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쉬'가 기자 앞세운 드라마의 징크스를 깨기 위해서는

 

기자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안 된다? 드라마업계에 자리하고 있는 징크스는 여지없이 이번에도 재연되고 있는 걸까. 기자를 소재로 하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과 새로 시작한 JTBC 금토드라마 <허쉬>가 바로 그 드라마들이다. 

 

비교적 잘 나가던 <날아라 개천용>이 주연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데다, <허쉬> 또한 황정민 같은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스타배우를 캐스팅하고도 첫 회 3.3%(닐슨 코리아)에서 2회 2.5%로 시청률이 추락했다. 

 

<날아라 개천용>은 드라마 같은 삶을 산 실제 재심 변호사와 기자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 약자들을 위해 나서는 이들의 영웅적인 서사가 리얼 판타지라는 강점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하지만 하필이면 정의로운 기자 역할을 연기하는 배성우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역풍을 맞았다. 리얼 판타지의 몰입감은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이정재가 배성우를 대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결정되진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새로 시작한 <허쉬>는 어떨까. <허쉬>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영웅적인 기자 상을 판타지로 그리기보다는, 기레기가 될 수밖에 없는 언론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실제로 <허쉬>는 "까라면 깔 수밖에 없는" 직장인과 다를 바 없는 기자를 그린다. 유배지가 다름없는 디지털 뉴스팀으로 좌천된 기자들은 취재는 뒤로 한 채 보도자료를 베껴 쓰거나,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다는 일을 하며 스스로를 '기레기'라 한탄한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있는 그대로 고발하는 <허쉬>는 시청자들로서는 마치 기레기를 변명하는 듯한 뉘앙스로 읽힐 수 있다. "글보다 밥이 무섭다"는 현실은 거꾸로 말해 그 밥을 위해 정론직필하지 못하는 것이 마치 생존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는 기자들이나 그 세계를 아는 언론관계자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겠지만 대중들이 모두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허쉬>에게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것은 디지털 뉴스팀의 한준혁(황정민)이 과거 자신의 이름으로 나간 가짜 뉴스 때문에 겪은 상처가 있다는 점이다. 그 가짜뉴스로 잘 알고 지내던 한 PD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그래서 마치 자신에게 벌을 주듯 기레기를 자처하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의 앞에 또 다른 각성의 기회가 생긴다. 

 

그것은 자신이 교육을 맡게 된 인턴에게서 벌어진 비극이다. 지방대 출신으로 여러 회사의 인턴을 전전했지만 정직원이 되지 못한 오수연(경수진)이 매일한국에서도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그냥 자신만 입 다물고(허쉬라는 제목이 가진 뜻 그대로) 지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나갈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한준혁은 과연 기레기에서 탈피해 새로운 면모를 보일 수 있을까. 

 

바로 이 지점은 <허쉬>가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드라마는 현실 그대로가 아니라, 현실에 결핍된 것들을 채워주는 판타지를 요구하니 말이다. 과연 한준혁의 각성은 <허쉬>의 기대감을 높여 놓을 수 있을까. 나아가 기자 소재 드라마는 안 된다는 징크스를 깨줄 수 있을까.(사진:JTBC)

기레기는 어떻게 탄생하나, '허쉬'의 시스템 고발이 변명이 안 되려면

 

기자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잘 안 된다는 통설이 있다. 거기에는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 서 있는 드라마의 위치가 작용한다. 즉 너무 현실감 있게 기자의 세계를 그리면 고구마 가득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들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푸념과 변명처럼 다가오게 되고, 그렇다고 진실만을 추구하는 기자를 판타지를 섞어 그리면 너무나 다른 현실과의 부조화 때문에 공감이 안 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 

 

JTBC 새 금토드라마 <허쉬>는 이 중 전자를 선택한다. 섣불리 정의감 넘치고 그 어떤 외압 앞에서도 진실만을 추구하는 기자라는 판타지를 그리지 않는다. 대신 정반대로 이른바 '기레기'로 전락해버린 기자들이 어쩌다 그렇게 되어버렸는가를 찾아간다. 매일한국의 12년차 베테랑 기자지만 이 신문사의 실패자들을 모아놓은 유배지나 다름없는 디지털 뉴스팀으로 출근해 보도자료를 '복붙' 하며 낚시성 제목으로 조회 수를 끌어올리는 일을 하는 한준혁(황정민)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펜대보다 큐대를 더 많이 잡으며 빈둥빈둥 시간을 때우고, 새로 들어온 인턴들을 교육하면서도 기자로서의 사명감 같은 이야기는 거의 꺼내놓지 않는 인물. 매일한국의 디지턴 뉴스부 기자들의 모습도 한준혁과 그리 다르지 않다. 디지털뉴스팀 정세준(김원해) 팀장은 기사는 잘 썼지만 사내 정치는 몰라 부장 승진에서 계속 누락된 '똥차' 취급을 받고, 김기하(이승준) 기자는 결코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며 하루하루를 가늘고 길게 살아간다. 엄성한 디지털 뉴스부장은 나름 사내 정치를 하지만 어딘가 '엉성한' 직장인에 가까운 인물이고, 그가 눈치보며 비벼대는 나성원(손병호) 매일한국 편집국장은 기자정신보다 조직의 이익이 우선인 인물이다. 

