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진과 김광규, '나혼산' 조상님들의 극과 극 캐릭터

 

이것이 본래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의 진짜 매력이 아니었을까. 최근 들어 <나 혼자 산다>가 예전 같지 않다는 비판이 슬슬 나오고 있는 와중에 추석특집으로 초대된 <나 혼자 산다>의 조상님들(?) 김광규와 하석진 편은 간만에 이 프로그램만의 맛을 보여줬다. 빵빵 터지는데 어딘지 느껴지는 짠함. 웃음 속에 담기는 공감대와 더불어 느껴지는 일상의 페이소스 같은 것들이 이번 편에서는 솔솔 피어났다.

 

애초 구성 자체가 김광규와 하석진의 비교체험 극과 극에 맞춰져 있었다. 먼저 하석진의 화려한(?) 솔로의 삶을 보여주고 김광규의 웃픈 일상을 비교해 끄집어낸 웃음이 그것이다. 하석진이 버튼 하나를 눌러 자동으로 커튼을 열자 보이는 한강뷰는 마치 아파트 광고의 한 장면처럼 보였지만, 김광규는 힘겹게 일어나 발로 커튼을 여는 모습으로 어딘가 짠한 모습을 보여줬다.

 

3년 전 그 집을 자가로 마련했다는 하석진과, 집을 사려다 가격이 떨어질 거라는 이야기에 월세를 살아 집값이 두 배로 뛴 집에서 월세로 가산을 까먹고 있다는 김광규. 그는 하석진의 집에 대한 부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전날 마시다 남겨둔 위스키를 마시는 하석진과 전날 마시다 놔둔 물을 예전 <나 혼자 산다>에 나왔을 때 썼던 그 캐릭터 컵에 마시는 김광규.

 

두 사람의 일상은 혼자 사는 건 비슷했지만 그 속은 너무나 달라서 보는 이들을 짠하게 웃겼다.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는 하석진과, 마치 동네 공원에 온 것처럼 거꾸리를 한 채 보일 듯 보이지 않게 윗몸일으키기를 힘겹게 하고 쪼그리고 앉아 머리를 감는 김광규. 태블릿PC로 아침 뉴스를 듣는 하석진과 배달 온 신문을 보는 김광규. 그 비교점이 주는 웃음 속에 담긴 인간적인 매력이라니.

 

<나 혼자 산다>를 하차하면 결혼을 할 줄 알았다는 김광규는 지금도 여전히 그 때와 다를 바 없는 나 홀로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그 일상 속에는 과거에 봤던 물품들까지 유물처럼 그대로 사용되고 있어 묘한 페이소스를 만들었다. 물론 그것은 어딘지 짠한데서 오는 웃음이지만 그것이 우리네 삶이라는 서민들의 공감대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며 살지만 어느새 훌쩍 지나온 뒤에 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삶이 주는 웃픈 공감대.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살면서 색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이 될 공부를 아니 하는가.' 김광규의 집안 곳곳에 자신이 써놓은 문구들이 그래서 유독 눈에 밟힌다. 그는 그렇게 적었지만 여전히 똑같이 살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그렇게 문구들을 적어놓는 이유가 짠하다. 그렇게 되려하기보다는 그래 놓으면 뭔가 내 집 같고 내방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집안 곳곳에 스트레칭과 운동법이 담긴 인쇄물들이 나이를 실감케 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러 나갔다가 볕 좋은 하늘을 보며 하릴없이 공원 운동기구로 몸을 풀고 벤치에 앉아 과거 무지개회원이었던 김태원의 유튜브를 보는 김광규에게서 그리움이 묻어난다. 그는 역시 청춘을 불태울 때보다(?), 세 끼를 챙겨먹는 모습보다, 리얼한 혼자 사는 모습이 주는 공감이 훨씬 매력적이다.

