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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환불원정대를 통해 화사의 진가 더욱 빛난다는 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가 <쇼! 음악중심>을 통해 'Don't touch me'의 첫 데뷔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곡을 녹음하고 곡에 맞는 의상을 결정하고 또 함께 하는 그룹으로서 안무까지 맞춰 맹연습을 해 준비한 무대.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그리고 실비(화사)가 함께 선보이는 첫 무대라는 점은 이들조차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놀면 뭐하니?>가 보여준 환불원정대의 그 과정들은 저마다 이 무대가 가진 의미가 남다르다는 걸 보여줬다. 만옥은 갑상샘암 수술 후 마음대로 소리를 낼 수 없다는 심적 부담감 때문에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동료들의 응원과 신박기획 지미유(유재석)가 연결해 도와준 보컬 트레이너를 통해 제 목소리로 녹음을 할 수 있었다.

 

천옥으로서는 만옥과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였다. 힘들 때마다 만옥을 롤모델로 삼아 용기를 얻곤 했다던 천옥. 그래서 환불원정대의 리더를 맡아 팀을 이끌어온 만옥이었다. 무대를 마치고 나서 "너무 행복하다"며 눈물을 보이는 만옥 때문에 모두가 눈물바다가 됐을 때도 애써 참던 천옥은 대기실에 들어가자 만옥을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그만큼 이 무대가 그에게는 큰 의미였던 것.

 

은비는 천옥과 만옥 그리고 실비와 함께 무대를 맞춘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마도 솔로 가수로서 늘 혼자 섰던 무대였고, 센 이미지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은비였지만, 환불원정대에서 그는 그 누구보다 언니들 잘 챙기는 동생이었다. 그러니 어렵게 환불원정대에서 그룹 안무를 소화하면서 제 목소리를 낸 것이 그에게는 좋은 시간이 됐을 수밖에.

 

하지만 이 언니들 틈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실비의 가치와 남다른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막내라 언니들 사랑을 독차지 했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나 혼자 산다>의 화사와는 달리 언니들 속에서는 다소곳한 모습이었다. 물론 녹음에 들어가거나 춤을 추거나 카메라 앞에서 가수로 돌아갈 때는 화사 특유의 강렬한 포스를 드러냈지만.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내는 실비는 이번 환불원정대를 통해 그가 얼마나 독보적인 뮤지션인가를 보여줬다. 녹음실에서 그저 툭툭 던져내는 노래만으로도 그걸 듣는 툭지훈 라도와 지미유의 감탄사를 유발할 정도였다. 심지어 짜장면을 먹으며 감상 모드로 녹음을 할 정도로 알아서 척척 해내는 클래스라니. 실비의 독보적인 보이스는 'Don't touch me'의 굵직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내는데 그 자체로 큰 역할을 해냈다.

 

게다가 안무를 할 때 보이는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거침없는 동작은 환불원정대 특유의 '세지만 멋진' 걸 크러시를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었다. 예능적인 측면에 있어서 실비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었지만,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는 제 역할을 200% 소화해냄으로서 환불원정대가 가진 독특한 색깔의 밑그림을 채워 넣어줬다.

 

그래서 아마도 이번 환불원정대를 보면서 실비로 분한 마마무의 화사가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그 털털한 면모가 아닌 아티스트로서 대단하다는 걸 느낀 분들이 적지 않을 게다. 어떤 곡도 안무도 씹어 먹어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 보여주는 막내 실비를 통해 어쩌면 마마무라는 걸 그룹의 진가를 새삼 느끼게 됐을 수도.(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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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새 얼굴들이 부쩍 많아진 까닭

 

종영한 드라마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젊은 배우들의 호연이 주목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박은빈은 JTBC <청춘시대>에서 명랑 쾌활한 대학생 역할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후 SBS <스토브리그>로 우뚝 서게 됐다. 이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그의 또 다른 감성적인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됐다.

 

박은빈이야 워낙 전작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니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연기의 결과지만, 김민재는 이번 작품이 그의 연기자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줬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중하고 상대방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골라 차분히 던지는 대사들은 시청자들이 이 클래식한 멜로에 빠져들게 된 이유가 됐기 때문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박은빈과 김민재뿐만 아니라 김성철, 박지현, 이유진, 배다빈 같은 젊은 배우들을 발견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특히 한현호와 이정경이라는 결코 비중이 작지 않은 역할을 잘 소화해낸 김성철과 박지현의 연기는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tvN <청춘기록> 역시 청춘멜로라는 장르에 걸맞게 젊은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작품이다. 사혜준 역할의 박보검이나 안정하 역할의 박소담은 이제 고정적인 시청팬층을 끌어 모을 수 있을 정도의 연기자들이다. 그래서 실제로 이 작품의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은 이 두 배우가 가진 힘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청춘기록>이 발견해낸 또 다른 젊은 배우가 있다. 사혜준의 찐 친구 역할로 금수저지만 공정한 경쟁을 하려 노력하는 원해효 역할의 변우석이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와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에서 얼굴을 보인 바 있지만, 변우석은 이번 <청춘기록>을 통해 신인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JTBC <18 어게인>은 중년의 위기를 맞이한 정다정(김하늘)과 홍대영(윤상현)의 이야기지만, 홍대영이 18년 전의 몸으로 돌아간다는 판타지 설정 때문에 젊은 홍대영 역할을 연기하는 이도현이라는 신인배우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윤상현보다 대부분의 분량을 이도현이 채우고 있어 그에게 얹어진 부담감이 적지 않지만, 의외로 신인답지 않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이 작품에서 예지훈이라는 프로야구 선수 역할을 연기하는 위하준도 빼놓을 수 없다. <최고의 이혼>, <로맨스는 별책부록>, <영혼수선공> 등의 작품들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온 위하준은 이제 타이틀 롤을 맡아도 될 만큼의 배우로 대중들의 마음 속에 들어오고 있다.

