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788)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577)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246,006
Today151
Yesterday368

대중문화의 중심에 선 노래, 2011년은?

2010년은 대중문화에 있어서 노래로 기억되는 한 해였다. 카라와 소녀시대로 촉발된 제2의 한류와, '슈퍼스타K2'에 대한 폭발적인 대중들의 반응은 우리네 노래가 가진 잠재적 힘이 어떤 비등점을 넘어서는 징후처럼 보였다. 기획사의 아이돌 그룹들이 그저 그런 포장을 뜯어내고 실력으로 무장한 채 해외시장을 넘나들 때, 다른 한 편에서는 대중들에 의한 대중들을 위한 대중들의 스타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무대 위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한쪽은 대중들이 열광할만한 '잘 만들어진' 가수들이었다면, 다른 한쪽은 대중들이 '만들어가는' 가수들이었다.

아이돌 그룹들은 그 품 안에 10대에서부터 중장년까지를 끌어안으면서 세대를 통합시키고,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아시아를 넘어 남미 중동 유럽까지 공감의 공간을 확장시켰다. 엄마와 딸이 손을 잡고 콘서트장에 함께 가고, 국내 팬클럽 회원들이 해외의 팬클럽과 모여 함께 아이돌 그룹을 연호하는 장면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한편 '슈퍼스타K2'는 현란한 무대와 춤, 그리고 디지털 사운드로 점철된 가요계에 아날로그적인 노래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을 복원시켰다. 이제 노래를 들으면 누구나 "제 점수는요"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들의 귀를 즐겁게 회복시킨 프로그램, 바로 '슈퍼스타K2'였다.

노래가 가진 힘은 예능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남자의 자격'은 하모니 팀을 꾸리면서 각각의 소리들이 만나 하나의 화음으로 이어지는 감동의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또 '놀러와'에서는 추억의 세시봉 친구들이 출연해 토크쇼와 노래의 앙상블을 보여주었다. 이미 예능 프로그램에 가수들의 진출이 일반화되면서, 예능과 노래의 만남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단지 개인기 수준이 아닌 프로그램 자체에 어떤 깊은 감성을 만들어낸 것은 2010년의 새 경향이었다. 이렇게 된 것은 예능의 키워드로서 웃음만이 아닌 '공감'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노래는 감성적으로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최대의 기폭제가 되었다.

한편 노래 자체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들이 많이 등장한 것도 2010년 대중문화의 한 특징이었다. '나는 전설이다'는 록밴드와 아줌마 정서를 연결시켰고, '글로리아'는 밤무대 가수와 서민정서가 만났으며, '매리는 외박중'에서는 인디 밴드와 히피적이고 자유로운 청춘의 정서가 어우러졌다. 노래는 드라마를 고조시키고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자양분이 되었다. 탑, 박유천. 최시원 같은 가수들의 드라마 출연은 이제 일상화되었고, 이제는 '드림하이' 같은 가수와 드라마의 온전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다. 잘 만난 노래와 드라마는 마치 OST처럼 대중들을 매료시키는 조합이 되었다.

감미로운 노래로 가득했던 2010년. 그렇다면 2011년에는 어떤 흐름이 이어질까. 먼저 2010년 가요계의 두 흐름, 즉 아이돌의 약진과 '슈퍼스타K2' 같은 일반인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가요계의 새로운 메인 스트림을 예고한다. 소셜 네트워크의 폭발로 인해 아이돌 그룹의 해외진출은 시공간의 장벽을 허물었다. 카라와 소녀시대가 국내에서 활동하면서 동시에 해외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지구촌화된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기획사는 바로 이런 변화를 수용해가면서 글로컬(글로벌+로컬)한 활동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카라와 제2의 소녀시대는 이제 언제든 나올 수 있는 환경이다.

한편 '슈퍼스타K2'는 이제 신인 발굴이 기획사의 전유물에서 이제 좀 더 공개적인 형태의 방송 프로그램화되어가는 경향을 보여준다. 허각은 대중들이 뽑은 슈퍼스타K지만 그렇게 그가 뽑힌 연후에 나가야될 길은 기획사 가수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위대한 탄생'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 방영됨으로써 신인 발굴이 좀 더 이벤트화되고 대중들이 참여하게 되는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신인들의 등용문으로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자리함으로써 가요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아이유처럼 가창력에 대한 집중도가 더 높아지고, 좀 더 다양한 장르에 대중들의 관심이 돌려진 것은 그 변화의 단적인 예다.

