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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와이키키2’, 여지없이 빵빵 터지는 웃음 뒤 남는 청춘들의 쓸쓸함 '와이키키2' 애써 울지 않고 버티는 청춘들, 짠하기 그지없다 희극과 비극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JTBC 월화드라마 는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비극이다. 여지없이 빵빵 터지는 웃음 뒤에 남는 청춘들의 쓸쓸함 같은 게 거기에선 느껴진다. 톱배우를 꿈꾸지만 현실은 만년 엑스트라인 이준기(이이경), 가수를 꿈꾸지만 행사 가수로 살아가는 차우식(김선호) 그리고 프로야구 선수로 2군으로 밀려났다 어깨를 다치고는 결국 방출된 국기봉(신현수)이 그렇고, 결혼식날 아버지의 부도로 파경을 맞은 한수연(문가영)이나 준기와 연극영화과 동기로 배우를 꿈꿨지만 알바를 전전하며 게스트하우스에 얹혀사는 김정은(안소희) 그리고 요리사가 꿈이지만 스펙이 없다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치이고 밀려난 차우식의 누나.. 더보기
패러디 빵빵 터트린 '열혈사제', 그 웃음폭탄에 담긴 진정성 ‘열혈사제’, 위풍당당행진곡 ‘킹스맨’ 패러디를 이렇게 쓸 줄이야 영화 에서 가장 압권인 장면은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에 맞춰 세상을 망하게 만들고 자신들만 살아남겠다고 모인 이들의 머리가 차례로 날아가는 장면이다. 잔인한 장면일 수 있지만 영화는 이것을 음악에 맞춰 마치 꽃 봉우리가 터지는 듯한 모습으로 연출해냄으로써 19금 섞인 코믹한 스파이액션으로 풀어낸다. 그런데 그 장면이 SBS 금토드라마 에서 고스란히 패러디된다. 에 비하면 어딘지 B급처럼 보이는 이 패러디에서 장룡(음문석)과 그 패거리들은 김해일(김남길)이 중국으로 구해온 ‘설사초’를 넣은 도시락을 먹고 결정적인 순간에 한 명씩 넘어지며 설사를 터트리는 장면을 연출한다. 을 본 분들이라면 위풍당당행진곡에 맞춰 꽃봉우리 CG가 곁들여진 그 장면.. 더보기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김재욱의 덕질 로맨스 통할 수 있을까 ‘그녀의 사생활’이 그리는 성덕의 세계, 그 기대와 우려 사이 tvN 수목드라마 에는 이른바 ‘덕후’라 불리는 이들이 쓰는 그들만의 용어들이 일상적으로 등장한다. 첫 회의 부제로 붙은 ‘덕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이나 2회의 부제인 ‘미안하다 일코한다’라는 제목부터가 그렇다. ‘오타쿠’라는 용어에서 비롯된 덕후라는 우리식의 단어가 또 줄어서 ‘덕’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일코’ 같은 ‘일반인 코스프레’의 준말이 더해진다. 아는 이들이야 이런 용어 자체가 익숙하고 나아가 흥미로울 수 있다. 하지만 만일 이를 잘 모른다면 이런 용어들이 어떤 장벽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라는 드라마는 바로 그 ‘덕질’을 소재로 가져왔다. 주인공의 이름이 일단 ‘성덕미(박민영)’라는 것부터가 그렇다. 그것은 ‘성공한 덕후’를.. 더보기
'더 뱅커' 김상중 전매특허 목소리 톤, 의외의 효과 낸 까닭 ‘더 뱅커’, 은행은 늘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다 하지만 MBC 수목드라마 에서 노대호 역할을 연기하는 김상중은 특유의 목소리 톤을 드라마 안에서도 그대로 보여준다. 김상중은 SBS 를 통해 “그런데 말입니다” 같은 유행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자신이 캐릭터화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캐릭터는 특유의 목소리 톤에서 나온다. 이 톤으로 그는 여러 차례 광고를 찍었고, 그 중에는 새마을금고 같은 은행도 있다. 물론 그 톤이 주는 이미지는 ‘신뢰감’ 같은 것이다. 아마도 가 김상중을 캐스팅한 건 의 집요하게 파고드는 그 이미지와 새마을금고 광고가 주는 이미지(실제로 이 드라마는 새마을금고의 광고가 붙어 있다)의 결합이 좋은 시너지를 낼 거라는 예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초반에는 그 특유의 톤이 어.. 더보기
'닥터 프리즈너', KBS에서 퓨전 장르의 정점을 맛볼 줄이야 ‘닥터 프리즈너’, 어느새 우린 장르의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 잘 나가는 장르물들은 퓨전을 거듭 시도해왔다. 의학드라마 같은 경우는 특히 그렇다. 이나 은 이미 고전이 된 의학 사극이지만, 그 후에도 사극과 퓨전된 이나 같은 드라마가 있었고 타임리프가 더해진 이나 같은 드라마도 있었다. 또 같은 드라마는 응급의학을 소재로 야전에서 수술을 시전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고, 이나 역시 응급의학과의 전쟁 같은 상황을 소재로 다뤘다. 도서 지방 같은 의료 소외지대를 다룬 이나 생명을 다루는 곳이자 사업체로서의 병원이라는 공간을 두고 벌어지는 대립을 다룬 도 있었다. 이 정도면 우리네 의학드라마는 일정한 계보와 장르적 틀마저 갖추고 있다고 봐도 될 만하다. 그 계보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생명을 다루는 의학이라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