 

수목드라마에도 tvN <구미호뎐>의 조보아나 KBS <도도솔솔라라솔>의 이재욱 등 최근 들어 드라마에 부쩍 젊은 배우들이 눈에 띠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어려워진 드라마제작 때문에 톱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이 주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좀 더 신선한 얼굴들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이러한 배우들의 세대교체는 조금 늦어진 감이 없지 않다. 한동안 톱배우를 세워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방송사들의 출혈경쟁 속에서 기성배우들의 적체로 새로운 얼굴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았던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지상파 드라마들의 어려워진 제작여건이나 OTT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탄생 등이 이제는 젊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로서도 젊은 배우들로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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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공정한 경쟁 원하는 청춘들, 불공정한 현실 만드는 어른들

 

"같은 동네인데 너네 집 쪽은 우리 집 쪽이 안보이니까 신경 안 쓰고 살 수 있지만 우린 안 그래. 신경 안 쓰려고 해도 너네 집 쪽에서 보내는 엄청 환한 불빛을 보면서 꿈을 키워.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나 중학교 3학년 때 너한테 엄청 창피 했었어. 근데 그 때 우린 찐친구가 됐잖아. 너 나한테 창피할 거 없어."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에서 사혜준(박보검)은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원해효(변우석)에게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농구를 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한 친구가 사혜준의 점퍼를 보고 해효 것과 똑같다고 말한다. 그때 원해효는 "잘 어울린다"고 말해줬다. 어쩌면 그는 그 옷이 자기가 버린 옷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후에 자신의 엄마가 원해효의 집에서 일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혜준은 충격을 받는다. 그는 그 때 알았을 게다. 자신이 입었던 그 점퍼가 해효 것이었다는 걸. 하지만 그 때 의도적으로 자신을 피하는 사혜준을 졸졸 따라오던 원해효는 눈물 흘리며 "잘못한 게 있으면 말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원해효가 잘못한 게 도대체 뭘까. 없다. 사혜준은 그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배경이 다르다는 그 사실이 만든 결코 작지 않은 장벽이 있었을 뿐.

 

"배경은 배경이고 도움 없이 너랑 경쟁해서 이기고 싶었어. 너란 놈이 잘나서." 원해효는 배경이 어떻든 공정하게 경쟁하고 싶었다. 그것이 사혜준과 진짜 친구로서 당연히 취해야할 행동이니까. 하지만 그도 모르게 어른들은 불공정한 현실을 만들고 있었다. 원해효의 엄마 김이영(신애라)은 기자들을 접대하고 SNS 팔로워 숫자를 조작하기도 했다. 그렇게 부모가 가진 힘을 이용해 자식의 앞길을 열어주려 했다.

 

그걸 뒤늦게 안 원해효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이룬 것이 공정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진 것이라 여겼지만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사혜준과 다른 배경이라도 공정한 경쟁을 하고 싶었던 원해효는 그를 보는 것마저 창피해졌다. 게다가 사혜준은 그 누구의 도움도 아닌 혼자만의 노력으로 톱배우가 된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이제 그 원해효를 사혜준이 위로해준다. 자신의 과거 창피했지만 밖으로 내뱉지 않았던 그 일들을 꺼내놓고 그럼에도 그들은 진짜 친구가 됐다는 걸 말해준다. 원해효는 적어도 친구에게 진심으로 공정하려 노력했고, 그것을 사혜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른들이 불공정한 현실을 만들었을 뿐이었다.

 

<청춘기록>은 사혜준과 안정하(박소담)의 사랑과 사혜준의 청춘성공기를 담고 있지만 그만큼 주목을 끄는 이야기는 사혜준과 원해효의 우정이다. 서로 사는 배경은 다르지만 친구로서 어려울 때 챙겨주고 위로해주며 응원해주는 진짜 우정. 이 우정기가 흥미로운 건 부모에 따라 어떤 수저를 갖고 태어나는가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 우리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올바른 청춘들과 이런 현실을 만들어낸 어른들을 대비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원해효의 엄마 김이영은 부모가 자식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식의 성공은 부모에 달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혜준의 부모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물론 사혜준의 엄마 한애숙(하희라)은 아들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지만, 아빠 사영남(박수영)은 대놓고 그런 꿈이 헛된 것이라 재단한다. 자신들 같은 처지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 말하는 것.

 

김이영이나 사영남이나 정 반대의 위치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저계급의 사회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똑같은 어른들이다. 이들과 대비되는 사혜준과 원해효의 찐 우정과 서로 경쟁하지만 공정하고픈 그 마음이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하여튼 부모님들이란 자신들은 자식들한테 완벽한 줄 안다니까." 그렇게 툭 던지는 원해효의 말 속에 작가의 진심이 묻어난다.

