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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말모이' 유해진, 얼마나 대단한 배우인지 스스로 입증했다 '말모이',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배우 유해진의 진가우리는 조선어학회라는 곳이 있었다는 걸 교과서를 통해 한번쯤 본 적이 있다. 또 아무리 몰라도 주시경 선생이나 최현배 선생의 이름 정도는 알 것이다. 하지만 한글을 지킨다는 것이나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다는 일이 일제강점기에 어떤 의미인가는 크게 실감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직접적인 항일투쟁을 했던 김구 선생이나 김원봉 선생 같은 독립투사의 삶과는 조금 다르게 느낀다는 것. 이것은 아마도 ‘글’이 갖는 엘리트적인 선입견이 그 실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리기 때문일 게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영화 의 주인공이 류정환(윤계상) 같은 뜻을 갖고 한글을 지키기 위해 사전 편찬을 해온 엘리트가 아니라, 극장 직원으로 일하다 쫓겨나 길거리에서 소매치기를 하기도 하는 .. 더보기
'어서와', 이 독일친구들 덕분에 우리가 다시 보인다 ‘어서와’, 어째서 ‘1박2일’에서는 못 보던 걸 볼 수 있을까정말 우리는 많은 것들의 소중함이나 가치를 보지 못하고 지나치며 살아왔던 건 아닐까. MBC 에브리원 를 보다 보면 그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들며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외국인 친구들의 시선으로 보는 모든 신기한 것들을 사실 우리가 정말 대수롭지 않게 대해왔다는 사실이 주는 부끄러움.독일청년 다니엘이 한국을 찾은 친구들을 데리고 경주로 간 까닭은 “서울이 아닌 한국의 옛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사실 우리에게 경주에 대한 기억은 부박하기 그지없다. 기껏해야 수학여행 때 단체로 가서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같은 유적들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이 그 대부분의 기억일 테니. 물론 이런 편견을 깨고 경주가 가진 놀라운 아름다움을 보여줬던 tvN 경.. 더보기
'어벤져스2', 이걸로 2조원의 국가브랜드 가치가? , 도대체 왜 이렇게 설레발이었을까 이 영화로 과연 4000억원의 직접 홍보효과와 2조원의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2주간 교통을 통제하면서까지 진행된 의 서울 로케이션에 대해 찬반 논란이 벌어졌을 때,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장밋빛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역시 876억 원의 경제효과를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어디서 이 어마어마한 수치의 경제적 효과가 가능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을. 국내의 관객이라면 당연히 궁금했을 서울 로케이션 장면은 영화 후반부에 잠깐 등장한다. 상암동에 새로 지어진 MBC 신사옥 위로 비행선이 날아가고 대로와 골목길을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가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은 그 액션만으로는 훌륭하다. 게다가 질주하는 지하철.. 더보기
'뿌리', '지랄'로 풀어낸 소통의 사극 소통에 더 갈급한 세상, '뿌리'의 선택 "지랄하고 자빠졌네." '뿌리 깊은 나무'에서 '지랄'이라는 대사는 극 전개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화두다. 어린 세종 이도(송중기)가 죽은 아버지 앞에 오열하며 "지랄하지 말라고 그래!"하고 소리칠 때, 그 '지랄'은 이도의 뒤통수를 때렸다. 복잡한 말 장난 같은 이념과 철학의 대결구도 속에서 고뇌하고 힘들어할 때, 이 어린 백성의 한 마디 '지랄'은 오히려 이도에게 속 시원함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뭐가 그리 복잡한가. 저리 힘들어하는 백성이 있는데. '지랄'. '마구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함부로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뜻한다. 하지만 이 사극의 대사 속에서 사용되는 '지랄'은 이런 사전적 의미보다는 그럴 듯한 논리가 아닌 직관적으로 사태를 사.. 더보기
SNS시대, ‘뿌리’가 던지는 화두 ‘뿌리’, 세종은 현재와 어떻게 소통했나 ‘뿌리 깊은 나무’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 오히려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한글’과 ‘세종’의 이야기를 다룬다. 교과서 속에서 시험문제에나 나올 박제화된 세종의 한글창제에 관한 일화들이 21세기인 현재의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실제 역사 그 자체가 아니라, 세종과 한글창제가 갖는 의미를 현재의 시점에서 재해석했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그 몇 백년의 간극을 이어주는 한 단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소통’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첫 도입에서 글자를 몰라 죽게 되는 한 선량한 백성의 이야기에서 화두를 던지고, 그 일을 계기로 달라지는 세 인물을 끄집어낸다. 강채윤(장혁)과 소이(신세경)와 세종(한석규)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