 

새로 들어온 인턴이라고 해도 기자로서의 패기 같은 게 엿보이진 않는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무수히 많은 인턴 경험을 가진 오수연(경수진)은 '기자는 시민의 마지막 보루'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정직원이 되기 위해 목매는 인물이고, 이지수(윤아)는 '밥은 펜보다 강하다'며 생존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하는 인물이다. 즉 기자가 되려하는 젊은 인물들 역시 취업 전선에서 기자정신보다는 생존이 우선인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는 걸 이들 인물들은 잘 보여준다. 

 

그나마 기자로서의 근성과 정신을 보여주는 인물은 매일한국 사회부 차장 양윤경(유선)이지만 그 역시 비판적인 기사들이 번번이 광고주와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데스크에 까이는 현실을 마주하며 이제 그만 둘까를 고민한다. 예전보다 많이 꺾였다는 그는 현실을 이렇게 개탄한다. "기자? 여기 기자가 어딨냐? 그냥 다 먹고 살겠다고 붙어있는 월급쟁이들이지." 기자로서 해야 할 일들과 직업정신 같은 게 있지만 이들은 어쩌다 기자가 아닌 회사원이 되어 있다고 자조한다. 

 

하지만 기자가 회사원이 되면 안되는 이유가 한준혁과 이지수가 겪은 사건으로 드러난다. 즉 2013년 방송노조위원장 이용민 PD가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담은 가짜뉴스를 한준혁의 이름을 내게 만든 나성원 국장 때문에 결국 이용민 PD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 당시 한준혁은 나성원을 찾아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항변했지만 사장이 직접 지시해 자신은 힘이 없다며 사장도 정부처에서 찍어 눌러 어쩔 수 없었다 말한다. 그러면서 다른 이슈가 나오면 금세 잊혀질 거라 변명했지만 그렇게 벌어진 비극으로 한준혁은 사실상 스스로를 죄인처럼 유배시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지수는 다름 아닌 바로 사망한 PD의 딸이었다.

 

생계를 위해 누구나 밥이 중요한 회사원이라는 건 공감할 수 있는 일이지만, 기자가 그저 회사원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잘 보여주는 이 사건은 <허쉬>가 무엇을 담으려 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섣부른 돈키호테 기자 판타지를 담기보다는 "허라면 허고 쉿 하라면 쉿 하면 되는 것"이라 말하는 데스크들 속에서 우리가 쉽게 기레기라고 치부함으로써 그런 가짜뉴스가 개인적 일탈에 의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돈과 권력과의 관계로 얽힌 시스템의 문제라는 걸 이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 

 

그런데 <허쉬>의 이런 시스템 고발이 그저 기레기의 현실 한탄이나 변명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통해 어떤 대안의 제시가 필요하지 않을까. 기레기로 자조하며 살아가기보다는 무언가 이들의 연대가 만들어내는 반전이 필요한 이유다. 과연 <허쉬>의 한준혁과 이지수는 밥벌이 그 이상의 가치를 이 부조리한 시스템 안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까.(사진:JTBC)

'다만 악', 황정민·이정재만큼 빛난 박정민의 연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액션이나 느와르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만족할만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영화다. 이 영화는 황정민과 이정재가 보여주는 미친 연기를 보는 맛만으로도 충분히 몰입감을 준다. 이들이 몸 사리지 않고 보여주는 액션은 스타일리시한 영상 연출과 더해져 시종일관 영화의 긴장을 높여준다. 여기에 박정민의 파격적인 변신이 더해주는 웃음은 긴장 속에 숨통을 틔워준다.

 

이야기는 다소 단조롭다. 청부살인을 하며 살아가는 암살자 인남(황정민)은 이제 은퇴해 파나마에 가서 다른 삶을 살려 한다. 하지만 그 때 태국에서 과거 자신과 연인 관계였다 헤어진 여자와 그 딸이 납치되고 그 사건이 사실은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결국 사체로 돌아온 여자를 통해 그 납치된 딸이 바로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된 인남은 태국으로 가게 되고,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 의해 죽게 된 사실을 알게 된 레이(이정재)가 복수를 위해 그 뒤를 추적한다.

 

인남이 납치된 딸을 구출하기 위해 태국의 인신매매, 장기매매 조직과 전쟁을 치르는 그 내용은 여러모로 영화 <아저씨>를 떠올리게 한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전직 요원이 조폭들과 치르는 전쟁. 인남 역시 과거 국가를 위해 특정 임무를 수행하던 인물이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당대 <아저씨>의 성공이 끔찍한 사건사고가 쏟아져 나오던 시기에 중년남성들의 부채감과 카타르시스를 건드렸던 것처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다소 힘이 빠져버린 아버지들의 부성애 판타지를 건드리는 면이 있다.

