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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멜로드라마 세상, 남자주인공들의 지분율 바야흐로 멜로드라마의 세상이다. 한때 드라마에서 멜로는 성공하기 어렵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찌된 일인지 멜로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월화의 과 은 멜로 버전의 사극이고, 수목은 , 그리고 세 작품이 모두 멜로다. 거의 일주일 내내 멜로드라마들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멜로드라마에서 역시 눈에 띄는 건 남자주인공이다. 물론 여자주인공의 역할이 작은 건 아니지만 확실히 여성 시청청이 대부분인 멜로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의 지분율을 절대적이다. 그래서 뜨는 멜로드라마에는 뜨는 남자주인공이 있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배우가 의 박보검이다. 이제는 ‘매직’이라는 수식어가 과찬이 아닐 정도로 박보검의 존재감은 이 작품을 넘어서 방송가까지 넘쳐나고..
그래도 에는 이준기와 강하늘이 있다 SBS 수목드라마 에서 이준기의 존재감은 갈수록 무게감을 더해간다. 그가 연기하는 왕소라는 캐릭터는 이 황궁에서 살아가는 다른 황자들과는 이질적이다. 얼굴에 난 상처와 그 상처를 가린 가면은 그의 이질적인 캐릭터를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어린 나이 어머니 황후 유씨(박지영)에 의해 상처를 입고 버려진 이 비극적인 인물은 스스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공포의 존재, ‘늑대개’로 자신을 세운다. 그가 정윤 왕무(김산호)를 대신해 살수들을 뒤쫓아 그 본거지를 찾아낸 후, 그들이 황후 유씨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인물들이라는 걸 알고는 모조리 도륙하고 불을 질러버리는 대목은 그의 캐릭터를 잘 보여준다. 그는 황후 유씨에 대한 애증으로 가득하다. 자신을 버리고 사지로 내모는 ..
, 무게감 주는 이준기와 강하늘의 존재감 이준기와 강하늘이 없었다면 어쩔 뻔 했을까. SBS 월화드라마 는 사극이지만 청춘 로맨스의 가벼움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여주인공 해수(이지은)는 현대에서 고려 시대로 넘어간 인물이다. 그러니 그 옛 시대의 감성들이 어색할 수밖에 없다. 황궁에서의 말투는 물론이고 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지나치게 진지하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그래서 해수는 현대인의 자유로움을 통해 이 무게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낸다. 황자들은 그런 그녀의 자유분방함에 시선을 빼앗긴다. 청춘 로맨스는 이 지점에서 생겨난다. 이 사극의 진지함을 깨고 들어오는 가벼움은 로맨틱 코미디류의 즐거움을 주지만 동시에 너무 가벼워지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그래..
이종결합의 실험도 좋지만, 우리 정서는 어쩌나 KBS 에 이어 그리고 이번에는 MBC 다. 흡혈귀, 즉 뱀파이어 소재의 드라마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실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는 4%(닐슨 코리아) 정도에 시청률에 머물렀고, 는 지금 현재 2% 대 시청률을 전전하고 있다. 소재의 특성상 시청률은 낮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화제도 그리 크지 않다. 만듦새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지만, 가장 큰 건 소재의 낯설음이다. 물론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대중들에게 낯선 건 아니다. 이미 미드를 통해서나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서나 뱀파이어는 하나의 클리셰가 나올 수 있을 만큼 많이 소재로 다뤄졌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네 콘텐츠에서다. 우리에게 드라마나 영화에서 뱀파이어는 낯..
, 진정 다 가진 드라마였던 이유 가 종영했다. 종영했지만 이 놀라운 드라마가 헤집고 간 파문은 꽤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듯하다. 우리네 드라마 현실에서 이처럼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성을 가진 작품을 시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는 우리네 드라마에서 좀체 성공하기 힘들다는 스릴러 액션을 다루면서도 그 안에 가족드라마의 문법을 성공적으로 묶어낸 작품. 게다가 그 안에 우리네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준엄하게 꾸짖는 시선까지 담아놓았다. 2주라는 짧은 시간을 나눠 하루를 한 회 분량으로 풀어내는 형식미는 이 드라마의 시간을 훨씬 더 숨 가쁘게 만들었고 그 2주를 끝없이 뛰어다니던 장태산(이준기) 옆에 늘 함께 하는 딸 수진(이채미)을 판타지로 엮어내는 방식은 탈주극이 가족드라마의 테두리 안에 온전히 놓여질..
, 떨어져 있어도 늘 함께 라는 것 는 전쟁 같은 삶을 살아내는 우리네 가장들을 위한 헌사다. 문일석(조민기)과 조서희(김혜옥)처럼 많이 가진 자들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서민들을 짓밟고 그것도 모자라 누군가 대신 죗값을 치를 희생양을 요구한다. 장태산(이준기)처럼 몸뚱어리 하나밖에 없는 서민들은 그렇게 희생당한다. 가진 자들은 더 많이 가지고 없는 자들은 더 살기 힘겨워진다. 장태산의 딸 수진(이채미)은 “아빠가 슈퍼맨처럼 나타나서 수진아 그랬어. 그랬더니 그 친구라고 거짓말한 나쁜 아저씨가 도망쳤어”라고 엄마 인혜(박하선)에게 말한다. 딸의 말처럼 장태산은 달라졌다. 과거처럼 자책 속에서 자신을 벌주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그가 더 이상 아니다. 이 전쟁 같은 삶에서 늘 당하기만 하던 장태산이 갑자기 ..
가 보여준 이준기의 특별한 연기영역 이준기는 온 몸으로 연기하는 연기자다. 물론 모든 연기자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이준기의 연기 속에서는 그의 몸이 부서질 듯 애처로워지는 지점이 있다. 에서 여성성을 가진 공길이라는 인물이 그토록 처절하게 여겨졌던 이유는 줄 위에 자신을 세우는 몸의 연기가 보여주는 진정성이 거기에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에서 눈에 핏발이 서가며 이중적으로 갈라져버린 자신의 존재를 온 몸으로 고통스러워하던 이준기의 모습은 또 어떻고. 이준기는 실로 그 몸의 진정성이 가진 힘을 아는 연기자다. 그래서 에서 그가 연기하는 장태산이라는 인물은 이준기가 가진 몸의 진정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처럼 보인다. 첫 회부터 온 몸에 피칠갑을 하고 도망자가 된 장태산은 온 몸이 깨지고 넘어지고 ..
이준기, 서민으로 돌아와 영웅이 된다 이준기는 한때 꽃미남 이미지로 소비됐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이라는 역할을 하면서 갖게 된 중성적인 이미지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것 때문에 이준기의 중성적 매력은 광고를 통해 확장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이준기가 바랐던 것도 아니고 본래 갖고 있던 색깔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것은 상품 광고가 공길이라는 인물을 그저 여장을 한 남자로만 바라보면서 생긴 이미지의 오해였다. 공길은 여장 남자라는 표피를 떼어내고 보면 거기 서 있는 것은 정확히 우리네 민초의 자화상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그러니까 이준기에게 덧씌워진 불편하기 짝이 없는 중성적인 꽃미남의 이미지를 떼어내는 시간이었다. 눈에 핏발이 잡힐 정도로 내면 속에 숨겨진 야수성을 끄집어내는 과정은, 이준기가 스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