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백종원, 식당 살리기 넘어 사람 살리기로

골목 상권을 살리는 걸 넘어서서 이제 그 곳 사람들까지 살린다? 홍은동 포방터시장을 찾아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 보여줬던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담았다. 그간 이 프로그램이 해왔던 스토리텔링방식을 보면 백종원이 찾아와 식당의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그걸 끄집어내 비판한 후, 미션을 부여하면서 조금씩 솔루션을 제공해 변화해가는 식당의 모습을 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포방터시장에서 집중한 건 식당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첫 번째로 찾아간 막창집은 사랑꾼 노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곳이었다. 물론 장사는 부진한 상황이었고, 백종원이 주력 메뉴가 뭐냐고 물었을 때도 “주력은 없다”고 겸손하게 답했지만, 그 곳의 애교 많은 아주머니는 여러 식당일을 하며 어깨 너머로 배운 요리 실력이 있었다. 백종원은 자신이 시킨 막창을 먹으며 “잘 삶아졌다”고 칭찬했고, 단 한 가지 소스 개발만 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 말해 노부부를 환하게 웃게 만들었다. 너무 기분이 좋은 아저씨가 아주머니에게 볼 뽀뽀를 했을 정도로.

하지만 두 번째 찾아간 돈가스집은 어딘지 부부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무언가를 물어도 잘 대꾸하지 않는 남편은 요리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홀 서빙을 맡은 아내는 손님이 와도 사근사근한 모습이 아니었다. 무뚝뚝한 아내가 남편에게 뭐라고 잔소리를 하는 모습은 가게 분위기마저 싸한 느낌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백종원이 찾아간 돈가스집은 역대급의 반전을 보여줬다. 등심카츠와 치즈카츠 그리고 카레를 시킨 백종원은 그 음식들을 먹어보더니 “진심으로 일본에서 먹은 돈가스보다 더 맛있다”고 극찬했고, 심지어 “솔루션 할 필요 없다”며 이런 퀄리티에 이런 가격이라면 “돈가스 끝판왕 해도 된다”고까지 말했다. 

알고 보니 돈가스집의 사장님은 무려 17년 동안이나 이런 저런 음식점에서 일하며 노하우를 가진 분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그 일들이 고생스럽고 힘들어 아내는 우울증까지 앓고 있었다. 무뚝뚝하고 어두운 표정 속에는 그런 내막이 있었던 것. 아내는 남편이 그 고생을 하면서 자신이 현실적인 타협을 하자고 했을 때 고집을 꺾지 않은 걸 잘했다고 얘기해주었고, 남편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백종원의 극찬 한 마디는 이 부부가 그간 겪어왔던 어려움, 심지어 우울증까지 날려버릴 듯한 힘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이 날 마지막으로 찾아간 홍탁집은 보는 이들마저 분노하게 만들었다. 어머니는 쉴 새 없이 주방에서 몸을 놀리며 일을 하는데, 아들은 전혀 일을 도와주지 않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들은 부엌에서 식재료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무려 4년을 같이 일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어머니가 대부분의 일을 하고 있었고 아들은 적극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 

이를 한 눈에 알아차린 백종원은 먼저 어머니와 면담을 가졌다. 몇 마디 이야기 속에서도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졌고,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아들에 대한 원망 또한 느껴졌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하고 말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어머니에게 백종원은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눈물 안 흘리게 해드릴게요.”라는 약속을 했다.

