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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결사곡', 막장은 아직 모르겠고 분명한 건 뻔한 불륜 공식 임성한 작가가 돌아왔다. 은퇴를 선언한 지 6년만의 번복이다. 대신 'Phoebe(피비)'라는 필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막장드라마의 대명사처럼 일컬어지고, 드라마만큼 삶 역시 만만찮은 화제를 쏟아지게 했던 작가. 새로운 필명은 막장이 아닌 새로운 드라마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었을까. TV조선 주말드라마 은 방영된 2회 분까지 만을 놓고 보면, 아직 '막장'의 발톱은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앞으로도 막장이 아닐 거라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라는 제목에 담긴 것처럼 결혼과 이혼의 이중주를 그려내려 하고 있지만 그 겉면을 벗겨내면 '불륜'이 소재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한 라디오 방송을 함께 하는 30대 라디오 DJ 부혜령(이가령..
'윤스테이', 윤여정의 이런 자세가 예능의 품격을 올린다 tvN 예능 에 손님으로 온 네팔 가족은 3대가 함께 했다. 귀여운 딸을 둔 부부가 장인, 장모를 초대해 함께 '윤스테이'에 같이 오게 된 것. 장인어른은 채식을 고수하는 비건이어서 '윤스테이' 사람들은 거기에 맞는 음식들을 준비해 내놨다. 고기 대신 콩고기를 넣어 만든 궁중떡볶이를 저녁식사로 내주었고, 아침에는 만둣국에 들어가는 만두로 야채만두를 따로 준비했다. 손님을 위한 세심함은 그 비건 장인어른을 위해 최우식이 김치 대신 매실장아찌와 마늘쫑 같은 다른 반찬을 준비하는 데서도 드러났다. 김치에 새우젓이 들어가 있어서였다. 윤여정은 서빙을 직접 하면서 그 음식들이 비건을 위한 채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하나하나 설명해줬다. 혹여나 갖게 될 불안감..
'런 온', 최수영의 갑질마저 무너뜨린 강태오의 무기 JTBC 수목드라마 은 기선겸(임시완)과 오미주(신세경)가 주인공이지만, 최근 급부상하는 커플은 서단아(최수영)와 이영화(강태오)다.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이자 서명그룹 상무인 서단아는 겉보기에 '갑질'로 보이는 명령과 거래가 일상인 인물. 하지만 그가 그렇게 깐깐한 태도로 일관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서명그룹의 유일한 적통으로 모든 걸 다 가진 채 태어난 그였지만, 후처의 아들로 태어난 서명민(이신기) 때문에 자신의 것을 빼앗기고 그 자리에서 밀려나게 된 것. 그는 한 살이 어린 서명민이 오빠로 둔갑하고 서명그룹의 후계자가 되는 그 과정 속에서 '잃지 않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내 것 챙기는 일에 온 힘을 쓰고, 내 것이 ..
'너를 만났다' 아직은 어색한 VR기술, 그래서 더 절절했던 건 딸들은 아빠가 VR을 통해 엄마를 다시 만나는 걸 반대했었다고 한다. 머리에 이상한 VR기기를 쓰고 사별한 엄마를 다시 만난다는 것. 어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지만 아빠의 엄마를 다시 보고픈 마음은 그런 이상함도 뛰어넘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림자라도 보고 싶을 정도로. MBC VR 휴먼다큐멘터리 가 시즌2로 돌아왔다. 지난해 먼저 보낸 나연이를 VR로 다시 만난 엄마의 절절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그 특별한 다큐멘터리의 시즌2다. 이번에는 아내와 사별한 후 다섯 아이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김정수씨가 주인공이다. 아이들의 기억에도 너무나 금슬이 좋았던 아빠와 엄마. 딸들은 "둘이 매일 착 붙어서" 뽀뽀를 수시..
서예가, 대동물수의사.. '유퀴즈'의 우직한 시선을 기대해 tvN 예능 이 소의 해를 맞아 이를 특집으로 꾸민다고 했을 때, 다소 뻔한 예상했던 게 사실이다. 소띠 출신 누군가가 나온다거나, 소와 관련된 인물들이 나올 거라는 것. 사실 이 특집에 등장한 이들은 모두 소와 무관하다 할 수는 없었다. 이를 테면 소띠 프로게이머 '무릎' 선수나, 큰 동물들을 치료해 매일 소를 접하는 대수의사 이한경 원장이나, 소몰이 창법의 SG워너비 김진호 같은 출연자들이 있었으니. 하지만 는 단순하게 카테고리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소라는 동물이 가진 특성 중 '우직함'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해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초대했다. 즉 게임 철권 프로게이머 '무릎'이 초대된 건 소띠 프로게이머이기도 했지만, 그가 200..
'트롯신'들이 장악한 트로트 오디션 심사, 이대로 괜찮을까 TV조선이 최근 자사 트로트 예능 포맷을 MBN이 표절했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 예능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너도 나도 그 형식과 소재를 가져와 따라하는 것이 국내 예능이 지금까지 마치 관행이나 되는 것처럼 해왔던 일들이어서, 이번 소송은 이례적인 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에 이어 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지난해 내내 트로트 트렌드를 이끌었던 TV조선이 이번 소송을 낸 이유는 "단순한 시청률 경쟁을 위한 원조 전쟁이 아니라, 방송가에서 그동안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경계심 없는 마구잡이 포맷 베끼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라고 했다. 대중들도 이러한 예능가의 '쏠림 현상'과 '베끼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현재, 소송의 명분으로서는 충분..
'낮과 밤'의 독특한 경계인 설정이 끄집어낸 명품 연기들 괴물인가 영웅인가. 드라마가 끝까지 도정우라는 인물의 정체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그 인물을 연기한 남궁민은 역시 믿고 볼만한 가치가 충분했던 연기 괴물이었다. tvN 월화드라마 의 종영에 이르러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이 진입장벽이 꽤 있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보여진 28년 전 하얀밤 마을에서 벌어진 참사와 어린 생존자들의 '괴물' 같은 모습이 미스터리를 던져 놓은 데다, 세월이 흘러 현재 그 생존자 중 한 명으로 서울지방경찰청 특수팀 팀장인 도정우(남궁민)가 수사하는 연쇄 자살 사건 또한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벌어진 것인가가 오리무중이었던 작품이다. 여기에 미국 FBI 출신 범죄심리전문가 제이미(이청아)가 특수팀에 합류해 연쇄 자..
'싱어게인', 이토록 개성을 끄집어내준 오디션이 있었던가 "저는 어디서나 애매한 사람이었거든요. 충분히 예술적이지도 않고 충분히 대중적이지도 않고 충분히 록도 아니고 충분히 포크도 아니고 그래서 제가 살아남는 거 약간의 환대를 받는 거 이런 게 어리둥절했습니다. 요행이 길다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어쨌든 4라운드까지 와서 '제 존재의 의의를 구체화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고요. 제가 애매한 경계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많은 걸 오히려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JTBC 오디션 프로그램 4라운드 톱10 결정전 무대에 선 30호 가수 이승윤은 그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자신에게 쏟아진 비상한 관심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그가 자기만의 스타일로 부른 이효리의 'Chitty Ch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