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쾌도 홍길동 (10)
주간 정덕현
, , 사극의 선을 넘다 ‘이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으나 등장인물과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픽션화 된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런 문구와 함께 는 조선시대에는 있었을 법 하지 않은 공간에서 시작한다. 지금으로 치면 청담동 의상실 정도 될까. 나무를 깎아 만든 마네킹에 입혀진 색색의 한복과 장신구를 꼼꼼히 살피는 장옥정(김태희)은 누가 봐도 조선판 패션 디자이너다. 그 곳으로 훗날 장옥정과 라이벌이 될, 미래의 인현왕후 민씨(홍수현)와 최무수리(한승연)가 들어온다. 이 곳이 이 사극의 첫 번째 시퀀스로 등장하는 이유는 그 공간을 빌어 장차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옷들이 너무 화려하다는 민씨의 말에 장옥정은 “나비를 부르는 꽃들의 유혹”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퓨전사극, 팩션... 상상력이 역사를 앞지르다 사극은 이제 역사책을 들춰보기보다는 역사의 빈 자리를 찾아다닐 지도 모르겠다. 2008년도에도 여전히 퓨전사극의 바람은 거셌다. 상반기를 주도한 ‘이산’과 ‘왕과 나’는 기존 왕 중심의 사극에서 ‘나’ 중심의 사극으로 위치이동을 실험했다. ‘이산’은 정조를 다루되, 왕으로서의 정조가 아닌 이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의 정조를 다루었고 ‘왕과 나’는 왕 중심이 아닌 김처선이라는 내시의 눈을 빌어 역사를 바라보았다. 이러한 시점의 위치이동은 대중들의 달라진 역사에 대한 의식을 반영한 것이었다. 왕조중심의 역사만이 정사로서 인정받는 시선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진 탓이다. 확실히 달라진 점은 과거라면 사극의 역사왜곡이라는..
‘일지매’라는 테크노 영웅의 탄생, 그 의미 원작의 ‘일지매’는 천으로 된 복면을 썼다. 하지만 2008년 찾아온 ‘일지매’는 금속과 가죽 느낌의 재질로 만들어진 가면을 쓴다. 갑옷도 화려해졌고 무기도 다채로워졌다. 제작사측은 이 갑옷을 만드는 데만 50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사극의 의복으로서는 파격적일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만만찮은 이 갑옷에 ‘일지매’는 왜 그만한 돈을 투여했을까. ‘일지매’, 새로운 테크노 영웅의 탄생 이것은 다분히 현 세대들의 기호를 반영한 결과다. 갑옷은 게임에 익숙한 현 세대들에게는 하나의 아이템에 해당한다. 이 아이템을 입고 작렬하는 음악과 함께 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화려한 가면의 영웅은, 이 시대의 청춘들의 감성이 반영되어 있는 테크노 영웅이다. 그리고 이 지..
퓨전사극시대, 작가로 즐기는 사극 최근 드라마 중 사극만큼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 건 없을 것이다. 이것은 과거 정사 위주의 정통사극의 틀에서 벗어나면서 가능해진 일. 이른바 퓨전사극은 역사적 사실, 혹은 역사적 텍스트에 상상력을 덧대, 사극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했다. 이제 사극은 어떤 역사적 시점을 다룰 것인가 보다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 사극의 작가주의가 거론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제 사극은 작가들의 상상력과 감독의 연출력에 의해 그 색채를 달리하게 되었다. 이병훈표 성장 사극, ‘이산’ 월화의 밤을 평정한 MBC 사극 ‘이산’은 이병훈표 사극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매 2회 정도 분량으로 주어지는 미션과 해결을 통한 캐릭터의 성장을 그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선악구도..
왜 지금 홍길동인가 경제개발을 통한 고도성장 시대 끝에 맞이했던 IMF까지, 숨가쁜 20세기를 살아온 우리네 아버지들과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청춘들은 지금 이 다른 시대를 어떻게 보고 살아가고 있을까. 겉으로 보기엔 유쾌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이지만 아버지 세대와는 전혀 다른 4차원 사고방식의 그네들은 혹 ‘저런 놈이 어디서 나왔나’하는 서자 취급을 받거나, 혹은 적자 대우를 받으면서도 아버지 세대가 만들어 놓은 부조리하지만 굳건한 현실의 시스템 앞에서 울분을 터뜨리고 있는 건 아닐까. 혹은 그 울분의 끝에 자신들만의 활빈당을 만들어 세상에 대한 변혁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왜 지금 ‘쾌도 홍길동’이냐는 질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것 같지만 같은 ..
남장여자 캐릭터, 왜 성공의 공식이 됐나 작년 가장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켰던 ‘커피 프린스 1호점’은 윤은혜라는 연기자를 재탄생시켰다. 그간 윤은혜는 가수 출신 연기자로서 수많은 연기력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적이 있다. 베이비 복스 멤버로서 첫 연기 도전을 했던 ‘궁’은 그 자체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유독 윤은혜의 연기력에 대한 논란은 꺼지지 않았다. 그것은 그 후에 출연한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왜 가수 출신 연기자에게 연기력 논란이 많을까 연기력 논란은 연기자보다는 가수출신 연기자들에게 더 많은데, 그 이유는 이들이 연기력으로서 검증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타 연기자들보다 그 잣대는 더 냉정할 수밖에 없다. 조금 엇나가는 대사만 해도 “가수나 하지”라는 비아냥이 터져 나온..
멜로, 현대물보다 사극에서 빛나는 이유 멜로가 사극과 바람이 났다. 전통적으로 현대물과 조우하던 멜로드라마는 좀처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통 멜로의 부활을 예고했던 ‘못된 사랑’은 출연진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틀에 박힌 설정과 스토리로 오히려 ‘못된 드라마’라는 오명을 쓰고있고, ‘불한당’은 애초에 기획했던 휴먼드라마보다는 멜로드라마의 성격을 보이면서 여전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대물들이 성공적으로 그려내지 못하고 있는 멜로는 오히려 사극 속에서 더 빛나고 있다. ‘이산’의 이산(이서진)과 성송연(한지민) 그리고 효의왕후(박은혜)의 삼각 멜로가 그렇고, ‘쾌도 홍길동’의 홍길동(강지환)과 허이녹(성유리) 그리고 이창휘(장근석)의 삼각 멜로가 그렇다. 무엇보다..
선호세대 다른 드라마와 시청률 방송 3사 드라마의 나이는 어떻게 될까. 이것은 물론 각 방송사별로 성공하는 드라마를 만든 주력 세대가 누구냐는 질문이다. 천편일률적으로 세대를 나눌 수는 없지만 대체로 MBC는 3,40대가 주 시청세대이며, SBS는 4,50대로 그보다 시청세대가 높다. 반면 KBS는 3,40대에서부터 5,60대까지 고른 시청층을 보유하고 있다. 어느 방송사의 드라마이건 10대와 20대는 이제 TV 시청률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른바 ‘닥본사’보다는 TV 이외의 다른 매체를 통해 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현재 방송사별 드라마들의 나이에 따라 주중과 주말에서 시청률의 희비쌍곡선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주중에는 주로 3,40대의 시청층이 드라마 시청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