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감에 심성까지, <신서유기2> 안재현 없는 게 뭐야

 

어디서 이런 예능 보물이 숨어 있었던 걸까. <신서유기2>서유기드래곤볼의 이야기를 차용해 중국 여러 곳에서 드래곤볼을 획득하는 요괴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담고 있지만 거기서 진짜 발견한 건 안재현이라는 예능 보물이다.

 

'신서유기2(사진출처:tvN)'

사실 이승기의 자리를 그가 이토록 빠르게 채워줄 줄 누가 알았으랴. 첫 만남에서부터 강호동의 과거사를 슬쩍 슬쩍 건드리며 만만찮은 상대라는 걸 드러냈지만 그가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을 주면서도 동시에 프로그램을 훈훈하게 만드는 따뜻한 심성까지 가진 인물이라는 게 여행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아침 미션으로 부여된 알을 숨기는 게임에서 안재현은 한 때 <12>에서 지니어스라고 불리며 게임을 주도했던 은지원마저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 거대한 타조 알을 선택했음에도 주머니 속에 넣었다가 침대 한 켠에 옮겨 놓고 또 살짝 이목이 다른 곳에 집중됐을 때 가방 위에 모자를 덮어 얹어놓는 치밀함을 선보였고, 이수근이 화장실 휴지통에 숨겨뒀던 오리알을 찾아내 양말에 넣고 천연덕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구혜선과 알콩달콩한 모습을 전화를 통해서 살짝 보여주는 안재현은 <신서유기2>에 사실상 달콤한 멜로의 기운을 섞어주기도 하는 존재다. 집들이로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가 음식을 차려내고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은 그대로 구혜선과의 관계를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안재현이 <신서유기2>의 예능 보물로 자리매김한 건 그가 출연자들과 벌써부터 저마다의 케미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때론 옛날 코미디의 모습을 보여주고 때론 게임에서 연거푸 져 의기소침해 하는 강호동에게 안재현은 살가운 동생으로서 아끼지 않는 칭찬으로 오히려 그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둘 사이가 벌써부터 형제 같은 살가움이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그는 또 게임에 있어서는 은지원과 약간의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내는 또 한 명의 지니어스라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두 사람이 서로 통하는 구석이 있지만 동시에 경쟁의 느낌이 생기고 있는 건 프로그램으로서는 다양한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괜찮은 기회로 작용한다. 또한 프로그램 말미에 이수근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치 시소를 타듯 의자가 넘어지며 라면을 엎는 장면을 보여준 안재현에게서는 어쩐지 이수근과의 몸 개그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안재현이 전면에 자신을 드러내는 캐릭터는 아니다. 하지만 도처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예능감이면 예능감에, 착한 심성이면 심성까지 안 가진 게 없는 캐릭터. 그리고 과거 <12> 멤버들의 그 익숙한 관계 속으로 들어가 저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존재.

 

나영석 PD가 발굴해낸 또 한 명의 예능 스타라고 해도 무방할 캐릭터로 안재현은 이미 <신서유기2> 깊숙이 들어와 있다. <꽃보다 할배><삼시세끼> ‘정선편이 이서진을 발굴해내고, <삼시세끼> 어촌편이 차승원과 유해진을 발굴했듯이 <신서유기2>는 안재현을 발굴해내는 데 성공했다.  

<무도> 웨딩싱어즈, 왜 하필 축가를 선택했을까

 

사실 <무한도전>에서 음악을 소재로 한 아이템들은 많았다. 대표적인 게 2년마다 치러지는 가요제이고 연말에 가끔 한 해를 보내는 의미로 하던 콘서트도 있었다. 최근에는 토토가가 또 하나의 음악 소재 빅 이벤트로 떠올랐다. 젝스키스가 다시 모여 했던 게릴라 콘서트는 그 다시 모였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이 <무한도전>의 음악 소재 아이템에 이제 웨딩싱어즈가 포함되어야 할 듯 하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물론 많은 다른 아이템들이 그랬던 것처럼 처음부터 웨딩싱어즈 특집이 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팀이 꾸려지는 과정은 그저 소소해 보였다. 하지만 막상 실제 결혼을 앞둔 커플들의 사연을 받고 그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하면서 아이템은 생각보다 훨씬 커졌다. 부랴부랴 <듀엣가요제>의 무대를 빌려 중간점검 경합을 벌인 건 어떤 면에서는 너무 많은 신청자들이 몰려 모두 챙기지 못하는 마음을 콘서트 형식으로나마 챙겨보려는 데서 생긴 일일 게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된 진짜 결혼식 이벤트는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첫 번째로 보여준 광희, 정용화, 이준이 꾸린 웨딩보이즈는 제자의 신청으로 스승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것으로 큰 감동을 주었다. 마치 대단한 작전이라도 치르듯 몰래 결혼식장으로 들어가 아무 것도 모르는 신랑 신부들 앞에서 정성껏 준비한 축가를 부른다는 그 마음 자체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환하게 웃는 신랑 신부와 이들의 등장만으로도 반색하는 하객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 순간을 <무한도전>은 담담히 포착해냈다.

