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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유해진, 촌스러움 혹은 사람 냄새 ‘삼시세끼 light’, 유해진이 보여주는 촌스러움의 가치차승원이 고추장찌개에 넣을 청양고추를 따러 잠시 자리를 비운 몇 분 사이, 김치를 썰던 유해진은 갑자기 찌개에 김치를 넣고 싶어진다. 그만큼 김치를 좋아하고 펄펄 끓는 냄비만 봐도 넣어 끓여 먹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는 유해진은, ‘그러다 차승원한테 혼난다’는 나영석 PD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김치를 숭덩 짤라 찌개에 넣고만다. 돌아온 차승원이 고추장찌개에 청양고추를 잘라 넣고 휘휘 젓는데 무언가 낯선 비주얼에 눈에 들어온다. 금세 알아챈 차승원은 “이거 왜 김치를 넣었어?”하고 나무란다. 유해진이 감짝 놀라 올려다보자 차승원은 누가 고추장찌개에 김치를 넣냐며 안만든다며 국자를 던져놓고 나가버린다. 순간 흐르는 침묵. 유해진 특유의 너스레가 시작된.. 더보기
‘샤먼: 귀신전’, 이제 다큐의 영역에도 K오컬트가 탄생했다 이 무당 이야기들에는 오컬트부터 가족 서사까지 담겼다(‘샤먼: 귀신전’)“뭣이 중헌디?”라는 유행어까지 남긴 영화 ‘곡성’에서부터 최근 ‘파묘’ 신드롬까지 이어진 오컬트 영화들과, ‘손 the guest’에서부터 ‘방법’, ‘지옥’에 이르는 오컬트 드라마들이 독특한 우리식의 오컬트 장르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면, 이제 그 K오컬트라 불리는 영역 안에 다큐멘터리도 한 자리를 차지할 듯 싶다. 바로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샤먼: 귀신전’이 그것이다.  사실 실제 무당들이 등장해 귀신에 괴롭힘을 당하거나 혹은 귀신에 빙의되어 고통을 겪는 이들이 겪는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샤먼: 귀신전’은 어딘가 오싹한 면이 있다. 첫 번째 사례자의 경우만 봐도 눈앞에 점점 가까이 나타나는 귀신의 형상이 낮이고 밤이고 계.. 더보기
상극과 상생 “물은 불을 이기고 젖은 나무는 쇠보다 질기다”-‘파묘’ “불과 물은 상극이다. 쇠의 상극은 나무다. 그러니까 불타는 칼의 상극은 물에 젖은 나무다. 물은 불을 이기고 젖은 나무는 쇠보다 질기다.”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에는 풍수사 상덕(최민식)이 ‘험한 것’과 마주해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그런 말을 한다. 풍수사답게 음양오행의 불, 물, 쇠, 나무에 대한 해석으로 흙에서 튀어나온 험한 것과 대적하는 모습이다. 상덕이 말하듯 음양오행에서는 이들 요소들의 관계를 상극과 상생으로 표현한다. 즉 물은 나무를 키워주고 나무는 불의 연료가 되며 불은 흙을 만들고 흙에서 쇠가 만들어지며 쇠는 물을 담을 수 있게 한다. 즉 상생 관계다. 반면 물은 불을 꺼주고 불은 쇠를 녹이며 쇠는 나무를 베어버리고 나무는 .. 더보기
최민식, 삶도 연기도 일단 파봐야 안다 ‘파묘’의 풍수사로 돌아온 연기 장인 최민식 “땅이야 땅. 우리 손주들이 밟고 살아가야 할 땅이라고!”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에서 김상덕(최민식)은 그렇게 말한다. 9백만 관객을 넘기고(20일 현재) 1천만 관객 돌파가 거의 기정사실이 된 이 영화는, 상덕의 이 말에 담긴 뉘앙스처럼 공포 가득한 오컬트 영화에서 무언가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영화로의 확장을 꾀했다. 묘를 파낸다는 ‘파묘’의 의미는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집안에 생긴 우환의 원인으로 묫자리를 잘못 썼기 때문에 이를 파내서 이장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관객들 입장에서 보면 그저 땅을 파는 게 아니라 묘를 파낸다는 그 상황이 주는 공포감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건 사적인 차원에서 우환을 없애기 위한 파묘일 때 생기는 공포감이다. .. 더보기
겁나 험한 데 빠져드는 ‘파묘’의 몰입감, 제2의 ‘서울의 봄’ 될까 ‘파묘’, K오컬트가 대중성을 만났을 때 “뭐가 나왔다고 거기서. 겁나 험한 게.” 장재현 감독의 영화 는 김고은이 분한 무당 화림이 툭 던지는 그 말 한 마디로 대중들의 관심을 잡아끈다. 도대체 뭐가 나왔을까. 또 ‘겁나 험한’ 건 또 뭘까. 는 바로 그 궁금증과 호기심에 이끌려 두렵지만 끝내 묘를 파헤칠 수밖에 없는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한다. 무언가 음산한 느낌을 주는 묘처럼 라는 포스터나 트레일러를 본 관객들은 저도 모르게 이끌린다. 파보고 싶은 마음으로 어두운 극장을 자청해 들어간다. 하지만 무당과 풍수사가 등장하고 묫자리가 잘못 됐다는 식의 무속적인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에 등장하는 화림과 봉길(이도현)의 모습은 마치 케이퍼 무비의 특정 목적을 가진 전문가들처럼 세련됐다. 화림은 길게 늘어뜨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