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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훌륭’, 어째서 더 공격적이고 대형견일수록 강형욱 존재감도 커질까

 

지금까지 이런 상황은 없었다. 매번 KBS 예능 <개는 훌륭하다>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매회 등장하는 개들의 덩치는 커지고 상황은 갈수록 험악해진다. 이번에 소개된 맹견패밀리는 그래서 갈수록 세지는 이야기의 끝판왕처럼 소개되었다. 원수지간처럼 만나기만 하면 물고 뜯는 핏불테리아 블리와 로트와일러 쉐리의 이야기에, 공격적인 성향으로 사람을 물기까지 했던 코카시안 오브차카 머루의 이야기까지.

 

늘 ‘역대급’이라는 소개와 함께 점점 강해진 이야기 속에서 강형욱조차 이번 편에 자신이 이런 곳에 오게 될 지는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보이는 공격성은 자칫 촬영 도중에 큰 사고로까지 이어질 것 같은 불안함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청자들은 확실히 이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시청률이 말해줬다. 이번 맹견패밀리 중 머루에 대한 이야기로 <개는 훌륭하다>는 9%(닐슨 코리아)라는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지난 11월 첫 방송을 시작하며 1.9% 시청률을 냈었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단 4개월여 만에 10%에 근접하는 시청률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시청률과 화제성의 중심은 역시 강형욱이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반려동물 가족이 그토록 급증하고는 있지만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반려견과 견주 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놨다고나 할까.

 

실제로 문제 반려견으로 지목된 집을 찾아가보면 그 문제는 거의 대부분 견주로 인해 생긴 것이었다. 외부인에게 극도로 공격적인 개들이나, 주인까지 무는 개들이나, 아니면 그들끼리 집단적으로 한 개를 괴롭히는 개들 등등. 그 문제의 원인은 주인들의 잘못된 보살핌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강형욱은 이를 교정해주고 그래서 반려견과 견주 사이의 올바른 관계를 재정립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번 맹견패밀리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덩치가 거대한데다 외부인에 대한 공격성을 보여 접근조차 어려운 오브차카 머루가 그렇게 된 건 견주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대형견들을 집도 아닌 외부공간에 두고 키우면서 생겨난 일이었다. 하루 종일 철창에 갇힌 상태로 주인만을 기다리는 개들은 하루 한두 번 들르는 주인에게 한없는 애정을 보였지만, 바로 그런 환경이 개들끼리 그리고 외부인에게는 극도의 공격성을 키우게 된 이유가 되었다.

 

강형욱조차 긴장하게 만든 머루는 안전을 위해 입에 채운 마스크마저 더 험악한 느낌을 자아냈다. 하지만 강형욱은 역시 베테랑 조련사답게 아주 조금씩 머루에게 다가갔고 계속 밀쳐대고 공격하려는 머루와 친해지는데 성공했다. 몇 시간 후 강형욱은 머루와 함께 산책하며 다른 출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마법을 연출했다.

 

사실 마법처럼 보이지만 그건 이 개들의 덩치와 행동들을 우리가 오해한데서 비롯된 착시현상이었다. 강형욱의 설명처럼 오브차카나 핏불테리아, 로트와이어는 모두 주인을 위해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정도로 충성과 애정을 다하는 견종이었다. 다만 이들이 한 장소에서 같이 지내며 오매불망 견주를 기다려야 하는 환경 때문에 그런 공격성을 드러낸 것뿐이었다.

 

덩치가 커질수록 강형욱의 마법은 더 놀랍게 느껴지고, 그래서 그의 존재감도 점점 커지며 시청률도 따라 급상승한다. 하지만 그 마법의 실체는 알고 보면 우리가 그만큼 반려견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고, 그 외견과 행동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도 더 컸다는 걸 말해준다. 이것은 <개는 훌륭하다>라는 프로그램과 강형욱의 반려견들과의 소통이 왜 가치를 갖는가를 잘 보여준다. 단지 센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세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것조차 우리의 선입견이고 오해라는 걸 드러내준다는 의미에서 그렇다.(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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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의 희열’ 초대 태극장사 임태혁, 하지만 모두가 승자다

 

KBS <씨름의 희열>이 임태혁이 초대 태극장사의 주인공이 되면서 마무리됐다. 지금껏 씨름의 부흥이라는 기치에 맞게 차곡차곡 매 회 그 매력을 쌓아왔던 <씨름의 희열>. 하지만 결승전 무대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매회 수천 명이 몰렸던 결승전은 무관중 경기를 치르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만 두고 봤을 때 결승전은 역시 결승다운 명경기들이 펼쳐졌다. 만만찮은 경기로 계체량까지 재며 김태하 선수를 이기고 4강전에 오른 김기수, 막강한 헤라클레스 파워로 손희찬을 이기고 4강에 오른 윤필재, 사실상 결승전 같았던 이승호와 맞붙어 저력을 보여준 임태혁, 그리고 역시 젊은 패기로 맞선 노범수를 이기고 4강에 오른 최정만. 한 경기 한 경기가 손에 땀을 쥐고 봐야 하는 긴박감이 묻어났다.

