺼내놓고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단지 그 역사를 끄집어내는 것만으로도 그 어떤 비판보다 준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역사의 평가’가 현재의 국정농단 사태에 내리는 철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곡 작업에 들어가기 전 출연자들이 모여 들은 설민석 강사의 강의는 그 메시지가 명확했다. 설민석 스스로 말했듯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지킨 건 백성”이라는 게 이 강의의 ‘중심주제’였다. 본래 역사란 현재에서 선택되는 순간 그 자체로 현재적 의.. 더보기
'구르미'의 꿈, 백성이 개, 돼지로 폄하되지 않는 세상 가 꿈꾸는 세상, 무릇 어버이는 어떠해야 하나 “백성들이 세운 자만이 백성을 귀하게 여기는 건 아니오.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자가 어찌 그들을 개, 돼지라 폄하할 수 있겠소?” KBS 월화드라마 의 세자 이영(박보검)은 홍경래(정해균)에게 그렇게 말한다. “양반과 백정, 계집과 사내, 역당의 자식과 군왕의 후손 이들이 동등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그가 허용할 수 없을 것이라 말하는 홍경래에 대한 답변이다. 이 지금껏 그려온 것이 달달한 멜로였다면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러 이 드라마가 그 이면에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것은 “백성을 위한 지도자는 백성의 손으로 직접 세우는 것”이라는 홍경래의 등장으로부터 비롯된다. 만일 이영과 홍라온(김유정)이 사적인 관계를.. 더보기
'육룡이 나르샤'는 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까 '육룡'의 질문, 백성이냐 가족이냐 백성인가 아니면 가족인가. SBS 가 이성계(천호진)의 위화도 회군을 통해 던진 질문이다. 회군을 결정하자 최영(전국환) 장군은 이성계의 식솔들을 인질로 잡고 만일 군사를 이끌고 도성으로 들어올 시 만월대 위에 그들의 목을 내걸 것이라고 위협한다. 5만의 군사들을 구하자니 가족의 생명이 위태롭고, 그렇다고 가족을 구하자니 5만의 군사들이 눈에 밟힌다. 이성계의 선택은 결국 군사들, 아니 영문도 모르고 죽을 전쟁에 차출된 백성들이었다. 백성이냐 가족이냐는 질문은 고스란히 지금 현재로 되돌려진다.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정치인들은 과연 국민들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자신들의 가족적인 당파와 세력을 위한 선택만을 하고 있을까. 물론 정당정치가 그러한 당의 방향성을 어.. 더보기
'징비록'의 일갈, 무엇이 우리를 도탄에 빠뜨리는가 이 현재에 던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 “그건 알아라. 양반이 내지도 않는 조세, 우리처럼 피죽도 못 먹는 사람들이 내고 평생 군역에 시달린다. 특산품까지 공납하라고 목을 죄니 이 나라가 누구를 위한 나라란 말인가. 이런 나라에 살 바에야 왜놈이든 되놈이든 중요치 않다.” KBS 주말사극 에서 조선의 매국노 사화동은 류성룡(김상중)에게 그렇게 일갈했다. 반역자지만 왜구들의 첩보활동을 폭로하면서 목숨을 구걸한 사화동을 류성룡이 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자 던진 한 마디다. 실록에 등장하는 사화동은 진도 출신으로 일본에 잡혀가 온갖 충성을 다한 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죽음에 즈음해 던지는 일갈은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마치 현재에까지 와 닿는 듯하다. 왜구들의 출몰로 피폐해진 백성들이지만,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