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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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 통해 본 '미션' 김은숙 작가의 놀라운 성취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0. 1. 09:42
‘미션’이 담아낸 의병, 개화기, 여성, 멜로, 글로벌 콘텐츠tvN 드라마 은 추석특집으로 드라마를 감독판으로 재구성해 방송하면서 ‘Gun, Glory, Sad ending’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부제들은 어찌 보면 김은숙 작가가 그간 멜로 장인으로 불리며 그려왔던 작품들과 비교해 이 작품이 얼마나 도전적이었는가를 잘 드러내준다. ‘총과 영광 그리고 새드엔딩’은 김은숙 작가가 을 통해 확장시킨 자신의 세계를 압축해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성과라면 먼저 역사교과서에 박제된 사진 정도로 남아있던 ‘의병’이란 존재들을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로 재조명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역사교과서에서 한번쯤 봤던 의병의 사진을 기억한다. 1907년 경기도 양평에서 영국기자의 요청에 의해 찍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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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높은 완성도와 유아인·임수정·고경표 아우라 남겼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6. 5. 09:01
‘시카고’, 시청률 아쉬웠어도 더할 나위 없는 수작인 이유tvN 금토드라마 가 종영했다. 물론 시청률은 만족스러울만한 수치가 아니다. 는 한때 1%대 시청률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평균적으로 2% 시청률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작품의 완성도를 두고 볼 때 는 최근 방영된 어떤 작품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타자기에 깃든 유령 유진오(고경표), 그리고 그 유령이 작가 한세주(유아인)와 함께 써나가는 소설, ‘시카고 타자기’. 그리고 그들 사이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지와 사랑으로서 운명처럼 들어와 있는 전설(임수정). 일제강점기라는 전생의 이야기가 2017년 현생의 이야기와 교차되며 어떻게 역사와 기억이 조응하는가를 ‘소설’이라는 틀로 보여준 진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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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이러니 한 주가 900년 같다는 말이 나올밖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 15. 10:58
,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을 동시에 껴안고 걸어가는 왜 tvN 드라마 는 그 앞에 ‘쓸쓸하고 찬란하신’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을까.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는 지점에 서서 다시 처음을 돌아보니 도깨비라는 캐릭터는 ‘죽음’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쓸쓸하지만 또한 찬란하게 스러진다. 그의 가슴에 꽂힌 검이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살면서 가슴 한 켠에 꽂고 살아가는 쓸쓸함과 찬란함을 표징하는 것일 게다. 그래서 그 검이 뽑히는 날 누구나 쓸쓸하고 찬란하신 죽음을 맞이하기 마련이다. 여타의 드라마였다면 죽음은 그 이야기의 끝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는 죽음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이미 그들은 여러 차례 죽었었다. 김신(공유)과 김선(유인나)은 이미 왕여(이동욱)의 지시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바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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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의 나비효과, 새드엔딩 넘을 김은숙 작가의 묘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 1. 10:29
도깨비, 저승사자보다 더 센 인간의 의지 “인간의 간절함으로 못 여는 문이 없고, 때론 그 열린 문 하나가 신에게 변수가 되는 건 아닐까.” 도깨비(공유)는 저승사자(이동욱)에게 그렇게 말한다.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지은탁(김고은)의 생사가 달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저승사자의 찻집에 봉인을 뚫고 볼일이 급한 한 사람이 들어온다. 그저 하나의 유머처럼 뜬금없이 던져진 장면이었지만, 그건 어쩌면 tvN 가 잔혹한 운명의 새드엔딩을 넘어설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본래 이 이야기에서 도깨비와 도깨비신부 지은탁, 그리고 저승사자와 써니(유인나)의 관계는 비극으로 얽혀있다. 도깨비의 가슴에 꽂힌 칼은 도깨비신부에 의해서만 뽑힐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영원한 무(無)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