가게를 살리는 게 문제가 아니고 아들을 살려야 하는 게 이 가게의 더 큰 숙제였다. 아들과 면담을 가지며 백종원은 조목조목 그가 어떤 잘못을 했는가를 지적했다. “엄마가 무슨 죄를 지어서 고생하고 우셔야 하냐”며 “당신은 죄를 지었다”고 말하는 백종원 앞에 아들은 고개 숙이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한 때는 중국에서 큰돈을 만지는 모종의 ‘수출’ 관련 사업을 했다는 아들은 그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가게가 잘 되고 안 되고는 단지 음식 맛 때문만은 아니다. 또 가게가 잘되는 것 자체가 사업을 하는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닐 것이다. 결국은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 아닌가. 제아무리 손님이 많이 오고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가족에 문제가 있다면 결코 그것이 행복으로 돌아올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홍은동 포방터시장편은 그래서 가게를 살리는 솔루션이라기보다는 그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살리는 솔루션을 담아내고 있다. 백종원의 극찬과 분노어린 일갈은 과연 이들과 이들이 운영하는 가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새로운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SBS)

‘제3의 매력’ 항상 애쓰는 서강준과 늘 미안한 이솜의 서투른 사랑

준영(서강준)은 뛰고 또 뛴다. 강력계 형사로서 범인을 잡기 위해 뛴다. 그 범인을 빨리 잡고 영재(이솜)를 만나러가기 위해 또 뛴다. 그게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의 준영이다.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것. 그래서 범인을 잡거나, 영재가 환하게 웃을 때 자신도 행복해지는 것. 그래서 잘 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준영이다. 

하지만 영재는 준영과는 다르다. 그는 ‘잘 못하겠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되게 잘 못하겠더라. 오빠가 속상해할까 봐도 그렇고. 그게 습관이 됐나봐.”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오빠 앞에서 그는 뭔가를 잘 하려 노력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준영과 만나며 느끼게 되는 사소한 감정들을 그에게 애써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그 때 그 때 드는 사소한 감정들을 준영이한테 바로 다 얘기했더라면 달라졌을까? 아마 그래도 준영이는 날 이해하려고 노력했겠지? 아마 그러면 난 계속 더 미안했겠지.” 그래서 준영은 늘 애쓰게 되었고, 영재는 늘 미안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사랑하면 할수록 더더욱 힘들게 되었다. 

그건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서투른 스물일곱 살, 사랑이 익숙하지 못한 이들의 엇나감이다. 함께 섬으로 의료봉사를 갔던 날, 두 사람은 어느 노부부의 집을 찾아가 머리를 해주고 돌아온다.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사랑하는 노부부의 따뜻한 눈길들을 보며 행복해한다. 하지만 돌아와서도 영재와 함께 지내지 않고, 그 집에서 고쳐주겠다고 가져온 라디오에 준영은 집착한다. 뭐든 자기 앞에 있는 것들을 해내려고 노력하는 건 그의 습관이 되었다.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 상처받을 일이 없었을 게다. 그것이 준영이 경찰이 되고 또 강력계에서도 표창을 받는 힘이 되었을 테니. 하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다.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때론 부담이 되기도 한다. 특히 영재처럼 노력하지 않으려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상대방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영재가 미안해하고 힘들어한다는 사실은 그래서 고스란히 준영에게도 힘겨운 시간으로 되돌아온다. 

<제3의 매력>이 담고 있는 준영과 영재의 이별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건, 그것이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사랑하지만 서투르고 모자라서 생긴 일이라는 점 때문이다. 사랑에 있어서 ‘노력한다는 건’ 그래서 어쩌면 양자를 모두 힘겹게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수재(양동근)가 사고로 장애를 가진 후 병수발을 들던 연인을 애써 “보기 싫다”며 밀어낸 건 그 ‘노력’이 사랑하는 사람을 얼마나 힘겹게 만드는가를 알기 때문이다. 이 상황이 오면 헤어짐은 상대방을 위한 마지막 사랑의 행동이 된다. 

“서툴러서 아팠고 모자라서 미안했던 시간들. 고마웠고 설레었고 사랑했던 순간들. 찬바람이 불 때 바람 앞에 곧게 서 있는 나무가 되었으면. 추운 겨울엔 햇빛이 되고 더운 여름엔 그늘이 되었으면.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우리의 스물일곱이여. 안녕.”