방송 프로그램과 음악의 결합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세시봉으로 촉발된 옛 가수들의 예능출연은 이미 예고된 상태고, 그들을 통해 어쿠스틱한 감성이 음악을 타고 안방까지 전해질 전망이다. 가수들의 드라마 진출은 '드림하이'로 상징되는 것처럼 이제 보다 일반화될 것이다. '성균관 스캔들' 박유천의 성공사례는 가수가 연기도 하고, 그 드라마에 OST로 참여하는 식으로 드라마와 가요의 경계를 허물어갈 것으로 보인다. '슈퍼스타K3'는 이제 좀 더 안정적인 형태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높고, '남자의 자격'에서 준비하고 있는 '하모니 시즌2'는 이 코너의 정규화 또한 예상하게 만든다. 2010년만큼 2011년에도 음악은 무대에서는 물론이고 프로그램 속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011년 대중문화에서 주목되는 것은 소셜 네트워크와의 결합이다. 2010년 대중문화에서 폭발력을 가졌던 프로그램들의 밑바탕에 소셜 네트워크가 있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슈퍼스타K2'가 그랬고, '남자의 자격-하모니편'이나 '놀러와-세시봉'이 그랬다. 방송이 끝나고도 우리는 이들 동영상들을 재확인하며 그 감동을 이어나갔다. 가수들의 해외진출이 소셜 네트워크와 만나 폭발력을 갖게 된 것처럼 방송 프로그램들은 저마다 소셜 네트워크와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넓힐 것이다. 노래로 즐거웠고 그 노래의 감성적인 힘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번져나갔다. 이것은 또한 2011년 대중문화의 한 특징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더키앙

'대물'에 대한 정계와 대중들의 온도차, 왜?

정치를 다뤄서일까. '대물'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대단히 민감하다. 초반 작가와 연출자가 교체된 것에 정치권의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 물론 그건 하나의 루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그만큼 '대물'이 다루는 정치 소재들을 현실 정치가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대물'의 서혜림(고현정)을 박근혜 전 대표와 비교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서혜림이 박근혜 전 대표와 닮았다며 '대물'의 인기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극 중에 서혜림이 선거 유세 중 테러를 당해 병원에 누워 있다가 의식을 회복하고는 "유세장은요?"하고 말하는 대사는 비슷한 일을 겪었던 박근혜 전 대표를 떠올리게 한다.

'대물'에서 부정부패의 상징처럼 그려지는 집권당 민우당의 이름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합쳐놓은 듯 하다는 의견 때문에 민주당측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지나치게 당리당략에만 빠져있는 모습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집권당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대물'의 하도야(권상우) 검사의 돈키호테 같은 행동이 인기를 끌자, 청목회 입법로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여야 의원 11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검찰이 '대물' 때문에 그렇게 기가 살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선으로 정치권은 악으로 그려지는 '대물'의 대결구도 때문에 검찰의 수사에 대중들은 마치 하검사가 조배호 대표(박근형)를 수사하는 것 같은 통쾌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대물' 만큼 정계의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이 '슈퍼스타K2'라는 점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슈퍼스타K2'에서 최종 우승자가 된 허각씨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키도 작고 출신도 별 볼일 없는 허각씨에게 평범한 국민이 하나 둘씩 관심을 갖고 130만 표까지 모아 줬다"며 "이것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또 측근들에게는 “허각씨 같은 사람이 우승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공정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한다.

'슈퍼스타K2'를 빗대 박근혜 위기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슈퍼스타K2'의 장재인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한나라당 친박계 모임인 여의포럼 세미나에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이택수가 대표가 최근 진보진형의 정치학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라며 한 얘기다. 즉 초반에 1위를 달리다가 결국 허각과 존박에게 1,2위를 넘겨주고 3위로 떨어진 장재인처럼 박근혜 전 대표도 차기대선에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계가 이처럼 '대물'에 민감한 반면, 대중들의 반응은 사뭇 상반된다. '대물'이 그리고 있는 정치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서혜림이 하는 정치의 모습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공감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드라마 제작진들은 다시 이 약화된 서혜림 캐릭터를 다시 공감 있는 캐릭터로 세우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반응이 다를까. 정작 대중들은 '대물'을 보며 비현실적이라고 말하는데, 왜 정계에서는 이 작품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이며 민감한 반응을 보일까. 대중들이 정치인들보다 훨씬 더 대중문화를 보는 식견이 높아서일까. 아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물'에서 조배호 대표가 실제 민생정치와는 상관없이 이미지 정치를 하는 것처럼, 작금의 정계가 그만큼 이미지 정치에 민감하다는 반증은 아닐까. 제 논에 물 대듯, 뜨고 있는 대중문화 콘텐츠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정계의 반응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Posted by 더키앙

 ‘슈퍼스타K2' 그 전과 그 후

‘슈퍼스타K2'가 보여준 건 희망이었다. 단지 중졸 학력에 환풍기 수리공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노래를 놓지 않았던 허 각이라는 한 청년의 성공담 때문만은 아니다. ‘슈퍼스타K2'는 현 획일화의 길로만 걷고 있는 가요계에도 큰 희망을 주었다.