 

무엇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아저씨>의 정서를 닮았다 여기게 되는 건, 납치된 딸이 무자비한 액션을 벌이는 아저씨 혹은 아버지들의 근거로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납치된 딸들은 어떤 능동적인 행동이나 말도 취하지 않는다. 다만 그 끔찍한 현실 앞에서 던지는 다소 텅 빈 눈빛을 통해 어떻게든 구해내야만 할 존재로서 서 있을 뿐이다.

 

강한 부성애 판타지를 액션을 통해 끄집어내기 위해 아이를 대상화하는 이런 시선은 다소 불편함을 남기지만, 그래도 액션과 느와르를 담은 오락영화로만 본다면 영화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 두 남자의 무자비한 대결 속에 들어오게 되는 유이(박정민)라는 성소수자의 존재는 '미친 존재감'이라는 표현에 딱 맞는 재미와 의미를 더해준 면이 있다.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 남자들의 세계 속에서 유이이라는 성적 경계에 선 존재가 보여주는 휴머니즘은 그 자체로 이 영화가 가진 단점들을 상쇄시켜주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정민과 이정재의 연기대결을 기대하고 본 관객이라면 어느 순간부터 의외로 박정민이라는 배우에 대한 매력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액션의 맛이 남다른 영화다. 하지만 부성애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희생되는 여성과 아이라는 그 설정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황정민과 이정재의 연기 속에서 오히려 박정민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도드라져 보이는 면이 있다. 그가 있어 영화가 가진 약점들조차 어느 정도는 상쇄되고 있으니.(사진:영화'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공작’, 이런 영화가 극장에 걸린다는 것만으로도 뭉클하다

(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른바 ‘북풍’의 실체는 무엇일까. 어째서 선거 임박해 ‘북한의 도발’이 벌어지고 어김없이 일간지에 마치 당장이라도 전쟁이 벌어질 것처럼 대서특필되었나. 영화 <공작>은 아마도 1990년대 말 대선 과정에서 벌어졌던 이른바 ‘총풍사건’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그리 생소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당시 ‘흑금성 사건’으로 ‘북풍’의 실체가 드러났던 그 사건을.

<공작>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해석과 연출은 들어있지만 ‘흑금성 사건’의 현실적 자료들의 대부분이 그대로 담겨 있다. 워낙 흑금성이 실제로 해온 대북 공작 이야기 자체가 드라마틱해 특별한 이야기를 첨가하지 않아도 충분히 관객들을 몰입시킬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액션이 있는 영화도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보게 만드는 힘은 그 실제 이야기에서부터 나온다.

북핵 위기가 점점 커지고 있는 시점에 대북 공작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든 박석영(황정민)은 사업가로 위장해 북한의 외화조달을 책임지고 있는 간부 리명운(이성민)을 만난다. 그리고 실제로 대북사업으로 진행되었던 남북 합작 광고 사업을 두 사람은 공조해 진행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박석영은 본래의 목적이었던 영변의 핵시설을 들여다보려 노력하고, 북한의 정보들을 안기부에 넘기는 일을 동시에 수행한다. 

<공작>의 팽팽한 긴장감은 사업가로 위장해 북한까지 들어가 김정일 당시 위원장까지 만나게 되는 박석영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일 분 일 초들이 만들어낸다. 그와 함께 김정일의 허락을 받아내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공동의 운명에 처하게 되는 리명운은 박석영과 기묘한 동지적 관계를 맺게 된다. 남과 북으로 서로 다른 위치에 서게 되지만 ‘새로운 남북관계의 시대’를 희망하는 두 사람의 의지는 그들을 위협하는 양국의 세력들(?)과 대결하게 만든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건 처음에는 박석영와 리명운이라는 인물을 통해 남북이 대결구도로 등장하지만, 차츰 두 사람은 공동운명체가 되어가고 대신 남북 각국의 또 다른 세력들이 그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바뀌어간다는 점이다. 북한의 리명운을 위협하는 건 정무택(주지훈)으로 대변되는 군부세력이고, 남한의 박석영을 위협하는 건 엉뚱하게도 대선이 불리해지자 북풍을 조작하려는 정치인들과 안기부의 공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은 그래서 이 영화의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어낸다. 북풍을 조작하면서까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밀어내려 했던 정치세력과 안기부는 그가 당선됨으로써 오히려 위기를 맞게 된다. 이른바 ‘총풍사건’이 드러나고 당시 북풍 공작을 했던 안기부 요원은 검거되며, 안기부는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 회담을 제안한다. 그렇게 남북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됐던 것.

<공작>의 신랄함은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특정 정치세력을 위해 북풍 공작까지 감행했던 시대의 어둠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전까지 또 다시 재연되고 있던 상황들이다. 김대중 정권에서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이어지던 대북정책은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며 과거의 모습으로 퇴행해버렸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작>이 남북 광고 합작을 계기로 남측의 이효리와 북측의 조명애가 만나는 장면과, 그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박석영과 리명운의 모습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위원장이 만나던 장면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장면으로 오버랩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공작>은 시대의 씁쓸함을 정조준하는 그 신랄함과 동시에 남북이 마주잡은 그 손의 훈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무엇보다 이런 영화가 극장에 걸릴 수 있는 시대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뭉클해지는.(사진:영화'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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