범인을 검거한 공으로 경찰서장의 표창을 받는 날, 준영은 상을 받지 않고 대신 사직서를 낸다. 그리고 차를 몰아 영재가 있는 곳으로 간다. 그 곳 먼발치에서 영재를 바라보다 돌아선다. 준영은 드디어 알게 됐다. 마치 상을 받기 위해 종종대며 노력해왔던 그것들이 얼마나 서투른 사랑이었는가를. 

그는 과연 더 이상 뛰고 또 뛰지 않으며 사랑할 수 있을까. 스물일곱의 서투름을 넘어서 좀더 성숙해진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어느 섬에서 만난 노부부의 그 편안하지만 한없이 느껴지던 진정한 사랑에 도달할 수 있을까. 잔잔하고 소소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을 겪었을 스물일곱 준영의 사랑이야기가 가슴 아픈 공감으로 다가오는 이유다.(사진:JTBC)

시청자들은 외면하는데, 지상파에 쏟아지는 멜로물들

새로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지상파 3사 드라마 대결에서 기선을 잡았다. 첫 방 시청률 7.1%(닐슨 코리아). MBC에서 새로 시작한 <사생결단 로맨스>의 4.1%보다 앞섰고 이미 방영되고 있던 KBS <너도 인간이니?>의 5.6%도 앞질렀다. 

그런데 어쩐지 기선을 잡았다 해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는 헛헛함 같은 게 느껴진다. 언제부터 지상파 드라마들이 이렇게 소소해졌나 싶어서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이 모두 평범한 멜로물인데다, 그 이야기 구조도 새롭다 보기에는 너무 뻔해 보인다. 

고교시절 이제 막 좋은 감정을 느끼기 시작할 즈음, 버스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져 13년이나 누워 있던 우서리(신혜선). 그 버스에서 자신이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리라는 말만 하지 않았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거라 자책하며 그 13년을 우서리를 바라보며 살아왔던 공우진(양세종). 우서리가 깨어나면서 시작되는 멜로다. 

‘사소한 일들’이 만들어내는 큰 변화를 말하는 이 드라마는, 그로 인해 벌어지는 불행과 행복을 담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는 그 이유도 다소 사소한 일들로 비롯된다. 우서리가 외삼촌(이승준)의 집인 줄 알고 찾아간 집에, 공우진이 조카인 유찬(안효섭)을 돌보러 찾아왔다 만나게 되는 것. 어찌 된 일인지 외삼촌은 소재를 알 수 없게 되었고 우서리는 의지할 데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이 드라마가 그리려는 건 아마도 불행한 사고 이후 모든 걸 잃어버렸던 우서리와 공우진이 다시 만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일 게다. 그 멜로적 구도나 ‘불행 끝에도 또 다른 행복이 있다’는 드라마의 주제의식은 충분히 이해되는 바이지만, 그것이 그다지 새롭거나 무게감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만 우서리와 공우진이라는 캐릭터와 그들의 멜로구도만이 있을 뿐.

이런 사정은 새로 시작한 MBC <사생결단 로맨스>도 마찬가지다. 아예 제목에 달아놓은 것처럼 이 드라마는 본격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추구한다. 여기도 빠지지 않는 건 독특한 캐릭터다. 호르몬에 미친 내분비내과 의사 주인아(이시영)와 승부욕의 화신 한승주(지현우)와 만나 만들어내는 밀고 당기는 로맨틱 코미디.

대작이 아니라도 기대작은 되어야 채널이 집중될 것인데,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은 너무 소소해졌다. 월화수목을 통틀어 10% 시청률을 넘기지 못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종영한 SBS <훈남정음>은 2% 대의 수목극 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소소한 드라마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이 로맨틱 코미디류의 멜로물들이다. 

