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유재석의 유쾌 따뜻한 로드쇼, 주인공은 시민들

이제 길거리로 나가는 건 예능 프로그램의 한 트렌드가 되어간다. 스타 MC들인 이경규와 강호동이 JTBC <한끼줍쇼>에서 전국의 동네를 찾아 그 골목길을 누비고 다닌 것처럼, 이제 유재석도 tvN <유퀴즈온더블럭>을 통해 길거리로 나섰다. 

이처럼 스타 MC들이 길거리로 나온 이유는 거기에 지금 예능의 새로운 흐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연하게 만나는 시민들과 즉석에서 이뤄지는 소통이 주는 리얼리티가 있고, 연예인들의 삶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이 거기 녹아 있다. 스타 MC들은 이제 그들의 본거지였던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와 시민들의 삶터로 뛰어 들어간다. 지금의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재석이 조세호와 함께 하는 <유퀴즈온더블럭>은 이경규와 강호동이 하는 <한끼줍쇼>의 ‘로드쇼(?)’와는 색깔이 다르다. 거기에는 유재석 특유의 유쾌한 캐릭터쇼적인 요소와 현장에서 순발력 있게 이뤄지는 리얼리티적 요소가 잘 버무려져 있다. 이미 <무한도전>을 통해 때론 코미디적인 캐릭티쇼를 보여주면서 때론 진짜 현장에서 느껴지는 땀 냄새와 진정성 가득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던 유재석이 아닌가. <유퀴즈온더블럭>에는 그 두 요소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섞여져 있다. 

조세호와 함께 하는 유재석은 ‘배려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와는 또 다른 ‘면박 주는 캐릭터’로 재미를 만들어낸다. 끊임없이 말을 이어가는 조세호에게 “좀 조용히 해줄 수 없냐”고 말해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고,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프로그램이라며 조세호는 보조자 역할이라고 선을 긋기도 한다. 반대로 식사를 하러가서는 오히려 계속 말을 걸어 조세호가 밥 한 술을 뜨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즉 유재석과 조세호의 조합에서 우리가 보는 건 일종의 캐릭터가 더해진 특유의 예능적 웃음 코드들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진짜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을 만나게 되면 유재석의 화법은 사뭇 달라진다. 조세호에게는 여전히 면박을 주며 웃음을 유발시키지만, 시민들과는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1979년부터 무려 40년 간 한 자리에서 열쇠가게 노점상을 해오신 할아버지가 보여준 옛 사진을 통해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확인하는 그런 장면에서 느껴지는 어떤 정서 같은 걸 유재석은 특유의 언변으로 끌어낸다. 한 자리에서 수십 년 간을 일해오시면서 여행이란 걸 가본 적 없다는 할아버지. 해외에 나간 게 참전으로 나간 것뿐이라는 할아버지의 아무렇지도 않은 이야기에서 유재석은 웃지만 어딘가 짠한 그 느낌을 전한다. 

국민대학교 근처에서 너무 갈증이 나 찾아간 슈퍼에서 만난 아주머니에게서 듣는 이야기는 이 길거리 토크쇼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분명히 보여준다. 한 장소에서 오래도록 장사를 하며 살아오다보니 학생들이며 교수들까지 다 안다는 아주머니. 종종 다시 찾아온 학생들이 있어 장소를 옮기지 못한다는 그 말씀에 마치 엄마 같은 훈훈한 마음이 느껴진다. 

퀴즈를 내고 다섯 문제를 연달아 다 맞추면 현금 100만원을 드린다는 이 프로그램의 룰은 어쩌면 이 진솔한 토크쇼를 하기 위한 명목처럼 보인다. 100만원을 받으면 어떻게 하시겠냐는 물음에 “원룸에 있는 아이들 밥 사주겠다”고 말씀하시는 아주머니에게서 느껴지는 그런 마음이 이 로드쇼가 보여주려는 진짜일 테니 말이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만들어가는 유쾌한 길거리 토크쇼지만 그 진짜 주인공들은 바로 이들이 만나는 시민들이고, 길거리에서 벌이는 퀴즈를 맞추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진짜는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무한도전>이 시즌을 종영하고 유재석은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길을 유재석은 바로 시민들이 늘 지나치는 그 일상의 길에서 찾고 있다.(사진:tvN)

