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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

'아이언맨', 이동욱의 분노 무엇을 말하기 위함일까 , 사적인 분노가 아닌 사회적 분노이길 KBS의 새 수목드라마 은 그 제목에서부터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다. 분노하면 등줄기에서 칼날이 솟아나는 캐릭터라니. 마블의 슈퍼히어로물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세운 것 자체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드라마가 가진 한계인지는 모르나, 은 아직까지 그 캐릭터의 탄생을 설명하지도 않았고, 또 그 변화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영상으로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았다. 다만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등에 칼날이 나오는 것을 잠깐 보여줬을 뿐이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 싹뚝 잘려버린 나무둥치를 보여줬을 뿐이다. 드라마는 이런 비주얼 대신 엉뚱하게도 아이언맨 주홍빈(이동욱)이 가진 남다른 후각에 더 집중시킨다. 그의 후각은 군중들 속에서도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을 만.. 더보기
'수상한 가정부', 왜 최지우도 무표정일까 김혜수, 고현정에 이어 최지우까지, 일드 캐릭터는 무표정? ‘시키는 일이면 뭐든 할 수 있다. 심지어 사람도 죽일 수 있다.’ 이 몇 줄의 대사는 이 수상한 드라마의 가정부 박복녀(최지우)의 캐릭터를 잘 보여준다. 최소한 첫 회에 그녀가 남긴 인상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라는 것이다. 이제 겨우 7살인 유치원생 은혜결(강지우)이 죽은 엄마의 49제가 뭐냐고 묻자 박복녀가 “사람이 죽고 49일이 지나면 살아있는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잊고 살기 위해 만든 날”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에서 루크를 따라다니는 알투디투를 연상케 할 정도다. 이처럼 예의나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는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답을 말하고 심지어 사람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명령에 복종하는 수상한 가정부라는 설정은 흥미롭다. 그것은 뭐든 다 공유할.. 더보기
'구미호'는 왜 매년 만들어지는 걸까 변신 스토리는 우리네 옛이야기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룬다. 고조선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서도 이 변신 스토리가 들어있을 정도. 동물은 인간이 되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버텨낸다. '구미호' 이야기는 인간이 되기를 희구하는 천년 묵은 여우의 이야기다. '전설의 고향'의 단골 소재로서 '구미호' 이야기는 매년 반복되어 제작되어왔다. 누가 '구미호' 역할을 할 것인가는 당대의 인기 있는 여배우를 가름하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한동안 사라지기도 했지만 '구미호' 이야기는 계속 명맥을 이어가며 1977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30여 년을 관통하고 있다. 도대체 이 이야기의 무엇이 이토록 시대를 넘어 리메이크되게 하는 걸까. '구미호' 이야기는 보수적이면서도 파격적이다. 이 이야기의 기반은 다름 아닌 보수적인 사회.. 더보기
‘전설의 고향’, 귀신이야기보다 옛이야기로 남은 이유 귀신보다 무서운 건 시대의 억압이다 돌아온 ‘전설의 고향’의 귀신들은 과거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없다. 그럼에도 그토록 무서웠던 귀신들이 무섭지 않고, 오히려 예쁘고 심지어는 슬프게 보여진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귀신이 태어났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설의 고향’의 귀신들의 면면을 보면 저마다 탄생의 이유를 갖고 있다. ‘구미호’는 당대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도발로써 탄생한 것이며, ‘아가야 청산가자’의 아기를 억울하게 읽게된 어미 귀신은 가진 자에 의해 아기마저 빼앗기는 못 가진 자의 처지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어미의 모성애와 연결시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사진검의 저주’는 왕권을 지탱하기 위해 핍박받은(인신공양의 제물이 된) 자가 귀신으로 탄생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