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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풍자의 부활에서 느껴지는 개그맨들의 고충

 

민상토론2’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개그콘서트>대통형은 더 직접적으로 현 시국에 대한 풍자를 담았다. ‘민상토론의 콘셉트는 시사나 정치에 대해 할 말은 있지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상황을 통해 웃음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니 시사 풍자는 직접적이기보다는 애써 빙 둘러가는 형태로 이뤄졌다.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어라고 변명하면서 풍자하는 방식이었던 것.

 

'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반면 대통형은 대놓고 서태훈이 대통령 캐릭터로 등장하고 유민상이 국무총리, 이현정이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호가 교육부 장관, 김대성이 문체부 장관, 홍현호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출연한다. 국정 운영의 파행에 대한 직접적인 풍자를 담는다는 점에서 민상토론의 간접적인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깨톡으로 회의하려는 대통령 이야기나, 높은 자리에 있어 머리가 아프다고 하니 내놓는 비아그라, 10억을 들여 만들었다는 골품체조’, 취업이 어렵다는 말에 대통령도 5년 계약직인데 그걸 다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서태훈의 이야기나, “누구는 말만 하니까 말도 주고 돈도 주더라는 비선실세 최순실 이야기 등등 현 시국에 대한 풍자가 대놓고 다뤄졌다.

 

풍자라는 것이 그러하듯이 보는 이들의 답답한 속을 잠시나마 시원하게 풀어내는 그 힘을 대통형은 그대로 보여줬다. 이런 시사 풍자 개그가 다시금 등장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만 해도 용감한 녀석들이나 사마귀 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같은 시사 풍자가 신랄했던 개그 코너들이 꽤 많았다. 하지만 사마귀 유치원으로 최효종이 피소된 바 있고, ‘용감한 녀석들은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조치를 받기도 했다. 2014년 등장했던 닭치고같은 코너는 애초에는 신랄한 정치풍자를 담고 있었지만 서서히 이런 색채는 빠지고 대신 몸 개그로 변화하기도 했다.

 

그래도 그나마 그 때까지는 이런 시사 개그들이 계속 명맥을 이었다. 하지만 2015년에 들어서 시사 풍자 개그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그나마 등장한 민상토론이나 횃불투게더같은 코너는 오히려 제대로 풍자하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내는 코너였다. 게다가 ‘1 1’ 코너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등장해 시사풍자를 보여줬던 이상훈은 어버이연합에 의해 피소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수단체에 고소당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일들은 의외로 개그맨들 본인들은 물론이고 프로그램 제작진에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필자가 만났던 한 개그맨은 이런 압력이 의외로 크다며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걸 털어놓은 적도 있다. 그 개그맨은 이렇게 스트레스에 시달릴 바에는 아예 시사 풍자 같은 걸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나마 지금 <개그콘서트>의 시사 풍자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진 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학교든 회사든 길거리든 어디서든 시국에 대한 비판여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상토론2’에 이어 더 신랄해진 대통형같은 코너가 나오는 것에 반가움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짠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개그맨들이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코미디 같은 웃음의 영역에 있어서만큼은 가감 없는 표현의 자유를 열어주는 일. 그게 그리도 어려운 일일까. 이런 작은 숨통 하나 틔워주는 일이.

Posted by 더키앙

개콘-아름다운 구속’, 막장과 범죄물 클리셰 버무리기

 

이 코너를 만든 개그맨들은 천재가 아닐까. <개그콘서트> ‘아름다운 구속은 평범한 경찰서의 형사와 범인의 취조현장을 다루면서 막장드라마의 패턴화된 멜로공식을 절묘하게 이어 붙인다. 형사와 범인은 마치 연인관계처럼 설정되고, 그들의 취조는 사랑처럼 그려진다. 그래서 서태훈 형사가 범인 김하늘(김대성)을 잊지 못하고 취조하고 싶어 하지만 이 취조는 안타깝게도(?) 늘 엇갈린다.

 

'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저 자수하러 왔습니다. 얼른 취조해주세요.” 저 스스로 취조 받으러 온 김하늘에게 서형사가 너 만나고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하고 외치는 장면이나, 김회경 형사가 김하늘에게 현장에서 나온 이 벽돌이 뭐냐고 묻자 마치 김하늘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안다는 듯이 중고 샀는데 사기 당했다고 말해주는 서형사의 진술은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에서 자주 봐왔던 클리셰들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클리셰들의 패러디가 시작된다. 서태훈 형사가 취조해야 하는 류근지가 마치 멜로드라마를 보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재벌집 딸의 대사를 날리는 것. “서형사님 고작 이런 잡범 때문에 날 이렇게 무시하는 거에요? 정말 너무하시네요!” 그러자 마침 등장한 서장인 송준근이 시어머니 같은 대사를 김하늘과 서형사에게 던진다. “뭐야. 또 너니? 서형사. 너 류근지 얘 잡으면 진급 탄탄대로야 알아 몰라?”

 

펑범한 여자와 사랑에 빠졌지만 재벌집 딸과 결혼시키려는 시어머니의 반대. 막장드라마의 전형적인 구조를 그대로 패러디로 가져온 아름다운 구속은 그 이야기가 경찰서의 그것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맥락을 담아낸다. 빈부 격차의 이야기는 멜로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즉 범죄자들에게도 이른바 범털과 개털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 “어디서 천한 잡범 주제에 감히 우리 서형사한테 취조를 받으려 들어? 넌 내가 안 된다고 했지?”