 

이전 경기들에서는 의외의 패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역시 임태혁은 확실히 다른 클래스를 보여줬다. 그는 막강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었던 이승호, 최정만을 연달아 꺾고 씨름의 세대교체를 외치며 기세가 오른 김기수까지 모래판에 눕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임태혁은 우승 소감으로 “멸망전이라고 해서 대진표 안 좋다고 했는데 그 어려운 걸 또 해냈다”며 “씨름 많이 사랑해달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임태혁 선수가 초대 태극장사에 올랐지만 사실상 <씨름의 희열>에 출연했던 모든 선수들이 승자나 다름없었다. 선수들보다 관객이 없는 씨름경기장에서 외롭게 경기를 치렀던 선수들이 아니었던가. 아쉽게도 코로나19로 결승전이 무관중 경기로 현장에서는 다소 쓸쓸하게 마무리되긴 했지만 관중이 모인 가운데 직관 경기로 펼쳐졌던 8강전은 이들 선수들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게 됐다.

 

동작 하나와 얼굴 표정 하나까지 관객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던 경기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씨름선수들에게는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시키는 무대일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과 팬들의 함성을 들으며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승패를 떠나 이들이 계속 모래판에 설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만일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결승전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씨름경기보다 뜨거웠을 거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간 <씨름의 희열>에 쏟아졌던 관심들이 그 예측의 증거들이다. “씨름이 이렇게 재밌었어?”하고 말하는 반응들이 나오게 됐던 건 예능 프로그램의 접근방식을 썼다고는 하지만 오디션 형식을 차용해 선수들을 캐릭터화하고 그 주기술들을 소개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훨씬 더 가까이 씨름에 다가가게 해줬기 때문이었다.

 

<씨름의 희열>이 거둔 성취는 향후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 하는가를 보여준 것이기도 했다. 다소 대중들의 눈에서 벗어나 소외되고 있는 종목이라도 어떻게 접근해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스포츠의 맛을 되살릴 수 있다는 것. <씨름의 희열>은 그걸 보여준 것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평가될 수 있다. 무관중으로 진행된 최종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씨름의 희열> 마지막회 시청률은 4.2%(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첫 회 시청률 2.0%와 비교하면 무려 두 배 이상 폭등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을 팬으로 만들어버린 선수들 모두가 승자일 수 있는 경기를 보여준 프로그램의 가치는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지워질 수 없을 것이다.(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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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모두를 열광에 빠트린 캐릭터 맛집의 괴력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종영했다. 마지막회는 최고시청률 21.6%(닐슨 코리아)를 기록해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가 거둔 역대 tvN 드라마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드라마 시작 전만해도 많은 불안요소들이 있었고 실제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북한을 소재로 했다는 점은 현 시국과 맞물려 ‘미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불안요소들은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기우에 불과했다는 게 금세 밝혀졌다. 북한 미화가 아니라 남북 간 소통에 대한 강력한 판타지가 담겼고, 그 판타지는 꽉 막힌 남북관계의 현실에 오히려 더 강력해졌다. 막히면 막힐수록 더 강해지는 열망이랄까.

 

돌풍을 타고 북한에 불시착해 벌어지는 남녀 간의 로맨스와 갖가지 사건들은 코미디 장르가 주는 유쾌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었다. 무뚝뚝하면서도 연애초보 같은 순박함을 지닌 데다 카리스마까지 갖춘 리정혁(현빈)이라는 듬직한 캐릭터가 드라마에 무게감을 부여한다면, 욕망에 충실하고 다소 엉뚱하지만 영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윤세리(손예진)라는 캐릭터는 그 위에서 드라마를 한껏 경쾌하게 만들었다.

 

리정혁과 윤세리의 관계를 든든히 받쳐주는 부대원들 표치수(양경원), 박광범(이신영), 김주먹(유수빈), 금은동(탕준상)이 그 캐릭터만으로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선사했고, 북한 마을의 아줌마들 4인방 마영애(김정난), 나월숙(김선영), 현명순(장소연), 양옥금(차청화)은 훈훈한 정과 의리로 이들을 지지해줬다. 여기에 드라마 전체에 긴장감을 부여한 조철강(오만석)이라는 악역과 정만복(김영민) 같은 웃음과 눈물을 오가는 반전 캐릭터도 빼놓을 수 없다.

 

한편 리정혁과 윤세리만큼 서로의 마음에 불시착한 또 다른 주인공들로서 서단(서지혜)과 구승준(김정현)은 코미디로 시작해 의외로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고, 서단의 엄마 고명은(장혜진)과 외삼촌 고명석(박명훈) 역시 간간히 등장해 강렬한 웃음을 주는 미친 존재감들이었다.

