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썸네일형 리스트형 '녹두꽃' 거시기 죽인 조정석과 도채비 버리는 윤시윤의 속내 ‘녹두꽃’, 조정석과 윤시윤이 그리는 동학혁명의 진면목 “니 안의 도채비 내가 죽여줄텐게, 니 안의 백이현으로 다시 살더라고.” SBS 금토드라마 에서 백이강(조정석)은 백이현을 때려눕히고 그가 총을 쏘던 오른손을 돌로 내려치려 하며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는 망설인다. 그 돌을 들고 있는 자신의 오른손이 전봉준(최무성)의 칼에 찍혀 못쓰게 된 그 상황을 마음속으로는 사랑하는 동생이 겪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백이현은 마치 도와달라는 것처럼 “그냥 망설이지 말고 그냥 찍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연모하고 혼인을 약속했던 황명심(박규영)의 오라비 황석주(최원영)가 신분이 낮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전장으로 내보냈다는 사실을 알고는 통제할 수 없는 분노와 욕망에 휘둘린다. 그는 .. 더보기 '정도전'의 질문, 국가인가 국민인가 , 당신은 정도전인가 정몽주인가 역심인가 민심인가. 썩어 빠진 조정을 쇄신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겠다는 정도전(조재현)이 오로지 생각하는 건 도탄에 빠진 백성들이다. 그는 백성들을 위해서 잘못된 나라를 뒤집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고 한다. 그것은 민심이기도 하지만 또한 역성혁명이기도 하다. 충심인가 타협인가. 한편 정도전과 맞서는 정몽주(임호)는 그래도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혁은 하되 그 개혁 또한 나라를 전제해야 한다는 것. 역성혁명이란 민심을 빙자한 정치적인 야심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고려에 대한 충심이기도 하지만 또한 타협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도전이 혁명을 위해 꺼내놓은 카드는 사전을 혁파하겠다는 ‘전제 개혁’이다. 가진 자들의 땅을 백성들에게 나눠주려는 것. 이것 때문에 스승인.. 더보기 '설국열차' 아이러니, 진정 모두가 동승해야 할까 가 비판하는 독과점 (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지 않으신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가 다루고 있는 것은 저절로 작동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실체다. 하층 계급이 무임승차한 대가로 사는 열차의 맨 꼬리 부분에서 상층 계급이 살고 있는 맨 머리 부분까지 달려가는 커티스(크리스 에반스)의 여정(?)은 그래서 이 계급으로 나눠진 자본주의 시스템이 어떻게 저 스스로 작동하는 지를 절묘하게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하층 계급의 혁명가인 커티스가 일으키는 반란조차 적절한 인구수를 조절하는 이 시스템의 한 부분이라는 점이다. 하층 계급이 상층 계급으로 올라가려는 욕망은 그래서 이 열차의 통치자인 윌포드(애드 해리스)에 의해 때로는 부추겨진다. 결국 맨 머리 부분까지 올라간 커티스를 윌포드가 설.. 더보기 '추노', 그 80년대 옛 혁명의 그림자 '추노'의 마지막 장면, 초복이와 은실이가 태양을 바라보며 앞으로 저 해가 누구의 것인가를 말하는 대목에서 문득 대학시절 읽었던 리얼리즘 소설을 떠올렸습니다. 제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소설들은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런 식의 비전을 중요하게 생각했죠. 비록 지금은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결국 도저한 역사의 흐름은 잘못된 역사를 바꿔 놓을 것이다. 제가 대학에 들어가던 87년도. 그 해에 저는 이한열의 죽음 옆에 있었습니다. 그다지 시위에는 관심이 없던 저였지만, 그 때는 모두 강의실을 뛰쳐나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배 누님은 사과탄에 머리를 맞아 살갗이 썩어간다는 얘기까지 나돌았으니, 그 들끓는 젊은 피의 분노가 얼마나 컸던가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더보기 '추노'의 혁명, 그 실패가 실패가 아닌 이유 '추노', 역사에 이름 한 줄 없는 그들만의 역사 송태하(오지호)가 석견(김진우)을 구명하기 위해 한밤중 몰래 저자거리에서 봉림대군(이준)을 만나는 장면에서 대길(장혁)은 태하처럼 무릎을 꿇지 않는다. 그저 건들대며 간단한 목례를 할 뿐. 짧은 장면이지만 이 길바닥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추노꾼 대길과 봉림대군의 만남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것은 우리가 사극이라고 하면 늘 봐왔던 그런 풍경, 즉 왕이나 세자 앞에서는 누구나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는 그 풍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봉림대군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그 곳은 대길과 태하가 그를 좇는 철웅(이종혁)과 부하들이 한 판 벌이는 자리로 바뀐다. '추노'는 이처럼 역사 속의 인물을 어둠 저편으로 밀어내고 대신 그 자리에 역사 바깥에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