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송혜교 (35)
주간 정덕현
판타지, 대중의 무엇을 저격했을까 하이힐과 스커트. 지진이 발생해 초토화된 재난 지역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이다. 그만큼 경황없이 졸지에 벌어진 재난상황을 잘 말해준다. 하지만 그 불편한 옷을 입고 재난 지역의 부상자들을 치료하러 동분서주하는 강모연(송혜교)의 모습은 그래서 더더욱 절절해진다. 하이힐의 굽을 손수 떼어내고 재난 현장을 뛰어다니는 그녀의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로 빨갛게 물들고, 그녀에게 치료받은 한 외국인이 갑자기 그녀를 붙잡더니 자신이 신던 신발을 내민다. KBS 수목드라마 에서 우르크에 발생한 지진으로 재난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강모연의 이 장면은 휴머니즘의 뭉클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의 이야기는 거기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지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안 유시진(..
, 가상공간에 세운 본능적인 이야기 KBS 수목드라마 는 한 편의 영화 같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들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물론 이런 해외 로케이션을 한 블록버스터 드라마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놀라운 풍광을 가진 이국적인 로케이션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가 그 공간에 매몰되지 않고 거기 있는 사람들의 보다 극적인 이야기로 풀어지고 있는 드라마는 보기 드물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것이 왜 가 굳이 우르크라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내세웠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 촬영은 그리스에서 이뤄졌지만 어딘가 아랍권과 경계를 둔 분쟁지구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그 곳의 한국군 주둔부대에서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은 각각 군인과 의사로서 재회한다. 유시진이 강모연과 오랜만의 만남에..
군대가 키워낸 송중기, 소년 얼굴의 상남자 군 제대 후 바로 찍은 드라마라서 그럴까. 아니면 군 생활을 통해 갖게 된 새로운 면모일까. KBS 의 송중기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물론 2011년 찍었던 에서 이도 역할로 의외의 강단을 보여줬던 그다. 또 2012년 에서도 웃는 얼굴 뒤로 쓸쓸함을 느끼게 해줬던 그였다. 하지만 의 송중기에게서는 강한 남자가 갖는 여유 같은 것이 느껴진다. 이미 에서부터 꽃미남이라 불렸던 그 소년의 얼굴은 여전하지만 아마도 군대에서 만들어졌을 그의 몸은 군살 하나 보이지 않는 상남자의 그것이다. 칼 하나를 들고 북한 군과 대치해 싸우는 장면이나, 맨 몸으로 덩치가 두 배는 되어 보이는 미군과 맞붙는 장면에서는 그의 거친 면모가 도드라진다. 웃을 땐 소년 같은 얼굴이지만 ..
, 바쁜 의사와 빡센 군인의 로맨스로 펄펄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 KBS 새 수목드라마 첫 방송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답게 거침이 없었다. 첫 회에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이 만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물 흐르듯 빠르게 전개되었고 또한 서대영(진구)과 윤명주(김지원)의 계급이 다른 군인들 간의 관계는 향후 전개될 두 사람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바쁜 의사와 빡센 군인의 로맨스. 사실 멜로드라마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던 것이 극성이 약하다는 점이라면 왜 가 이 같은 의사와 군인의 로맨스를 다뤘는가가 이해될 법도 한 부분이다. 사극을 빼놓고 보면 현대극에서 가장 극성이 강한 장르가 의학드라마와 전쟁드라마가 아닌가. 물론 최근에..
'두근두근 내 인생', 죽음이 대수인가 두근대는 가슴이 있는 한 조로증에 걸려 몸은 이미 팔십 세 노인이 다 된 아름이의 나이는 열여섯 살. 공교롭게도 그의 부모인 대수(강동원)와 미라(송혜교)가 아름이를 갖게 된 나이도 열여섯이다. 열일곱에 낳았지만 그들이 만나 서로에게 두근대는 마음을 가졌던 건 열여섯. 이른바 우리가 흔히 이팔청춘이라고 말하는 나이다. 왜 하필 이팔청춘일까. 부모는 그 나이에 사랑을 했고, 한 번도 이성과의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아름이는 그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바로 이 이팔청춘이라는 설정은 이라는 영화에 중요한 메시지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팔청춘의 나이에 맞닥뜨리는 죽음이라니. 대개 병동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것도 아이가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신파 구..
여배우 송혜교가 거머쥔 대상의 의미 여배우가 되는 길은 얼마나 멀고 험난한 것일까. 사실 스타가 되는 건 어렵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배우가 된다는 건 다른 얘기다. 특히 외적인 이미지로 먼저 대중들에게 자리매김하기 마련인 여자 연예인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스타가 되어 CF 등을 찍으며 유명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하나의 고정된 스타 이미지로 굳어져버리기 시작하면 연기의 길은 요원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6일 열린 대전 ‘2013 에이판 스타 어워즈(APAN STAR AWARDS)’에서 쟁쟁한 후보들 중 대상을 차지한 송혜교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오로지 연기력을 중심으로 시상하는 이 시상식에서, 또 올해처럼 유독 여성 연기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해에 그 누구도 아닌..
조인성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과 조인성의 연기에 대한 대중들의 기억은 오래도록 에 멈춰져 있었다. 그것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들이 흉내 내곤 했던 입에 주먹을 넣을 듯 눈물을 삼키며 전화를 거는 장면으로. 이렇게 된 것은 그 역할이 조인성이 가진 이미지와 가장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찌질하다고 표현될 만큼 자기 욕망에 충실한 그가 전화를 통해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상대방 몰래 솟구치는 눈물을 흘리는 연기에는 연약함과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고통스럽게 참아내야 하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났던 것이다. 바로 그 겉으론 강한 척(심지어 나쁜 척) 하면서도 사실은 그 연약하리만치 섬세한 감정이 터져 나올 때 조인성이라는 연기자는 자신의 매력을 드러낸다. 한 마디로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이랄까. ..
' 그 겨울 ', 송혜교·조인성 그 눈빛에 빠져드는 이유 "멜로영화는 더 별로. 말이 별로 없잖아요. 요즘 멜로 영화는 음악만 나오고. 사실 멜로영화에서 내가 진짜 보고 싶은 건 남자가 여자를 볼 때 어떤 눈빛인가. 여자가 남자를 볼 때 또 어떤 눈빛인가. 둘이 어디서 만나고 무슨 옷을 입고 뭘 먹나 그런 건데 보다시피 난 눈이.." 의 오영(송혜교)의 이 대사 속에는 이 특별한 멜로가 여타의 멜로와 달리 어떻게 더 절절한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대한 비밀이 담겨져 있다. 실제로 음악만 나오고 말이 별로 없는 그런 멜로는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오영이 얘기하는 것처럼 멜로에서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오고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