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
‘나의 해방일지’ 손석구, 갈수록 그를 추앙하고 싶어진다면동그란 세상 2022. 5. 2. 19:41
‘나의 해방일지’, 손석구에 대한 추앙이 말해주는 것들 “날 추앙해요.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개새끼, 개새끼 내가 만났던 놈들은 다 개새끼.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가득 채워지게. 조금 있으면 겨울이에요. 겨울이 오면 살아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요. 그렇게 앉아서 보고 있을 것도 없어요. 공장에 일도 없고 낮부터 마시면서 쓰레기 같은 기분 견디는 거 지옥 같을 거예요. 당신은 어떤 일이든 해야 되요.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돼. 추앙해요.” JTBC 토일드라마 에서 미정(김지원)은 구씨(손석구)에게 뜬금없이 ‘추앙’이라는 단어를 쓴다.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말. 그래서 시청자들은 그 대사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붕뜬 느낌을 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
'왕이 된 남자' 여진구, 어떻게 시청자 홀렸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 17. 13:38
‘왕이 된 남자’는 여진구에게 제대로 연기의 판을 깔아줬다영화 로 연기력 확장을 입증했던 이병헌을 보는 듯하다. tvN 월화드라마 의 여진구 이야기다. 그런데 이렇게 된 것이 그저 우연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것은 가 가진 이야기가 여진구라는 연기자의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특별한 힘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그건 바로 여진구가 연기하는 하선이라는 광대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하선(여진구)은 가면을 쓰고 당대의 시국을 연기로 풍자하곤 하던 광대다. 얼굴이 왕 이헌(여진구)과 같다는 이유로 암살위협을 받는 왕 대신 왕좌에 앉아 왕을 연기한다. 하선을 그 자리에 앉힌 건, 점점 잔혹해지고 정신을 놓고 있는 이헌에게 그래도 충성하던 이규(김상경)다. 이규는 이헌을 모처에 옮겨 놓고 마약에 중독되고 환청에 시달리는 그를..
-
'골목', 홍탁집 아들 통해 백종원이 전해준 '살 맛' 나는 느낌옛글들/명랑TV 2018. 12. 7. 09:15
‘골목식당’, 한 사람이 바뀌기 위해서 필요한 많은 것들애초에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결과지만 홍탁집 아들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백종원으로부터 닭곰탕 레시피를 받아 어머니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닭곰탕을 내놓았다. 뭉클했던 장면은 그렇게 만든 닭곰탕의 첫 번째로 어머니가 시식하는 대목이었다. 이가 좋지 않으신 어머니는 아들의 닭곰탕 국물을 연거푸 수저로 떠먹으며 “맛있다”고 말하셨다. 그건 아마도 미각으로만 전해지는 맛이 아니라, 아들이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해낸 사실이 주는 ‘살 맛’나는 느낌이 더해진 표현이지 않았을까. SBS 포방터 시장편은 두 가지 차원에서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이 해왔던 이야기를 뒤집었다. 그 한 가지는 돈가스집 이야기였다. 알고 보니 음식으로서나 서빙으로서나 ‘끝판왕..
-
'죽어도 좋아', 지켜보다 보니 지켜주고 싶은 백진희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2. 2. 11:13
‘죽어도 좋아’, 아무 생각 없이 웃다가 먹먹해진다는 건“도와줘.” 그저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고집만 강한 진상으로 알았던 백진상 팀장(강지환)은 가리봉점으로 밀려나 겪는 힘겨운 현실 속에서 이루다(백진희)에게 그렇게 절실함을 드러낸다. 진상 고객이 행패를 부리는 걸 어쩔 수 없이 받아주고 사과하지 않으면 본사에 알리겠다는 진상 고객의 으름장에 제 뺨을 때리며 참아내던 백진상은 이루다를 보자 무너져 내린다. 그 얘기를 듣는 이루다의 눈은 한없이 커지면서 그 안에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낸다. 그건 백진상의 새로운 면을 봤다는 놀라움이면서, 동시에 그 힘겨움을 공감하는 마음이고 또한 그 변화를 기꺼워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이런 장면은 KBS 수목드라마 가 시종일관 빵빵 터지는 웃음의 코미디를 그려나가면서 슬쩍 ..
