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캐스팅’ 김지훈의 ‘귀환’, 무엇이 우리 마음을 울렸을까

 

노래를 듣던 멘토들도 자신의 역할을 잠시 잊고 눈물을 흘렸다. 절절하지만 담담하게 불러내는 노래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아마도 시청자들 역시 똑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단 몇 분 동안 흘러나오는 노래지만, 그 노래 가사 하나 하나가 저마다의 머릿속에 있는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끄집어냈을 테니 말이다.

 

tvN <더블캐스팅> 톱12가 선보인 ‘한국 창작 뮤지컬’ 미션에 26살 김지훈이 고른 곡은 <귀환>의 ‘내가 술래가 되면’이라는 곡이었다. 이 뮤지컬은 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주제로 한 것으로, ‘내가 술래가 되면’이라는 곡은 참전용사 승호가 퇴직 후 전사한 친구들의 유해를 찾아 산을 헤매는 내용을 담았다.

 

26살 김지훈에게는 결코 쉬운 선곡이 아니었다. 이 노래를 부르는 극 중 인물은 60대기 때문에 그 감성을 20대인 김지훈이 담아낼 수 있을까에 멘토들도 우려 섞인 질문을 던졌다. “그냥 노래로 할 건가요? 아니면 나이 배역으로 할 건가요?” 이지나 멘토의 이런 질문에 김지훈은 “승호라는 인물도 그리움을 갖고 있지만” 자신도 그리움이 있다며 그 감정을 담아 소년시절의 승호로 돌아가 부르려고 한다고 했다.

 

유해를 찾아다니는 승호의 심경을 어린 시절 자주 술래가 되어 친구들을 찾아다녔던 기억을 통해 전하는 노래였다. 그 가사는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있던 그리움의 정조를 끄집어내기에 충분했다. “단풍나무 그늘 아래 여긴가, 산등성이 돌탑 뒤에 여긴가, 휘파람이 들리는 곳 여긴가, 다 어디 숨었니? 해 떨어지는데- 종이접어 비행기를 날리고, 작은 신발 구겨 신고 웃었지, 책갈피에 그림 한 장 품고서, 다 어디 숨었니? 해 떨어지는데-” 웬만한 강심장이라고 해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가사와 정조였다.

 

이런 가사와 정조를 김지훈은 26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담담하면서도 애절함을 담아 고스란히 관객을 향해 전하고 있었다. 노래 실력을 보여주려는 것보다도 그 그리움의 감정을 노래를 통해 전하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멘토들은 그 마음을 온전히 느꼈을 게다. 마이클 리와 차지연의 눈이 붉어졌고, 특히 죽음 저 편에 가 있는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전하는 대목에서 엄기준은 눈물을 뚝 떨어뜨렸다.

 

“어딘가 살아있다면, 그래서 여기 없다면, 나에게 소식 전해줘. 나 여기 있을 게. 밤 깊어가는 데, 혹시나 길을 잃어서, 잠든 채 숨어 있다면, 이제는 나타나 줘. 집에 가야지. 밤 깊어가는 데.”

 

아마도 <더블캐스팅>이라는 프로그램의 존재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낸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뮤지컬 오디션이 다른 건 그저 노래 실력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노래를 통해 그 극이 가진 인물의 감정을 전하는 연기에 있었다. 우리가 뮤지컬 가수라 부르지 않고 ‘뮤지컬 배우’라 부르는 건 그런 의미였다. 김지훈의 무대가 감동적이었던 건 그 짧은 순간에 뮤지컬이 가진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노래를 부를 때 어떤 감정이었냐고 묻는 엄기준에게 김지훈은 “사무쳤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엄기준은 노래를 듣다 “세월호랑 겹치면서 눈물이 흘렀다”고 했다. 마이클 리는 그 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아버지와 아들들을 떠올렸다고 했다. 노래 한 곡에 세대를 훌쩍 뛰어넘어 저마다 가진 그리움을 떠올리게 하는 힘. 그것이 뮤지컬이 가진 힘이 아닐까.(사진:tvN)

'하이에나' 3류 김혜수가 이경영의 위선을 깨길 기대하는 건

 

