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적응한 '백파더', 이젠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예측 불가 쌍방향 소통 요리쇼'. 이것이 MBC 예능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를 소개하는 문구다. 이 문구에는 생방송과 소통 그리고 요리라는 키워드들이 들어있다. 첫 방송 때만 해도 생방송이 낯설어 거의 방송사고 수준으로 1시간 반을 보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백파더>는 이제 어느 정도는 적응한 모습을 보인다.

 

초반에 어떻게든 진행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다 결국 무너져버린 양세형은 이제 진행 자체를 굳이 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백종원도 마찬가지다. 진행을 해보려 한들 '예측 불가'한 상황들이 속출하고 그러니 차라리 조금 내려놓고 하는 편이 낫다 여기게 된 것이다.

 

의외로 이렇게 내려놓고 심지어 요리 좀 하시는 분들은 이 방송이 "재미 없다"며 "다른 방송 보라"고까지 말하는 백종원의 멘트는 그가 방송을 정말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 스스로도 1시간 반 동안 계란 프라이 하나를 하는 걸 알려주는 요리쇼가 갖는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자 대한민국 모든 분들이 요리를 하는 '요리 강국' 운운했던 거창한 <백파더>의 초반 기세는 꺾였지만 그래서 조금은 편안해진 방송이 됐다. 이제 백종원은 자신이 차근차근 알려주는 지극히 간단한 식빵 토스트 레시피에도 불구하고 식빵을 통으로 태워먹거나 버터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요린이(요리+어린이) 앞에서 그다지 당황하지 않는다.

 

대신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래도 잘했어요"라고 토닥여주고는 알려주고픈 레시피를 차근차근 이어나간다. 그런데 이렇게 조금은 생방송에 안정된 모습 속에서 여전히 백종원과 양세형의 입을 쩍 벌리게 만드는 인물이 있다. 구미 요르신이라 불리는 출연자다.

 

계란 프라이 하나를 제대로 못하고 두부 김치도 태워먹어 사모님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라면에는 자신이 있다며 백종원이 알려준 '절대 망하지 않는 라면'을 끓여 먹어본 뒤 자신이 끓인 것보다 맛이 없다고 말해 큰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요르신은 라면을 끓일 때도 백종원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는 모습을 보였고, 식빵편에서도 식빵에 식용유를 들이 붓고, 마요네즈를 묻힌 쪽을 프라이팬에 굽는데다, 심지어 고추장을 바르고 청양고추를 얻은 토스트를 만드는 '괴식'을 선보였다. 마침 백종원이 요르신을 위해 마요네즈에 청양고추를 얹은 토스트를 알려줬지만 요르신은 따르지 않았다.

 

그런데 백종원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며 망치고 나서는 요리를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는 요르신은 의외로 이 프로그램이 배출한 스타가 됐다. 매회 요르신이 어떤 놀라운 실패(?)를 보여줄 것인가를 기대하게 된 것.

 

요르신의 거듭된 실패에 양세형은 "이번 연예대상 신인상을 노리시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했고 백종원은 아예 스튜디오로 "모시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건 물론 직접 옆에서 요리를 가르쳐 드리려는 마음이겠지만 방송으로서도 그만큼 요르신에 대한 기대 역시 적지 않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물론 요리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요리쇼'라는 모토를 세워놓은 <백파더>는 예능적인 재미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요르신처럼 요리 왕초보지만 백종원 잡는 캐릭터가 탄생해 재미를 주고, 그래서 요리 못하는 이들도 요르신을 보며 어떤 위안과 용기(?)를 얻는 건 나름 의미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는 의구심은 굳이 생방송을 고집하며 이 간단한 요리를 이토록 어렵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점이다. 요르신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요리 초보들의 모습에 놀라워하는 백종원과 양세형의 모습이 주는 예능적인 웃음에 치중되면서, 요리 정보에 대한 집중이 분산되는 건 <백파더>가 가진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사진:MBC)

'백파더' 첫 방, 취지는 너무 좋지만 준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지방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요리를 전혀 하지 못하는 분들도 집에서 스스로 요리할 수 있게 해준다. 오랜만에 MBC로 돌아온 백종원의 신상 예능프로그램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는 그 취지가 좋다. 최근 그가 하고 있는 SBS <맛남의 광장>이 전국 각지에서 나는 농수산물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 버려질 위기에 놓은 상황을 방송과 유통을 연결해 해결하고 있는 그 연장선에 <백파더>의 요리수업도 그 취지가 이어졌다.

