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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비밀은 없어’, 연기자들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품인데 왜“다 갖다버리는 게 낫겠는데요? 고기는 엄청 질기고 양념은 너무 자극적이에요. 아, 어머님이 욕하는 데만 집중을 하시느라 음식은 아들, 며느님께서 모양만 내서 나오시는 거 아닌가요? 이런 게 꼭 있어야 사진이 잘 나오는 건가? SNS에 올릴 비주얼만 남기고 맛은 하나도 안 남았는데. 여기 20년도 더 된 맛집이잖아요. 맛이 너무 많이 변했어요.” 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에서 송기백(고경표)은 대타로 출연한 맛집 탐방 프로그램에서 욕쟁이 콘셉트를 애써 연기하고 있는 가게 주인 할머니에게 그렇게 돌직구를 날린다. 알고보니 송기백은 대학 때 이 가게에 자주 왔었던 모양이었다. 그 가게에서 “갈비찜 소짜 하나 시켜놓고 남자 녀석들이 우르르 몰..
‘선재 업고 튀어’, 타입슬립의 기막힌 변주, 본격 입덕 드라마이 정도면 본격 입덕 드라마라 할만하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시청률이 4.4%(닐슨 코리아)를 찍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그간 이 드라마의 팬들은 왜 이렇게 재밌는데 시청률은 오르지 않는가를 못내 아쉬워했다. 마치 팬심을 경험한 이들만이 과몰입하는 마니아 드라마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이 조금씩 퍼지면서 ‘선재 업고 튀어’는 드디어 시청률도 반등하며 마니아 드라마가 아닌 보편적인 공감과 호응을 얻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그 변곡점은 7회부터다. 류선재(변우석)와 임솔(김혜윤)이 서로의 운명을 바꿔 새로운 현재를 만들어낸 시점이다. 과거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갖게 됐던 ..
‘인간실격’, 시청률로 함부로 실격이라 부를 수 없는 드라마 “산에요. 산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음 집에 갔죠.” 한밤중 아무도 없는 기차역에서 철길을 하릴없이 걸으며 마지막으로 타본 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부정(전도연)이 그 때 “기차를 타고 어딜 갔냐?”고 묻자 강재(류준열)는 그렇게 말한다. 산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집에 갔다고. “산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라고 강재가 말하곤 잠시 뜸을 들일 때 부정은 살짝 긴장했다. 그 마지막으로 기차를 타본 게 아버지 장례 치르고 화장한 날 엄마와 함께 그 곳에 왔을 때였다는 강재의 말 때문이다. 어딘가 쉽지 않았을 상황이었을 테니 그가 갔다는 산과 바다가 마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런 길처럼 느껴지진 않았을까 걱정해서다. 하지만..
예능의 성패를 가르는 진정성의 힘 한때는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치부되던 소재들이 예능의 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낚시, 골프, 게임, 밀리터리 등이 그것이다. 물론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않지만 ‘찐팬’들의 막강한 힘이 느껴지는 이들 소재 예능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 낚시에 미친 자들의 세계 한 때 예능에서 낚시는 금기시되는 소재였다. 이유는 잠깐 잡히는 그 순간에 비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들이는 노동에 비해 나오는 방송분량이 적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과거 KBS 이나 에서 낚시를 소재로 잡았을 때, 낚시 자체보다는 복불복이나 토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시즌3를 방영하고 있는 채널A 는 이런 금기를 보기 좋게 깨버렸다. 종편 채널로서 시즌1에 5.3%(닐..
'미스트롯2', 과연 소문난 잔치에 송가인 같은 스타탄생 가능할까 TV조선 오디션 은 지금의 트로트 열풍의 문을 연 프로그램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종편 채널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최고시청률 18.1%(닐슨 코리아)를 기록했고, 무엇보다 송가인이라는 엄청난 트로트스타를 탄생시켰다. 의 성공은 으로 이어져 최고시청률 35.7%를 기록했고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 김희재, 김호중, 정동원 같은 톱7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았다. 그러니 이 힘을 이어받은 데다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에 대한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 기대는 첫 회 28.6%라는 대박 시청률로 나타났다. 원조인데다 트로트 오디션의 특성상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높아, 는 이미 프로그램으로서의 대박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나 다름없..
'카이로스', 타임크로싱으로 이 작품이 담으려 한 현실 "지난 몇 달 동안 24시간 내내 10시 33분 그 1분만 기다리며 살았잖아요. 이젠 모든 시간에 충실하게 살길 있게 해달라고요." 별똥별이 떨어지는 걸 보며 한애리(이세영)은 김서진(신성록)에게 자신이 빈 소원을 말했다. 매일 밤 10시33분에 단 1분 간 연결되는 과거와 현재. 그것 때문에 한애리와 김서진이 벌어진 비극에 대한 후회와 이를 막기 위해 뛰어다니던 절실함이 그의 소원 속에 담긴다. 한애리가 결국 원한 건 그런 비극이 벌어지고 그래서 후회하게 되는 일 자체가 벌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 MBC 수목드라마 가 종영했다. 최고 시청률이 불과 3.8%로 저조한 편이었지만, 단지 시청률로만 ..
'유퀴즈'의 승승장구, 포스트 코로나에도 바라는 건 tvN 예능 의 시청률이 5%(닐슨 코리아)를 넘겼다. 지난 2018년 8월에 시작해 겨울 휴지기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1%대까지 떨어졌었다.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또 퀴즈를 내 상금을 주는 다소 실험적인 방식이었지만, 유재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서 1%대 시청률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그해 겨울 휴지기를 지나면서 은 프로그램을 재정비했다. 무작위로 이뤄지는 길거리 토크가 가진 불안감 때문에 퀴즈라는 형식을 넣어 거기에 집중했던 초기의 방식을 버리고, 토크에 더 집중하는 걸 선택한 것이다. 퀴즈는 토크를 함께 해준 분들에게 상금이나 선물을 주기 위한 장치 정도로 활용되었다. 시청률은 ..
'펜트하우스', 이게 정말 15세 시청가 맞나요? SBS 월화드라마 이야기의 모티브는 JTBC 과 유사하지만 이야기 전개는 극과 극이다. 이 보다 진지하게 우리네 사교육의 문제를 극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갔다면, 는 그 이야기 틀을 가져와 학대와 폭력 그리고 불륜 같은 자극의 전시장으로 풀어놓고 있다. 최고층 주상복합 헤라팰리스에 살아가는 이들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모두 악마의 탈을 쓰고 있는 이들이다. 실력은 없지만 돈과 권력이 있어 선민의식을 갖는 인물들. 천서진(김소연)은 부모찬스로 오윤희(유진)가 차지할 1등을 가로챈 인물이고, 심수련(이지아)에게서도 남편 주단태(엄기준)를 유혹해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그래서 첫 회의 부제 '도둑년'은 바로 천서진을 지목하는 말이다. 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