“네가 감히 나를 협박하는데 끝까지 들어는 줘야겠지. 협박 끝에는 요구사항이 있을 테니까. 그게 3류변호사 정금자 딱 네가 하는 짓이니까.” 정금자(김혜수)가 전모를 알아차리자 송필중(이경영)은 그를 3류로 몰아세웠다. 하지만 정금자는 그런 반응을 통해 자신의 심증에 확신을 얻었고 송필중에게 선전포고했다. “협박 아니고요. 요구사항도 없습니다. 그냥 확인 차, 송필중이가, 송대표님이 도대체 왜 이러시는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도 하고 싶었고. 끝이 아니라.”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에서 송필중은 숨기고 있던 이빨을 드러냈고, 정금자는 그 실체를 알아챘다. 송필중은 이슘그룹을 하회장(이도경)에게서 케빈 정(김재철)으로 통째로 넘기려 새 판을 짰고, 이를 위해 윤희재(주지훈)의 아버지 윤충연(이황의)과 이슘의 부정비리를 제보했다. 상속세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윤충연 대법관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이슘의 주가를 떨어뜨려 케빈 정이 헐값에 사들이게 하려는 계획이었다.

 

송필중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정금자가 갑자기 “송필중이가”라고 부르는 대목은 그를 3류로 취급하는 송필중의 실체를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겉으로는 송&김이라는 굴지의 로펌 대표로서 합법한 일들을 하는 인물인 체 하지만, 실제로는 청와대까지 움직여 대법관을 세우고 그 대법관을 쥐락펴락하며 정치인들을 움직여 필요한 법안도 마음대로 세우는 탈법을 자행하는 게 그의 실체였다.

 

윤희재 역시 송필중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위기에 처한 아버지를 도와 달라 했지만 송&김은 나서지 않겠다 선을 그은 송필중이었다. 결국 송필중과 통화를 하고 허탈해진 윤충연은 모든 걸 놓은 얼굴로 윤희재가 보는 앞에서 차도로 뛰어들었다. 그간 송필중이 자신을 챙겨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이용하고 있었다는 걸 윤희재는 알게 되었다.

 

애초 송필중은 정금자를 스카우트하면서 그 이유로 때론 그가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정금자는 승소를 위해서라면 편법을 사용하는 걸 마다치 않는 인물. 그런 행동에 그를 마음속으로 좋아하게 된 윤희재 또한 비판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송필중 같은 거대한 판을 짜는 탈법자가 등장하면서, 정금자의 편법은 이제 그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처럼 보이게 되었다. 윤희재 또한 정금자와 손을 잡고 그의 방식으로 송필중과 맞서게 되었으니 말이다.

 

여기에는 <하이에나>가 세상에 던지는 비판적인 메시지가 들어있다. 돈과 권력을 다 틀어쥐고 판을 뒤흔드는 이른바 1류라 불리는 이들이 벌이는 탈법 앞에서, 정상적인 합법적 대응으로는 이길 수 있는 길이 없다는 메시지다. 윤희재는 지금 그 현실을 마주하게 되고 각성한 것이고, 정금자의 방식이 저들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점의 변화는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끼는 대목일 게다.

 

이것은 또한 어째서 편법을 쓰며 우아한 길과는 거리가 먼 길바닥 방식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해온 정금자라는 인물에 우리가 이토록 매력을 느끼는가 하는 답이기도 하다. 그를 3류라고 부르지만 진짜 3류는 송필중 같은 더 엄청난 탈법을 마음대로 자행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냥개 취급을 받던 윤희재가 각성해 정금자와 함께 하이에나의 방식을 공감하고 그들이 함께 공조해 송필중을 물어뜯기를 기대하게 되는 건 그래서다.

 

하찬호의 이혼소송에서 상대편 의뢰인의 변호사로 섰던 윤희재와 정금자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걸 이유로 송필중이 그들을 변호사 윤리위에 출두하게 만들지만, 그들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들이 “사랑하는 관계”라고 말하는 대목은 이 통쾌한 복수의 공조가 두 사람의 멜로와도 절묘하게 엮어지는 장면이다. 이들 하이에나 커플은 과연 위선적인 송필중을 그들 방식으로 물어뜯어 그 실체를 낱낱이 폭로할 수 있을까. 자못 기대되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사진:SBS)

‘슬의생’, 이우정 작가 인간애에 신원호 PD 쿨함이 더해지니

 

처음부터 마마보이 산부인과 의사라는 지점이 심상찮았다.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꺼내놓은 양석형(김대명)의 이야기는 역시 캐릭터 맛집의 매력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뭐 하나를 사는 것조차 엄마에게 물어보고, 심지어 월급날에도 그 돈으로 뭘 할까를 엄마에게 물어보는 산부인과 의사 양석형. 그런데 그가 다름 아닌 엄마들의 출산을 책임지는 산부인과 의사라는 점은 그 ‘마마보이’라는 선입견을 달리 해석하게 만들었다.