물론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치 그들만이 우리네 가요의 전부인 양 비춰지고 조명되는 것은 큰 문제. 5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현 가요 프로그램들의 성격상, 파격적인 비주얼에 가수들이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선정성 논란도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슈퍼스타K2'의 무대는 비주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진심이 담긴 노래를 통해 충분히 대중들을 열광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것은 기존 가요 프로그램들에는 없는, '슈퍼스타K2'만의 그 무엇이 대중들의 갈증을 풀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그 갈증은 무엇이었을까.

그 첫 번째는 다양한 음악이다. 현 가요 프로그램들의 음악들은 거의 젊은 아이돌 그룹에 집중되어 있고 그 음악도 트렌드를 따라가기 마련이라 다양성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슈퍼스타K2'는 비교적 다양한 음악들을 보여주었다. 댄스와 R&B는 물론이고 포크나 록에 이르기까지 이르는 음악의 다채로움이 있었다.

장재인이 보여주는 독특한 창법에 얹어진 포크적인 감성은 심사위원 윤종신이 “떨어진다 해도 비주류 음악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그녀의 공헌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했다. 강승윤의 시원스런 록 보컬은 ‘본능적으로’라는 윤종신의 노래를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존 박은 자기 스타일로 ‘취중진담’을 다르게 해석했고, 허 각은 특유의 강렬하고도 매력적인 고음으로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노래했다.

이처럼 가수들이 저마다의 창법과 스타일로 해석해서 부르는 노래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노래의 다채로움 그 자체다. 늘 비슷비슷한 스타일들이 유행처럼 반복될 때,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가수 자신의 개성으로 재해석해내는 ‘슈퍼스타K2'의 면면은 참신하다. 트렌드에 가수가 꿰맞춰지는 무대보다, 가수가 가진 개성에 대해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수에 집중하는 형식으로서 가져온 음악과 스토리텔링의 조화는 우리가 기존 가요 프로그램에서 느끼던 두 번째 갈증이다. 무대에서 잠깐 동안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기존 가요 프로그램과는 달리, ‘슈퍼스타K2'는 리얼 버라이어티쇼 형식을 무대와 연동함으로써 노래 밑바탕에 스토리를 깔았다. 똑같은 노래를 해도 강승윤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허각이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에는 확실한 차이가 생긴다. 노래의 기교와 퍼포먼스만이 아니라, 그 노래가 담는 마음까지 들려주기 때문이다.

허각이 최종 우승자가 된 것은 단지 그의 뛰어난 가창력 때문만이 아니다. 냉철하게 스토리적으로 바라보면 허각이 가진 스토리가 존박이 가진 스토리보다 훨씬 더 극적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이미 20위권에 들었던 존박이 ‘슈퍼스타K2'에서 우승을 하는 장면보다, 생계를 위해 환풍기 수리공을 하면서 무대를 포기하지 않고 노래해왔던 허각이 우승하는 장면을 더 바란다.

현재 대중들은 노래와 가수만이 아니라 거기에 깔려있는 스토리도 원한다.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마치 놀이처럼 만들어지고 불려진 노래가 음원 차트에 올라가는 것은 바로 이런 스토리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잘 말해준다. 하지만 작금의 가요 프로그램의 무대는 이러한 변화된 대중들의 욕구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순위별로 가수들이 올라와 노래를 부르고 내려가는 오래된 형식의 반복이다.

주로 자정에 편성되는 라이브 무대 형식의 음악 프로그램들은 더 많은 스토리를 전해주지만 편성 자체가 밀려있는 데다가 그것 역시 옛 형식의 재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슈퍼스타K2'는 그런 점에서 대중들의 달라진 무대에 대한 요구를 어느 정도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전부 오디션 형식일 필요는 없다. 다양한 가수들의 스토리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드라마틱하게 보여줄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면 해답은 나오지 않을까.

