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명랑TV
-
‘!느낌표’빠진 TV, 어디로 가고 있나옛글들/명랑TV 2007. 11. 3. 00:00
오락기화 되가는 TV, 그 매체의 힘 평가절하 말아야 ‘!느낌표’가 폐지된다고 한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시청률 부진이다. 시청률이 TV 프로그램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깊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의미 있는 도전을 했고 그 도전에서 TV의 어떤 가능성 같은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TV의 오락기능과 공익은 서로 상충되는 개념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물론 그것은 노동과 생산성이 지고선이 되고 즐기는 문화가 별로 없던 시절의 얘기다. 즉 ‘논다’는 것과 ‘의미 있는 노동’은 함께 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느낌표’는 보기 좋게 이 편견을 뒤집어 버렸다. 사회의 공익적인 부분을 소재로 가져가면서도 거기에 충분한 오락기능을 부여했기 때문..
-
블록버스터 드라마, 스토리냐 볼거리냐옛글들/명랑TV 2007. 10. 31. 10:42
‘로비스트’가 가진 묘미와 딜레마 일주일 내내 사극이 방영되는 요즘, 현대물로서 ‘로비스트’의 가치는 오히려 더욱 빛난다. 실제로 매번 과거의 역사 속 드라마들의 시간대를 보다보면 늘 같은 밥상에 물리듯 싫증도 나게 마련이다. 그럴 때 ‘로비스트’는 입맛을 돋워주는 별미 같은 드라마가 된다. 무엇보다도 보는 맛이 일품인 드라마다. 그 색다른 코스요리는 먼저 스케일에서부터 시작한다. 보는 맛이 일품인 드라마 드라마들이 국내의 가정집들을 오가고, 기껏해야 지방 정도의 공간을 이동하던 것에 비하면 ‘로비스트’는 스케일이 큰 드라마다. 해외로케를 한 드라마들은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해외에 상주하면서 찍은 드라마는 일찍이 없었다. ‘로비스트’라는 직업상 국제적인 면모를 띨 수밖에 없는 것. 드라마가 이동하는 공간..
-
왕은 탄생하지 않는다, 만들어질 뿐옛글들/명랑TV 2007. 10. 30. 09:35
‘이산’과 ‘왕과 나’가 왕을 그리는 방식 적어도 현재 방영되고 있는 사극에서라면 왕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산’의 이산(이서진)은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노론들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아 왕이 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이 싸움 속에서 할아버지 영조(이순재)가 하는 역할이다. 그는 사사로운 정에 휩쓸려 이산을 보호해주기보다는 오히려 이산을 그 위험 속에 던져 넣는다. 기댈 곳 없는 이산은 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수밖에 없다. 반면 ‘왕과 나’에서는 그 양상이 다르다. 인수대비(전인화)의 치맛바람과 사실상의 권력을 쥐고 있는 정희왕후(양미경)의 수렴청정 속에서 성종(고주원)은 허수아비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기댈 곳 없는 왕실의 든든한 뒷배를 가지기 위해 인수대비는 ..
-
‘산너머 남촌에는’, 이문화의 공존이 있다옛글들/명랑TV 2007. 10. 25. 10:16
새로운 전원드라마의 가능성, ‘산너머 남촌에는’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후속이라 하지만 ‘산너머 남촌에는’에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전원드라마의 새로운 코드가 들어있다. 그것은 서로 다른 문화, 즉 이문화(異文化)의 공존이다. 전원드라마의 전범이라 할 ‘전원일기’가 고향을 떠나온 도시인들에게는 농촌의 따뜻한 정감을, 그리고 농촌에 사는 이들에게는 현실을 어루만졌다면,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는 전원도시로 변모해가는 우리네 농촌의 모습을 포착했다. 이어 방영되고 있는 ‘산 너머 남촌에는’은 농촌과 도시의 교감을 다루고 있다. 사실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한계로 지목됐던 부분은 드라마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농촌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농촌에 사는 현지인들 만을 대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