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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대중들, 해외 반응이 아직도 중요한가

 

“<아바타> 못지않은 작품 만들 겁니다.” “<아바타><트랜스포머>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애초에 <디워2>를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중국 화인그로벌영사그룹에서 5억 위안(9백억 원)의 투자를 받아 제작하고 있는 <디워2>에 대해 심형래 감독은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사진출처:<디워2> 제작사

사실 모두가 심형래 감독은 끝났다고 생각하던 차에 중국으로부터 들려온 9백 억 투자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그간 언론에 별로 얼굴을 내밀지 않던 심형래 감독이 요즘 자주 인터뷰 지면을 채우고 있다. 그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한 마디로 굉장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대중들은 반신반의하는 입장을 보인다.

 

국내에서 <디워>가 개봉됐을 때 일어났던 애국 마케팅 논란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상승효과를 거둬 이 영화가 흥행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심형래 감독의 파산 소식이 들려오면서 <디워>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해졌다. 그래서일 것이다. 작품이 나오기도 전에 <디워2>에 대한 심형래 감독의 말들이 잘 믿기지 않는 것은.

 

국내의 시큰둥해진 반응에 해외의 투자 유치 같은 우리와는 상반된 반응을 꺼내 <디워2>를 홍보하는 건 어디선가 많이 봐왔던 영화 마케팅이다. 그간 그토록 많았던 영화제 반응과 해외 반응 같은 소식들은 사실은 국내 시장을 위한 마케팅방식의 하나였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런 방식은 꽤 괜찮은 효과를 가져 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방식이 지금도 유효한 걸까.

 

최근 칸느 국제영화제에서 연일 타전되어 들어오는 이야기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 대한 해외 반응이다. 시사회가 열린 후 문제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극과 극이라는 반응을 내세워 논쟁적인 영화로서의 이미지도 갖게 됐다. 게다가 마켓에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뜨거운 구입 문의가 이어진다는 기사도 나왔다.

 

이것이 실제 상황이라면 <아가씨>로서는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런 식의 홍보마케팅 방식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다. 이러한 해외 반응에 더 이상 국내의 대중들이 혹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식의 홍보마케팅이 궁금증을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이제 영화의 성공여부는 작품의 성취에 의한 실제적인 입소문이 절대적이다.

 

아직 <디워2>는 제작도 되지 않았고 <아가씨>는 국내에서 관객들이 만나보지도 못했다. 그러니 그 기대감을 자아내는 해외 투자나 반응을 먼저 끄집어내는 지도 모른다. 투자를 얼마 받았건 해외 반응이 어떻건 작품에 대한 평가는 결국 작품 고유의 완성도나 대중성에 의해 냉정하게 이뤄질 것이다. 온전히 작품을 저마다의 취향으로 감상하는 시대에 마치 모든 걸 다 이룬 것처럼 보이는 영화 측의 설레발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항간에는 아직도 해외 반응이 그리 중요한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관객들은 확실히 달라져 있다.

Posted by 더키앙

실체는 없고 장밋빛 계획만 무성한 <디워2>

 

“100억을 투자하지만 1,000억이 돼서 돌아 올 수 있는 상황이다.” JTBC <연예특종>에 나와 심형래 감독이 영화 <디워2>의 제작준비를 하고 있다며 밝힌 말이다. 심형래의 말대로라면 엄청난 수익률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제작 첫 단계에서부터 돈 얘기부터 나오는 건 어딘지 섣부른 느낌이다. 영화감독이라면 돈 얘기보다는 영화 얘기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연예특종(사진출처:JTBC)'

심형래 감독에 따르면 최근 <디워2>는 제주 비스타케이호텔그룹과 100억 원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투자 결정 이유는 중국에서 <디워>가 보인 흥행이 <디워2>로 이어지면 투자 수익은 물론이고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란다. 역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다.

 

그는 또 현재 “<디워2>1차 시나리오가 나온 상태이며 CG감독으로 <고질라><스파이더맨3>의 시각효과를 맡은 데이비드 에브너와 함께 작업하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7월 중순에는 미국에서 할리우드 스태프들과 영화의 제작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데이비드 에브너와의 계획은 구두 협의된 상황이라고 한다.

 

또 캐스팅에 있어서도 영화에 아시아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일본의 유명 여배우와 중국 여배우를 포함해 여러 배우들이 물망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캐스팅을 하고 있지만 아직 논의 사항이고 결정된 건 없다는 얘기다.

 

심형래 감독의 이야기는 대부분 얼마를 투자받을 계획이고 그것이 얼마의 수익을 낼 것이며 또 누구와 작업할 것이고 어떤 연기자를 캐스팅할 것이라는 얘기에 집중되어 있다. 정작 <디워2>가 어떤 영화인지는 잘 알 수가 없다. 막연하게 1969년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우주과학기술경쟁을 벌이던 시대에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한다. 실체는 없고 주변 얘기만 무성하다.