 

이처럼 <사랑의 불시착>이 이토록 강력한 열광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캐릭터 맛집’의 괴력이 아닐 수 없다. 인물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남북을 오가는 러브스토리라는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가 유쾌하면서도 쫄깃하게 그려질 수 있었다.

 

전반에는 북한에서의 리정혁과 윤세리의 만남과 관계의 진전을 그려내고, 후반에는 남한으로 배경을 바꿔 그 이야기를 이어간 것 역시 드라마의 지속적인 몰입을 이끌어낸 주요인이다. 특히 북한에서 내려온 리정혁과 부대원들의 남한 적응기는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일들조차 코미디적 상황으로 만들어줬고, 조철강의 위협 속에서 긴장감 또한 높여주었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최근 들어 과거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뻔한 로맨틱 코미디였을 때의 이야기라는 걸 <사랑의 불시착>은 보여줬다. 남북을 넘나드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과감한 선택과 이를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구현해냈다는 사실은 박지은 작가의 여전한 필력을 증명해주었다.

 

남녀 간의 장애물을 넘는 사랑의 이야기가 멜로드라마의 기본적 구조라면, <사랑의 불시착>은 그 장애물을 남북한이라는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경계로 세움으로써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를 그려낼 수 있었다. 이것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외계인과의 사랑이야기라는 색다른 지점으로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던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보인다. 박지은 작가의 다음 작품은 과연 어떤 색다른 장애요소를 가져와 그만의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로맨틱 코미디로 그려낼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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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패다’, 윤시윤이어서 가능했던 코믹 스릴러의 맛

 

후반에 이르러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2.9%(닐슨 코리아)까지 올랐지만 끝내 3%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한 채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종영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이 작품의 성취는 결코 적지 않다. 지금껏 스릴러라고 하면 어느 정도 정해진 형식적 틀이라는 게 있었지만 이 작품은 그런 틀에서 과감하게 빠져나와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는 독특한 맛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연쇄살인마의 다이어리를 주운 채 기억을 잃어버린 육동식(윤신윤)이 깨어나 자신을 연쇄살인마라고 여기며 벌어지던 해프닝은 진짜 살인범인 서인우(박성훈)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국면 전환을 만들어낸다. 육동식이 자신을 연쇄살인마라 여기는 초반부가 코미디로 그려진다면, 후반부로 오며 서인우가 육동식에게 자신이 저지른 죄를 모두 뒤집어씌우는 상황에서는 스릴러가 점점 강력해졌다.

 

결국 육동식은 자신이 진짜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하며 감옥에까지 들어가게 돼서야 비로소 그게 모두 서인우에 의해 만들어진 거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이어진 반격. 육동식과 심보경(정인선)이 공조해 서인우와 대결하는 과정은 쫄깃한 스릴러의 맛을 선사했다. 드라마 한 편에서 이렇게 웃음과 긴장감이 오갈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해줬다는 것만으로도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성취는 분명히 있었다고 여겨진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가 이 코믹스릴러라는 독특한 퓨전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는 ‘착하다’는 선이 가진 힘이다. 사실 우리네 현실에서 선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졌다 여겨지는 건 악이라고 느껴질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육동식은 늘 호구로 불리며 당하는 삶을 살아왔고 그 삶이 싫어 극단적 선택까지 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가 연쇄살인범이라 착각하면서 누군가를 살해하겠다는 마음은 끝내 벌어지지 않는다. 저들에게는 ‘호구’라 불렸지만 그가 갖고 있는 선한 마음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결국 그 선한 마음이 무가치로 폄하되곤 하는 우리네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았다. 다른 이도 아니고 육동식이 그 다이어리를 갖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심보경은 그의 ‘선한 마음’이 더 비극적인 상황들을 만들지 않았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다. 누군가에게 당하며 심지어 호구로 불리는 이들이 있어 우리 사회가 어쩌면 살만해질 수 있다는 것.

 

이 작품의 성취에서 상찬할 수밖에 없는 건 연기자들의 호연이다. 특히 윤시윤은 싸이코패스의 살벌한 웃음과 함께 순간 허당으로 바뀌는 표정 연기로 이 작품이 가진 코믹 스릴러라는 장르를 가능하게 해줬다. 순간적으로 섬뜩한 얼굴에서 금세 천진무구한 얼굴로 바뀌는 그 연기가 더해져 드라마의 이질적인 장르가 따로 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와 항상 같이 붙어 다니던 장칠성 역할의 허성태가 보여준 연기변신도 한 몫을 차지했다. 물론 싸이코패스 악역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낸 서인우 역할의 박성훈도 빼놓을 수 없다.

