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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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위기에 빠진 지상파드라마의 대안 보여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2. 26. 08:57
, 바쁜 의사와 빡센 군인의 로맨스로 펄펄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 KBS 새 수목드라마 첫 방송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답게 거침이 없었다. 첫 회에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이 만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물 흐르듯 빠르게 전개되었고 또한 서대영(진구)과 윤명주(김지원)의 계급이 다른 군인들 간의 관계는 향후 전개될 두 사람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바쁜 의사와 빡센 군인의 로맨스. 사실 멜로드라마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던 것이 극성이 약하다는 점이라면 왜 가 이 같은 의사와 군인의 로맨스를 다뤘는가가 이해될 법도 한 부분이다. 사극을 빼놓고 보면 현대극에서 가장 극성이 강한 장르가 의학드라마와 전쟁드라마가 아닌가. 물론 최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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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스펙터', 007은 있는데 새로운 적수가 없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1. 13. 08:39
, 볼거리는 화려한데 어째 부족한 건 왜일까 007 제임스 본드가 돌아왔다. 무려 24번이나 만들어진 시리즈니 이제 더 이상 구구절절 장르적 특성이나 주인공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영화다. 멋진 수트를 입고 살벌한 테러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주인공.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임무를 수행하는 그런 인물. 바람둥이처럼 이 여자 저 여자를 넘나들지만 그래도 한 여자에게 순정을 보이기도 하는 인물. 제임스 본드는 영국 신사의 이미지를 스파이물과 버무려 기막힌 스타일로 탄생된 인물이다. 하지만 24번이나 만들어지는 사이 세상은 참 많이도 변했다. 처음 이 시리즈가 성공적일 수 있었던 건 냉전시대의 대결구도 덕분이다. 러시아로 대변되는 적수들이 강력했고 거기에 맞서는 제임스 본드는 전 세계를 배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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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 예술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1. 3. 09:00
, 이 위대한 범법에 기꺼이 공모하고픈 까닭 줄타기가 삶에 대한 은유라는 건 무수한 예술이 말해준다. 영화 에서 살판과 죽을 판 사이에서 장생(감우성)이 오르던 줄이 그 탄성으로 그를 하늘로 날게도 해주지만 그만한 중력으로 맨바닥에 곤두박질치게 하는 것처럼, 줄타기란 삶이 가진 비상과 추락을 모두 담아내는 소재다. 의 줄타기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아름다운 곳에 줄을 걸어 그 위를 걷고 싶었던 남자 필리프(조셉 고든 레빗)의 줄타기는 우리네 삶에서 예술적 행위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담아낸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사실 라는 제목 속에 다 들어가 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실화다. 그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라는 영화는 이미 2010년에 국내에서도 개봉됐다. 물론 흥행은 저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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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데이'가 그려나갈 재난공화국의 참상이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9. 20. 06:03
, 무엇이 이 드라마를 주목하게 하나 재난은 어디서부터 생겨날까. 지진,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는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다. 따라서 이러한 천재지변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다. 재난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소재를 다루는 새 JTBC 드라마 가 천착하고 있는 문제 역시 바로 이것이다. 재난의 스펙터클이 아닌 재난에 대해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 첫 회에 보여진 이해성(김영광)이 근무하고 있는 미래병원 응급실 풍경은 그래서 이 드라마가 앞으로 그려나갈 이야기들을 상징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결국 응급실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늘 ‘재난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재난상황을 맞아 단 9%의 가능성이 있어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걸 수 있는 의사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