 

사실 <디워2>에 회의적인 것은 <디워>를 그다지 성공작이라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시의 애국주의와 논란이 뒤섞인 마케팅으로 국내에서 흥행하기는 했지만 이미 관객들은 그 실체를 보았다. 전작에 실망감을 갖는 관객이 속편을 찾아볼 까닭이 있을까. 아니 실패한 전작의 속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심형래 감독의 말대로 1000%의 수익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거대 투자사들이 이를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디에서도 거대 투자사가 <디워2>에 투자했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심형래 감독의 이야기들은 실제 이루어진 것보다는 앞으로의 계획에 더욱 집중되어 있다. 미리 1000%의 수익을 예상하는 것처럼 미래에 대한 계획은 넘쳐나지만 실제 성사된 구체적인 일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100억대, 아니 그 이상의 투자가 오고가는 작품이라면 향후 실패하거나 엎어졌을 때 그 파장 또한 클 수밖에 없다. CG 작품은 지금의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더 정교해져야 하고 그러려면 투자비는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진정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일까. 직원 임금과 퇴직금 체불 혐의로 기소되고 파산신청까지 한 심형래 감독이다. 그는 왜 이렇게 <디워2>에 집착하는 것일까.

Posted by 더키앙

코미디언 출신의 영화 집착, 논란만 많은 까닭

 

서세원과 심형래. 최근 들어 이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들의 이름이 부쩍 논란의 도마 위에 자주 오르내린다. 서세원은 최근 폭행혐의로 아내 서정희씨에 의해 신고 당했다.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추함을 넘어 추악함까지 보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세원(사진출처:채널A)'

서세원은 자신이 제작 총감독을 맡은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시나리오 심포지엄에서 빨갱이들로부터 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안 지키면 자녀들이 큰일 난다.”는 발언을 해 세간을 시끄럽게 만들기도 했다. 영화 <변호인>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란다.

 

또한 그는 똥 같은 상업영화 때문에 한 국가와 시대, 민족이 잘못된 집단최면 상태에 빠지고 있다.”고 말해 대중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이 발언은 대중들이 선택한 <변호인> 같은 상업영화를 같다 표현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일련의 발언들은 마치 <변호인>을 본 천만관객을 빨갱이에 물든 대중으로 표현하는 듯한 뉘앙스마저 주었다.

 

결국 이러한 무리한 발언들 속에는 영화를 영화적 가치로서 대중들에게 선택받기 보다는 일종의 정치적 편 가르기라는 편법으로 선택받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러한 이른바 애국 마케팅의 망령을 떠올리게 하는 또 한 인물이 바로 심형래다. 그가 만들어낸 <디 워> 논쟁은 뜬금없는 애국주의를 내세워 부족한 완성도를 가리는 논란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영구아트의 폐업, 임금 체불로 인한 피소, 그 후로 생겨난 엄청난 구설수들. 하지만 지난 1월 개인 파산신청으로 170억 원에 달하는 채무 탕감을 받고, 또 직원 43명의 임금과 퇴직금 등을 체불해 불구속 기소된 후 벌금 1500만 원을 최종 선고 받은 그는 <디워2>에 대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영화란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산업이다. 작품의 경쟁력이 아닌 얄팍한 마케팅만으로 접근한다면 자칫 업계에 커다란 악영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서세원과 심형래는 한때 이름만 얘기해도 웃음이 나는 최고의 코미디언들이었다. 서세원의 <토크박스>나 심형래가 활약했던 <유머일번지>의 무수한 코너들은 코미디업계에서는 하나의 레전드로 남아 있다. 그랬던 그들의 현재 모습은 연상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낯설게까지 다가온다. 왜 이들은 이렇게까지 달라졌던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코미디언이라는 직종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그러하듯 코미디언 역시 오래도록 현업에 머물기 어려운 직업이다. 특히 코미디언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코미디에 대한 일종의 폄하가 편견처럼 자리하고 있어 코미디언을 배우로서 받아들이지 않는 업계의 분위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미디언들은 현업에 있을 때 일찍부터 은퇴를 준비하곤 한다. 코미디언들의 그 많은 음식점 개업과 실패 소식이 업계에 늘 떠도는 건 그래서다.

 

성공한 코미디언들이 영화감독을 꿈꾸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배우로서 좀체 인정받지 못하는 코미디언들은 그래서 영화 제작자나 영화감독으로 변신을 시도하기도 한다. 서세원이 86년도에 <납자루떼>라는 영화를 만들어 실패를 경험한 것이나, 이경규가 92년도에 <복수혈전>으로 흥행 실패의 아픔을 겪은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심형래는 일찍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코믹 괴수물로 큰 성공을 거둔 이례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결국 본격 상업영화 시장으로 들어온 그의 감독으로서의 행보는 결코 성공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어떤 면에서는 코미디언에 대한 저평가가 영화감독 같은 자리에 대한 욕망을 더 강렬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욕망과 감독으로서의 인정을 받는 일은 사뭇 다른 것일 수밖에 없다. 감독으로서 인정받으려면 영화 그 자체의 완성도로 대중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가능한 일이다.

