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
천국 간 김혜자, 그녀가 그려낼 눈물과 감동의 희비극이주의 드라마 2025. 4. 23. 14:56
‘천국보다 아름다운’ 슬픈데 웃기고, 천국인데 현생이 떠오르는 역설“스릴러로 살다가 갑자기 교육방송이 되니까 이건 적응하기가 참...” JTBC 토일드라마 에서 해숙(김혜자)은 너무나 밝고 학구적인 분위기의 천국지원센터를 보며 그렇게 말한다. 그녀는 죽었다. 그리고 영락없이 지옥에 갈 줄 알았다. 스스로 ‘스릴러로 살았다’고 말했듯, 그녀의 삶은 지독하기 그지 없었고 그래서 시장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오물을 쏟는 일도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험한 일수 일을 해왔고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남의 집에 드러눕는 게 일상이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래서 죽으면 지옥에 가는 게 당연하다 여겼는데 웬일로 천국에 가게 됐다. 문제는 천국에서 몇 살로 살거냐는 질문에, 남편 고낙준이 생전 “지금이 가장 예쁘다”고 했던 ..
-
‘내가 죽기 일주일 전’, 김민하를 보다보면 웃다가도 울게 된다이주의 드라마 2025. 4. 16. 07:24
‘내가 죽기 일주일 전’, 김민하의 절망은 희망으로 바뀔 수 있을까“봄이 제일 힘들다.” 티빙 드라마 에서 정희완(김민하)이 하는 이 말은 역설적이다. 만물이 피어나는 봄을 정희완이 제일 힘들게 여기는 건, 죽은 김람우(공명) 때문이다. 좋아했지만 람우는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 후 희완은 대학을 갔지만 4년 간 세상과 문을 닫고 살았다. 람우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고 탓하며. 모든 게 피어나야할 청춘의 시기에 맞이한 람우의 죽음으로 희완은 그 청춘을 제일 힘든 나날들로 보내고 있다. “그 중의 4월은 최악이다.” 희완은 그 중의 4월. 그것도 4월1일 만우절을 최악으로 생각한다. 교생선생님을 속이기 위해 람우와 이름을 바꾸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친구들도 선생님도 그들을 바꾼 이름을 부르게 됐..
-
기발한 상상력, 강풀의 ‘조명가게’ 오싹한데 뭉클한 이 세계이주의 드라마 2024. 12. 9. 07:27
‘조명가게’, 어떻게 공포가 감동으로 바뀔 수 있었을까(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환자는 의식이 없는데 어떻게 의지가 생기죠?” 흔히들 의식불명에 빠진 중환자의 가족들에게 의사는 ‘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의식이 없던 중환자가 죽음의 문턱에서 사경을 헤매다 살아돌아온 건 어떤 의지 때문이었을까. 강풀 원작의 디즈니+ 드라마 ‘조명가게’가 그리고 있는 독특하고 기발한 세계관은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했을 게다. 그들의 의지는 어쩌면 환자만의 의지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모든 이들의 의지가 더해진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력으로부터. 퇴근 길 버스정류장에 매일 같이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여자, 그 여자가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걸어다니는 어두운 동네, 불빛이 하나도 없어 김..
-
김민하와 노상현, 이 의연함에 그 누가 감복하지 않을까(‘파친코2’)이주의 드라마 2024. 9. 2. 09:10
‘파친코2’, 가난해도 당당한 한인들, 보기만 해도 먹먹해지는 이유“근데 아빠가 하고 싶은 말은 아빤 그 큰 집은 그립지 않아. 거기서 살았던 사람들이 그립지. 진짜 부자는, 모자수야. 사랑을 많이 받는 사람이란다.”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2’에서 오랜 감옥 생활 끝에 망가진 몸으로 돌아온 선자의 남편 이삭(노상현)은 아들 모자수가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에 그렇게 답한다. 이삭 역시 그렇게 큰 집에서 살았던 사람이지만 그 곳을 떠나 가난하고 힘겨운 이들을 위해 한 평생을 헌신한 인물이었다. 삶의 불이 점점 꺼져가는 순간에도 그는 남은 사람들을 걱정하고 용서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는 심지어 자신을 밀고해 감옥에 보낸 것이 바로 목사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불러 용서하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