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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세상

‘원 더 우먼’ 이하늬, 독보적인 사이다 여성 캐릭터의 탄생 ‘원 더 우먼’, 갑질, 시월드, 비리, 위선에 날리는 강력한 한 방 “다들 내가 누군 줄 알고 깝쳐!” 교통사고로 인해 머리를 다쳐 기억상실이 된 채 졸지에 재벌가 며느리 강미나(이하늬)가 된 비리검사이자 조폭 행동대장 외동딸 조연주(이하늬)는 꾹꾹 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킨다. 자신이 진짜 며느리인 줄 알고, 재벌가 시월드에서 꼭두각시에 노예처럼 대접받아왔다는 걸 알게 되면서도 그러려니 했던 그였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당하기만 했던 강미나가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서는 뭐든 해왔던 비리검사이자 거의 조폭급의 싸움 실력으로 그들과도 결탁되어 있는 조연주다. 그의 본성이 터져 나오며 재벌가 시댁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보란 듯이 일침을 가하는 장면은 마치 이 드라마가 패러디해 따온 제목 의 그 슈퍼히어로.. 더보기
당신은 어떤 ‘오징어 게임’을 하고 있나요 ‘오징어 게임’, 456명과 456억 사이 (본문 중 드라마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드라마를 시청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어린 시절 공터에서는 흙바닥에 오징어 모양을 그려놓고 아이들이 오징어 게임(당시에는 오징어 가이상이라 불렸다)을 하곤 했다. 맨몸으로 공수를 나눠 부딪치는 게임은 꽤 과격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선사했다. 밥 냄새가 몽글몽글 피어나는 저녁 시간이 되어 엄마들이 아이 이름을 불러서야 겨우 하나둘 집으로 돌아갔으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 이 어린 시절의 게임들을 모티브로 가져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변주해낸다. 빚에 쪼들리면서도 경마 같은 도박을 통해 일확천금만을 꿈꾸는 기훈(이정재)은 이혼 당한 후 힘겹게 생업으로 버텨가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 더보기
‘홍천기’, 판타지 사극이라고 현실을 못 볼까 ‘홍천기’, 간만에 잘 빠진 판타지 사극의 탄생 하람(안효섭)이 볼 수 있었을 때 홍천기(김유정)는 앞을 못 봤고, 홍천기가 보게 됐을 때 하람은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SBS 월화드라마 의 이 설정은 홍천기와 하람 사이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를 더 애틋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닐 수 없다. 보는 자와 보지 못하는 자의 사랑은, 서로를 동시에 보지 못한다는 사실로 인해 어떤 가림막이 세워지고 그래서 그 가림막을 뛰어넘어 서로를 알아보는 과정의 애틋함으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어려서 기우제 날 우연히 만나 함께 복숭아 서리를 나서고 복사꽃 아래서 조금씩 마음을 나눴던 홍천기와 하람. 당시 앞 못 보던 홍천기는 그 날 나누었던 말과 복사꽃 향기로 하람을 기억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우제 날 홍.. 더보기
‘인간실격’, 도대체 무엇이 이들의 자격을 박탈했나 ‘인간실격’, 전도연의 눈물, 류준열의 허함에 공감했다면 “안녕하세요. 선생님. 마지막으로 선생님을 만나고온 그 날부터 인간의 자격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가족, 친구 동료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자격. 자기 이름 당당히 걸고 세상의 룰을 지키며 살아가는, 그런 온전한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세상을 판단하고 비난하고 분노하고 절망할 자격.” JTBC 토일드라마 은 대필작가였지만 무슨 일인지 지금은 가사 도우미가 되어 일하고 있는 부정(전도연)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첫 화의 부제는 ‘인간의 자격’이다. 어쩌다 대필작가가 됐는지 그러다 왜 지금은 가사 도우미 일을 하는지 이유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부정이 처한 상황은 그 내레이션과 더해져 이 인물이 왜 절망감을 느끼는가를 잘 말해준다.. 더보기
넷플릭스라 가능했던 ‘D.P.’, 방관했던 뒤통수가 얼얼하다 ‘D.P.’라는 역작의 탄생, 한국드라마가 놓쳤던 영역도 돌아봐야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 조석봉 일병(조현철)은 피칠갑을 한 채 그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방아쇠를 당겼다. 군대 내에서 지속적으로 가해진 가혹행위와 폭력의 끝은 파국이었다. 그렇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는 끝을 맺었다. 그 엔딩이 마치 내 머릿속으로 총알이 관통한 듯 얼얼하게 느껴진 건, 이미 우리가 그런 일들을 뉴스를 통해 접했던 사실이 뒤늦게 떠올라서다. 그 때 우리는 어떤 생각을 했던가. ‘또 탈영인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지 않았던가.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라고 말하며 파국으로 향했지만, 이러한 방관들은 그 후로도 같은 군대의 부조리와 폭력을 발생시켜왔다. 드라마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