 

낮은 시청률은 아마도 이 작품이 가진 파격적인 시도가 낯설게 느껴져서였을 게다. 스릴러의 긴장감과 코미디의 이완이 오가는 이 작품이 우리가 늘상 봐오던 그런 드라마의 색깔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참신한 시도가 있어야 드라마가 장르적 문법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지대를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성취는 그런 의미에서 결코 적지 않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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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2’, 시즌2 드라마의 새 기록 세우나

 

김사부(한석규)의 낭만이 그리웠던 걸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가 2회 만에 18%(닐슨 코리아)라는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회 14.9% 시청률이 시즌1이 남겼던 기대감의 수치라면 2회의 이 수치는 시즌2 역시 충분히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는 증거다. 도대체 <낭만닥터 김사부2>의 무엇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만든 걸까.

 

첫 회가 시즌1의 리마인드와 함께 새 진용으로 등장한 서우진(안효섭)과 차은재(이성경)를 소개하고 이들이 김사부가 운영하는 돌담병원으로 오게 되는 과정을 다뤘다면, 2회는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담았다. 국방부 장관이 차로 이동 중 운전기사가 갑자기 의식을 잃는 바람에 차량이 가드레일을 치고 나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렇게 가장 가까운 병원인 돌담병원을 찾게 된 긴급환자들을 수술하는 김사부와 서우진 그리고 차은재의 이야기가 펼쳐진 것.

 

환자가 국방부 장관이라는 위치가 주는 중압감과 복합적인 내상에 아스피린을 상시 복용해 출혈을 잡기 힘든 상황으로 과연 수술 자체가 가능할까 싶었지만 김사부는 CT 촬영 같은 장치를 활용하지 않고도 재빠르게 출혈을 잡아내는 면모를 보여줬다. 이를 도운 서우진은 김사부의 놀라운 수술과정을 보면서 반신반의하며 “감과 운이 좋았을 뿐”이라 했지만 점점 그게 김사부의 진짜 실력이라는 걸 알아차린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첫 번째 에피소드로 보여준 국방부 장관 수술 이야기는 사실 시즌1에서도 등장하곤 했던 유사한 에피소드다. 즉 유명인사의 수술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수술에 성공하는 김사부와 이를 돕는 후배 의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한편에는 그 공을 가로채려는 도윤완 이사장(최진호)이 등장해 김사부와 각을 세우는 에피소드다.

 

결국 시즌1의 이야기 구조를 몇몇 설정들을 바꿔 가져온 것이지만 의외로 그 힘은 여전히 세다는 걸 <낭만닥터 김사부2>는 보여준다. 그건 워낙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이 구축해낸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다는 뜻이고,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구조 자체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정서적으로 잡아내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거대병원(이름 자체에 거대하다는 뜻이 들어있다)과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는 지방의 소박한 돌담병원의 대결구도가 그 강력한 이야기 틀의 밑그림이라면, 그 위에서 팽팽한 대결을 보여주는 김사부와 도윤완의 만만찮은 캐릭터가 주는 힘이 드라마의 메인 극성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역시 소외된 젊은 의사들이 김사부와 처음에는 갈등하지만 차츰 한 팀을 이뤄가는 이야기가 주는 판타지가 더해진다.

 

김사부는 젊은 의사들에게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사부의 역할’을 해서 오명심(진경) 같은 수간호사가 지적하듯 ‘꼰대’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보이지 않게 그들을 챙겨주는 모습을 통해 그 지적에 담긴 진심을 드러낸다. 서우진을 몰아붙이지만 그가 다친 걸 알고 다른 의사들을 시켜 약도 챙겨주고 검사도 하게하며, 울렁증으로 수술대에서 도망쳐버린 차은재에게 그러려면 의사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알고 보면 그를 스카우트한 장본인이 김사부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꼰대가 아닌 사부의 면면을 보여주는 김사부와 그를 통해 성장해가는 서우진. 차은재의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낭만적 판타지’를 제공한다. 물론 그건 돌담병원이 거대병원도 하지 못하는 갖가지 어려운 수술들을 김사부와 그 팀이 힘을 합쳐 해나가고, 심지어 거대병원에 의해 처하게된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나가는 것 또한 ‘낭만적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낭만닥터 김사부>가 보여주는 건 단지 의학드라마의 장르적 재미만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잘 되고, 욕망에 흔들리지 않고 정직하게 할 일을 한 사람이 상찬 받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해야 할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우리네 사회를 뒤집어 보여주는 재미다. 물론 그런 당연한 일들이 ‘낭만적 판타지’가 된 현실은 씁쓸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지만, 그래서 우리는 <낭만닥터 김사부2>의 여전한 그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 그건 우리네 사회가 시즌1이 방영됐던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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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도 어쩔 수 없나, 기획은 좋은데 내용은 영

 

애초 기대감은 꽤 컸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기대감이 꺾이더니 이내 배신감이 느껴진다. 최근 tvN에서 주중에 방영되고 있는 두 드라마, <위대한 쇼>와 <청일전자 미쓰리> 이야기다. 그간 어느 정도 완성도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된 tvN 드라마지만, 이 두 작품을 보다보면 tvN도 어쩔 수 없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대한 쇼>는 시작이 괜찮았다. 위대한(송승헌)이라는 승승장구하던 젊은 정치인이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 때문에 ‘국민패륜아’가 되어 낙마하고, 다시 정치일선에 복귀하기 위해 자신의 딸이라며 나타난 한다정(노정의)과 아이들을 부양하는 ‘정치쇼’를 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물론 그 정치쇼는 점점 진짜 가족의 면면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지만.

