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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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서울편, 유호진 PD의 출사표옛글들/명랑TV 2014. 2. 12. 08:50
여행지 강박 버리자 이 얻은 것 ‘서울 이 거대한 도시가 기적처럼 잠드는 1년 중 단 하루 설날. 빌딩과 인파 속에 숨겨졌던 낯선 서울의 얼굴을 찾는 단 하루의 마법 같은 시간여행.’ 서울편은 이런 자막과 함께 지금껏 우리가 늘 봐왔던 차와 인파로 북적대는 서울이 아니라 텅 빈 낯선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익숙함에서 낯설음을 찾는 것. 서울편으로 보여주려 한 것은 여행이 가진 이 마법적인 힘이었다. 대학로에 있는 가장 오래된 다방 학림다방, 장충동에 있는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 연지동에 있는 가장 오래된 사무실 대호빌딩, 중랑천에 있는 가장 오래된 다리 살곶이 다리, 그리고 서울 한 복판에 있는 정동의 배재학당, 서울시립미술관, 중명전과 구러시아공사관. 이 오래된 공간들은 무심코 지나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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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뭐든 도전으로 승화하는 노하우옛글들/명랑TV 2013. 5. 6. 09:04
, 시간 없다더니 그것마저 도전소재 에게 도전 소재가 아닌 것은 없다? 빙고특집은 지난 8주년 특집으로 무한상사에 너무 심혈을 기울인 관계로 촬영 시간이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됐다. 당일 녹화해서 모레 방송으로 나간다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자 김태호 PD가 가능하다고 했다며 유재석은 기막힌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사실 이번 빙고특집은 바로 이 시간에 쫓겨 즉석에서 아이템을 선정하고 그걸 도전으로 소화해내는 것 자체가 소재가 되었다. 멤버들은 먼저 회의를 통해 저마다 자신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마구 던지는 과정을 방송분량으로 만들어냈다. 정형돈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방송에 나갈 말만 해야겠다”고 말했고, 촬영현장을 무작정 찾아가자는 이야기부터 유재석 아들 지호와 박명수 딸 민서를 출연시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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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일', 추억과 시간에 관한 슬픈 사랑이야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0. 20. 09:17
'천 일', 얼마나 슬픈 얘길 하려는 걸까 "스토리는 신파지만 이 대목은 들을 때마다 내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아." 나비부인의 한 대목을 들으며 서연(수애)은 지형(김래원)에게 말한다. "신파 싫어하잖아." 지형의 물음에 서연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삶이 사실은 신파였다고 한다. 이 짧은 대화는 이 '천일의 약속'이라는 드라마를 말하는 듯하다. 신파? 신파면 어떤가. 그것이 우리네 인생의 비의를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다면. '천일의 약속'에는 자주 인물들이 드라마에 나오는 상투적인 설정들을 언급한다. 서연은 지형과 감히(?) 결혼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 드라마에 상투적으로 등장하는 빈부 격차에 의한 부모들의 결혼 반대 같은 걸 찍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향기(정유미)와의 결혼날짜가 정해지자 지형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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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시절'이라는 기분좋은 감성 시간여행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9. 10. 9. 23:33
'호우시절', 멜로를 넘어 삶을 관조하다 "그땐 참 좋았었지"하고 말하는 자의 눈빛은 쓸쓸하다. 시간은 그 좋았던 시절이 늘 좋은 시절이 되게 놔두질 않는다. 흘러가고 흘러가면서 시간은 심지어 그 좋았던 시절의 기억마저 마모시킨다. 그러니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건,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 바로 그 무차별로 흘러가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허진호 감독의 다섯 번째 멜로, '호우시절'은 바로 이 시간을 응시하면서 과거의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좋았던 시절을 현재진행형으로 돌려놓는 영화다. 영화는 출장을 가게 된 박동하(정우성)가 이제 막 중국 청두에 내린 비행기 안에서 시차에 맞게 시계를 돌려놓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것은 앞으로 벌어질 시간여행(?)에 대한 짧은 암시다. 그 여행은 대나무 숲길을 걸어가는 휴식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