 

해외의 경우는 사정이 너무 다르다. 이를테면 우디 알렌이나 벤 스틸러 같은 코미디 배우이면서 동시에 영화감독들은 배우로서도 또 감독으로서도 칭송받는 인물들이다. 94년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영화 <청춘스케치>로 영화감독으로서도 인정을 받았다. 최근 개봉했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는 감독 겸 배우로 등장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우디 알렌은 코미디에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더 깊어진 영화의 세계를 보여주며 삶의 의미를 담아내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어째서 우리는 우디 알렌이나 벤 스틸러 같은 코미디언들이 없을까. 어째서 비뚤어진 욕망으로 논란만 만들어내는 서세원이나 심형래 같은 안타까운 사례들만 나올까. 이것은 어쩌면 코미디에 대한 우리들의 뿌리 깊은 편견에서 비롯한 일일 수 있다. 그나마 임하룡 같은 중견 코미디언이 배우로서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코미디언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들이 오롯이 배우로서 인정받고 그 위에서 지평을 넓혀가는 건 우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까. 제발 더 이상 비뚤어진 욕망으로 왜곡된 안타까운 사례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Posted by 더키앙

심형래의 집착과 착각, 그리고 우려

 

현재 <디워2>를 놓고 투자 얘기가 오가고 있다. 임금 체불 금액은 감독료에서 가장 먼저 변제하고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JTBC <전진배의 탐사플러스>에 출연한 심형래는 다시 <디워> 이야기를 꺼냈다. <어벤져스2> 촬영 현장을 다녀온 소회도 밝혔다. 그는 과거 LA에서 <디워>를 찍던 시절이 떠올랐다며 부럽기도 하고 감개무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진배의 탐사플러스(사진출처:JTBC)'

왜 또 하필 <디워>일까. 심형래는 그것이 자신의 주특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혼자 편하게 살려면 코미디를 하면 되는 일이지만 제일 중요한 건 독자적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아바타>의 제작비 1조 원 운운하면서 결국 하려는 이야기는 아이디어만 좋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80%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디워2>. 과연 심형래의 말처럼 승산이 있을까.

 

먼저 우려되는 점은 심형래가 그토록 집착하는 <디워>라는 콘텐츠가 그다지 경쟁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무기 전설을 모티브로 한 괴수 영화는 그다지 새로운 소재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소재가 아니라 이를 살려내는 감독의 능력이다. 하지만 700억을 들여 만들었다는 <디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심형래 감독의 블록버스터 제작 능력은 CG나 스토리, 영상 연출 그 어느 것에서도 경쟁력을 찾기가 어렵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조금만 아는 이라면 <디워>가 그리고 있는 이무기라는 캐릭터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소재라는 걸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결국 캐릭터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어려운 건 인물 캐릭터다. 하지만 이무기 같은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가상의 캐릭터를 애니메이션 하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 실제와의 비교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워>의 애니메이션은 그토록 많은 돈을 쏟아 붓고도 그다지 경쟁력을 찾기 어려웠다.

 

스토리는 더 심각하다. 최근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면 과거처럼 단순한 애국주의적 스토리나, 선악구도를 훌쩍 뛰어넘어 심지어 철학적인 이야기까지를 담아내는 걸 볼 수 있다. <맨 오브 스틸>이 슈퍼맨이라는 슈퍼히어로를 통해 메시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는 쉴드라는 초국적인 조직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의 이중적인 면을 드러낸다. 여기에 비해 <디워>의 스토리는 거의 아이들 애니메이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영상 구현에 앞서 어떤 스토리를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던 영화다.

 