 

두 번째로 하하와 그의 아내인 별이 함께 축가를 부른 부산의 결혼식장은 눈물바다였다. 암 투병을 하시면서도 딸에게 좋은 결혼식의 기억을 남기고픈 아버지와, 역시 아버지에게 행복한 결혼식의 모습을 보여드리려는 딸의 이야기는 사연만으로도 뭉클하게 만들었다. 역시 결혼식 한 달여 만을 남기고 고인이 되신 별의 아버지 이야기는 그녀가 얼마나 이 사연의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사실 결혼식장에서 딸이 부모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울컥할 일이었다. 하지만 암 투병하는 아버지를 대하는 딸은 오죽할까. 하지만 행복한 결혼식으로 기억되기 위해 애써 눈물을 참는 딸과, 최대한 즐겁게 축가를 부르는 하하와 별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여기에 사위가 장인에게 편지로 전한 마음은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웨딩싱어즈특집은 노래와 춤을 경연하던 여타의 <무한도전> 음악 소재 아이템하고는 그 지향점 자체가 달랐다. 그것은 온전히 <무한도전>이 전하는 팬들에 대한 마음이었고, 결혼식이라는 누구에게나 클 수밖에 없는 이벤트의 순간을 통해 들여다보는 그 당사자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사연들이었다.

 

무엇보다 그 분들을 위해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주겠다는 <무한도전>의 마음은 고스란히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되었다. 그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서 같이 행복해지는 느낌. 그것은 <무한도전> 웨딩싱어즈가 생각보다 커져버린 감동의 정체다

장동민에 이어 유상무까지, 이 리스크를 왜 감당하나

 

어차피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영화 <내부자들>에 등장하는 이 한 마디의 대사는 예고편만으로도 대중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강희(백윤식)라는 재벌과 손잡은 언론사 주필은 무슨 짓을 하든 대중들은 쉽게 흥분하지만 쉽게 잊어버린다는 걸 그렇게 자극적인 말로 표현한다. 사실 대중들을 흥분시키는 말이지만, 실제로 대중들을 그렇게 취급하는 듯한 일들이 무시로 벌어진다. 잘못을 저지르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사과 몇 마디 던지고는 그만이라는 태도를 볼 때다.

 

'SNL코리아(사진출처:tvN)'

또 다시 옹달샘 이야기다. 이번 구설의 주인공은 유상무다. 그는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은 모텔에서 그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한 여성이 신고를 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몇 시간 만에 그녀는 신고를 취소했다. 그러자 유상무측은 그녀가 여자 친구이며 술을 마신 후 생긴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여자가 다시 마음을 바꿔 고발을 하면서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조사가 진행 중이니 유상무가 성폭행을 했는가 아닌가는 알 수 없다. 그러니 그 진위에 대한 것들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될 사안이다. 하지만 해프닝이라고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여자 측에서 신고까지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그건 법적인 차원을 떠나 자기 관리에 있어서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유상무는 자신의 동료인 옹달샘 멤버들이 잇따른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주지해 더 조심하고 조심해야할 때다. 대중들의 귓전에는 아직도 작년 옹달샘 멤버들이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그 제정신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목소리들이 여전히 쟁쟁하다. 그들은 고개를 숙이고 나와 공개 사과를 했지만 활동을 잠시 접고 자숙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을 통해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자숙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럴 듯 했다. 그래서 그들은 사과를 한 후 각자 방송으로 돌아가 더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것이 그들의 논리로는 자숙이니까. 하지만 그건 엄연히 그들의 논리일 뿐이다. 어떤 대중도 그들이 방송을 통해 자숙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건 때문에 방송을 통해 보기 힘들다는 대중들의 토로가 이어졌지만 그들은 무시했다.

 

이건 그들을 받아준 프로그램 제작진들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껏 작은 구설에 휘말려도 심지어 통편집을 하던 그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옹달샘에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그 논리는 그들만큼 재밌는 예능인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그들의 생각이고 논리였다. 대중들은 그들이 하는 다소 가학적인 코미디들이 과거의 사건과 연결되며 재미보다는 불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시되었다.