 

정치쇼와 가족 소동극을 엮어 지금의 달라진 대안가족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또 중간 중간 미혼모 문제나 낙태, 학교 내 집단 따돌림 문제 같은 사안들을 담아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위대한 쇼>는 어딘지 이야기가 진척되어간다기보다는 적당한 위기와 쉬운 해결을 반복하는 지지부진함으로 빠져들었다. 공천을 받느냐 못받느냐 하는 상황과 한다정이 친딸이 아니라는 일종의 ‘출생의 비밀’ 코드 같은 걸로 한 회가 채워진다. 코미디라고 해도 그 내용에 있어서는 치열해야 할 텐데 드라마가 너무 한가롭다는 느낌마저 든다. 결국 기대감은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청일전자 미쓰리>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애초 예고편을 봤을 때만 해도 직장 내 말단 경리직원 이선심(이혜리)이 사장이 되어 벌어지는 시원한 반전 코미디 드라마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시작되자 이 드라마는 갑질에 망하기 일보직전에 처한 청일전자 사람들의 짠내 가득한 이야기로만 채워진다. 그저 착하기만 한 선심이 이 위급한 회사를 의외의 능력을 발휘해 살려낼 거라는 기대감을 갖기도 어렵게 됐다.

 

그나마 믿고 있던 유진욱 부장(김상경)도 결국 사표를 썼다. 그는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사표를 쓰게 되는 과정이 한 회로 거의 채워졌다. 무언가 새로운 반전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또 그렇게 한 회가 지나가는 걸 보며 애초 <청일전자 미쓰리>라는 드라마를 오인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건 사이다 코미디가 아니라 고구마만 가득한 지지부진한 드라마라고.

 

어째서 tvN처럼 괜찮은 기획력의 드라마들을 계속 포진해온 채널에서 연달아 이런 드라마들이 나오게 된 걸까. 그건 기획만 괜찮고 내용은 그걸 따라가 주지 못하는 시스템의 문제는 아닐까 싶다. 물론 최근 들어 드라마에서 기획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그 기획도 결국 작품으로 내용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으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운 일이다.

 

애초의 기대감이 컸기에 실망감이 나아가 배신감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일 게다. tvN 드라마가 그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제 기획만이 아닌 내실을 다질 수 있는 내공 있는 작가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도 2~3% 정도로 평타를 치는 시청률이 나온다고 만족할 일이 아니라.(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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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도전 결코 실패 아닌 건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한 마디로 미스터리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클리셰를 훌쩍 뛰어넘는 재기발랄하고 의미심장한 대사들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어찌 된 일인지 시청률은 급상승한 마지막회조차 1%대에 머물렀다. 심지어 1.0%로 자칫 1% 밑으로 떨어질 뻔한 회도 두 차례나 있다. 올해 영화 <극한직업>으로 1천만 관객을 훌쩍 넘긴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도전. 어째서 시청률은 화답하지 않은 걸까.

 

우선 전제해야할 건 시청률과 완성도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말드라마가 30% 시청률을 낸다고 해도 모두 완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지 않듯이 시청률 1%짜리 드라마라고 해도 완성도가 낮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시청률은 대중성의 잣대일 뿐 완성도와는 그리 상관이 없을 수 있다.

 

<멜로가 체질>은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스스로가 ‘본격 수다 블록버스터’라고 기치를 내걸었듯이 속사포로 이어지는 대사들이 독특한 맛을 낸다. 인터넷에서 이미 회자되고 있는 <멜로가 체질>의 명대사를 검색해보면 그 말맛의 공력이 얼마나 깊은가를 새삼 확인할 수 있다. “그 마음이 하루 갈지, 천년 갈지, 그것도 생각하지 마. 마음이 천년 갈 준비가 돼있어도 몸이 못 따라주는 게 인간이야. 시간 아깝다.” 같은 대사나 “사는 게 그런 건가. 좋았던 기억 약간을 가지고 힘들 수밖에 없는 대부분의 시간을 버티는 것.” 같은 대사를 보면 우리가 보통의 드라마에서 접하는 틀에 박힌 대사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헤어지고 아픔을 견디고 다시 재회하며 사랑을 이어가는 그 일상을 담아낸 이 드라마는 그 이야기 소재만을 두고 보면 상투적일 수 있다. 특별히 새로울 게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를 보게 되면 그 상투적인 상황이 전혀 상투적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결국 상투성을 깨는 건 한 걸음 더 깊게 들어가는 구체성과 디테일이라고 했던가. <멜로가 체질>은 특정 상투적 상황을 겉치레로 훑고 지나가지 않고 그 안에서 느끼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파고 들어간다. 그리고 그것이 오묘한 대사들로 드러난다.

