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훌륭하다’ 강형욱, 반려동물가족의 백종원이 따로 없네

 

반려동물과 지내는 우리는 뭘 잘못하고 있었을까. KBS <개는 훌륭하다>를 보다보면 우리가 우리식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행동하던 것들이 반려견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전해지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또 반려견의 어떤 행동들을 우리가 완전히 오해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역대급으로 사나운 진돗개 세 마리, 아지, 애지, 중지는 펜스로 둘러싸인 집에서 산다. 보호자들과 함께 있을 때는 한없이 평화롭지만, 타인이나 다른 개가 집 근처에 오기만 해도 이빨을 드러내며 공격성을 보이는 진돗개들. 흥분해 서로를 물기도 하고 뛰쳐나가는 걸 붙잡다가 보호자들이 넘어져 무릎을 다치기도 했다. 또 잠시 딸네 집에서 살았던 라봉이를 이 진돗개들이 배척해 집밖에 다른 공간에서 따로 살고 있는 지경이었다. 아지가 엄마고 애지, 중지, 라봉이가 모두 자식이지만 라봉이만 따로 지내고 있던 것.

 

더 큰 문제는 산책을 할 때 벌어졌다. 우연히 만나게 된 이웃의 레트리버를 아지, 애지, 중지가 집단 공격한 것. 그 후로 레트리버는 물론이고 견주 또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레트리버는 그 집 근처에 다가가는 것도 두려워했고 견주는 그 때 일을 이야기하며 다시금 눈물을 쏟아냈다. 이러니 동네에서 같이 살 수 없는 상황이라 이사 결심까지 하게 될 정도였다.

 

지금껏 <개는 훌륭하다>가 다양한 반려견 가족의 문제를 해결해왔지만 이번 사안은 강형욱조차 걱정될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 집에 들어가 먼저 가족들과 반려견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강형욱의 접근법을 보면 문제가 있는 반려견의 대부분 원인은 보호자들에게 있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개는 훌륭하다>다. 개는 훌륭하지만 보호자가 제대로 양육하지 못해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것.

 

이 집의 문제는 리더인 아지가 이 집의 최고 서열로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진돗개들이 보호자들을 따르기보다는 아지를 따르고 있었다. 또 함께 모이면 일종의 조직처럼 행동하는 진돗개의 특성을 보호자들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사람의 관점에서 반려견들도 ‘가족처럼’ 지내길 바라고 있었지만, 그건 사실 이들을 난폭하게 만드는 이유였다. 반려견들의 관점이 아니라 우리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던 것.

 

강형욱의 놀라운 마법이 펼쳐졌다. 일단 세 마리의 반려견들을 집 밖으로 내보내고 그들이 보는 와중에 강형욱이 그 집의 새로운 주인이라는 걸 각인시켰다. 그 과정에서 강형욱은 마치 반려견들이 했던 것처럼 달려와 펜스를 붙잡고 흔들기도 했고 때로는 이를 드러내며 소리를 내기도 했다. 마치 반려견 자체가 된 것처럼 행동하며 자신이 가장 높은 서열이라는 걸 드러냈던 것. 한 마리씩 집으로 들여 진돗개들을 복종하게 만든 후 강형욱은 최종적으로 라봉이 또한 집안으로 들이는 데 성공했다. 반려견들은 마치 마법에 걸린 듯 차분해져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던 것.

 

이처럼 <개는 훌륭하다>는 반려동물가족의 문제에 강형욱이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문제들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하나씩 제거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그 일련의 과정은 마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백종원이 문제에 처한 골목식당을 찾아가 솔루션을 제공해 그 곳을 활성화시키는 매직을 선보인다면, 강형욱은 도저히 제어할 수 없어 보호자와 동거가 어려울 것 같은 반려견들을 마법처럼 변화시킨다.

 

그런데 그건 과연 마법일까. 눈에 보이는 변화들은 믿기 힘들 정도기 때문에 정말 마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강형욱이 하는 솔루션들을 잘 들여다보면 그 마법이 사실은 우리가 너무나 반려견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 식으로만 보려한데서 생겨난 거라는 걸 알게 된다. 반려견들의 입장에서 그 행동의 원인을 읽어내고 대처하기 때문에 마치 마법처럼 보일 뿐.

