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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

박제된 그림 깨운 ‘바람의 화원’이 보여준 것 그림으로 다시 보는 ‘바람의 화원’ ‘바람의 화원’은 지금껏 사극들이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우리네 옛 그림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극의 차별점은 단지 소재적 측면에서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그림을 중심으로 놓고 그 그림 속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와, 그러한 대본을 예술적으로 영상화해낸 독특한 연출력에 있다. 이 사극이 그림에서 시작해서 그림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그림으로 갈무리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극의 진짜 주인공은 어쩌면 이야기의 중심 뼈대를 세워준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그림이 바람처럼 귓가에 대고 속삭여주는 ‘바람의 화원’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자. ‘기다림’- 한 예술가의 탄생 신윤복은 김홍도가 “그린다.. 더보기
‘떼루아’, 햇와인일까 숙성와인일까 ‘떼루아’의 트렌디한 구조, 넘어서려면 ‘떼루아’를 와인으로 친다면 갓 나온 햇와인일까, 아니면 좀더 숙성을 두고 봐야 하는 와인일까. ‘떼루아’의 여주인공 이우주(한혜진)는 맞선 자리에서 두 시간째 와인이 어쩌고 저쩌고 잘난 척을 하는 상대방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딴 와인얘기 하지말고 그 사람에 대해 얘기해요, 그게 예의니까.” 이 대사는 우리가 흔히 와인하면 떠올리는 그 우아한 척 폼잡아가며 마시는 술이라는 편견을 깬다. 전통주를 담그는 그녀에게 술이란 “간판보고 찾는” 것이 아니라, “맛이 좋으면 간판 없이도 몰리는” 그런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강태민(김주혁)은 전설적인 와인 샤토 무통 마이어 1945년 산을 찾아오라는 특명을 받고 프랑스로 날아간다. 강태민이 1억5천만 원을 주고 산 그 와인이.. 더보기
2008, 방송가 소재 드라마들의 성과와 한계 SBS‘온에어’ vs MBC‘스포트라이트’ vs KBS‘그사세’ 2008년 드라마의 특징 중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방송국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다. 그 첫 포문을 연 것은 SBS의 ‘온에어’이며 이어서 MBC의 ‘스포트라이트’가 방영되었고, 지금 현재 KBS에서 ‘그들이 사는 세상’이 방영되고 있다. 같은 방송가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지만 이들 3사의 드라마들은 약간씩 결을 달리했다. 어떤 점들이 달랐고 그것은 또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 ‘온에어’, 판타지를 리얼리티로 뒤바꾼 영리한 전략 SBS의 ‘온에어’는 전략적으로 우수한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가 포착한 곳은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방송가의 맨 얼굴(리얼)이면서도 여전히 판타지를 놓치지 않는 그 지점이었다. 드라마(온에어) 속에 드라마(티켓 투 .. 더보기
되고송? 이제는 ‘난.. 뿐이고’세상 ‘하면 되고’와 ‘했을 뿐이고’사이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 못 참겠으면 그만 두면 되고, 견디다보면 또 월급날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한 때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모 통신사의 ‘되고송’. 특유의 긍정어법으로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화제를 일으켰었다.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 생각으로 뛰어넘겠다는 이 단순한 가사의 구조는 결국 마지막 후렴구, ‘생각대로 하면 되고’로 결론지어진다. 모든 건 생각하기에 달렸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긍정론은 현실이 그나마 버틸 만 할 때나 통용되는 말이다. 따라서 더 어려운 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올 때, 긍정론은 자칫 부정적 현실을 가리는 자그마한 천 쪼가리에 불과했다는 것이 탄로 나기도 한다. 여기에 그 천 쪼가리를 씌운 어떤 의도 같은 것까지 읽게 되면 긍정론.. 더보기
토크쇼, 독특한 포맷? 섭외가 만사다 ‘무릎팍 도사’의 영역을 넘어선 섭외, 토크쇼의 새 방향 토크쇼는 연예인이 나와야 재미있다? 연예인이 나와야 재미있지만 그들의 홍보를 들어줘야 한다? 따라서 홍보를 하되 그것이 드러나지 않도록 숨겨야 한다? 적어도 ‘무릎팍 도사’가 깨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 토크쇼의 불문율처럼 자리잡고 있던 공식들이었다. 초창기 ‘무릎팍 도사’는 이 공식들을 보기 좋게 깨면서 주목받는 토크쇼로 자리하게 되었다. 논란연예인들을 앉혀놓고 대충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그 논란을 끄집어내 조목조목 짚어내는 형식은 연예인 홍보 프로그램으로 전락한 당대 토크쇼에 식상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 잡았다. 하지만 어디 논란 연예인들이 그렇게 많은가. 섭외에서 한계를 느낀 제작진들은 차츰 그저 신비주의 전략을 수정하려는 연예인들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