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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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시끌한 '상류사회'를 조용한 입소문으로 압도한 '서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8. 9. 4. 09:49
'서치'와 '상류사회' 희비쌍곡선, 좋은 영화는 관객이 먼저 알아본다변혁 감독의 영화 는 시작 전부터 시끌시끌했다. 19금이니, 일본 AV배우까지 등장한 역대급 노출이니 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변혁 감독 스스로 영화가 가진 의미를 이야기하는 인터뷰까지 더해졌다. 논란에 대한 해명의 뉘앙스를 가진 인터뷰였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것 역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종의 홍보 마케팅처럼 여겨졌다. 논란과 19금이 버무려진 형태의 홍보 마케팅.물론 홍보 마케팅이 잘못된 건 아니다. 영화가 그만한 완성도를 갖고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는 감독까지 나서서 그 작품이 가진 의미들을 세세히 설명했어도 관객들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완성도도 떨어졌고, 새로움은 찾기 어려웠다. 결국 남은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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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법정'은 어떻게 '사랑의 온도'를 싸늘하게 식혔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1. 8. 15:07
‘마녀의 법정’의 사회적 의제 vs ‘사랑의 온도’의 사적 멜로사실 액면으로만 봤을 때 SBS 월화드라마 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토록 차갑게 식어버릴 줄 누가 알았을까. , , 같은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하명희 작가의 작품이고, 작년 에 이어 로 스타덤에 오른 서현진과 신인배우답지 않게 급성장하고 있는 양세종이 출연한 작품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초반 괜찮은 반응을 이끌었다. 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였고 드라마의 색깔에 맞게 따뜻한 연출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서현진, 양세종, 김재욱 같은 배우들의 호연이 그 인물의 섬세한 심리변화를 제대로 표현해줘 잔잔하면서도 결코 약하지 않은 극적인 감정이입을 가능하게 해줬다. 반면 KBS 은 방송 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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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밀회'가 다시 보고픈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1. 26. 10:43
현 시국을 예견한 의 소름끼치는 폭로들 “그 사람들 기분 좋게 돈 쓰게 하고 또 돈 벌고 그런 걸 두루 돕는 게 내 일이야. 먹이사슬. 계급 그런 말 들어봤어?” “꼭대기는 그 여자가 아니라 돈이다. 아니구나. 진짜 꼭대기는 돈이면 다 살 수 있다고 끝도 없이 속삭이는 마귀.” JTBC에서 방영됐던 의 대사들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하다. 아니 최근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시국을 이미 는 예견하고 있었다. 그것은 단지 등장인물의 이름과 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거론되는 이름이나 병원 이름이 소름끼치도록 똑같고, 그 상황도 딱 맞아떨어져서가 아니다. 라는 드라마가 하려던 이야기가 지금 현재 뉴스에서 그대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는 상류층에 기생해 살아가며 스스로를 ‘우아한 노비’라 부르는 혜원(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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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이 그리는 세계, 왜 '상류사회'와는 다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7. 11. 09:31
, 현실성 사라진 드라마의 문제 만화 같다’는 표현은 하나의 관용구가 되었다. 만화 자체의 가치를 비하하는 얘기가 아니다. 만화처럼 상상력의 나래를 한껏 펴다보니 현실성을 잃었다는 하나의 표현일 뿐이다. 지금 현재 이라는 드라마가 그렇다. SBS 은 도플갱어라는 낯선 설정을 가져와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가는 한 여인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현실적이라기보다는 만화 같다. 이 타인의 삶을 대신 사는 ‘가면’의 설정을 가져온 건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것은 태생으로 규정되는 가난한 삶을 벗어나기 위한 안간힘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가면을 쓰고 상류사회에 입성한 여인은 그 정체성의 혼란과 욕망 사이에서 벌어지는 고민을 들여다보기보다는 가면의 부부생활 속에서 피어난 달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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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계급사이, '상류사회'가 신데렐라에 던지는 질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7. 9. 09:40
, 사랑과 계급의식에 대한 솔직한 시선 “넌 네가 원하면 사람들 마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선민의식 있으니까. 넌 내 마음 못 가져. 네 계급의식 용납할 수 없어. 넌 널 뛰어넘을 수 없어. 이지이와 결혼 못해. 집안이 반대하고 누가 말려서가 아냐. 네 자신이 그걸 용납 못해. 네 계급의식 절대 뛰어넘을 수 없어. 넌.” 야망을 가진 서민의 자제인 준기(성준)가 친구이자 직장상사인 재벌가 아들 창수(박형식)에게 던지는 이 말 속에는 라는 드라마가 가진 사랑이야기가 왜 뻔한 스토리에 머물지 않는가를 잘 드러낸다. 준기는 자기 욕망에 솔직하면서도 동시에 우정과 사랑에 있어서도 솔직한 마음을 보여준다. 즉 계급의식이란 우리가 순수하게만 생각하는 사랑과 우정 관계마저 지배해버리는 어쩔 수 없는 힘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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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 이 드라마 도대체 정체가 뭐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7. 1. 12:04
사랑과 우정 그리고 욕망, 의 세 바퀴 정체를 알 수가 없는 드라마다. 처음 구도만을 보면 그저 그런 재벌가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안을 살짝 들여다보면 흔한 신데렐라도 없고 흔한 재벌도 없다. 재벌가 딸이지만 천덕꾸러기 신세로 어린 시절부터 엄마에게 학대당해온 윤하(유이). 그녀는 살기 위해서 재벌가 딸임을 숨긴 채 마트 아르바이트를 한다. 부유하지 못해도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그녀의 숨통을 겨우 틔워주기 때문이다. 윤하의 절친인 지이(임지연)는 마트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지만 누구보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여성. 그녀 앞에 나타난 재벌가 자제 창수(박형식) 앞에서도 그 조건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다. 그녀가 전형적인 신데렐라로 그려지지 않는 건 오히려 창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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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수애, 주지훈, 연정훈의 이중연기만으로도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6. 19. 09:11
이 드러내는 세 가지 가면 변지숙(수애)은 서민의 딸이다. 아버지 때문에 사채 빚 독촉에 내몰려 있는 그녀는 어느 날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을 겪게 된다. 자신의 도플갱어인 서은하의 삶을 가면을 쓴 채 살아가라는 것. 대가는 어마어마한 재산과 지위다. 그거라면 지긋지긋한 빚쟁이들로부터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편안하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악마의 유혹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본래 변지숙이었던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변지숙이 쓴 가면은 서민의 가면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절망적으로 선택한 거짓의 삶이다. 이것은 어쩌면 이 땅에 살아가는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이 가진 가면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출근할 때 그들은 누구나 저 마다의 가면을 꺼내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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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 가면을 벗기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6. 17. 10:34
, 그건 사랑일까 욕망일까 상류사회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그 하나는 선망이자 판타지다. 서민들이라면 도무지 가질 수 없는 화려하고 부유한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 이걸 드라마로 다루면 주로 신데렐라가 나오는 멜로가 나온다. 다른 하나는 계급적인 시각이다. 죽어라 열심히 살고 있는데 누구는 점점 더 잘 살고 누구는 점점 못 살게 되는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걸 드라마로 다루면 사회극이 나온다. 그렇다면 아예 제목부터 인 이 드라마는 어떤 시각을 보여주고 있을까. 는 이 두 가지 패턴화된 시각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회장 아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 흔한 신데렐라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서민 중의 서민으로 보이는 알바생 이지이(임지연)는 그를 쫓아다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