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사임당 빛의 일기 (14)
주간 정덕현
‘화랑’과 ‘미씽나인’, 어째서 소외됐을까지상파 방송3사의 드라마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애초에 기대작이었던 작품은 의외의 실망감을 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은 갑자기 주목받는다. 어째서 이런 배반과 반전이 생겨난 걸까. 월화드라마는 애초에 KBS 이 확실한 주도권을 가질 것처럼 여겨진 바 있다. 100% 사전 제작되어 중국 한류를 넘보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신라시대의 화랑들을 미소년들이나 아이돌처럼 해석하기도 하고, 당대의 골품제도를 현재의 금수저 흙수저라는 청춘들의 현실로 그려낸 것도 기대를 자아내게 한 대목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시청자들의 반응은 갈수록 미지근해지고 있다. 애초에 하려던 이야기가 자꾸만 멜로 쪽으로 기울고 무엇보다 드라..
반가운 신인 양세종·박혜수, 호평도 혹평도 자양분 삼아야신인 연기자가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연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일천할 수밖에 없는데다 배역 또한 존재감 있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SBS 수목드라마 에 나란히 등장한 신인, 양세종과 박혜수는 다르다. 그들은 신인이지만 꽤 중요한 배역을 맡았다. 박혜수는 사임당의 젊은 시절 역할을 맡았고, 양세종은 그 시절과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이겸 역할과 현대로 넘어와 서지윤(이영애)과 과거 사임당의 행적을 추적해가는 조교 역할을 동시에 맡았다. 흥미로운 건 두 신인배우들이 모두 최근 들어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혜수는 로 먼저 얼굴을 알렸지만 SBS 에 출연한 후 JTBC 에서 호평을 받았고 tvN 에선 주인공..
타임리프 판타지가 오히려 현실을 더 껴안아야 하는 까닭이제 타임리프가 없으면 어딘지 심심하다? 아니 너무 타임리프가 많이 등장해 식상할 지경이다. 드라마를 보는 취향에 따라 최근 쏟아져 나오는 타임리프 설정에 대한 호불호는 나눠질 것이다. 종영한 드라마 은 조선시대에서 이어진 인연이 현재로까지 이어졌고, 는 고려시대의 무장 김신(공유)이 도깨비로 부활해 무려 7백여 년을 산 이야기를 다뤘다. 그리고 현재 방영되고 있는 역시 조선시대와 현재를 넘나드는 타임리프 판타지 설정이다. 또 이러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타임리프 설정의 드라마들은 올해도 계속 나올 전망이다. 3일 첫 방송되는 는 지하철을 매개로 하는 타임리프 판타지 설정이 되어 있다. 오는 3월 방송 예정인 은 ‘3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과거에서 ..
남궁민의 ‘김과장’이 이영애의 ‘사임당’보다 호평 받는 까닭이쯤 되면 중국 발 사전제작드라마의 저주라고 해도 될 듯싶다. 이후 쏟아져 나온 중국을 겨냥한 100%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잇따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가운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던 SBS 수목드라마 역시 예상 외로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그럴만한 내적, 외적 이유들이 얽혀 있다. 그 내적 이유는 이 드라마가 이미 일찌감치 사전제작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동시방영을 준비하면서 너무 방영시기를 늦추게 됐다는 외적 이유에서 비롯된다. 한한령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예정됐던 작년 말 이 방영되었다면 상황은 지금처럼 전개되지만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 취하고 있는 현재와 과거가 넘나드는 타임리프 설정은 작년 말만 해도 참신한 ..
이영애의 ‘사임당’, 첫 방이 남긴 가능성과 문제들SBS 새 수목드라마 는 굳이 타임슬립 설정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은 그저 사극으로서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하지 않고, 굳이 현재의 인물인 서지윤(이영애)이 여러 사건을 통해 과거 사임당이었던 때로 돌아가는 설정을 갖고 있다. 서지윤은 펀드매니저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 그리고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로서 교수임용을 간절히 바라는 워킹맘. 그녀는 교수를 시켜주겠다던 지도교수 민정학(최종환)으로부터 버려진 후 사임당의 기록으로 추정되는 일기와 미인도를 발견하면서 점점 사임당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교통사고 후 무의식중에 사임당 시절로 돌아간 그녀는 그것이 단지 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이렇게 현재의 서지윤과 사임당이 타임슬립 설정으로 묶여지..
사임당에 드리워진 편견과 선입견들, 깨질 수 있을까 사실 어떤 인물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그 당대의 시선이 담기기 마련이다. 역사라는 것이 어차피 사실의 적시만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덧대진 현재적 시선을 담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임당이라는 인물은 단적인 사례일 게다. 그저 율곡의 어머니라는 것이 강조되어 ‘여필종부’와 ‘삼종지도’ 같은 실상과는 그리 상관없는 현모양처 이미지가 후대에 덧대진 인물이 바로 사임당이기 때문이다. 그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하필이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시점에 드라마로 만든다는 이야기는 또 다른 오해와 선입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그것이 박근혜 정부를 은근히 옹호하는 이야기가 아니냐는 섣부른 의혹까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사임당을 연기하게 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