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명랑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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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가 우리에게 남긴 세 가지옛글들/명랑TV 2007. 5. 11. 01:31
자극 없고 악역 없는 고마운 드라마, ‘고맙습니다’ MBC 수목 드라마, ‘고맙습니다’가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흔히 종영과 함께 ‘중독’이니 ‘금단현상’이니 하는 증상으로 아쉬움이 표현되는 강한 인상을 남긴 드라마들 속에 자리매김하게 될 것 같다. 시청률 전쟁에 자꾸만 자극적으로 변해 가는 드라마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본래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었으나 잊고 있었던 ‘감동’을 끄집어내 준 고마운 드라마, ‘고맙습니다’. 그 아름다웠던 시간의 흔적이 남긴 여운의 의미를 되짚어보자. 자극이 아니어도 좋다 자극과 파행을 거듭하는 이른바 논란드라마들의 탄생목적은 명백히 시청률이다. 그것은 이미 공식이 되어버렸다. 쏟아져 나오는 드라마들 속에서 일단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고 그러기 위해 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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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과 ‘히트’의 추락, 이유는 정반대옛글들/명랑TV 2007. 5. 9. 01:45
너무 잘 짜여진 ‘마왕’ vs. 너무 흐트러진 ‘히트’ ‘하얀거탑’을 통해 미드와 같은 완성도 높은 드라마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한 시청자들이 그 연장선 상에서 기대했던 드라마는 ‘마왕’과 ‘히트’였다. 하지만 이 두 유망주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 ‘마왕’은 그 뛰어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연일 최저시청률을 경신하고 있고, ‘히트’는 수사물로서의 맥을 잡지 못하면서 시청률 추락을 맞이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 잘 짜여진 드라마, ‘마왕’ ‘마왕’을 보고 있으면 이 드라마가 김지우라는 작가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게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구성력에 있어서 이 정도면 거의 퍼즐 맞추기에 가까운데, 그 속에 인물들을 살려놓고 양파 껍질 벗기듯 조금씩 속살을 감질나게 보여주는 전개방식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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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그 부끄러운 반어법옛글들/명랑TV 2007. 5. 4. 00:58
기적을 부르는 ‘고맙습니다’의 드라마 화법 MBC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를 그저 훈훈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것이 반쪽 짜리 정답이었다는 걸 알아차렸을 것이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고맙습니다’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들 모두를 부끄럽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것은 마치 작은 선행을 담은 이야기가 인터넷에 대서특필됐을 때, 따뜻해지는 가슴과 함께 밀려오는 부끄러움 같은 것이다. 작은 이야기에도 민감해지는 건, 그만큼 감동 없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 ‘고맙습니다’는 이 감동 없는 세상에 던지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반어법이다. “고맙습니다”라는 작은 한 마디가 가진 울림은, 그런 한 마디 해주지 못하는 고맙지 않은 사회에 대한 통렬한 대결의식이 된다.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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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마초이즘 버린 형사물의 딜레마옛글들/명랑TV 2007. 5. 2. 11:51
‘히트’에 보이는 여성성 경향 MBC 드라마 ‘히트’가 그려내는 강력계의 풍경은 욕설이 난무하고 폭력이 행사되던 여타의 우리네 형사물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먼저 강력계 팀장이 차수경(고현정)이란 여성이란 점이 다르다. 김영현 작가가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히트 팀에 여성을 내세운 것은 이 드라마가 전작인 ‘대장금’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걸 말해준다. 김영현 작가는 여성들의 성장 드라마 혹은 사회적 성공에 대한 환타지를 제대로 포착해내는 작가이다. ‘대장금’의 장금이가 조선시대 수라간 이야기를 통해 현대적 여성상의 전형을 에둘러 보여주었듯이, ‘히트’의 차수경 역시 남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강력계 이야기 속에 보란 듯이 팀장 자리를 꿰차고 앉는다. 강력계 팀장을 여성으로 세우는 순간부터, 이 드라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