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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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이 드라마가 유혹적인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8. 1. 09:44
‘여인의 향기’, 이 로맨틱 코미디가 보여주는 진지함 알파치노가 주연한 ‘여인의 향기’는 우리에게 탱고로 기억된다. 장님이 된 퇴역장교 슬레이드(알파치노)가 어느 식당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과 추는 탱고. 그 장면이 좀체 잊히지 않는 것은 그 속에 꽤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슬레이드는 절망감 속에 자살여행을 떠난 것이었고, 그래서 죽기 전 해볼 수 없던 것들을 해보며 마지막 삶의 불꽃을 태우는 중이었던 것. 그래서 그 춤은 절망감 속에서 오히려 더 활활 타오르는 삶의 의지처럼 보였다. 보이지 않아도 선율을 따라 움직이는 몸처럼. 김선아의 복귀작, ‘여인의 향기’는 여러모로 알파치노의 ‘여인의 향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여행사 말단직원으로 지내다 어느 날 암 선고를 받는 이연재(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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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의 줄초상이 이해되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3. 26. 10:53
역사가 외면한 낮은 자들의 죽음을 기억하라 ‘추노’는 왜 그토록 많은 죽음을 보여주었을까. 혜원을 호위하던 백호(데니안), 명나라 출신 여자 자객 윤지(윤지민), 원손을 지키던 궁녀 필순(사현진)의 죽음은 소소한 것이었다. 죽을 때까지 세상을 저주한 천지호(성동일)의 죽음은 시청자들을 가장 안타깝게 했으며, 태하의 심복 한섬(조진웅)의 죽음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본래 죽을 운명이었던 최장군(한정수)과 왕손이(김지석)는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순진하게 ‘노비들의 세상’을 꿈꾸던 개놈이(이두섭)나 끝봉이(조희봉)를 위시한 노비당 인물들은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했다. 업복이(공형진)는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이경식(김응수)과 그 분(박기웅)을 죽이고 결국 죽음의 길로 들어섰고, 주인공 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