-
조승우도 이동욱도 변하는 '라이프'의 흥미진진한 인간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8. 23. 13:25
‘라이프’, 선악 아닌 영향과 변화로 보는 인간탐구JTBC 월화드라마 에서 구승효(조승우) 사장에게 이노을(원진아)은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던져 놓는다. 스위스의 어느 마을에 핵폐기장 건설 투표를 했는데 처음에는 60%가 찬성했다는 것. 그런데 그 마을에 핵폐기장을 건설하면 돈을 주겠다는 정부 방침에 재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구승효 사장은 그 재투표의 결과가 궁금하다. 결과는 찬성 25%. 어째서 돈을 준다는데도 찬성률이 뚝 떨어졌을까를 궁금해하는 구승효에게 이노을은 문득 ‘중독 같은 성과급제’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성과급제는 마약 같아요. 중독성이 있어요. 인센티브가 동기부여가 되는 직종들도 물론 있죠. 근데 어떤 일에선 그 업종 사람들을 파괴시켜요.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일들, 책임의식, 보람..
-
'꽃할배' 귀차니즘 캐릭터였던 이서진에게 일어난 흐뭇한 변화옛글들/명랑TV 2018. 8. 5. 10:41
‘꽃할배’와 함께 성장한 이서진, 흐뭇함이 느껴지는 건산악열차로 한참을 올라가서도 또 꼭대기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tvN 가 찾은 오스트리아의 샤프베르크산. 다른 할배들이 전망대에 일찌감치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 이서진은 몸이 불편한 백일섭과 함께 걷는다. 조금 걷다가 숨이 차오르면 앉아 쉬다가 다시 걷는 그 느릿느릿한 걸음은 마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떠올리게 한다. 이미 다른 할배들이 지나간 그 자리를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오른다. 이서진은 그 곳의 걸어야할 오르막길을 알고는 “이거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몸이 불편한 백일섭 때문이었다. 그는 백일섭이 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인터뷰에서 백일섭은 “왜 안 올라가나, 올라가야지. 속도는 안..
-
'김비서' 박서준의 묵직한 순애보엔 절묘한 구석이 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7. 6. 09:48
박서준의 정체로 바뀐 '김비서'의 절묘한 멜로 변화tvN 수목드라마 는 참 절묘한 구석이 있다. 사실 부회장과 비서의 사랑은 보는 눈에 따라 로맨스일 수도 있고 스캔들일 수도 있다. 그만큼 아슬아슬한 경계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 그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의 중첩 때문이다. 그 관계를 사적으로 보면 로맨스일 수 있지만, 공적으로 보면 상하관계 사이에서 벌어진 스캔들로 보일 수 있어서다.하지만 는 이런 문제를 김미소(박민영)가 사표를 내는 걸로 시작하면서 손쉽게 뒤집었다. 즉 더 이상 부회장과 비서라는 공적인 관계를 끝내려는 지점에서부터 멜로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 순간에 사적 관계로 바뀌어버릴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관계도 역전된다. 부회장과 비서의 관계가 아니라,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쑥맥..
-
'예쁜 누나' 손예진의 변화, 이것이 지금 을의 정서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4. 26. 10:03
‘예쁜 누나’, 갑질 세상 이 작은 드라마가 바꾸고 있는 것들“어떤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서요. 그동안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나보다 더 날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켜주기 위해서 애쓰는 어떤 사람을 보면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사람이 덜 걱정하게. 안심할 수 있게. 내가 내 자신을 더 지켜나가야겠다.”왜 갑자기 예전과 달라졌냐고 묻는 직장 상사 공철구(이화룡)의 물음에 윤진아(손예진)는 그렇게 말했다. 툭하면 회식자리에서 성차별과 성희롱, 성추행까지 하던 공철구는 갑자기 회사대표가 여직원들의 불만수리를 한다는 소식에 겁먹고 윤진아를 회유하려 저녁을 사주는 자리였다. ‘윤탬버린’이라고 불리던 윤진아는 회사대표가 여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