 

성공. 결국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밀려나지 않기 위해 심지어 부모 찬스까지 쓰는 우리네 현실이다. 그래서 사혜준처럼 없는 이들은 더더욱 사력을 다한다. 하지만 성공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건 아니다.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통해 성공하거나, 성공으로 인해 오히려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생겨나는 상황은 그를 불행하게 만든다.

 

사혜준이 그토록 성공하려 했던 이유는 뭘까. 원해효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 사혜준은 자신의 방을 들어서며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자신의 성공하기 위한 노력이 결국 그 작은 자신만의 방을 갖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허탈함이 몰려온다. '내 방이다. 그렇게 원하던 내 방을 가졌다. 혼자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방이 필요했다. 행복하다. 소리 내어 울어도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방을 가졌으니까.'

 

수저계급의 사회 속에서 그런 현실을 내면화하고 그래서 자식들까지 그 틀에 맞춰 미래를 강요하는 어른들에게 이 드라마는 묻고 있다. 도대체 그렇게 해서 경쟁에 이기고 성공을 이룬다고 해서 청춘들이 행복할 것이냐고. 거창한 성공을 거둔다 해도 진짜 행복이란 어쩌면 혼자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방 하나를 갖는 것일 수 있다고. 그런 방 같은 진짜 친구를 갖는 일일 수 있다고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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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어게인', 판타지보다 가족과 멜로로 몰입감 높여

 

JTBC 월화드라마 <18 어게인>은 갑자기 18년 전의 몸으로 돌아가 버린 홍대영(윤상현)이 고우영(이도현)이라는 이름으로 가족과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는 드라마다. 어느 날 하프코트에서 농구공을 던지며 "돌아가고 싶다"고 빌었던 그 소원이 실제로 벌어지면서 생겨나는 해프닝이 드라마의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판타지에 집중하기보다는 가족과 멜로에 시선을 줌으로써 몰입감을 높인다. 즉 젊어서 그토록 아내에게 애틋했던 마음이 생계를 위해 꿈도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무뎌져버렸고, 자신의 힘겨운 현실을 자식들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만나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꼰대'가 되어버렸다. 고등학교 시절 농구 유망주였으나 덜컥 아이를 갖게 되어 모든 꿈을 포기하게 됐을 때 이를 만류하던 아버지 홍주만(이병준)과도 마음의 벽을 갖고 살아온 홍대영.

 

하지만 몸이 18년 전으로 돌아가 홍대영의 친구인 고덕진(김강현)에게 부탁해 그의 아들인 척 고우영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주변을 맴돌며 보게 된 가족과 자기 자신의 모습은 홍대영을 후회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한다. 젊어진 고우영은 그래서 자신의 쌍둥이 자식들인 홍시아(노정의), 홍시우(려운)와 친구처럼 드디어 소통하게 되고, 아내 정다정(김하늘)의 주변을 빙빙 돌며 그가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남모르게 도와주려 한다.

 

이처럼 <18 어게인>은 이미 후회의 시간을 보낸 중년의 인물들이 18년 전의 몸으로 되돌아가는 판타지를 통해 그 시간들을 바꿔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홍대영이 정다정의 힘겨움을 공감하고 그에게 못해준 것들을 후회하는 것만큼, 정다정 역시 이혼 후 홍대영이 겪었던 힘겨웠던 삶을 뒤늦게 공감한다. 고우영이라는 젊은 몸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홍대영과 정다정을 다시금 이어놓는 색다른 장치로 작용한다.

 

사실은 농구를 좋아했던 시우가 막상 농구부에 들어가게 되자 코치 최일권(이기우)이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상황 속에서 고우영과 정다정은 아들의 미래를 위해 최일권을 함께 몰아낸다. 한 걸음 뒤에서 고덕진을 앞세워 고우영이 깔아 놓은 판 위에서 정다정이 학부모들을 설득해 체육입시 비리의 고리를 끊어버린 것.

 

체육입시 비리를 소재로 삼은 에피소드는 이 멜로드라마에는 다소 과한 소재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홍대영의 아버지와의 소통이나 남다른 가족애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일관된 정서를 유지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판타지를 통해 고우영으로 숨겨진 홍대영의 정체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한 명씩 알려지면서 생겨나는 감정의 폭발이다.

 

먼저 홍대영의 정체를 알게 된 추애린(이미도)은 고덕진처럼 그를 돕는 인물로 서게 되고, 아버지 홍주만을 뒤따라 다니며 자신은 몰랐던 아버지의 정을 새삼 알게 되고 드디어 자신의 정체를 수화를 통해 드러내는 장면이 특히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건 일종의 '출생의 비밀' 코드를 닮은 '정체의 비밀' 덕분이다.

 

<18 어게인>이 지향하는 것이 판타지의 잔재미가 아니고 가족애라는 점은 이 드라마가 향후 하나씩 벗겨나갈 '정체의 비밀'이 가질 감정의 파고를 예감케 한다. 즉 늘 '필요할 때 없었다'고 남편을 타박하던 정다정이 사실은 늘 자신의 옆에서 도와주던 고우영이 홍대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과연 어떤 감정들이 솟아날까. 또 친구로만 알았던 고우영이 아빠였다는 걸 알게 된 홍시아, 홍시우의 감정은?