 

그저 지인들끼리 모여 찧고 까불고 노는 모습이 본래 <나 혼자 산다>의 색깔은 아니었다. 물론 전현무가 중심이 되어 하나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보여주던 <나 혼자 산다>가 빵빵 터지는 웃음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전 웃음만큼 일상의 공감이 컸던 <나 혼자 산다>에 대한 갈증이 생겨난 건, 어느새 '저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를 거기서 여전히 보고 싶어져서다. 김광규나 김태원, 육중완이 보여줬던 사람 냄새 풀풀 나던 혼자 사는 삶이 보여주곤 했던.(사진: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삼각멜로보다 주목되는 자연과 인간의 대결구도

 

"사람한테 기대지 않으면 돼요. 사람은 상처만 주는 존재고 자연만이 인간을 위로해."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서진(하석진)은 오예지(임수향)에게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그 말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힘겹게 만드는 고모 오지영(신이)을 지목한 말이었지만, 달리 들으면 바로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 역시 가족의 불행을 눈앞에서 봐온 터였다. 아버지는 암벽등반을 하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줄을 끊어 장애를 갖게 됐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버렸다. 그러니 가족이 그에게는 위로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상처만 주는 존재"라는 그 말은 서진 그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오예지가 "나를 위로한 건 이런 순간을 경험하게 해준 그 사람 마음"이라고 말하자 서진은 스스로를 부정하며 "내 의도가 뭔지 아냐"고 묻고 "쉽게 마음을 열지도 함부로 닫지도 말라"고 말한다. 그건 자신이 오예지에게 이제 다가갈 것이고, 그런 이끌림이 어쩌면 만들어낼 파국에 대한 복선처럼 들린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아버지를 살해한 엄마로 인해 고모에게 핍박받으며 살아왔던 오예지가 어느 시골마을 학교에 교생으로 오면서 시작한다. 거기서 자기 반 학생으로 만나게 된 서환(지수)은 점점 오예지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지만 그 즈음 군에서 제대하고 돌아온 서진이 나타나 오예지에게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친다.

 

그래서 오예지를 두고 형제가 벌이는 삼각멜로 구도가 벌어지지만 그것보다 흥미로운 지점은 서환과 서진이라는 캐릭터의 대비다. 서환은 시골마을의 그 편안하고 아름다운 풍광 그대로의 자연 같은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서진은 자동차 레이서로 도로를 질주하는 도시의 욕망을 그대로 가진 캐릭터를 드러낸다. 서진이 오예지에게 말한 것처럼 자연을 닮은 서환은 그에게 위로를 선사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서진은 그 유혹이 강렬하지만 어딘지 불안한 느낌을 준다.

 

드라마는 서환과 서진을 자연과 도시를 대변하는 캐릭터로 연출해낸다. 서환이 자전거에 오예지를 태우고 함께 시골길을 달리던 풍광이 주는 그 힐링은 그래서 서진이 스포츠카를 끌고 나타나 오예지를 태워 어느 바닷가로 데려가는 장면과 병치되어 연출된다. 아직 가진 것이 없이 서진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서환은 혼자 쓸쓸히 자전거를 끌며 시골길을 걸어간다.

 

예고편에 슬쩍 등장한 것처럼 결국 오예지는 서진과 결혼하게 되고, 안타깝게도 서환이 결혼식장에서 오예지의 손을 잡고 들어서주지만, 이야기는 그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제 성장한 서환은 한 발작 떨어진 곳에서 오예지를 줄곧 쳐다보고 있을 테니 말이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사실 삼각멜로의 틀로만 바라보면 너무 뻔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구도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건 이 형제가 도시와 자연을 은유하는 캐릭터들로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자연을 닮은 지수의 사랑은 아마도 시청자들에게 아련한 아픔으로 전해지는 어떤 위로를 줄 것으로 보인다.

 

오예지라는 인물이 삶이 버거워 자존감조차 없이 살아가게 된 이들을 대변한다면, 언제든 찾아가면 넉넉한 품으로 안아주는 자연처럼 한 걸음 뒤에서 그를 보듬어주는 지수의 사랑은 남다른 공감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게다. 특히 욕망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부대끼며 많은 상처를 갖게 되는 우리네 삶 속에서는 더더욱 그렇다.(사진:MBC)

볼게 없는 수목극에서 드러난 지상파 드라마의 고질적 문제들

볼게 없다. 제 아무리 퐁당퐁당 연휴라고는 하지만 현 지상파의 수목드라마들에 대한 관심은 바닥이다. 시청률부터가 그렇다.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KBS <추리의 여왕>은 조금씩 추락하며 9%에 머물렀고, 같은 날 종영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와 MBC <자체발광 오피스>는 각각 8.2% 그리고 7%로 고만고만한 수치로 끝을 맺었다. 사실 이 정도 수치면 순위를 말하기가 무색해진다. 두 자릿수 시청률도 못 내고 있고, 화제성도 뚝 떨어졌으니.

