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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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어쩌다 믿는 만큼 보이는 예능이 됐나옛글들/명랑TV 2013. 3. 10. 09:22
, 조작 논란이 가져온 후폭풍 만일 조작 논란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뉴질랜드편은 훨씬 더 흥미로웠을 지도 모른다. 뉴질랜드라는 무수한 판타지 영화에 등장했던 공간이 주는 막연한 동경이 있었을 것이고, 그 안에서 마치 대본 없이 찍은 한 편의 영화처럼 병만족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원시 체험이 강렬한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전사의 후예, 마오리족이 주는 강인한 인상이 뉴질랜드라는 나라에 대한 이국적인 정서를 만들어냈을 것이고, 그들에게 배우는 생존기술 또한 좀 더 팽팽한 긴장감을 동반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무 것도 없이 석기시대로 돌아간 초심의 이야기는 거꾸로 그 자체가 우리가 문명의 빛에 가려, 잊고 있었던 풍족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 일으켰을 게다. 하지만 조작 논란의 여파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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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아리에티', 소소한 소통이 주는 큰 즐거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0. 9. 12. 13:44
'마루 밑 아리에티'에는 거대한 스케일이 없다. 이야기의 배경은 고작 한 시골의 별장 같은 저택의 반경을 넘지 않고, 주요 등장인물도 아리에티 가족 3명, 이 저택에 요양온 쇼우와 할머니, 가정부 이렇게 3명, 그리고 아리에티와 같은 소인족으로 외부에서 들어온 사피라까지 모두 합쳐봐야 7명 정도다. 이야기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처럼 다이내믹하지 않다. 요양 차 시골에 온 소년이 소인인 아리에티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전부. 어찌보면 심심할 정도로 단순한 구조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지극히 작고 사소해보이는 애니메이션이 우리의 가슴을 이토록 설레고 울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말이다. 3D의 화려한 기술이 점점 일반화되어가는 시대에, '마루 밑 아리에티'는 완전히 정반대에 서 있는 듯한 작품이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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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 어른들을 위한 가이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0. 5. 25. 08:36
‘드래곤 길들이기’, 어른과 아이가 모두 공감하는 이유 왜 드래곤을 길들이려는 것일까. 마을을 쳐들어와 쑥대밭을 만드는 드래곤들과 사투를 벌이며 살아가는 바이킹족의 마을. 아이들조차 드래곤을 죽여 진정한 바이킹 용사가 되길 원하는 그 곳에 싸우기보다는 드래곤과 공존하려는 히컵이라는 소년의 존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는 모험과 재미를 선사하지만 그걸 보는 어른들에게도 꽤 많은 시사점을 발견하게 만든다. 우리는 자연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 하는 결코 작지 않은 환경적인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에서 나비족들과 제이크 설리가 익룡을 닮은 이크란을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은 ‘드래곤 길들이기’의 히컵이 친구가 된 드래곤 투스리스(toothless 이빨이 없다는 뜻으로 히컵이 붙여준 이름)를 타고 날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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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도시의 욕망과 자연의 사랑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10. 5. 01:39
욕망과 사랑 사이, 당신은 행복한가 고단한 도시생활에 지쳐 며칠 쉬러 내려간 시골집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나. 시간이 멈춰버린 듯 늘 그 자리에 앉아 언젠가는 돌아올 줄 알았다는 듯, 묵묵히 한 때의 밥을 차려주시던 어머니에게서 당신은 무엇을 느꼈나. 허진호 감독의 영화 ‘행복’은 바로 그 때 느꼈던 포근함, 피폐해진 몸을 다시 되살려놓던 창조적인 힘, 잔뜩 중독된 생활 속에서 날카로워진 신경을 보듬는 해독의 손길, 그런 것들로 인해 충만해지는 생명감 같은 걸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클럽이 망하고, 술 담배에 몸도 망가진(간경변이다) 영수(황정민)는 도시생활에 지쳐 시골 요양원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거기서 자연을 닮은 은희(임수정)를 만난다. 그녀는 폐 질환 환자로 8년 째 요양원에서 살아왔다.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