 

드라마가 가진 판타지의 속성상 지금까지 2인1역에서 고우영 역할을 하는 이도현의 비중이 홍대영 역할의 윤상현보다 훨씬 크다. 이도현은 신인답지 않게 젊은 몸으로 나이든 인물의 역할을 천연덕스럽게도 잘 소화해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고우영이 홍대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윤상현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의 강력한 몰입감을 기대하게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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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가 클래식을 통해 담아낸 청춘의 꿈과 사랑

 

"밖에 비가 오더라고요. 송아씨 악기 메고 있었는데. 그래서 송아씨가 혹시 우산이 없으면 밖에 못나가고 있을까봐. 그래서 우산을 가지고 내려갔어요. 송아씨가 못 나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산을 줬어요. 쓰고 가라고. 제가 매일 우산 갖고 다니겠다고 송아씨는 비 걱정 말라고 했었는데. 제가 송아씨를 힘들게 했어요. 송아씨가 행복하지 않대요. 저 때문에."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박준영(김민재)은 채송아(박은빈)와 헤어진 날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는 뛰어 내려가 그녀의 손에 우산을 쥐어줬다. 비가 와도 우산을 챙겨온 박준영 덕에 함께 우산 속에서 행복했던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더 거세게 쏟아져 내린 현실의 빗속에서 채송아는 함께 버티지 못할 만큼 버거워졌다. 박준영을 사랑하지만 그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현실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버틸 수 없던 채송아는 아프게 이별을 고했다.

 

채송아에게 박준영에 대한 사랑은 마치 뒤늦게 좋아해 뛰어들게 된 바이올린과 같았다. 그는 박준영에게 자신의 짝사랑이 브람스를 닮았다고 했다. 결국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면서도 애쓰는 사랑. 사랑도 꿈도 그는 너무 늦은 현실을 절감했다. 그래서 박준영과의 이별은 동시에 바이올린과의 이별을 뜻하기도 했다.

 

가난해서, 늘 재단의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그들의 눈치를 봐야했던 박준영은 그런 환경 속에서 자기 속내를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 떠나는 채송아를 붙잡고 그의 마음을 전하기보다는 떠나는 길에 비를 맞을까봐 우산을 챙겨주는 그런 사람. 그런 그도 채송아와의 이별은 꾹꾹 눌러두고 숨겨온 감정을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만큼 힘겹게 만든다.

 

늘 준영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진 엄마가 찾아와 얼굴이 많이 상한 것 같다며 무슨 일 있냐고 물어도 신경 쓰지 말라며 괜찮다며 나가려던 준영은 "밤에 비올 지도 모른다"며 우산 챙겨가라는 엄마의 말에 무너져 내린다. 엄마의 품에 안겨 아이처럼 울며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준영은 그 아픔 속에서 드디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는 고인이 된 나문숙(예수정)의 상가에서 만난 채송아가 바이올린을 그만두겠다며 졸업연주회가 마지막이라는 말에 선뜻 자신이 반주를 하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그 곡은 박준영이 그토록 싫어했던 브람스의 'F-A-E 소나타'다. 그것은 '자유롭지만 고독하게'란 뜻이란다. 늘 누군가를 짝사랑하듯 살아왔고 그렇게 연주해옴으로써 자기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보지 못한 박준영에게 브람스와 그의 곡은 애증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연주를 피하고 있었지만 그 금기를 넘어서게 해준 건 채송아에 대한 사랑이었다. 함께 졸업연주회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선율이 만들어낸 브람스의 곡은 그래서 단순한 연주의 차원을 넘어 헤어졌어도 여전히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과 동시에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던' 이들의 꿈이 깃들었다.

 

연주가 끝난 후 채송아는 박준영에 대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며 그가 좀 더 자유로워지고 또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트로이메라이요 생각을 해봤어요. 왜 교수님이 준영씨의 트로이메라이를 훔쳤을까. 준영씨가 그날 그 피아노로 여러 곡을 쳤을 텐데 왜 교수님은 트로이메라이를 골랐을까. 어쩌면요. 준영씨가 그날 쳤던 곡 중에서 교수님의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연주가 트로이메라이 아니었을까요? 준영씨의 트로이메라이는 준영씨 마음을 따라간 연주였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준영씨가 준영씨 마음을 따라가는 그런 연주를 했으면 좋겠어요. 오늘 우리 연주한 곡요. F-A-E 소나타. 자유롭지만 고독하게란 뜻이잖아요 하지만 나는 준영씨가 자유롭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채송아의 그 말은 박준영이 앞으로 피아노를 행복하게 연주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었지만 동시에 그가 좀 더 자유롭게 마음가는대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다. 박준영은 그래서 드디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내 마음을 따라 가라고 했었죠. 그래서 말하는 거예요. 내가 이런 말할 자격 없는 것도 알고, 이렇게 말하면 송아씨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걸 아는데, 내가 너무 힘들어서 지금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말해요. 미안해요. 하지만 지금은 나도 내 생각만 하고 싶어요. 사랑해요."