 

그래서 <맛남의 광장>에 이어 <백파더>에서도 양세형이 백종원의 옆자리에 서서 보조해주는 것 역시 자연스럽게 이해됐다. 그들이 함께 1부와 2부 사이에 들어가는 광고를 찍고 그 수익을 기부하는 방식 또한 이들의 진정성을 담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백파더>는 방송의 공익성과 선한 의지를 전면에 내세웠고, 그 점은 생방송이라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 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심리적 지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좋은 재료도 요리가 엉망이면 살려내지 못하듯, 이렇게 좋은 취지를 갖고 와서도 <백파더> 첫 방은 거의 방송사고의 연속에 가까운 생방송을 보여줬다. 화상으로 연결된 약 50명의 '요린이(요리 어린이)'들과 백종원의 소통은 연결 자체가 원활하지 않음으로써 자꾸만 끊겼다. 화상 카메라 속의 영상들은 흐릿했고, 목소리들은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약 50명이나 되는 '요린이'들이 순서 없이 쏟아내는 질문들은 음성들이 서로 물리고 엉키는 상황을 만들었고, 몰라도 너무 모르는 요린이들의 너무나 사소해 보이는 질문들은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본래 취지가 요리의 요자도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들을 위한 요리수업이라고는 해도, 거의 물 조절만 알면 실패할 일 없는 밥 짓기에 쌀을 어떻게 씻어야 하고 물은 어느 정도 맞춰야 하며 심지어 어떤 냄비를 써야 할까 같은 질문이 나오면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그래서 결국 90분 동안(물론 앞부분은 방송 소개 인트로가 담겼지만) 밥을 짓고 반숙 계란 프라이 하나를 만드는 것에 <백파더>는 시간을 다 소진시켰다. 사실 프라이팬에 기름 얹어서 계란 노른자가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얹으면 되는 반숙 계란 프라이지만, 어떤 기름을 써야 하냐, 프라이팬을 미리 달궈놓고 기름을 넣어야 하냐, 노른자 터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같은 질문들이 나오는 데야 백종원도 다소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방송이 끝나기 1분 전에 밥이 되어 급하게 퍼서 계란 프라이를 놓는 장면으로 <백파더> 첫 방은 끝을 맺었고, 그 와중에 "다음 주 재료는 두부"라는 다급한 멘트가 들어갔다. 방송이 끝나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와중에 양세형은 다소 허탈한 듯한 헛웃음을 터트렸다. 생방송이 엉망진창이었다는 걸 스스로도 인정한 것.

 

물론 의외로 웃음을 준 건, 상상 그 이상으로 요리를 모르는 이들이 던지는 엉뚱한 질문과 상황이었고, 유튜브를 보고 만들어도 1분도 안 걸릴 계란 프라이를 몇 십 분에 걸쳐 만들었다는 그 콩트 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방송사고에 가깝게 진행된 생방송이 주는 황당한 웃음에 제작진도 웃을 수 있을까.

 

<백파더>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아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종원이 즉석에서 요리를 했던 방송의 목적은 물론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있었지만 진짜는 웃음과 재미를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소 날방의 느낌을 만들어도 그것은 웃음이라는 목적을 주고 있어 허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백파더>는 실제로 전국의 요린이들이 함께 모여 요리를 배우고 그래서 집에서 요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목적이다. 방송이 좀더 많은 준비와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소통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너무 많은 소통에 대한 과잉된 욕구는 오히려 소통을 방해한다. 요린이들이 굳이 50명 정도까지 많이 출연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직접 출연하는 요린이는 생방송에서 통제할 수 있는 인원(적어도 10명 이내)으로 줄이는 게 낫지 않을까. 나머지 참여 요린이들은 댓글 방식의 참여를 하는 편이 그나마 이 생방송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방송은 쉽지 않다. 그리고 녹화방송과는 다소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시청자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최소한의 기본은 갖춰야 한다. 적어도 음성과 영상은 제대로 전달되어야 방송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태의 방송이라면 천하의 백종원이라도 요리하기가 쉽지 않을게다. 본래 취지가 잘 살아날 수 있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사진:MBC)

'골목'과 '맛남'의 바람직한 콜라보, 하지만 트로트 열풍 앞에서는

 

"김성주씨. 트로트 진행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이 사이드 메뉴로 내놓은 돼지고기 주물럭을 맛본 백종원은 오리고기를 못 먹는다는 김성주도 좋아할 맛이라며 그를 불렀다. 그런데 백종원이 부르는 '트로트 진행자'라는 지칭이 특별하게 들린다. 거기에는 백종원이 목요일에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이 김성주가 MC를 봤던 TV조선 <미스터트롯> 때문에 힘을 못 썼다는 것에 대한 농담 섞인 질투의 뉘앙스가 들어가 있다.