 

멜로드라마의 클리셰와 경찰서 취조현장의 클리셰가 패러디로 겹쳐지면서 기묘한 웃음이 만들어진다. 그것은 패러디의 웃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유사한 구조가 던져주는 풍자적인 웃음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구속이 그저 막장드라마를 패러디하는 대사의 재미에만 머물지 않고 어떤 통렬한 비판의식의 속 시원함을 동시에 던져주는 이유다.

 

멜로드라마에서 그토록 많이 나오는 빈부 격차의 집안이야기는 아름다운 구속에서는 조직의 이야기로 바뀐다. “이게 어디서 따박따박 말대답이야 너희 조직에선 그렇게 가르치니?” 송준근 서장이 그렇게 말하자, 김하늘은 저를 욕하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저희 조직은 욕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대꾸한다. 그리고 막장드라마의 공식 중 하나인 얼굴에 물 뿌리는 장면이 나온다. 김하늘이 마치 멜로드라마에서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서장님하고 부르자 송준근이 누가 니 서장이야?” 하고 발끈 하는 것.

 

막장드라마에 역시 단골로 나오는 긴박한 음악이 흐르면서 뒷목 잡고 쓰러지는 서장이 물러난 후, 역시 식상할 정도로 많이 봐온 사랑을 포기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엔딩에 들어간다. 일부러 김하늘을 놓아준 김회경이 빨리 가서 잡아요라며 서형사에게 거수경례를 올리는 장면이 그것이다.

 

아름다운 구속이 취조현장을 통해 패러디하는 건 막장드라마와 늘상 비슷한 패턴만을 보여주는 멜로드라마의 클리셰들이지만, 거기에는 또한 법 정의에 있어서도 빈부격차로 나뉘는 사회 현실에 대한 풍자도 들어가 있다. 게다가 이 개그에는 남남커플의 게이코드 또한 들어있다. 최근의 패러디들 중에서 이토록 다양한 의미망을 가진 개그 코너가 있었을까 싶다. 이 코너를 볼 때마다 코너를 만든 이들이 천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Posted by 더키앙

<개콘>, 남성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KBS <개그콘서트>나 혼자 남자다라는 코너는 그 제목에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냥 제목만 보면 요즘 부쩍 여성화된 남성들을 풍자하면서 마치 나만 남자다라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코너에서 레이디 컴퍼니라는 회사에 다니는 박성광을 통해 우리는 이 제목의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나 혼자 남자다는 그 회사에서 거의 남자는 자기 혼자가 된 박성광의 처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회사적응을 걱정하는 엄마에게 걱정 말라고 전화통화를 하는 박성광이지만. 그는 키 크고 당당하게 등장하는 허안나와 성현주, 김니나 앞에서 잔뜩 주눅 든 모습을 보여준다. 그를 내려다보며 허안나는 이렇게 말한다. “뭘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 여자 부장이라고 불편해하지 말고 그냥 편한 형이라고 생각해.”

 

업무 시작 전 함께하는 스트레칭에서 여자와 엉덩이가 부딪치게 되자 거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여자가 아니라 박성광이다. 메추리알을 껍질을 까서 먹느냐 아니면 통째로 먹느냐에 대해 후배 직원으로서 갈등하는 이도 박성광이다. 여자들을 상사로 두고 있는 남자직원의 고충. 아마도 이것은 최근 우리 사회에 새롭게 보여지는 현상일 것이다. 교육관련 회사들이나 출판사처럼 여성들이 많은 회사에서는 남자직원들은 심지어 여성화된다고까지 말한다.

 

같은 회사에서 박성광이 안일권과 정승환 같은 남자직원을 발견하고 즐거워하지만 곧 이들이 여성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웃음을 주는 나 혼자 남자다는 그래서 웃음 끝에 최근 여성화되어가는 남성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옷을 피팅해주고 잘 내려가지 않는 지퍼를 내려주겠다고 나서는 여자 부장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는 박성광의 모습은 만약 그 남녀의 성별이 바뀌었다면 도무지 개그 소재로도 나오기 힘들었을 장면이다.

 

취해서 온 그대에서 취해서 온 이희경에게 거꾸로 성희롱을 당하는 건 늘 서태훈이다. 그녀는 남자 팬티를 선물하겠다고 서태훈에게 주다가 갑자기 돌변해 왜 이런 선물을 자기에게 주냐고 묻는 여자다. 술잔에 빠지려는 머리칼을 잡아주자 뭐예요?”하며 스킨십까지 해대는 착각녀’. 물론 술에 취해서 하는 행동이지만 여성에게 당하는 남성의 이미지가 그려지고 있는 건 흥미로운 대목이다.

 

은밀하게 연애하게는 겉으로 드러난 서열체계와 달리 연애관계에서는 정반대가 되는 관계의 역전을 웃음의 포인트로 잡아내고 있다. 즉 김기열은 타인이 보는 데서는 신입인 박보미를 호통치는 척 하지만 사람들이 없는 데서는 그녀에게 절절 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자리는 가장인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그들 위에 서 있는 여성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것은 쉰 밀회에서의 남녀 서열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남녀 관계를 꼭 서열의 관점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그콘서트>의 콩트 코미디가 여성들을 코너의 중심으로 세우고 그 대상화하는 남성을 희화화하거나 공감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대거 많아졌다는 건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이것은 어쩌면 그간 지나치게 남성 중심으로 흘러왔기 때문에 그 변화가 더 도드라져 보이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여성들에게 당하는 남자들의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드리워져 있고 그것이 개그의 공감 포인트로 제시되고 있다는 건 지금 현재 사회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개그콘서트>의 남성들의 위상은 달라지고 있다. 우리네 현실이 그런 것처럼.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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