 

이들은 과연 다시금 함께 우산을 쓰고 걸어갈 수 있을까. 모질고 냉정한 현실의 폭우 속에서도 함께 우산을 쓴 채 꿈과 사랑을 향해 자유롭지만 행복하게 걸어 나갈 수 있을까. 그건 쉽지 않은 일일 게다. 자유롭지만 행복하길 원했어도 결과적으로는 고독한 삶을 살았던 브람스처럼. 하지만 내리던 비가 눈이 되어 흩날리듯 시간이 흐르고 난 어느 시점에 돌아보면 그 아팠던 시절들도 행복한 추억이 될지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클래식을 소재로 한 멜로드라마지만 그 안에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의 무게를 얹어 뒀다. 꿈도 사랑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 현실의 무게. 아마도 그래서 채송아와 박준영의 안타까운 사랑과 꿈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더더욱 응원의 마음을 가졌을 게다. 이 땅의 많은 청춘들이 현실의 무게 때문에 꿈꾸던 것들이 꺾이지 않기를 바라며.(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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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치'가 비무장지대에서의 사건들을 통해 하려는 이야기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실종과 살인사건들. 그런데 어쩐지 범인은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다. 처음에는 공수병에 걸린 개나 늑대의 소행처럼 보이지만, 카메라에 슬쩍 찍힌 그 형상은 인간의 형태. 도대체 이 괴생명체는 무얼까.

 

OCN 드라마틱 시네마 <써치>는 군인들이 등장하고 비무장지대가 배경이지만 남북 간에 벌어지는 교전 상황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물론 드라마 도입에 등장한 북에서 남측으로 아이를 안고 귀순하려던 여인을 두고 남북한 군인들이 대치하는 상황과, 그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서 이혁(유성주)에 의해 시작된 교전으로 양측 군인들이 사상자를 낸 사건은 대치중인 남북 간의 상황을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군견병 용동진(장동윤)과 손예림(정수정) 중위 그리고 송민규(윤박) 대위를 위시해 꾸려진 이른바 북극성 특임대의 목표는 북한군이 아니다. 이들은 비무장지대에서 연달아 실종과 살인사건을 벌이고 있는 어떤 괴생명체를 찾아내 제거하려 한다.

 

그리고 괴생명체는 2회에 손예림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무언가에 의해 감염되어 그런 괴물이 되었을 거라고 추정되는데 아마도 그건 드라마 초반에 북측에서 남으로 급하게 넘어온 한 군인이 손에 들고 있던 박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를 안고 도망친 여인이 핵 개발을 연구했던 인물이라는 사실도 그 단서가 된다.

 

흥미로운 건 손예림이 바로 그 북측에서 도망쳐 내려왔다 사망한 여인이 안고 있던 아이라는 사실이고, 당시 사건을 촉발시켰던 이혁은 국민적인 영웅이 되어 국회의원이자 국방위원장이 되었으며 그와 함께 살아남은 한 대식(최덕문)은 국방부 국군사령관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그 때의 그 사건의 실상을 숨기고 싶어 한다. 이를 미화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영웅이 되어 권력을 잡고 있는 인물들. 그런데 마침 비무장지대 당시 총격전이 벌어졌던 인근에서 연달아 터진 실종 살인사건과 괴생명체의 존재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를 덮기 위해 송민규를 특임대 엘리트 팀장으로 세워놓는다. 이로써 함께 비무장지대에 들어가 작전을 수행하지만 용동진과 송민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갖게 된다.

 

<써치>가 그저 그런 군대 소재의 드라마의 틀을 뛰어넘는 건 그 접근방식이 독특해서다. 비무장지대 안에서 벌어진 모종의 사건과 그 진실을 숨기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이들과 맞서는 용동진과 손예림의 이야기를 통해 남북 대치 정국의 한반도 상황을 에둘러 그려내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에 의해 탄생한 괴물이나, 총격전을 이용해 진실을 은폐하고 영웅행세를 하는 남한의 권력자들이 모두 의미심장하게 읽히는 건 그것이 환기시키는 우리네 현실 때문이다. 그래서 용동진과 손예림이 마주할 진짜 두려움의 정체는 괴물 그 자체가 아니다. 그런 괴물을 탄생시키는 대치 정국과 이를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더 큰 두려움의 존재라는 것. 과연 이들은 이 두려움을 깨치고 진실을 향해 나갈 수 있을까. <써치>의 향후 전개될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지는 이유다.(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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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그래도 마음껏 꿈꾸라 말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건

 

"왜 사는 데 기를 써야 돼? 그냥 좀 살면 안돼? 새 아빠 보니까 사는 게 되게 쉽더라. 뷔페도 쉽고 여행도 쉬워 옷 사는 것도 쉽고 남일 같던 유학도 내일처럼 쉬워. 근데 아빠 봐. 월급날 겨우 치킨 사오잖아. 그거 먹으면서 세상 맛있는 척 좋아하는 척 하는 거 너 안 질리디? 난 물리던데. 기름 쩐 내 맡기도 싫어. 진절머리가 나."

 

tvN 새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인재(강한나)는 동생 달미(배수지)에게 재혼한 새 아빠로 인해 달라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인재와 달미는 부모가 이혼한 후 각각 엄마와 아빠를 선택했다. 엄마를 따라간 인재는 부자 새 아빠를 만나 쉽게 성공을 거머쥔다. 반면 아빠를 선택한 달미는 여전히 그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인재와 달미로 대변되는 서로 상반된 선택을 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전면에서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역시 상반된 선택의 삶을 보여준 어른들의 이야기를 밑그림으로 깔고 있다. 달미의 아빠 서청명(김주헌)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를 미리 던져주는 어른이다.