이미 시청자들은 지상파 멜로물에 대해 외면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상파들은 계속 멜로물들만 세워두고 있다. 좋은 작가, 작품들이 비지상파로 빠져나가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지상파의 기획이 예전만 하지 못해서일까.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지상파 주중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곱씹어봐야 할 이유다.(사진:SBS)

‘풀뜯소’ 16살 농부 한태웅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건

농촌은 꽤 오래 전부터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소재였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방영됐던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는 시골에 내려가 그 곳에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벌이는 즐거운 한 때를 보여준 바 있고, MBC <무한도전>은 농사를 도전미션으로 삼아 1년 간의 장기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또 KBS <청춘불패>는 예능 사상 처음으로 농촌 정착형 예능을 보여줬고, 최근에는 tvN <삼시세끼>가 농촌생활의 일부를 소재로 삼은 바 있다. 

그래서 tvN이 새로 선보인 <풀 뜯어먹는 소리>가 농촌을 소재로 한다는 것이 그리 특별하게 다가올 수는 없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어딘가 다른 느낌을 준다. 그것은 한태웅이라는 이제 16살 농부가 그 프로그램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미 농사경력 8년차인 한태웅은 경기도 안성에서 실제로 농사를 짓는 ‘마음대농’으로 이 프로그램이 그저 일회적인 농촌체험이나 농촌을 소재로 하는 웃음 정도에 머물지 않게 만든다. 한태웅이 매일 겪는 농촌생활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니 말이다.

농부의 길이라는 남다른 선택을 하며 살아왔기 때문일까. 한태웅은 그 말하는 모습이나 행동이 여느 또래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르다. 느릿느릿 툭툭 던지는 말에서는 심지어 ‘연륜’마저 느껴진다. 행복에 대해 묻는 송하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행복”이라는 한태웅의 말은 그것이 진심이고 또 그가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에 듣는 이들의 마음을 건드린다. 이제 겨우 16살이지만 그 적어보이는 나이 속에 꽉 채워 넣은 농촌살이의 진정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농사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앙기가 있어 천 평 넘는 논에 모를 심는 일도 하루에 뚝딱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결국 농사일은 사람 손이 닿아야 하는 일이다. 이앙기가 닿지 않는 곳에 직접 손으로 모를 심어본 출연자들은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일일이 손으로 모를 심었을까를 생각한다. 태웅이네 가족이 정성껏 준비해온 새참을 먹으며 친척 할아버지는 힘든 농사일에 막걸리 한 잔이 진통제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그만큼 노동 강도가 높은 게 농사일이라는 것.

하지만 진짜 힘든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 모내기를 끝낸 논에 예쁘게도 심어져 있는 모를 보며 한태웅은 농사의 진짜 어려움을 말한다. 그가 짓는 논의 크기는 여섯 마지기. 약 1천2백평인데, 인건비, 비료값, 모판값 등을 따지면 1년 동안 천 평이 넘어도 5,60만원 밖에 안 남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쌀 농민들이 쌀농사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그래서 한태웅은 농사를 짓는단다. 

“그러면 점점 우리나라 쌀이 없어지고 나중에는 우리나라 농민들이 아예 없어지지 않을까... 돈을 떠나서 농사를 안지어서 풀밭도 되고 공장 같은 것도 들어오고 젊은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저는 그게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것 때문에 저는 땅 한 평이라도 더 짓고 가축 한 마리라도 더 키우려는 거예요.”

한태웅의 이 진심은 <풀 뜯어먹는 소리>라는 농촌을 소재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특별해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물론 한낮 뜨거운 땡볕을 피해 정자에서 아이스크림 내기 게임을 하는 출연자들의 한가로운 모습은 도시인들에게는 부러워지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과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 어디선가 들리는 뻐꾸기 소리와 전면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푸른 산이 주는 편안함은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들이다. 

하지만 그런 풍경들보다 더 우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건 한태웅이라는 한 젊은 농부의 남다른 삶의 방식이다. 심지어 007빵 게임도 모르고 한 때는 친구들과 친해지려 PC방에 가서 게임을 해보기도 했지만 어지러워서 포기했다는 이 농부가 느끼게 만드는 농촌살이의 각별함. 도시생활의 각박함과는 너무나 다른 그것이 <풀 뜯어먹는 소리>의 농촌을 너무나 다르게 다가오게 만든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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