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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전쟁이 가로막고 있지만 지금 러시아는 한류가 뜨겁다 K콘텐츠 파워, 실감케 한 러시아 한류 그 현장에 가다문화는 막힌 길도 에둘러 뚫고 나간다고 하던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필자가 느낀 건 전쟁으로 인해 막힌 한국과 러시아의 외교적 국면들 속에서도 한류는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현재의 러시아 청년들이 보여주는 한류 열풍 그 현장을 다녀왔다. 러시아인이 사도세자 뒤주 이야기를 하는 진풍경“여기서 뒤주는 사도사제가 가둬져 죽은 뒤주를 떠올리게 합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Agust D)가 낸 ‘대취타’ 중 ‘과건 뒤주에 가두고’라는 가사를 설명하는 한 러시아 대학생이 그렇게 말한다. 한국어를 한국인처럼 말하는 러시아인들도 놀랍지만, 그들이 단지 언어만이 아니라 ‘사도세자’ 같은 한국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건 더더욱 놀랍다. 지난 4-5일 양.. 더보기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고통스러워도 진실을 향해 나가는 자의 숭고함 한석규의 고통 가득 인간적인 얼굴에 대책없이 빠져든다어두운 밤 구불구불한 도로 위를 차 한 대가 달려나간다. 부감으로 비춰지는 그 광경 속에서 이 차는 어떤 방향으로 갈 지를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헤드라이트의 불빛만이 거기 차가 있고 길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 차가 한 참을 지났을 때 저 편에 온통 불빛들이 모여 있는 광경이 펼쳐진다. 그건 딱 봐도 사건 현장이다. 어둠 속을 뚫고 그 차들이 모여 빛이 겹쳐져 있는 사건 현장을 향해 달려가는 차의 모습은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진실을 향해 어둡지만 계속 나아가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첫 회의 오프닝 시퀀스다.. 더보기
김태리 인생캐 경신하나... ‘정년이’ 반응 심상찮다 ‘정년이’, 완벽 빙의된 김태리, 그 성장서사에 시청자도 빠져든다우리 소리가 이토록 힙했던가.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먼저 채공선이 부르는 ‘남원산성’으로 눈과 귀를 매료시킨다. 눈 내리는 어둑한 밤, 유려한 한옥집의 풍광 위로 낭낭하게 울려 퍼지는 ‘남원산성’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이상하게 애절하게 만든다. “소리를 하면은 속이 뻥 뚫리는 거 같아 갖고 좋던디요.” 소리꾼이 되고 싶다는 공선에게 명창 임진(강지은)이 화려함 때문이냐고 묻자 공선이 하는 그 말은 소리가 가진 진짜 힘이 어디서 나오는가를 한 마디로 꺼내놓는다. “이 가슴에 뭐가 탁 맥힌 것맨치 답답하고 외롭고 할 때마다 소리를 하다 봉께는 그리 되었구만이라.”  때는 1931년 일제강점기다. 춥디 추운 겨울 눈 내리는 한데서 달달 .. 더보기
편견과 나다움 “너가 너인게 왜 약점이야?” - 이언희 ‘대도시의 사랑법’세상이 뭐라 하든 생각대로 밀고 나가고 행동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재희(김고은)와 성소수자라는 비밀을 숨긴 채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흥수(노상현). 이언희 감독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등장하는 남녀의 캐릭터만으로도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엮어져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만든다. 어느 날 우연히 흥수의 비밀을 재희가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다. 흥수가 “약점이라도 잡은 것 같냐?”고 자기보호 본능에 가까운 화를 내자, 재희는 흥수에게 말한다. “너가 너인게 왜 약점이야?”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 청춘들은 세상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방법을 찾아낸다. 그건 두 사람이 사귀는 사이인 척 하는 것. 이로써 흥수는 성소수자.. 더보기
백종원, 음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흑백요리사’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선 백종원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가 화제다.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폭발했다. 특히 우리와 비슷한 음식 문화권에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흑백요리사’에 충격을 받은 눈치다. 중식, 일식 같은 요리들이 완고한 원조의 틀 안에 갇혀 자신들이 최고라고 외쳐왔던 것이 일종의 ‘우물 안 개구리’였다고 그들은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흑백요리사’는 한식을 굳이 내세우지 않고도(한식은 물론이고 일식, 중식, 이태리요리 등등의 셰프들이 모였다) 한식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저마다 타국의 요리법을 가진 셰프들이지만, 한식의 식재료인 묵은지나 홍어 같은 걸 과제로 내주자 자연스럽게 응용되고 퓨전화된 한식들이 등장했다. 한식의 특징이 뭐든 ‘비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