핸드폰을 통해 스마트폰의 미래를 보며 그 변화가 만들 놀라운 세상을 가슴에 품었지만, 창업을 반대하는 아내 차아현(송선미) 때문에 현실은 샐러리맨 영업사원으로 대표에게 구타까지 당하는 서청명. 두드려 맞아서라도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게 가장의 역할이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둘째딸 달미와 함께 살아간다.

 

회사를 그만두고 '온라인 배달 사업'을 일찍이 꿈꾼 서청명은 각고의 노력 끝에 투자까지 받게 되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다. 안타깝게도 마지막 순간 그의 손에는 딸 달미에게 가져다 줄 치킨 한 마리가 들려 있었다. 인재가 그토록 진절머리 난다고 했던 그 치킨. 하지만 아빠의 그 절실함과 노력을 봐왔던 달미로서는 그것만으로도 사랑을 느꼈던 그 치킨이다.

 

결국 성공의 문턱에서 무너져 내렸지만 달미는 아빠의 그런 모습이 진정 가치 있는 삶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며 여전히 과거의 삶에서 머물러 있는 달미를 대놓고 무시하는 인재에게 '당당한 창업을 통한 성공'을 운운한다. 물론 현재로서는 가진 게 없고 인재 말대로 할머니에 빌붙어 사는 처지지만.

 

한편 고아로 고등학생 시절부터 홀로 살아내야 했던 한지평(김선호)을 따뜻하게 보듬은 달미의 할머니 최원덕(김해숙)도 <스타트업>의 또 다른 메시지를 담는 어른이다. 길거리에서 비를 맞은 채 갈 곳 없는 한지평을 자신의 가게에서 지낼 수 있게 해준 최원덕은 어려운 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어른이다.

 

어떻게든 홀로 살아내야 했던 어린 한지평에게 따뜻함을 심어주는 인물. 대학에 합격해 떠나는 한지평은 신발까지 사주는 최원덕에게 그것이 은혜를 갚기를 바라는 것인 줄 알고 독한 말들을 쏟아내지만, 최원덕은 의외의 말을 건넨다. "약속해. 지평이 너 나중에 성공하면 연락하지 마. 부자 되고 결혼해도 연락하지 마. 잘 먹고 잘 살면 연락하지마. 나 배알 꼬이기 싫으니까. 대신 힘들면 연락해. 저번처럼 비오는 데 갈 데 하나 없으면 와. 미련 곰탱이처럼 맞지 말고 그냥 와." 매몰차게 떠나려던 한지평은 결국 돌아와 최원덕을 꼭 껴안는다.

 

<스타트업>이 본격적인 청춘들의 도전과 성장기를 담기 전에 먼저 내보인 서청명과 최원덕이라는 어른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얼까. 서청명이 비록 손에는 치킨 하나를 들고 있어도 힘겨운 현실에 무너지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라고 말하고 있다면, 최원덕은 성공의 목적이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리고 드라마는 적어도 청춘들이 시작도 않고 포기하게 만드는 현실이 아니라 뭐든 도전할 수 있는 현실을 어른들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딸이 그네를 타다 넘어져도 무릎이 까지지 않게 모래를 깔아줬던 서청명과 힘들 때 보금자리를 내어준 최원덕을 통해.(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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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의 흥행 보증수표, 신박기획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

 

지난 17일 MBC <쇼! 음악중심>에 환불원정대가 드디어 첫 무대를 선보였다. 오프닝으로 등장부터 남다른 포스를 보여준 환불원정대는 무대 중앙으로 나와 멋진 군무가 더해진 'Don't touch me'를 들려줬다. 한 마디로 "무대를 찢었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고 4인4색의 개성이 살아나면서도 함께 맞춘 안무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무대의 맛이라니.

 

그런데 이 무대가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오는 건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먼저 선보였던 멤버들이 만나고 함께 소통하며 그 경험들이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어서다. 'Don't touch me'는 그냥 나온 그런 곡이 아니라는 느낌이랄까.

 

지난주 <놀면 뭐하니?>가 보여줬던 'Don't touch me'의 녹음 과정이 이 무대에 자연스럽게 오버랩 됐다. 갑상샘암 수술로 한쪽 성대의 신경이 마비되어 파솔라 구간의 소리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던 만옥(엄정화)을 위해 지미유(유재석)가 보컬 코치 노영주를 소개해주고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지만 막상 녹음실에 들어가자 긴장 때문에 소리가 나오지 않던 그 안타까운 순간들. 다시 노영주를 불러 만옥을 안정시키는 걸 문밖에서 들으며 안도하던 지미유의 모습. 그리고 결국 녹음실 안에서 마음껏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큰 감동을 줬던 만옥의 모습이 그 무대의 노래와 겹쳐진다.

 

만옥 언니를 옆에서 걱정해주고 또 응원해주며 녹음실에 들어가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천옥(이효리)과 너무나 매력적인 보이스로 녹음실 사람들이 "미쳤다"며 감탄사만을 연발하게 만들었던 제시와 화사의 녹음 과정들이 <쇼! 음악중심> 무대의 노래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남다른 감흥을 만든다.