 

반려동물가족 인구수가 1천만을 넘어선 지 오래다. 하지만 함께 살아가면서 과연 우리는 반려동물을 얼마나 그들 입장에서 이해하고 바라보고 있을까. 사람과 비슷하려니 하는 그런 관점들은 오히려 문제를 만들어낸다. 반려견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의 방식은 저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래서 양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 강형욱의 솔루션을 마법처럼 보이는 것은 그래서 에둘러 말하면 우리가 그만큼 반려견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사진:KBS)

‘골목식당’ 백종원과 돈가스집의 꿈, 골목 넘어 제주도 살릴까

 

포방터 시장에서 제주로 옮겨 첫 오픈한 돈가스집은 첫날부터 문전성시였다. 전날 밤 11시부터 줄을 섰다는 첫 번째 손님은 새벽 2시경부터 자기 뒤로 줄이 세워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돈가스집을 찾은 백종원은 길게 주차장까지 빙빙 돌아 이어진 줄을 보고 경악했다. 첫날부터 그 정도로 손님들이 몰려올지는 예상 밖이었기 때문이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공교롭게도 100회를 맞아 보여준 건 제주에 오픈한 돈가스집이었다. 가게도 넓어졌고 주방도 훨씬 커졌지만 사장님 부부 내외는 그만큼 적지 않은 부담과 책임을 느끼는 것 같았다. 사장님은 몸살을 앓아 힘겨워 했고, 아내분은 척척 컴퓨터처럼 돌아가던 머리가 멍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장사에서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돈가스는 대성공이었다. 홀에서 돈가스를 한 입 먹어본 손님들은 저마다 “맛있다”는 얘기를 털어놓았다. 돈가스를 좀 먹어본 사람들은 “어나더레벨의 돈가스”라고 했고, 돈가스를 싫어해 별로 먹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맛있다”고 했다. 심지어 처음 돈가스를 먹어보는 아이도 엄지를 척 내밀을 정도였다.

 

이처럼 돈가스가 모든 손님들에게 호평을 받은 건 당연한 결과였다. 백종원의 도움을 받아 좀 더 나은 버전의 돈가스를 연구한 사장님은 고기, 기름, 빵가루 세 가지를 모두 업그레이드시켰다. 고기는 제주의 특산물인 흑돼지를 사용해 부드러움을 배가시켰고, 기름은 배합을 통해 더 고소한 맛을 내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가스를 업그레이드시킨 건 빵가루였다. 튀겼을 때 바삭하면서도 기름이 덜 먹는 빵가루를 찾기 위해 그런 빵을 연구해온 가게에서 빵가루를 받아쓰게 됐던 것. 이러니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장사 직전 백종원이 직접 가게로 가서 첫 시식을 하면서 “대박”이라고 말한 건 그런 이유였다. 백종원은 돈가스가 어떻게 업그레이드 된 것인가를 그 세 가지 재료의 변화를 예로 들어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설명했고 그 설명은 아마도 돈가스를 좀 더 맛있게 먹게 했을 게다. 재료 변화만으로도 맛이 업그레이드 됐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실제 맛보고도 자신의 설명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백종원은 이 돈가스집을 통해 제주도 하면 ‘돈가스’가 떠오를 수 있는 지역의 명물로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꿈을 피력한 바 있다. 그래서 두 배 크기의 주방을 만든 건 수제자들을 모아 제주도 전역에 균등한 맛을 담보하는 돈가스집들을 내게 하려는 의도였다. 사장님은 백종원의 꿈에 기꺼이 동참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첫발은 이미 성공적이었다. 전날 밤부터 기다려 돈가스를 먹어본 손님은 “또 기다릴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그 맛에 반해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백종원이 가게가 오픈한 지 20일 정도가 지나서 다시 돈가스집을 방문한 건 갖가지 오해와 루머들 때문이었다. 프랜차이즈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가 첫 번째 루머였고 백종원 회사의 체인점이냐는 것이 두 번째 루머였다. 그리고 마지막 루머는 어째서 인터넷 예약제를 안 하고 굳이 줄을 세우느냐는 것이었다.