 

상투성을 깬다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고 작품에 있어서 새로움을 더하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대중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중성은 어쩌면 적당한 상투성에 일정 부분의 반전이 더해질 때 더 효과를 보기 마련이다. 특히 영화처럼 완전한 몰입 상태로 보는 콘텐츠와는 조금 다른(물론 최근에는 드라마도 영화적 몰입을 요구하기 시작했지만) 드라마의 경우는 익숙한 상황 속에서도 기묘한 대사들로 그 상투성을 시종일관 뒤트는 것이 대중들을 유입시키는 데는 오히려 장애요소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른바 너무 꽉 짜인 완성도가 작품으로서는 좋지만 대중성에서는 좋지 않은 아이러니가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드라마 도전이 처음인 이병헌 감독에게 <멜로가 체질>의 낮은 시청률은 그래서 더더욱 미스터리로 다가왔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나 틀에 박힌 상투성으로 심지어 30% 이상의 시청률을 내는 드라마들을 너무나 많이 봐온 필자에게 <멜로가 체질>은 구원 같은 작품으로 다가온다.

 

시청률 좀 낮으면 어떤가. 이렇게 하나의 세계를 완성도 높게 밀고 나가는 드라마는 분명 가치 있고 귀한 것이니 말이다. 모쪼록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도전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시청률은 1%대였지만 공감은 100%였으니.(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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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펀딩’, 가치 있는 일에 방송이 할 수 있는 것들

 

김태호 PD가 내놓은 MBC 새 주말예능 <같이 펀딩>에 출연한 유준상은 트렌드를 읽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들을 많이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시간대 타 방송사들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최근 다시 힘을 발휘하는 상황이라 <같이 펀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을 내놨다. 그건 사실이었다. 첫 회 시청률이 겨우 3%대(닐슨 코리아)로 동시간대 최고시청률을 낸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15% 시청률과의 격차는 뚜렷했다. SBS <집사부일체>의 6%대와도 격차가 분명했고.

 

하지만 시청률이 전부는 아닐 게다. 만일 가치로만 따진다면 <같이 펀딩>이 하려는 일들이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보여주는 육아예능보다 훨씬 높다 여겨지기 때문이다. 첫 회에 유준상이 갖고 온 첫 아이템은 이른바 ‘태극기함 프로젝트’다. 국경일이면 당연히 태극기를 게양하던 시절이 무색하게 최근 들어 태극기를 거는 곳을 찾기가 힘겨워진 상황으로부터 유준상은 어떤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태극기함이 있어 늘 태극기를 보관하고 국경일에 꺼내 게양하던 그 때의 기억을 소환하고, 집집마다 태극기함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랐던 것.

 

프로그램은 태극기함의 존재 가치를 위해 먼저 태극기의 의미부터 되짚은 시간을 가졌다. 북한산 진관사를 찾아간 유준상은 설민석을 통해 태극기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백초월 스님의 태극기에 얽힌 이야기는 그 먹먹함에 유준상 역시 눈물을 뚝뚝 흘릴 수밖에 없었다. 모진 고초를 겪어가며 독립운동을 해왔지만 한국전쟁으로 모든 사료들이 소실되면서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던 초월 스님. 하지만 지난 2009년 진관사 칠성각에서 보수공사 도중 나온 보자기 하나가 그 놀라운 스님의 독립운동 궤적을 드러냈다.

 

독립운동 기사가 들어있는 신문들이 담겨 있던 그 보따리는 태극기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일장기 위에 덧대고 태극기를 그려 넣은 것이었다. 그 붓길 하나하나에 담겨져 있는 초월 스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했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도 모두 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이야기.

 

방송을 통한 이 같은 가치의 공유는 그 태극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만들었고, 유준상이 하려는 태극기함 프로젝트에도 힘을 실어 주었다. 실제 펀딩에서 단 10분 만에 목표를 달성했고, 추가수량을 포함한 1만 개의 태극기함 펀딩 역시 방송 마감 후 30분 만에 완료됐다. 최종적으로 1차 펀딩 달성률은 무려 4,110%에 달했다.