'사임당, 빛의 일기(사진출처:SBS)'

시청자들은 제발 tvN이나 OCN 같은 채널의 드라마들에서 배우라고 말한다. 지상파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현재의 수목극에서 누구 할 것 없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그나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추리의 여왕>은 물론 일상 소재의 추리극이라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건은 등장하지 않고 너무 서설이 긴데다 인물들의 장황한 신변잡기들만 늘어놓고 있어 심지어 드라마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그 의도가 흐려질 정도다. 

9회는 팬티 도둑이 강도로 돌변하여 살인을 저지르는 마지막 장면이 갑자기 튀어나오기 전까지는 사실 설옥(최강희)과 완승(권상우)의 이야기는 굳이 드라마에서 다뤄져야할까 싶을 정도로 소소한 것들이었다. 물론 그런 일상의 이야기와 거기서 드러나는 아줌마 셜록, 설옥의 면면들이 초반만 해도 재미를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설명은 어느 정도가 아닐까. 이제 10회를 넘어선 상황이면 본격적으로 사건전개를 해나가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여야 하는 게 정상이다. 이 작품은 16부작으로 이제 겨우 6부를 남기고 있을 뿐이 아닌가. 시청자들이 OCN의 <터널> 같은 밀도 있는 작품과 이 드라마를 비교하는 이유다.

종영한 <사임당, 빛의 일기>는 역시 기획 단계부터 현재와 과거를 엮는 그 구성이 만들어낸 한계점을 마지막까지 지우기 힘들었다. 결국 현재 이야기를 상당부분 덜어내고 과거의 사임당 이야기를 중심으로 재편집하면서 후반에는 내보낼 분량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애초 30부작에서 28부작으로 축소했지만 28회의 분량을 보면 전반부는 사실상 과거 영상들을 짜깁기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결말도 갑작스럽게 개과천선한 갤러리선의 관장(김미경)이 기자회견으로 진실을 밝히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도 너무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결국 이영애의 복귀작이었지만 실패작으로 남았다. 200억이 넘는 투자가 된 작품이고, 100% 사전 제작되었지만 완성도도 담보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도대체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왜 주인공으로 세웠는가가 무색한 이야기 전개는, 역사왜곡의 차원을 차치하고라도 문제를 남겼다. 결국 양류지소라는 고려지를 만드는 과정이 드라마의 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그것이 사임당이라는 실존인물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알 수 없었고, 애초 워킹맘으로서 혁신적인 여성상을 그리겠다던 포부는 현모양처의 보수적 이미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날 종영한 <자체발광 오피스> 역시 지상파 드라마에서 항상 문제로 제기되던 용두사미로 끝을 맺었다. 이 드라마가 애초의 흐름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고 그저그런 드라마로 전락하게 된 시발점은 서현(김동욱)이라는 회장 아들의 갑작스런 흑화에서부터였다. 서현이 본부장으로 하우라인에 들어와 인사권을 쥐고 ‘농단’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뻔해졌다. 서현으로 인해 고질적인 회사의 라인문화가 전면에 등장하고, 이러한 악역을 통해 은호원(고아성)과 서우진(하석진) 캐릭터를 세우려 한 것.