‘슈퍼스타K2'는 끝났다. 이제 여기서 주목받은 허각이나 존박, 장재인, 강승윤, 김지수 같은 가수들은 본격적인 가요계 진입을 위해 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설 무대가 없거나(이미 지상파들은 이들의 출연을 허락하지 않는 눈치다), 선다 하더라도 그저 달라지지 않는 기존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과 색깔이 사라지게 된다면 그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언제까지 ‘슈퍼스타K3'만을 기다리며 지낼 것인가.

Posted by 더키앙

 '슈퍼스타K', 심사위원들의 프로그램 기여도는 몇 점?

"심사는 심사일 뿐, 심사하지 말자." '슈퍼스타K2'의 심사위원 윤종신은 이렇게 말했다. 심사에 대해 쏟아지는 많은 논란들을 유머 섞인 말로 일축한 것. 하지만 '슈퍼스타K2'는 기본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심사위원의 말 한 마디가 가진 힘은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그 말에 대한 논란 역시 나오기 마련이다.

심사위원인 이승철, 엄정화, 윤종신은 심사 스타일이 각각 다르다. 이승철은 가창력에 중점을 맞추고 엄정화는 무대 스타일을 주로 본다. 윤종신은 프로듀서적인 관점에서 경쟁자의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춘다. 이승철이 초반부 심사에서 지나친 독설이 아니냐며 논란에 오른 것은 그가 맡은 영역이 가수로서의 기초에 해당하는 가창력에 있었기 때문이다. 즉 그의 독설에는 확실한 이유가 존재한다. 그는 아주 구체적인 부분을 지목해가며 비판을 가한다.

하지만 이승철은 '슈퍼스타K2'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의 역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즉 심사는 수많은 경쟁자들에서 옥석을 골라내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그렇게 경쟁을 뚫고 올라온 가수들에게 어떤 권위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따라서 초반부 독설에 가까운 심사를 하던 이승철은 차츰 올라온 가수들에게 찬사를 던짐으로써 확실하게 그들을 띄워준다. 독설가로서의 이승철의 이미지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부드러워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비호감은 호감으로 반전된다. 이것이 이승철이 '슈퍼스타K2'의 가장 주목받는 심사위원인 이유다.

반면 엄정화의 심사가 논란에 선 것은 그녀가 맡은 분야가 어찌 보면 노래 외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무대 스타일이나 퍼포먼스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자들이 부른 노래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보기 좋았다"를 연발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는 함량 미달의 비전문가로 비춰졌을 것이다.

이런 비판을 넘어서기 위해 엄정화는 심사에 있어서 좀 더 디테일한 부분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미진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냥 "보기 좋았다"는 표현만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이고, 또 무엇보다 무대에서 긴장될 수 있는 경쟁자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던져주는 존재로 자신을 세웠다. 사실 이것은 심사위원으로서의 역할은 아니다. 하지만 '슈퍼스타K2'를 하나의 오디션 쇼로 생각한다면 무대에 오르는 이들을 절절히 호응해주고 공감해주는 역할로서 엄정화는 꼭 필요한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예외적으로 윤종신은 심사에 대한 논란이 그다지 없다. 그렇다고 할 얘기를 안 하는 것은 아닌데도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가 자신의 심사에 있어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때론 유머를 섞고 떨어진 후보들에게는 격려의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심사위원으로서 해야 하는 말과 선배 가수로서 해야 하는 말을 늘 구분한다. 강승윤이 떨어졌을 때 "떨어졌으니까 하는 얘긴데, 너 오늘 최고였다"고 말하는 식이다.

물론 심사위원을 심사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슈퍼스타K2'라는 프로그램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중심으로 보면 이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다. '슈퍼스타K2'는 슈퍼스타K가 되려는 경쟁자들의 성장드라마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심사위원들도 동시에 성장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들은 프로그램에서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해내느냐에 따라 개인적인 주가도 올릴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승철은 100점 만 점에 95점 이상을 줄 수 있는 심사위원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주는 재미의 뼈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프로그램 초반부의 걸러내는 재미와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커지는 북돋워주는 재미다. 엄정화는 심사위원으로서는 90점 이하대지만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흐르지 않게 균형을 잡아준다는 점에서는 90점 정도를 줄 수 있는 심사위원이다. 한편 윤종신은 이승철이 만든 뼈대 위에서 확실히 재미의 살을 붙여준다는 측면에서 90점 이상의 심사위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점수란 임의적인 것이지만.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