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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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하루', 김혜윤 아니었다면 이 낯선 세계에 몰입 가능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0. 20. 11:20
‘어하루’, 상투적인 스토리에 지쳤다면 이만한 드라마가 없다 마치 작가의 머릿속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MBC 수목드라마 는 평범한 학원물처럼 시작한다. 하지만 갑자기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은단오(김혜윤)는 엉뚱한 상황 속에 자신이 옮겨져 있는 걸 발견한다. 여기서부터 이 드라마는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학원 로맨스물의 틀을 깨기 시작한다. 그 곳이 사실은 현실이 아닌 순정만화 속 세상이라는 게 밝혀지고, 딸깍 소리와 함께 다른 상황에 들어와 있는 걸 자각하게 된 건 은단오(김혜윤)에게 의식이 생겨서란다. 조금은 황당한 설정이지만, ‘비밀’이라는 제목의 만화 속에서 은단오가 주인공이 아니라 조역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드라마는 동력을 갖게 된다. 사실상 만화작가가 그려나가는 남녀주인공인 오남주(김영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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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공효진, 까불이 공포에도 옹산에 살고 싶어진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0. 20. 11:16
‘동백꽃’처럼, 보다보면 살고 싶어지는 드라마가 있다 까불이라는 연쇄살인범의 위협 때문에 결국 옹산을 떠나려는 동백(공효진)이는 이삿짐을 싸기 위한 박스가 있냐고 조심스레 떡집 아주머니 김재영(김미화)에게 묻는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주머니는 얼굴이 어둡다. 돌아가려 하는데 아주머니가 동백을 부르고 무언가 한 가득 채워진 박스를 건넨다. “언니 여기 뭐가 많이 들었는데...” 아주머니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여기 뭐가 들었다고 그랴. 그냥 아무 소리 말고 그냥 가져가. 그 홍화씨는 관절에 좋아.” 박스를 들고 가는 동백에게 준기네 엄마인 박찬숙(김선영)도 슬쩍 박스에 담은 마음을 전한다. “동백아 우리집서도 어 박스 가져가.” 야채가게 아줌마 오지현(백현주)도 박스를 잔뜩 들고 오더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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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이 구수한 작품이 절박한 드라마업계에 던진 메시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0. 17. 11:30
OTT 블록버스터 시대, 드라마 ‘동백꽃’이 찾아낸 틈새 사실 KBS 수목드라마 이 방영되기 전까지 KBS 드라마는 심각한 위기였다. 심지어 KBS 같은 공영방송에서 굳이 상업적인 드라마 출혈 경쟁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론까지 생겨났다. 그도 그럴 것이 KBS 드라마는 장르물 같은 새로운 트렌드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편성했지만, 연거푸 실패를 거듭했다. 2~3% 시청률에 머무는 드라마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은 이런 위기의 KBS 드라마의 상황을 단번에 뒤집어 버렸다. 첫 방에 6.3%(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서서히 시청률 상승이 이어지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드라마는 14.5%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모든 드라마들을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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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거짓말', 생존력 갑이라는 OCN표 드라마의 좋은 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0. 17. 11:21
OTT 시대, 채널은 백화점보다 전문점이 되어야 산다 새롭게 방영되고 있는 OCN 토일드라마 은 겨우 2%대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 드라마가 대중들의 보편적인 선택을 받고 있다 말하긴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은 미스터리한 사건들과 스릴러가 엮여져 있어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이야기를 놓치기 십상인 드라마다. 이건 기존 TV 시대의 드라마 시청 패턴과는 다르다. 차라리 영화에 가까운 몰입을 요구하는 드라마. 이라는 모호한 제목은 도대체 드라마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알아채기가 어렵다. 한 저명한 정치인이 사고로 위장된 채 죽음을 맞이했고, 그 사위가 실종되었다. 그 죽은 정치인의 딸이자 실종된 자의 아내인 김서희(이유영)는 남편을 살리고 싶다면 아버지를 대신해 국회의원이 되라는 협박메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