결국 은호원과 서우진은 이러한 핍박에 맞서 싸우는 인물로 서게 되고 또 두 사람은 멜로관계로 얽히는 연인이 되었지만 서현이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갑자기 변화한 것에 대해서 드라마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억지로 악을 세워 선을 구축하려는 드라마의 방식은 너무 단선적이라 그다지 감흥을 주기가 쉽지 않았다. 애초 여성판 <미생>이라던 이 드라마는 그래서 오히려 <미생>을 통해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수목극은 사실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이나 다를 바 없다. 다른 시간대보다 이 시간대의 드라마가 가장 트렌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의 수목극들을 보면 지상파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들만 가득 채워진 느낌이다. 이러니 케이블 드라마로부터 배우라는 이야기가 나올 밖에.

‘자체발광 오피스’, 당신은 어떤 회사를 원합니까

“회사란 게 꼭 자식 같습디다. 작은 것을 키울 땐 내 것 같지만 크고 나면 내게 아니에요. 직원들 거고 우리 제품 찾는 소비자 거고.”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허구동 과장(김병춘)이 주선해 서우진(하석진)이 만난 하우라인의 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회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건 이 드라마가 진짜로 하려던 이야기일 것이다. 

'자체발광 오피스(사진출처:MBC)'

사실 <자체발광 오피스>가 지금껏 포커스를 맞춰 온 건 은호원(고아성)을 중심으로 한 인턴들의 이야기였다. 당연히 청년 실업에 대한 갈증들이 첨예하게 담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어쨌든 하우라인이라는 회사에 들어와 한 솥밥을 먹기 시작한 이들이 처한 새로운 문제는 회사 자체의 시스템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것이 청년 실업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저는 뭐 누구 라인 이런 거 되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저한테 하우라인은 사주의 전횡 없는 좋은 회사란 이미지가 있고 제가 일한 만큼 인정받고 제 동료직원들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상식적인 직장이길 바랄 뿐입니다.” 회장이 회사를 “자식 같다”고 표현하자 서우진은 “상식적인 직장”을 이야기한다. 그렇다. 언제 직원들이 회사에 대단한 것을 바랐던가. 적어도 상식이 지켜지는 회사를 바랐던 것이 아니었던가. 

회장을 만나고 온 서우진에게 허구동 과장은 자신이 그를 회장과 만나게 한 이유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허구동 과장은 옛날 직장생활의 이야기를 꺼낸다. “부장님은 모르시죠? 월급날 누런 봉투에 월급 받아 이번 달에는 얼만지 침 묻혀가며 세고 속 주머니에 월급봉투 들어앉은 그 뿌듯하고 든든한 기분.” 계좌로 직접 입금되는 요즘과는 달리 어딘지 정이나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그 때의 회사.

“월급날 그 봉투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저한텐 그 때가 회사는 내 집 같았고 동료들은 내 식구 같았고 그런 회사로 다시 되돌리고 싶습니다.” 허구동 과장이 말하는 회사는 지금은 너무 멀리 와 기억에서도 가물해진 그런 과거의 회사다. IMF 이후 칼바람에 사라져버린 ‘사람 냄새 나는 회사’. <자체발광 오피스>가 은근슬쩍 꺼내놓는 새로운 판타지. 

“부장님 지금까지 비겁하게 도망만 치지 않았습니까. 맘에 안 들면 사표내고 더러운 꼴 피하시고 그래서 우리 회사로 오신 것 아닙니까. 이젠 바꿔보시죠. 맘에 안 들면 고치고 더러운 건 잘라내고 좋은 직장 자랑스러운 회사 만들어서 열심히 일해요. 여기서 왜 사장까지 못합니까. 집이 더러우면 자기가 치우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우라인 우리가 그렇게 한번 만들어 보십시다.” 

허구동 과장의 이 말과 그 말을 음미하며 어떤 각성을 하는 서우진. <자체발광 오피스>는 이제 은호원을 중심으로 하던 청년 실업 문제에서 나아가 서우진을 중심으로 펼쳐나가는 좋은 회사 만들기라는 새로운 직장인들의 판타지를 건드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젊은 세대의 공감은 분명했지만 중년층의 공감대가 애매했던 이 드라마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 보면 <자체발광 오피스>라는 제목은 애초에 그 이중적인 의미로 좋은 회사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었다고 보인다. 즉 발광할 정도의 미쳐 돌아가는 비상식적인 회사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회사로의 변신. 서우진의 각성은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가 하려는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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