 

실제로 SBS가 백종원과 함께 수목에 야심차게 세워놓은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TV조선이 <미스터트롯> 이후 여기서 배출한 톱7을 비롯한 트로트 스타들을 캐스팅해 제작한 프로그램들의 직격탄을 맞았다. TV조선 목요일 <미스터트롯>이 했던 자리에 새로 들어온 <사랑의 콜센타>는 무려 22%(닐슨 코리아)에 이르는 시청률을 내고 있고, 수요일에 새로 편성한 <뽕숭아학당> 역시 13%에 이르는 시청률을 내고 있다.

 

반면 이 두 프로그램이 세워진 이후부터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하락세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뽕숭아학당>이 시작되던 5월 13일부터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4.2%까지 추락했다. <맛남의 광장>도 한 때 7%까지 올랐던 시청률이 지금은 4.8%로 떨어졌다. 이 정도면 TV조선이 SBS에 날리는 트로트 맹공이 따로 없다. 그간 잘 나가던 백종원의 두 프로그램이 휘청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쯤 되면 <뽕숭아학당>이 수요일 밤에 편성된다고 했을 때 SBS가 그 출연진의 겹치기를 문제 삼은 일이 단지 그 문제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뽕숭아학당>이 들어옴으로 해서 <트롯신이 떴다> 역시 시청률이 7.1%까지 추락했다. 한 때 SBS에 몸담았고 무엇보다 이번 <미스터트롯> 신드롬을 이끈 주역들을 배출한 SBS <스타킹>을 연출하기도 했던 서혜진 PD가 TV조선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SBS측에서는 더더욱 뼈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맛남의 광장>에 출연했던 양세형에 이어 김동준까지 출연해 그 프로그램에서 개발했던 레시피를 콜라보 하는 시도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의 부탁으로 양세형이 쫄라김집 사장님에게 갓을 넣은 갓김치와 사과를 잼으로 만들어 넣어 튀겨먹는 멘보사과를 전수해줬고, 김동준이 떡튀순집 사장님에게 무를 이용한 떡볶이를 전수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너무나 힘겨워 자포자기 상태에 있던 쫄라김집 사장님과 떡튀순집 사장님은 모두 양세형과 김동준의 도움을 받으며 백종원이 왔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화기애애함을 보여줬다. 물론 백종원은 오리주물럭집에 보조메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역시 전문가다운 식견을 보여줬다. 보조메뉴가 되기 위해서는 주 메뉴를 뛰어넘어서면 안 되고, 주 메뉴를 도와줄 수 있어야 하며, 주 메뉴를 오해하게 해서도 안된다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왜 필요한가를 알려줬고 그 대안으로서 돼지고기 주물럭을 제안해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이 보여주는 콜라보는 너무나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보인다. 즉 지역 농산물을 살린다는 <맛남의 광장>의 취지가 골목식당들이 새롭게 필요로 하는 레시피와 어우러졌을 때 만들어질 시너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맛남의 광장>에서 양세형이 소개했던 멘보사과를 이미 이번 정자동 골목편의 쫄라김집 사장님이 메뉴로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그걸 좀 더 제대로만 만들어 내놓는다면 이 가게는 물론이고 다른 가게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레시피인 데다, 그건 결국 지역 농산물 소비로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의 이런 콜라보를 통한 안간힘도 트로트 앞에서는 좀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은 여러모로 야외 촬영과 손님들의 리액션이 중요할 수 있는 두 프로그램에는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 어려운 시기를 백종원과 제작진은 슬기롭게 넘어설 수 있을까. 좋은 취지만큼 무언가 획기적인 기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사진:SBS)

‘놀면 뭐하니?’ 유튜브와 지상파의 결합, 아직은 어정쩡하지만

 

MBC 새 예능 <놀면 뭐하니?>의 프리뷰가 ‘릴레이 카메라’라는 방식으로 유튜브 시대의 방송을 실험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첫 방은 그 유튜브 방송을 지상파와 결합한 형태였다. 조세호의 집에 유재석을 위시해 유노윤호, 딘딘, 태항호, 데프콘 등이 찾아와 릴레이 카메라로 찍어온 방송을 보며 리액션 코멘터리를 다는 방식을 취한 것.

