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명랑TV
-
‘주몽’ 부족한 완성도, 연기자가 채운다옛글들/명랑TV 2007. 1. 10. 09:47
MBC 사극 ‘주몽’이 연장에 돌입한 이래, 시청률은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그렇지만 연장을 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겠다”던 애초의 약속은 실종된 상태. 여전히 에피소드식 전개와 개연성 없는 설정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긴장감의 결여. 현재 드라마 ‘주몽’의 전개방식은 사전에 모든 정보를 누출하는 치명적인 결함을 보여주고 있다. 부분노가 부여에 있는주몽의 충실한 세작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고, 따라서 이미 주몽이 죽었다고 판단하는 데다, 먼저 200여 명의 선발대만을 끌고 온 대소와 주몽의 전투는 보나마나한 것이 된다. 아무래도 이것은 스케일 논란을 벗어나려는 무리한 설정이 아니었을까. 이런 상황에서 그 결과를 짐작하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다. 앞으로 벌어질 부여의 봉쇄 조치로 졸본이 위험에 처..
-
‘구사시’, 당신이라면 어떻게?옛글들/명랑TV 2007. 1. 5. 10:01
90일간, 사랑과 욕망의 사중주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랑하는 그녀를 가슴에만 묻어놓고 멀쩡히 결혼해 살다가 갑자기 살 수 있는 날이 90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는다면. 그녀와 함께 해야 행복할 것 같은 남은 마지막 날들을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잊었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다시 찾아와 이제 90일 밖에 남지 않았으니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뒤늦게 그것이 진짜 사랑이었다는 걸 알았지만, 너무나 헌신적인 남편이 옆에서 늘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진짜 사랑을 찾아갈 것인가. 어느 날 자신과 함께 살아온 아내 혹은 남편의 사랑이 자신이 아닌 타인이라는 걸 알았을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은 배우자의 행복을 위해 그..
-
사극 살리는 악역, 김규철 vs 견미리옛글들/명랑TV 2007. 1. 3. 10:32
사극의 그림자 악역, 그들에게 박수를 드라마의 반은 그 몫이 악역이다. 드라마라는 갈등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주인공의 반대편에 선 악독한 인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적을 두고 무슨 재미로 드라마를 볼까. 특히 대결구도가 관건이 되는 사극엔 화끈하게 욕먹고 확실하게 힘을 만들어주는 악역이 주인공보다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주인공만큼 사극을 장악해나가는 소문난 악역이 있으니, KBS ‘대조영’에서 신홍 역할을 맡고 있는 김규철과, MBC ‘주몽’에서 금와왕의 부인, 원후 역할을 맡고 있는 견미리다. 이 관록의 연기파 배우들은 공교롭게도 과거 ‘불멸의 이순신’과 ‘대장금’에서 확실한 악역을 소화해낸 바 있다. 몸을 아끼지 않는 명연기, 김규철 연극무대를 고집했던 그의 연기는 애초부터 알..
-
기대만큼 아쉬움도 많은 '황진이'옛글들/명랑TV 2006. 12. 29. 09:45
역사 속에서 찾아낸 현대적인 여성상, 황진이라는 시의적절한 소재, 칼 없이도 빛나는 카리스마, 가장 한국적인 풍경 속에서 그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영상미,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잔뜩 잡아끌었던 치열한 대결구도와 멜로라인. ‘황진이’, 종방에 즈음해 떠오르는 문구들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과했던 탓일까. 아쉬움 또한 많이 남는 것이 사실. 마지막 주 방영된 2회분에 이르러 무언가 허전함이 남는 건 왜일까. 사랑의 길vs인간의 길 - 멜로vs성장 24부작.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황진이’의 애초 기획의도를 보면 최종적인 목표로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사랑할 자유를 위해 끊임없이 싸웠고, 고통받았으며, 잠시 사랑을 얻어 지리한 장마 끝에 보이는 푸른 하늘을 보듯 삶의 희열을 맛보았을 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