 

그 해명에서도 백종원과 돈가스집 사장님의 꿈과 소신이 묻어났다. 수제자를 모으려는 이유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재능기부에 가까운 것으로 제주도를 돈가스 성지로 만들려는 꿈 때문이라는 것이고, 백종원 회사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독립된 가게라는 걸 분명히 했다. 또 인터넷 예약제를 하지 않는 이유는 이를 악용하는 사례들(사재기, 대리 대기자 같은)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100회를 맞아 제주도 돈가스집을 보여준 건 향후 이 프로그램이 가진 꿈처럼 읽히는 면이 있었다. 그간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제주도 돈가스집은 골목에서 나아가 제주 지역의 상권을 살리는데 일조하려는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었다. 과연 백종원과 돈가스집의 이런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초심과 소신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를 지지해주는 손님들이 있으니.(사진:SBS)

‘골목식당’, 백종원이 긴급점검하자 그제야 초심인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겨울특집을 맞아 시도한 거제도편 긴급점검은 백종원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마저 씁쓸하게 만들었다. 애초 손님만 오면 정성을 다해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겠다 약속했던 가게들이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엉망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보리밥과 코다리찜집은 곤드레 보리밥의 양이 현저하게 적었고 반찬들도 맛이 없는데다 빠금장도 뚝배기가 아닌 그냥 그릇에 담아 내주고 있었다. 코다리찜은 양념도 변했고 코다리 자체가 너무 짜서 이상한 맛이 난다고 했다. 과거 직접 코다리를 말려 내놓는다던 사장님은 코다리 상태가 이런 것도 잘 모르고 있었다.

 

손님들이 점점 줄어든 건 당연한 일이었다. 초심을 잃었고 그러니 애초의 맛도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 먼 곳을 일부러 찾아왔던 손님들이 SNS에 실망 가득한 후기들을 적어 올렸고 그건 가게에 손님이 줄어든 원인이 되었다. 그러면서 이 집 사장님은 백종원에게 여름철 메뉴에 대한 문의를 하기도 했다. 손님이 줄어든 원인이 본인에게 있으면서 또 다른 레시피를 원했던 것.

 

긴급점검으로 가게를 찾은 백종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사장님은 벌써부터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그리고 손님이 줄어든 것에 대한 이유로 스스로 “정성이 덜 들어가서”라고 말했다. 자신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가게가 버린 초심 때문에 욕을 먹는 건 애꿎은 백종원과 프로그램 그리고 그 가게를 도와준 곤드레 보리밥 명인이었다. 사장님은 과연 자신이 버린 초심이 이런 결과로까지 이어질 걸 모르고 있었던 걸까.

 

하지만 백종원에게 더욱 큰 실망감을 준 가게는 도시락집이었다. 톳을 넣은 TOT김밥은 톳의 양도 적을뿐더러 간도 잘 맞지 않았고, 거미새 라면 역시 과거 백종원이 줬던 그 레시피의 맛과는 달라져 있었다. 게다가 들려오던 안 좋은 소문들은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매장에서 먹으려면 1인당 라면 하나씩을 시켜야 하고, 김밥만 시키면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며, 1만 원 이하는 카드 계산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

 

왜 그렇게 했냐는 백종원의 질문에 사장님은 ‘회전율’을 위해서라고 했고 또 “욕심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 말은 과거 백종원이 지금의 김밥과 라면 레시피를 전수하면서 했던 이야기와는 너무나 다른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손님이 없어 새벽부터 나와 고생하던 사장님이었다. 그래서 백종원도 이를 돕기 위해 연구해서 야심차게 내놓았던 레시피들이었다. 그런데 손님들이 좀 차기 시작하니 ‘회전율’을 얘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백종원의 긴급점검은 씁쓸하게 끝이 났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은 다시 거제도를 찾아 과연 이 가게들이 초심으로 돌아갔는가를 몰래 점검했다. 물론 가게들은 백종원의 지적대로 본래 초심을 찾아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렇게 불시에 점검을 꼭 해야 그제야 초심을 찾는 모습에서 이 가게들에 대해 대중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는 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 가게들은 방송에 모습을 내보였으니 백종원이 내주는 솔루션이 당연하다 여길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솔루션이 변치 않고 꾸준히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걸 이번 거제도 긴급점검은 보여줬다. 그 먼 곳까지 손님들이 찾는 이유는 방송을 통해 보인 모습들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곳에서 달라진 가게를 경험하게 된 손님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은 가게들이 늘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사진:SBS)