 

<쇼! 음악중심>에서 첫 무대를 통해 먼저 선보인 블랙 가죽 느낌의 의상과 합을 맞춘 안무는 몇 시간 뒤에 방영된 <놀면 뭐하니?>를 통해 그것이 어떻게 선택되고 만들어졌는가가 소개됐다. 신박기획의 의상을 맡게 된 비주얼 디렉터 스봉(정재형, 스타일리스트 봉원)은 멤버들이 과거에 입던 의상들을 서로 바꿔 입어보기도 하고, 에이핑크의 옷을 공수해와 같은 콘셉트의 옷을 입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인연을 맺은 세계적인 댄서 올레디 아이키가 만든 'Don't touch me'의 안무가 소개됐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과 특색이 묻어난 동작들이 더해졌고 또 함께 하는 동작에서는 환불원정대 특유의 멋진 언니 포스가 담겨졌다. 방송 내용을 보고 다시 <쇼! 음악중심>의 무대 영상을 보면 그 블랙 가죽 의상과 안무가 훨씬 더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이미 지난 10일 'Don't touch me'의 음원이 발표됐고 발표되자마자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그 후 <쇼! 음악중심>을 시작으로 이들의 음악프로그램 무대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이 발표한 곡의 결과와 이들의 행보를 이미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놀면 뭐하니?>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 그 곡과 안무, 의상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본다. 그리고 다시 음악을 들어보면 음악은 또 새롭게 들린다.

 

<놀면 뭐하니?>가 지난번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각종 음원들을 차트 정상에 올려놓은 것처럼 이번 환불원정대도 거의 예상된(?) 대박을 선보이고 있다. 이것이 가능해진 건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과 음원 그리고 이들의 활동이 담겨지는 음악 프로그램 무대 등이 더해지면서 강력한 삼박자의 시너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놀면 뭐하니?>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음악에 더해주고, 음원과 무대는 <놀면 뭐하니?>를 통해 보여지는 그 과정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생시키는 이 구조 속에서 캐릭터들이 탄생하고 음원이 탄생하며 방송이 주목을 받는다. 음원 수익이 모두 기부되는 구조는 이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즐거운 소비'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신박기획이 다소 허름해 보이는 사무실을 갖추고 본격적인 기획들을 펼칠 거라는 즐거운 예감이 드는 건 이 강력한 시너지의 결과들을 이미 우리가 봐왔기 때문이다. 다소 소외됐거나 어쩌면 남다른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아이템들이 만일 이 신박기획이라는 '성공 보증수표'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과연 어떤 '좋은 영향력'을 발견하게 될까. 앞으로 신박기획의 행보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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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뫼비우스 띠 같은 스토리, 김희선·주원이 개연성

 

김희선에 이어 이번엔 주원의 차례인가.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에서 과거로 돌아간 박진겸(주원)은 거기서 어머니인 박선영(김희선)과 살고 있는 과거인 박진겸(주원)과 대치하게 된다. 그런데 과거인 박진겸은 미래에서 넘어간 박진겸과는 너무나 다른 사람이다.

 

학교 건물 옥상에서 추락한 한 여학생 사건은 과거 자살로 판명이 났지만, 이 세계에서는 과거인 박진겸이 사실은 밀어서 살해한 사건이었다. 게다가 어머니 박선영을 살해한 인물 역시 바로 그 과거인 박진겸이었다. 그러니 미래인 박진겸과 과거인 박진겸은 정반대의 인물인 셈이다. 한 명은 여학생과 엄마를 살리려 하는 박진겸이고, 다른 한 명은 여학생을 죽이고 엄마도 죽인 박진겸이다.

 

시간여행과 평행세계가 뒤섞인 <앨리스>의 복잡한 세계관은 이처럼 시간의 축과 공간의 축이 '선택'에 따라 무수히 많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즉 사고로 인해 윤태이(김희선)와 박진겸이 가게 된 2010년은 그래서 이전에 박진겸이 타임카드를 통해 가게 됐던 2010년과는 또 다른 세계다. 결국 평행세계란 어떤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무수히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니까.

 

더 복잡하게 느껴지는 건 윤태이와 박선영 사이에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고리다. 2050년에서 1992년으로 간 미래인 윤태이(박선영)가 구해낸 장박사의 딸은 다름 아닌 훗날 괴짜 교수로 성장하는 과거인 윤태이다. 그런데 2010년으로 가게 된 과거인 윤태이가 박선영을 만나 들은 윤태이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기묘하기 이를 데 없다.

 

윤태이의 어머니가 바로 예언서를 발견한 장본인이고 그는 예언서를 갖고 1986년으로 도망친다. 거기서 장박사와 만나 결혼해 윤태이를 낳다가 죽는다. 그 후 1992년에 선생의 사주를 받아 예언서를 차지하러 온 괴한에 의해 장박사가 살해되고 마침 그 때 도착한 미래인 윤태이가 과거인 윤태이를 구해낸다.

 

그리고 그 아이를 미래인 윤태이(박선영)이 자식처럼 키우려 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도 고아였기 때문이란다. 또한 그가 시간여행 시스템 앨리스를 만들어내게 된 이유도 바로 자신의 부모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남다른 과학적 재능을 갖고 있는데다 예언서의 마지막 장을 외우고 있는 아이가 위험해질 걸 알게 된 박선영은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고 떠나버린다.

 

이 이야기는 미래인 윤태이와 과거인 윤태이의 삶이 다른 듯 유사한 흐름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미래에서 과거로 가서 아이를 낳고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이 그렇고, 그 아이는 고아가 되어 부모가 누구인가를 찾고 싶어 하고 그것이 시간여행이라는 앨리스 시스템을 만들게 되는 이유가 된다는 게 그렇다. 이야기는 미래에서 과거로 왔다가 다시 미래로 가고 거기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 반복된다.