 

<같이 펀딩>이 흥미로워지는 건, 방송이 현실을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을까 하는 지점이다. 사실 방송이라고 하면 그저 방송으로서의 재미로만 소비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방송이 가진 힘은 현실을 실제로 바꾸기도 한다. 다만 여기서 중요해지는 건 어떤 현실을 바꿀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가치의 공유’는 그래서 중요해진다. 누구나 공감하는 가치를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계속 던질 수 있다면 그것은 방송 프로그램의 재미 차원을 넘어서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미 펀딩을 엄청난 수치로 초과달성한 <같이 펀딩>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게다. 시청률보다 더 큰 가치의 공유라는 성과를 얻었으니.(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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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26 09:58 스턴트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 시청률로 재단할수 없다 말하는지????
    시청률때문에 사라지는 정말 유익하고 좋은 프로가 얼마나 많은데??? 예능에서는 어차피 시청률임
    태호피디가 머리가 좋아서 시청률 안나와도 욕들먹는 프로를 만들었다 생각해야지... 취지가 좋던 안좋던 예능은 재미가 우선이고 그 재미가 시청률로 나오는거고 그안에 의미를 녹여서 부여해야지.. 뭔 보는사람도 적은데 공익적인 내용이라고 해서 예능에 시청률 빼면 안되지... 그럼 미우새는 시청률과 상관없이 쓰레기 프로라 말할수 잇어야지

‘아름다운 세상’, 비지상파 드라마들 호평 받는 또 하나의 이유

 

이 정도면 뚝심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자신감이라고 해야 할까.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은 사실 너무 진중한 주제의식과 어두운 분위기 탓인지 초반 시청률에서도 화제성에서도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하고자 한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나갔다. 조금씩 시청자들이 그 드라마의 진심을 알아보게 되었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시청률도 서서히 올랐고 드라마도 화제가 되었다.

 

결국 2.1%(닐슨 코리아)로 다소 저조하게 시작했던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해 마지막 회 5.7%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중요한 건 결코 쉽지 않은 이 드라마의 이야기를 끝까지 완성도 높게 추구해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다툼이 있었고 그래서 사고로 추락한 한 아이의 이야기는 그러나 사적인 복수의 차원을 넘어서, 제대로 된 진실규명과 사법정의가 이뤄지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걸 보여줬다.

 

학교 옥상에서 떨어진 아들이 자살로 위장되고 심지어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누명까지 쓰게 되는 그 충격을 그 부모가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연루된 이들에 대한 복수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박무진(박희순)과 강인하(추자현)는 서로를 의지해가며 이 난관들을 헤쳐 나가고, 그들이 하는 일이 사적 복수가 아니라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택들이라는 걸 되새긴다.

 

그래서 말미에 이르러 박무진과 강인하는 아들의 추락과 누명에 연루된 두 아이들을 구해낸다. 아들 선호(남다름)를 집단적으로 괴롭히게 만들었고 추락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준석(서동현)은 죄를 저지르고도 벌을 받지 않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래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하지만 박무진은 그것이 진정으로 용서받는 길이 아니라고 말하며 그를 구해낸다. 또 강인하는 준석의 아버지 오진표(오만석)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이것이 두려워 가해자로 선호를 지목했던 다희(박지후)를 껴안고 “너의 잘못이 아냐”라고 말해준다.

 

박무진과 강인하는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이 문제들이 결국은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걸 명백히 한다. 이로써 죄를 지은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까지 죄의식 속에 살아가지 않게 만들며, 죄가 있다면 벌을 받고 이를 뉘우치며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어쩌면 이것은 이 드라마가 우리 사회 전체에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일 게다. 수많은 사람을 죽게 만들고도 그만한 벌을 받지 않은 채 버젓이 멀쩡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그런 아이들이 갖게 되는 실망감, 분노, 좌절, 무력감 등은 과연 우리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게 만들 수 있을까.

 

시작은 소소했지만 결말은 단단했던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드라마가 가능했던 건 애초의 그 의도들을 흩트리지 않고 끝까지 멀어 붙일 수 있어서다. 이런 행보는 여러모로 지상파 드라마들이 초반 부진을 ‘기획’이라는 명목 하에 개입해 이리저리 뒤흔들기도 했던 행보들과는 사뭇 다른 면모가 아닐 수 없다. 시청률에 못 미치면 대본을 고치고 무리하게 캐릭터의 설정을 바꾸거나 심지어 분쟁이 일어나 주인공 배우가 바뀌는 사태까지 벌어지곤 했던 게 지상파 드라마가 한때 해왔던 행보들이다.

 

물론 지금은 지상파도 시대적 요구에 의해 콘텐츠 완성도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에게는 그 많은 논란들이 잔상처럼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일단 편성을 했으면 충분히 하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내버려두는 것. 어쩌면 비지상파 드라마들이 최근 몇 년 간 약진한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최근 종영했던 tvN 드라마 <자백> 역시 단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이 드라마는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필휘지하듯 밀어붙였다. 16부가 한 편의 영화처럼 꽉 짜여진 완성도를 가진 놀라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그것이 허용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크지만 완성도를 위해 내버려둔 결과는 좋은 작품으로 돌아왔고 결국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게 되었다.