‘SBS 연예대상’, 아직도 예능인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을까

 

“저는 대상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연예대상은 1년 동안 열심히 하신 예능인들이 받는 거고, 저는 연예인이 아니다. 대상 줘도 안 받는다.” <2019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오른 백종원은 그렇게 말했다. 사실상 상을 사양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청자들 입장에서 보면 <2019 SBS 연예대상>의 대상감은 당연히 백종원이다. 올 한 해 SBS가 내놓은 예능 프로그램 중 <백종원의 골목식당>만큼 뜨거운 화제를 계속 이어온 프로그램이 있었을까. 게다가 그는 최근부터 목요일마다 <맛남의 광장>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막강한 영향력을 공익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고 있지 않은가.

 

백종원이 대상감이라는 건 그가 한 예능 프로그램들의 성격을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예능 프로그램은 그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거나 재미를 주는 정도에 머물지 않고 현실을 바꾸기 시작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이처럼 예능이 그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사실을 백종원을 통해 입증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시대적 의미를 두고 봐도 백종원이 올해 대상의 상징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여겨진다.

 

하지만 본인이 극구 부인하는 마당에 억지로 주는 것도 예의는 아닐 터. SBS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었을 게다. 그래서 백종원에는 공로상을 주고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수여하면서 대상으로 선택한 인물이 유재석이었다. 유재석은 <런닝맨>을 벌써 9년째 끌어오고 있고, <런닝맨> 역시 그간 주춤하다 최근 들어 조금씩 변모된 양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유재석은 최근 타 방송사에서 활약하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SBS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최근 들어 버라이어티가 점점 예능에서 자리를 잃어가는 트렌드 변화를 짚어내며 그럼에도 지금껏 계속 이어온 <런닝맨>의 제작진과 멤버들에 대한 노고를 언급했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준 게스트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故 설리와 구하라를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이 탄 대상이지만 그 공을 제작진과 멤버들 그리고 게스트들에게 돌린 것.

 

“예전에는 즐거운 일 없을까, 기분 좋은 일 없을까, 행복한 일 없을까 생각했다면 요즘은 편안한 하루 일과가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런 편안한 일상을 보내게 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유재석의 이 수상소감은 소박한 일상에 대한 감사를 전한 것이지만, 지금의 예능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버라이어티한 재미가 아니라 리얼하고 소박한 일상에 대한 관찰과 변화가 지금의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됐다는 것.

 

올해 <2019 SBS 연예대상>에서 무관이면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은 김구라였다. 대상 후보에 오른 그는 특유의 솔직한 직설화법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연예대상도 물갈이를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KBS도 시청률이 안 나왔다. 5년, 10년 된 국민 프로가 많다보니 돌려막기 식으로 상 받고 있다. 더 이상 대상 후보 8명 뽑아놓고 콘텐츠 없이 개인기로 1~2시간 때우는 거 하면 안 된다. 3사 본부장 만나서 얘기 좀 하시라. 광고 때문에 이러는 거 안다. 이제 바뀔 때가 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올해 <2019 SBS 연예대상>은 백종원의 사양, 유재석의 겸양 그리고 김구라의 일침으로 SBS 예능의 한 해를 정리한 것처럼 보인다. 백종원은 연예대상이 예능인들의 무대라고 사양했지만 과연 지금도 그게 유효한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유재석은 변화하고 있는 예능 트렌드의 변화를 읽어내면서도 함께 노력해온 동료와 게스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뼈아픈 일침이지만 김구라의 솔직한 한 마디는 작금의 지상파 연예대상이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게 만들었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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