그럼에도 8백만의 관객을 동원했던 건 당시 애국주의 마케팅에 대한 논란을 통한 노이즈 마케팅이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디워>의 관객동원은 영화적 성취라기보다는 그 영화를 좌우의 대결로 몰아간 노이즈 마케팅의 성취였다. 애국주의를 놓고 하도 시끄럽게 싸우다보니 도대체 뭔데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 그래서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보다 떨어지는 완성도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영화란 장르의 성격상 일단 봐야 비판이든 뭐든 할 수 있는 법이다. 만일 드라마 같은 장르였다면 난데없는 애국주의 마케팅을 내세운 <디워>는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영구아트의 폐업, 임금 체불로 인한 피소, 그 후로 생겨난 엄청난 구설수들. 하지만 지난 1월 개인 파산신청으로 170억 원에 달하는 채무 탕감을 받고, 또 직원 43명의 임금과 퇴직금 등을 체불해 불구속 기소된 후 벌금 1500만 원을 최종 선고 받은 그의 행보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그의 말 속에는 여전히 정부의 지원이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식의 과거 신지식인으로 지목되던 시절의 사고방식이 그대로 느껴진다. 자신의 영화가 마치 국가경쟁력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영화란 또한 많은 투자자들의 모험이 따르는 분야이고, 따라서 거대 블록버스터의 실패는 한 나라의 영화판을 왜곡시킬 만큼의 파장을 일으키는 중대한 사안이다. 단순히 접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디워2>에 대한 집착은 그런 점에서 우려스럽다. 국가주의적인 발상이 마케팅적으로 변환되어 그만한 경쟁력을 발견하기 힘든 작품에 사람들이 몰리는 건 그것이 첫 번째였을 때나 가능했던 일이다. 이미 학습경험이 있는 대중들이 <디워2>를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심형래의 집착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 섞인 시선.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Posted by 더키앙

서세원의 빨갱이발언, 그렇게 영화에 자신이 없나

 

빨갱이들로부터 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안 지키면 자녀들이 큰일 난다.”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다. 70년대도 아니고 2014년도에 빨갱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다니.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시나리오 심포지엄에 이 영화의 제작 총감독을 맡은 서세원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 역시 믿지 못할 얘기다. 한 때는 그래도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하던 개그맨이 아니었던가.

 

사진출처:채널A

서세원의 이 말은 이 날 행사에 참여한 김길자 대한민국사랑회 회장과 애국총연합회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이 영화 <변호인>을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되살리려 한다며 비판한 것에 대해 덧붙여 나온 발언이라고 한다. 그것이 어떤 경로로 나온 것인지는 몰라도 그 발언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와 이 영화의 시나리오 심포지움이라는 행사가 얼마나 비상식적이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일이다.

 

서세원은 이런 얘기도 했다고 한다. “똥 같은 상업영화 때문에 한 국가와 시대, 민족이 잘못된 집단최면 상태에 빠지고 있다.” 또 이 영화의 후원자인 서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변호인>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 것은 나라가 망하고 있다는 뜻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 속에는 대중들의 선택에 대한 상식 이하의 폄하가 깔려 있다.

 

대중들이 선택한 상업영화들을 같다 표현한 것이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변호인>을 본 천만 관객은 졸지에 나라가 망하는 지표가 되어버렸다. 이를 빨갱이발언과 연관해 생각해보면 이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 이들은 어쩌면 <변호인>을 본 천만 관객을 빨갱이에 물든 대중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 설마.

 

물론 서세원은 자신의 발언의 과격함을 의식했는지 이번 기회에 하나가 되고 이념 싸움을 하지 말자.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는 것이 부끄럽다.” 이승만 나쁜 놈, <변호인> 나쁜 놈 하지 말자는 발언을 덧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굳이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변호인> 운운한 것에는 분명한 의도가 엿보인다. 사실은 빨갱이운운해서 드러나는 것처럼 이념적인 잣대를 내세워 일종의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는 것.

 

사실 <건국 대통령 이승만><변호인>은 비교자체가 될 수 없는 작품이다. 제목에서부터 비롯되듯이 <변호인>은 굳이 노무현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아도 작품 자체로 충분히 대중들을 끌만큼 자족적인 완성도를 가진 작품이다. 하지만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말 그대로 대놓고 이승만 대통령의 영화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니 영화는 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념적인 잣대부터 내놓는 것일 게다.

 

그렇게 자신이 없는 걸까. 대중들의 자유의지로 선택 받기는 애초에 글렀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러니 상업영화를 똥 같다고 말하는 것이고, 그런 영화를 선택한 대중들을 망국의 징조로까지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영화가 3000만 관객을 동원해 한국이 잃어버린 건국 정신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놀라운 발언이 아닌가. 영화를 얘기하면서 잃어버린 건국정신 회복을 운운하는 것도 우습지만, 여기에 3천만 관객 동원이라는 상업적인 수치를 덧붙이는 것은 말 그대로 블랙 코미디다.

 

영화가 영화로서 선택받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애국주의와 연결되며 허상을 만들었던 경험을 우리는 이미 심형래의 <디 워>논쟁에서 겪은 바 있다. 이번 빨갱이발언으로 논란에 불을 지핀 서세원의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라는 영화 제작 심포지엄에서 <디 워>의 망령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종교행사 같은 분위기에 국가를 운운하며 특정 이념을 강요하는 심포지엄. 제 아무리 이념도 장사가 된다지만 그렇게 자신이 없는 걸까. 설마 종교적인 믿음이나 애국주의까지 들먹여야 겨우 볼 수 있는 영화라 스스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영화감독이라면 자신의 영화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는 없는 일일까.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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