 

사실 이런 복잡한 흐름을 이해하려고 애써 노력하게 되면 <앨리스>는 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그 세계관은 완벽하게 짜인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풀기 힘든 복잡한 퍼즐처럼 다가오고 누군가에게는 그냥 '개연성 없는' 드라마처럼 다가온다.

 

그나마 이 문제작을 계속 보게 만들고 그럴 듯하게 해주는 건 연기자들이다. 미래와 과거를 넘나드는 걸 넘어서 두 세계의 같은 인물들이 서로 마주하며 심지어 완전히 다른 인물로 대치하는 그 장면이 주는 '괴상함'을 연기자들의 감정 연기가 채워주고 있어서다. 김희선이 40대에서 30대 그리고 20대까지를 오가며 여러 윤태이의 모습을 연기해낸 것이 드라마의 초중반부라면 후반부로 넘어와 주원이 연기하고 있는 완전히 다른 두 명의 박진겸 연기가 도드라진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여있는 복잡한 스토리 속에서 이 연기자들이 유일한 개연성처럼 여겨질 정도로.(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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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브람스'·'18어게인', 대체 현실은 얼마나 망가져 있는 걸까

 

도대체 우리가 접하고 있는 현실은 어느 정도까지 망가져 있는 걸까. 현재 월화에 방영되는 멜로드라마를 보다보면 달달함보다는 끔찍함이 느껴진다. tvN <청춘기록>이 보여주는 수저계급론의 현실이 그렇고,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클래식 음악을 둘러싸고 있는 적폐 어른들의 면면이 그러하며, JTBC <18 어게인>의 이혼한 여성의 취업현실과 체육계의 비리가 그러하다.

 

<청춘기록>에는 흙수저라는 이유로 모델에서 배우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혜준(박보검)이라는 청춘이 등장한다. 같은 한남동에 살지만 부유한 친구 원해효(변우석)는 부모 찬스로 사혜준보다 쉽게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해 활동한다. 물론 이 드라마는 사혜준이 이런 흙수저의 한계를 뛰어넘어 원해효를 능가하는 톱배우가 되는 과정을 판타지로 그리고 있지만, 우리네 현실에 드리워진 '수저계급론'을 그 밑그림으로 삼고 있다.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식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그 불편하지만 현실이 되어버린 밑그림을.

 

힘겹게 성공한 후에도 각박한 현실은 사혜준을 가만 놔두질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실이 아닌 걸 사실처럼 꾸며 보도하는 기자나, 어려울 때는 가차 없이 버렸다가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하자 날로 사혜준을 끌어오려는 이태수(이창훈) 같은 매니저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그저 열심히 노력하며 사람과 선한 영향력을 믿고 버텨내려 하는 사혜준이지만 현실은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삼은 청춘 멜로지만 여기 등장하는 청춘들은 짠하기가 이를 데 없다. 멜로인 줄 알았는데 음대의 비리를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같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음대교수들은 그들이 가진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청춘들을 착취한다. 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현실에 순응하던 청춘들은 결국 그 추악한 현실 앞에 꺾여버리고, 모든 걸 성적순으로 스펙으로 또 서열로 나누는 무례한 시스템 앞에서 꿈을 꾸는 일이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 스펙사회의 그늘은 드라마 속 채송아(박은빈)와 박준영(김민재)의 사랑조차 노력만으로 될 수 없는 어떤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박준영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이정경(박지현)은 점점 흑화해 자신이 가진 것들로 채송아를 괴롭게 만들고 결국 스스로 포기하게 만든다. 우리네 현실에서 가난한 이들은 꿈도 사랑도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JTBC <18 어게인>에는 일찍이 아이를 가져 아나운서의 꿈을 나이 들어서야 겨우 얻게 된 정다정(김하늘)앞에 놓인 차별적인 현실이 등장한다. 실력은 충분하지만 나이 들었고 유부녀라는 이유로 번번이 밀려난 취업전선에서 블라인드 채용으로 간신히 아나운서가 되지만 그의 스펙을 알게 된 상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게다가 이혼까지 하게 되자 그것이 아나운서로서는 엄청난 흠이라도 되는 양 몰아붙여 그에게 불이익을 준다. 이 드라마에는 정다정이 처한 취업현실만큼 더 추악한 체육계의 비리도 등장한다. 정다정의 아들 시우(려운)가 농구부에 들어가려 하자 코치는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다. 그렇게 해야 자식이 경기에도 나갈 수 있다며.

 

흔히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 드라마는 현실 그 자체를 그리지는 않는다. <청춘기록>에서 흙수저 사혜준이 작품 몇 개에서 맡은 조연에서 주목을 받아 단박에 스타덤에 오르고 1년 만에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받는 일은 현실에서는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드라마는 판타지를 그리지만 거기에는 만만찮은 현실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다른 말로 하면 현실의 결핍을 판타지로서 채워주는 게 드라마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가 그려내고 있는 밑그림을 보면 지금 우리의 현실이 어떤가를 실감할 수 있다. 과연 어떠한가. 월화드라마 몇 편에 투영된 현실들이. 달달한 멜로로 포장되어 있지만, 거기 깔려진 현실의 씁쓸한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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