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명랑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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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드라마왕국 무너뜨릴라옛글들/명랑TV 2007. 6. 8. 02:29
블록버스터의 덫에 걸린 MBC 450억 규모의 블록버스터 퓨전 사극, 한류스타의 별 중의 별, 배용준 출연, 한일 동시 방영 가능성 등등 ‘태왕사신기’라는 불가사리는 태생부터가 달랐다. 그리고 여기에 각종 소문이란 쇠를 먹고 점점 몸을 불려왔다. 몸이 커질수록 관심과 기대도 커졌다. 그런데 거대한 몸체를 견디기 힘들었던 것일까. ‘태왕사신기’가 또 방송일을 연기했다. 이번으로 무려 4번째. 이에 대한 각종 의혹과 추측은 점점 더 이 불가사리의 몸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제작사와 방송사의 기존 관계 구조에서 볼 때 이것은 너무나 예외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외주제작사의 몸피가 커졌다고 하지만 방송사가 질질 끌려 다닐 정도였을까. 시청자들의 기대를 잔뜩 갖게 만들고서 계속 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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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돈의 얼굴 보는 재미옛글들/명랑TV 2007. 6. 7. 01:41
흔히 시쳇말로 ‘돈에 웃고 돈에 운다’는 표현은 뒤집어 말하면 같은 돈이라도 그 얼굴(?)은 제각각이란 말이 된다. 돈에는 얼굴이 있다. 착한 얼굴, 나쁜 얼굴, 더러운 얼굴, 땀에 젖은 얼굴, 심지어는 사랑하는 사람이 갖는 애증의 얼굴까지. SBS 수목드라마, ‘쩐의 전쟁’은 바로 그 돈의 다중적인 얼굴 보는 재미가 쏠쏠한 드라마다. 돈에 대한 이중적인 모습의 금나라 사채업자란 직업의 설정은 돈이 가진 더러움과 숭배 사이의 간극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나라(박신양)는 돈, 특히 사채를 철천지원수로 여기는 사람이다. 사채 빚 때문에 부모도 잃고 사랑하는 사람도 버렸지만 여전히 사채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그에게 돈은 똥보다도 더 더러운 존재다. 하지만 그는 “돈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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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주부, 지수의 사랑법옛글들/명랑TV 2007. 6. 5. 09:05
화영이 가장 원하지만 얻기 힘든 것 어찌 보면 화영(김희애)은 ‘내 남자의 여자’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캐릭터가 아닐까. 사랑해. 보고싶어. 나 사랑해? 화영은 친구 지수(배종옥)의 남편, 준표(김상중)에게 늘 그렇게 말한다. 준표의 표현대로라면 “늘 도도도도도도...” 이렇게 같은 톤의 표현만 하는 지수하고는 전혀 다르다. 어리석게도 준표는 그 화려하고 다채로운 표현법에다, 식물 같이 보이는 지수와 전혀 다른 동물적 육탄공세의 화영에게 정신이 홱 돌아버린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화영과 딴 살림을 차린 준표는 완전히 갈라서기까지 자꾸 고개가 지수에게 돌아간다. 함께 있을 땐 실감하지 못했던 지수의 모습을 떠올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가 그렇게 지겨워했던 일상의 반란이다. 일상과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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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과 여자의 이유 있는 시청률 독식옛글들/명랑TV 2007. 5. 29. 23:04
‘쩐의 전쟁’, ‘내 남자의 여자’가 뜨는 이유 역시 돈(쩐)과 여자는 되는 소재인가. 불륜이란 자극적인 상황에서 여자들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내 남자의 여자’에 이어 돈에 죽고 돈에 사는 사채업자들의 지독한 이야기 ‘쩐의 전쟁’도 30%대의 시청률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주몽’의 장기집권(?)과 ‘하얀거탑’같은 새로운 시도에 힘입어 드라마왕국이라 불리던 MBC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히트’와 ‘에어시티’의 부진으로 주춤하는 사이, SBS는 오랜만에 득의의 미소를 짓고 있다. 도대체 어떤 점들이 시청자들의 채널을 고정시키게 만든 걸까. 독성이 강한 드라마들 시작부터 논란이 야기됐을 정도로 ‘내 남자의 여자’와 ‘쩐의 전쟁’은 독한 드라마다. 불륜이 그렇고 사채업이란 소재가 그렇다. 잘못 건드리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