 

다소 시청률이 저조하다 하더라도 끝까지 이야기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건 드라마들이 그저 재미만이 아니라 진중한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비지상파 드라마들은 그런 기반 아래서 세상에 대한 진지한 질문들을 던져왔고, 거기에 시청자들은 화답했다. 지금의 비지상파 드라마들이 갖게 된 위상은 바로 이런 한 걸음 한 걸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은 그 또 하나의 예가 되는 작품이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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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만찬’ 같은 프로그램이 KBS의 가치를 높여준다

시청률은 3%(닐슨 코리아)대다. 최고시청률 5.2%를 찍기도 했지만 사실 KBS <거리의 만찬>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방송사들의 격전지가 되어있는 금요일 밤 10시에 편성되어 있는 ‘시사’ 프로그램이니, 타 방송사의 웃음 터져 나오는 쟁쟁한 예능프로그램들과 경쟁이 될 리가.

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웃음보다는(그렇다고 시종일관 심각하다는 얘긴 아니다) 진지함과 아픔 때로는 눈물을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대한 공감이 더 많다. 실제로 여기 고정출연해 매회 현장을 찾아가 그 곳의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는 개그우먼 박미선, 정치학박사 김지윤, 아나운서 김소영은 그들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기 일쑤다. 그러니 즐기고픈 ‘불금’에 높은 시청률을 낸다는 건 애초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만찬>에 대해 시청자들은 ‘수신료가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필자는 시청률이 3%라도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KBS 같은 공영방송이 제대로 해야할 일을 하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시사프로그램으로서 지금 현재 우리 사회가 들여다봐야할 중요한 문제들을 ‘용감하게’ 소재로 선택하고, 그 문제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할 말이 있는 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이로써 두루뭉술한 양비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어느 한 쪽이라도 확실한 목소리를 담아낸다는 점이 그렇다. 

예를 들어 지난 18일 방영된 ‘노동의 조건 첫 번째 이야기-죽거나 다치지 않을 권리’가 다룬 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은, 최근 안타까운 죽음으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고 김용균씨의 빈소를 찾아가 조문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비정규직과 하청, 청년실업 게다가 안전불감증까지 겹쳐져 있는 이 사안을 피하지 않고 소재로 가져와 문제를 환기시키고, 우리 사회에 결코 적지 않은 또 다른 김용균씨라고 할 수 있는 세 사람을 어느 삼겹살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대기업 하청공장에서 메탄올에 중독되어 실명을 하게 된 김영신씨와, 고 김용균씨의 동료인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다 다리를 다쳐 수차례 수술을 받고 있는 김범락씨, 그리고 산업체 현장실습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열아홉살 고 이민호군의 아버지가 그들이다. 메탄올의 위험성 따위는 알려주지도 않고 작업을 하게 했다는 사실이나, 사고가 났을 때 그 사실이 알려질까봐 앰블란스를 부르지도 않고 병원을 갈 정도로 쉬쉬했다는 이야기, 평소 말 잘 들으라 했던 말이 통한의 후회로 남는다는 아들의 죽음으로 무너진 아버지의 이야기는 이 사안이 가진 부조리를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감정적인 울림을 만들어낸다.

아마도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기 어려웠을 게다. 그 삼겹살집에서 묵묵히 그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세 명의 여성MC들과 그날 특별출연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차오르는 눈물을 조용히 닦아내는 것으로 그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그 청취와 눈물은 아마도 가슴 속 응어리처럼 단단하게 뭉쳐있던 그 아픈 이야기를 꺼내놓은 분들에게 천만분의 일이라도 무게를 덜어내주지 않았을까. 

찬반이 팽팽한 낙태문제 같은 소재도 피하지 않고 다룰 수 있었던 건 거기 어떤 이념이나 사심이 전혀 없는 진솔한 대화들이 오고갔기 때문이다. 실제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머릿속 논리로만 생각해왔던 문제가 현실에 부딪쳤을 때 어떤 다른 파장으로 돌아가는가를 확인하게 해주는 것. 그것은 낙태라고 하면 일단 ‘죄’를 먼저 떠올리는 그 사회적 시선 이면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홀로 감수하고 있는가를 공감하게 했다. 

희귀중증질환을 가진 어린 환자와 가족들을 찾아간 ‘내일도 행복할거야’ 편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개인이 온전히 책임져야만 하는 사안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안아줘야 하는 사안이라는 걸 보여줬다. 아픈 아이들 때문에 온전한 삶 자체가 불가능한 엄마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는 “웃어야 하기 때문에 웃는다”는 이 엄마들의 웃음 속에 깊이 담겨진 아픔들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최근 들어 ‘지상파가 위기’라는 말은 이제 하나의 기정사실이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지금 지상파들은 생존하기 위해 오히려 더 자극적인 드라마를 편성하고 어떻게든 시청률을 내려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KBS 같은 공영방송에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개인화되어가는 미디어 활용 때문에 보편적 시청을 추구하는 기존의 지상파의 헤게모니는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필요해지는 건 공영성이 아닐 수 없다. <거리의 만찬> 같은 공영성을 가진 시사교양프로그램이 KBS 같은 공영방송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지 시청률만 높은 프로그램이 아니라.(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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