 

그것은 우리가 현재 지상파 관찰카메라의 흔한 형식 중 하나였다. <나 혼자 산다>가 그렇고, <전지적 참견 시점>이 그러하며 <미운 우리 새끼> 같은 프로그램도 그렇다. 다만 다른 건 그 장소가 스튜디오가 아니라 조세호의 집이라는 사실이고, 그 방송 영상을 보는 것도 조세호가 직접 컴퓨터로 TV를 연결해 보는 방식이라는 사실이었다. 중간에 보다가 멈출 수도 있고 다시 돌려 볼 수도 있는 방식이 더해져 유재석의 과거 굴욕영상이 편집된 장면에서는 여러 차례 반복해 보는 것으로 웃음을 만들었다.

 

이런 형식은 우리가 과거 <무한도전>에서도 종종 봤던 지상파에서 익숙한 예능의 풍경이었다. 관찰카메라가 일상에서 찍어온 리얼한 영상들을 보여준다면, 이것을 보며 출연자들이 덧붙이는 코멘트는 일종의 캐릭터쇼를 더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유재석은 전체 토크를 진두지휘했고, 유노윤호는 딘딘과 마치 콤비처럼 ‘왕과 충신(?)’ 같은 깨알 같은 캐릭터 토크를 더했다. 태항호는 전체 흐름을 관찰해 짚어내는 캐릭터가 돋보였고, 데프콘은 방송 욕심을 드러내는 캐릭터를 드러냈으며 조세호는 먹는 것 밝히고 은근히 있는 고집을 드러내는 것으로 웃음을 주었다.

 

한편 김태호 PD에게 두 대의 카메라를 받은 유재석은 한 대를 하하에게 다른 한 대는 유희열에게 전하면서 이 ‘카메라 대장정’의 출발을 알렸다. 하하는 그 카메라를 양세형, 양세찬 형제에게 넘겼고 양세형은 다시 유세윤에게 넘어갔다. 유희열은 그 카메라를 소속 아티스트인 정승환을 통해 정재형에게 넘겼고 정재형은 다시 장윤주에게 카메라를 전해주었다.

 

이처럼 <놀면 뭐하니?>의 릴레이 카메라라는 새로운 예능 실험은 카메라 몇 대로 시작해 계속 확장되어가는 방식으로 펼쳐질 예정이지만 첫 방은 아직 그 한계를 먼저 보여준 면이 크다. 즉 지상파 버전이 결합하면서 유튜브 방식의 참신함은 흔한 관찰카메라 형식과 캐릭터쇼로 되돌아간 느낌을 주었다는 점이 그렇다. 그들이 ‘조의 아파트’에서 보여준 웃음의 방식은 우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무한도전>을 통해 봤던 그런 방식 그대로였다.

 

게다가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히는 건 출연진들이 여전히 <무한도전>의 ‘관계자들(?)’로 채워지면서 늘 봐오던 그 모습들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태항호 같은 경우는 그다지 많이 노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훨씬 재밌고 신선한 인물로 등장했지만, 딘딘은 너무 예능에서 많이 소비된 인물 그대로의 모습이었고, 데프콘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릴레이카메라가 아는 지인들을 통해 움직이기 때문에 거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리 새롭지 않았다는 점은 큰 한계로 지목된다. 이를 테면 하하와 유희열이 그렇고 양세형, 유세윤, 장윤주 같은 인물들이 그렇다. 사실 그들은 광의의 <무한도전> 멤버나 다름없는 인물들이 아닌가.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을 게다. 그렇게 익숙한 인물들로부터 시작한 이야기가 좀 더 확장되며 새로운 인물군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다만 아쉬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확장된 세계에도 연예인들로 지칭되는 ‘저들의 세계’만이 채워질 거라는 점이다. 요즘처럼 보통 사람들의 방송 참여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는 시대에 ‘저들만의 세계’, 그것도 익숙한 인물들로 채워지는 세계가 얼마나 큰 공감대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점을 제작진은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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