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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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이라 가능한, 현빈이어서 돋보이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1. 14. 09:01
'시크릿 가든', 앓이는 벌써 시작됐다 김은숙표 로맨틱 코미디가 또 일을 낼 모양이다. '연인 3부작'을 거치면서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의 한 축을 그려내고 '온에어'와 '시티홀'을 통해 로맨스가 존재하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 구축을 모색했던 김은숙 작가는 이제 '시크릿 가든'이라는 판타지와 현실이 공존하는 세계를 꿈꾼다. 그 곳은 피가 철철 나도 몸이 부서져라 살아가는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이 사는 공간이면서 백화점 사장으로 중세 귀족들이 살 법한 판타지 속의 왕자님 김주원(현빈)이 사는 공간이기도 하다. '시크릿 가든'은 이 두 사람의 만남과 엇갈림이라는 로맨스 위에 무술감독이면서 길라임을 보호해주고 챙겨주는 임종수(이필립), 그리고 어딘지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바람둥이 한류스타 오스카(윤상현)를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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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와 '대물', 여자면 왜 안 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0. 21. 07:36
'성스'와 '대물', 그녀들이 대물이 된 사연 '남장여자'라는 존재는 그 자체가 남자를 상위에 놓는다. 즉 여자지만 남자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왜? 남자여야 세상에 뜻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성균관 스캔들(이하 '성스')'의 남장여자 윤희(박민영)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문재를 가진 그녀는 세상에 나가 뜻을 펼치고 싶지만 세상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어떤 사내의 낙점을 받아 혼인해 살아가는 것뿐이다. 왜 그래야 하나. 윤희가 남장여자가 되어 금남의 지역인 성균관에 들어온 이유다. '성스'가 조선 정조시대로 날아가 여자라는 존재가 갖는 한계를 남자들만 수학할 수 있는 성균관이라는 공간에서 풀어낸다면, '대물'은 지금 현재 여성이 마치 남자들의 세상인 양 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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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정치가 판타지가 되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0. 15. 06:59
'대물'의 판타지, 현실 정치의 부재를 채우다 '대물'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서민들의 고충 따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표를 얻는 것, 그래서 권력을 계속 쥐고 있고 차츰 그 권력의 상층부로 올라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물론 이건 드라마 속 얘기다. 현실에는 그래도 서민들의 삶을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대통령. 온 김에 우리 동네나 한 번 들려주지. 당췌 모기 땜에 살 수가 있어야지. 지옥이 따로 없어." 매립지에 생긴 웅덩이 때문에 모기떼들이 마을을 덮쳐 사람이건 동물이건 살기 힘들어하지만, 정치인들의 관심은 보궐선거에 가 있다. 검사들은 현장에는 나가보지도 않고 모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을 주민들의 집단 폭력으로 몰아 부친다. "그럼. 이 사람들 대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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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세상, '제중원'의 꿈, '추노'의 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2. 26. 01:23
더러운 세상, '제중원'과 '추노'의 동상이몽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박성광이 개그콘서트에서 외친 이 말은 이제 유행어가 됐다. 반 농담처럼 앞에 각자의 답답한 심사를 수식어로 붙이고 "~하는 더러운 세상!"이라 말하면 빵빵 터지는 세상이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 저마다 다르겠지만 이 유행어는 작금의 세상에 대한 불만, 특히 힘 있는 자는 잘되고 힘 없는 자는 안되는,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못 사는 사람은 더 못 사는, 게다가 이것이 태생적으로 결정되고, 빈부에 따른 교육에 의해 확정되는 세상에 대한 불만을 담아낸다. 올 초부터 일련의 사극들이 저마다 천민의 삶에 집중하면서 어떤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작금의 세상이 점점 벌어지는 '삶의 격차'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