 

무뇌아 출산을 하게 된 산모를 위해 아기가 태어나면 입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추민하(안은진)는 양석형을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했지만, 사실 그건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보내야 할 산모를 위한 그의 배려였다. 혹여나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면 산모는 그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는 것. 베테랑 산부인과 간호사인 한승주는 오해하고 있는 추민하에게 양석형이 자신에게도 아기가 태어날 때 음악소리를 더 크게 틀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해주었다.

 

자발적 은둔형 외톨이처럼 사회성이 제로인 양석형이 마마보이가 된 사연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그의 이런 캐릭터를 더욱 개연성 있게 만들었다.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이혼은 불가라며 그건 자신이 감당할 거라 했던 엄마. 의지했던 여동생이 실족사로 사망했을 때도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있었다. 하지만 양석형은 강하다 믿었던 엄마가 비 오는 날 오열하는 걸 보게 된다. 엄마의 불행한 삶을 옆에서 지지해줄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그것이 양석형이 마마보이가 된 사연이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한 주에 한 번 방영되는 것이 너무하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시청자들이 기다리는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다름 아닌 매 회 드러나는 인물들의 매력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매회 5인방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캐릭터들을 꺼내놓으며 동시에 다양한 매력적인 주변인물들도 소개한다. 첫 회가 안정원(유연석)의 이야기였다면 2회는 채송화(전미도)가 그 주인공이었고 3회는 이익준(조정석)과 김준완(정경호)의 에피소드가 소개되었으며 4회는 양석형의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이 5인방의 캐릭터는 율제병원의 정보통이자 5인방의 대학동기인 봉광현(최영준)의 깔끔한 설명으로 정리된다. 이른바 ‘5무(無)’로 정리된 5인방은 단점이 없는 채송화, 싸가지가 없는 김준완, 사회성이 없는 양석형, 꼬인 것도 선입견도 없는 이익준 그리고 물욕이 없는 안정원이다. 이렇게 이미 그 매력을 전해준 인물들은 이제 잠깐씩만 등장해도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4회에서 채송화는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분량이 적었지만 교회에서 찬송가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하나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게다가 5인방 이외의 매력적인 인물들이 계속 쏟아져 나온다. 이름처럼 차가워 보이지만 어딘지 허술한 매력으로 안정원에 대한 좋은 감정을 드러내는 장겨울(신현빈), 매번 김준완에게 깨지지만 시종일관 수다를 떠는 인간적인 매력의 도재학(정문성), 산부인과의 똑순이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는 추민하(안은진), 본과 실습생으로 풋풋한 매력을 드러내는 쌍둥이 윤복(조이현)과 홍도(배현성), 천상 간호사로서 타인의 부탁을 외면하지 못하는 송수빈(윤혜리), “아빠만 있으면 돼”라는 의리 있는 멘트로 익준을 먹먹하게 만든 꼬마 이우주(김준), 갑자기 등장해 김준완과 묘한 멜로의 기류를 보이는 여군 소령 이익순(곽선영)... 일일이 다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덩어리 인물들이 스펀지에 물이 젖든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스며든다.

 

그래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캐릭터 맛집’이라고 하는 건 그저 표현의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거쳐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구축해낸 그들만의 드라마 색깔이다. 보면 볼수록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사건들이 아니라, 그 주체가 되는 인물들에 빠져들게 만드는 드라마. 그러면서도 그것이 지나친 감정 과잉이 아닌 쿨하게 보여주는 세련됨을 가진 드라마가 바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이것은 아마도 예능에서 잔뼈가 굵어오며 무엇보다 인물을 바라보는 남다른 따뜻한 시선을 추구해온 이우정 작가의 인간애와, 이를 세련된 시선을 감정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담아내려 애쓰는 신원호 PD의 쿨함이 더해져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매회 인물들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그것이 복잡하기보다는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건 인물 하나하나에 부여된 제작진의 따뜻한 시선과 정성이 있어서다.(사진:tvN)

‘아무도 모른다’, 진실에 접근할수록 먹먹해지는 건

 

진실에 접근해갈수록 감정은 복잡해진다. 그 감정은 나쁜 어른들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 대한 분노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하디착한 아이들의 마음과 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에 다가가는 좋은 어른들에 대한 먹먹함이 더해진 것이다. SBS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는 어떻게 이렇게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된 것일까.