 

그리고 결국 사단이 벌어졌다. <코미디 빅리그>에서 장동민이 한 코너에서 했던 모습들로 인해 한 자녀 가정 조롱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장동민은 이 개그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지만 역시 다른 프로그램들은 계속 방송을 강행했다. <오늘부터 대학생>이라는 프로그램은 새로 만들어졌지만 시작부터 장동민 출연으로 시끌시끌했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의 PD 역시 장동민과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가 자숙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고.

 

이번에 터진 유상무의 성폭행 의혹은 지금 현재 KBS에서 준비 중인 신규 예능인 <외개인>에도 이미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현재 방영되고 있는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는 장동민에 겹쳐 유상무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도대체 방송사와 제작진들이 왜 이토록 옹달샘을 감싸며 그 리스크를 감당하려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째서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려 하는 것일까. 이건 상식적인 일도 아니며, 나아가 대중들을 무시하는 일이다. 어차피 대중은 금세 모든 걸 잊어버리는 개 돼지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사건-부인-불신’, 이어지는 연예계 음모론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계 사건 사고가 쏟아져 나온다. 방송인 이창명은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고, 조영남은 대작 논란 때문에 검찰이 나섰다. 유상무는 갑자기 불거진 성폭행 의혹으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세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들도 있다. 그것은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그 진실은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된 건 당사자들이 사건의 정황을 모두가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JTBC

이창명은 많은 정황들이 음주운전을 한 건 아니냐는 추정을 불러일으켰는데 자신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량 사고 후 사후처리를 하지 않고 자리를 비운 점이나, 연락이 두절된 게 배터리가 나가서라고 했지만 중간에 전화를 했던 증거나 나온 점, 그리고 마침 그날 지인들과 식사자리가 있었다는 점 등이 그 정황이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이 사건의 진위를 명쾌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조영남의 대작 논란은 일단 작업을 의뢰한 점은 인정했으나 실질적인 작업은 자신이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역시 그 진위파악이 어렵다. 조영남의 전시 큐레이터이자 오랜 지인인 신정아가 나서 조영남의 작품이 맞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중들 입장에서는 그녀의 말을 더욱 믿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검찰 조사의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갑자기 터져 나온 유상무의 성폭행 의혹은 A씨의 신고에 의해 불거졌지만 어찌된 일인지 몇 시간 만에 취소와 고소를 반복하면서 사안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유상무측은 그녀가 여자친구이며 술을 마신 후 생긴 해프닝이라고 주장했지만 A씨 측은 몇 번 만난 사이로 여자친구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결국 이 사안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그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안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이 정황을 부인해 그 진위 파악이 되지 않고 있지만 그 부인을 대중들은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창명의 해명은 앞뒤 정황이 상식적이지 않고 애초에 했던 이야기가 자꾸 바뀌기 때문에 그 신뢰를 잃었다. 조영남은 평소 기행을 하는 모습에 대한 반감이 그의 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유상무는 자신을 포함한 옹달샘 멤버들이 그간 해왔던 사회적 논란들이 그의 말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이창명은 그간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있던 KBS <출발드림팀>에서 하차했고, 조영남은 최유라와 함께 해오던 MBC <지금은 라디오시대>에 당분간 합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유상무는 현재 출연하고 있는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도 문제지만 앞으로 출연예정인 KBS 신규 예능인 <외개인>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의 사건들이 특이한 건 경찰과 검찰이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물론 사건이 벌어졌으니 철저히 조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조영남의 대작 의혹 논란이 미술계의 사안에서 일찌감치 검찰 조사 사안으로 바뀐 건 이례적인 느낌이다. 또한 이창명의 경우, 물론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겠지만 위드마크 공식으로 계산해 혈중 알코올농도 0.16%로 추정된다고 밝힌 점도 특이하게 다가온다.

 

사건이 벌어졌지만 그 정황을 부인하고 대중들은 그걸 믿지 않으며 한편으로는 너무 능동적으로 보이는 경찰과 검찰의 조사가 이어지는 그 과정이 언론을 통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쏟아져 나왔다. 그러다 보니 또 몽실몽실 피어나는 게 음모론이다. 사실 이렇게 연예계가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져 시끌시끌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어버이 연합에 쏟아진 갖가지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하지만 지금 현재 연예계 이슈들로 덮이면서 어버이 연합이야기는 흐지부지해지고 있다. 이러니 음모론이 생길 밖에. 각각 다른 사안들이지만 그래서 이들 사안은 어째 비슷해 보이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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