 

10회는 그간 제목처럼 ‘아무도 몰랐던’ 은호에게 벌어진 사건의 전모가 한꺼번에 밝혀진 회차였다. 은호가 왜 밀레니엄 호텔 옥상에서 뛰어내렸는지, 또 은호를 철거될 건물로 데려가 폭력을 가했던 민성(윤재용)의 운전기사가 어째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는지, 그리고 은호가 구해준 장기호(권해효)와 그의 행방을 좇는 백상호와 그 일당들은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가 모두 드러났다.

 

장기호가 무언가 백상호와 그 일당들에게 약점이 될 만한 것을 빼돌렸고, 그것을 일당들을 피해 도망치다 도움을 받은 은호에게 전해준 것이 사건을 복잡하게 만든 이유가 됐다. 백상호는 그 물건을 가진 은호를 잡으려했고 그래서 그에게 폭행을 가하던 운전기사를 제지하게 됐다. 그렇게 은호를 구해냈지만 그것은 물건을 찾으려는 목적 때문이었다. 밀레니엄 호텔에 데리고 간 백상호의 정체를 알아채고 은호는 도망쳤고 비상용 완강기를 옥상에서 타고 내려오다 이를 막으려 하자 스스로 뛰어내린 것. 결국 이렇게 사건이 커지자 운전기사도 목 매달아 죽이게 됐던 것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모른다>는 이런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을 어째서 쉽게 보여주지 않았을까. 거의 오리무중에 가깝게 시청자들을 몰아넣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인다. 정말 아무도 모르는 그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차영진(김서형)과 이선우(류덕환) 그리고 형사들의 그 모습 자체가 주는 절실함과 신뢰감을 보여주기 위함이었고, 무엇보다 진실이 하나씩 드러날 때 보이게 되는 인물들의 진면목과 진심을 꺼내놓기 위함이었다.

 

그 과정에서 지나는 행인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언제든 내밀었던 착한 은호는, ‘정의’보다 ‘구원’이라며 사람의 약한 부분을 도와주고 대신 그를 이용해먹는 백상호(박훈)가 완전한 대척점에 서 있다는 게 드러난다. 은호로 인해 비뚤어질 뻔 했던 동명(윤찬영)도 또 부정 시험을 치렀던 민성(윤재용)도 끝내 엇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백상호는 구원을 미끼로 아이들까지 포섭해 악의 구렁텅이에 몰아넣는 악의 축이었다.

 

이러한 진실과 함께 드러나는 선명한 실체들 속에서 단연 빛나는 인물은 차영진이다. 그는 학창시절 연쇄살인범에게 친구가 살해당한 아픔을 겪고는 끝까지 그를 잡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던 인물. 그의 유일한 친구였던 은호가 당한 사건을 추적하면서 차영진은 시청자들이 느끼는 분노와 먹먹함을 동시에 전해주는 인물이 됐다. 백상호와 그 일당들이 저지른 범행들에 분노하게 되면서 동시에 그런 위협 속에서도 착한 마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맞섰던 은호의 용기에 먹먹해지는 것.

 

<아무도 모른다>는 그래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에 따뜻함이 더해진 독특한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아이가 어른보다 나은 은호 앞에서 눈물 흘려주며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냉철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가진 차영진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차영진은 은호의 엄마에게 “그 누구도 엄마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해 그의 마음을 되돌리기도 하고, 은호 일이 자신 때문에 벌어졌다 자책하는 민성에게 “너의 잘못은 은호가 당할 폭력을 외면한 것” 딱 거기까지라며 “네 탓이 아니다”라고 위로해주는 인물이다. 그러면서 백상호 앞에서는 무섭도록 냉철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무도 모른다>가 스릴러이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고, 분노하게 되면서도 먹먹해지는 건 이 드라마의 완성도 높은 대본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이 모든 걸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해준 김서형이라는 배우의 진가 덕분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몹시도 진실이 궁금해졌고, 그 궁금증을 따라가다 만난 진실 속에서 분노했으며 먹먹해졌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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