'식샤3' 제작진의 무리수 혹은 착각

tvN 수목드라마 <식샤를 합시다3>가 종영했다. 정상적인 시즌제 드라마의 경우라면, 시즌4에 대한 요청이 나와야 하지만 어째 반응이 영 시원찮다. 그만큼 이번 시즌3에 드리워진 논란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일까. 이렇게 해서 시즌4는 과연 가능할 것인가. 아픈 이야기지만 <식샤를 합시다3>가 시즌4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그 논란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봐야 한다. 시청자들은 무엇에 불편함을 느낀 것일까.

그 첫 번째는 여주인공으로 들어온 백진희의 연기력 논란이다. 사실 꽤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백진희에게 ‘연기력 논란’이라는 표현은 좀 과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논란이 나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불편해한 것은 사투리 연기와 먹방 연기였다. 사투리가 자연스럽지 않았고, 무엇보다 이 드라마만의 중요한 포인트일 수 있는 먹방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 

이 논란을 통해 읽을 수 있는 건 <식샤를 합시다>라는 시리즈가 가진 일반 드라마들과는 다른 특징이다. 먹방과 드라마가 엮어진 이 드라마는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먹는 장면만 10분 가까이 등장하는 먹방이 그 자체로 중요한 특징이 있다. 이 부분은 윤두준이 지금껏 구대영이란 역할로 드라마의 중심을 이어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맛깔나게 먹는 그 먹방의 묘미를 제대로 살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캐스팅에 있어서 <식샤를 합시다>는 연기 그 자체만큼 먹방이 중요한 관건이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백진희의 연기력 논란까지 나온 데는 작품 초반부터 논란으로까지 비화됐던 대본의 무리수들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의 여주인공 백수지(서현진)를 죽음으로 처리한 부분은 너무 큰 무리수였다. 그것은 새로운 여주인공으로 들어온 이지우(백진희)와 구대영의 멜로를 본격화하기 위한 전제로 설정된 것이지만, 굳이 특별출연까지 시켜가며 죽음으로 마무리할 필요가 있었냐는 비난의 목소리에 직면했다. 

시즌제란 지난 시즌에 대한 애정 때문에 계속 이어지는 것이란 걸 염두에 둔다면 그 때 사랑받았던 백수지를 그렇게 죽음으로 처리한다는 건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백수지를 죽음으로 내몰고 그 자리에 들어오게 된 이지우가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 연기력 논란 속에는 이러한 캐릭터에 대한 반감을 만들어낸 무리한 설정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다. 연기력 논란마저 일으킨 건 결국 허술한 대본의 문제가 컸다는 것이다. 

대본이 그려낸 이지우라는 여성 캐릭터는 너무 단선적이었다. 지금 시대에 구대영에게 전적으로 기대는 일편단심 캐릭터는 그다지 큰 매력을 찾기가 어려웠다. 일보다는 사랑 하나에 목매는 캐릭터로 마지막까지 홀로 가슴앓이를 하며 구애하는 모습은 너무 수동적인 느낌마저 주었다 차라리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이서연(이주우)이 더 주목받았던 건 그래서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논란으로 남게 된 윤두준의 입대에 따른 조기종영은 이 작품이 얼마나 무리하고 급하게 제작되었는가를 잘 보여준다. 의경 시험에서 탈락하게 되면 예정된 촬영을 마치지 못한다는 걸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제작진이 이를 강행했다는 건 그만큼 시간에 쫓겨 작품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제아무리 시트콤에 가까운 예능 드라마라고 해도 그만큼 충분한 시간과 공을 들여야 시즌제 드라마로서 계속해서 사랑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이번 시즌에 쏟아진 갖가지 논란들은 시즌제 드라마들이 조심해야 하는 문제들을 드러낸 면이 있다. 시즌제라고 만들기만 하면 시청자들이 알아서 좋아해줄 것이라 생각하면 착각이다. 애착이 있는 만큼 더 충실한 대본과 연기를 요구한다. 메인 주인공 역할로 윤두준이 계속 출연해 중심을 잡아주지만, 바뀌게 되는 상대 역할의 캐스팅과 그렇게 바뀐 과거의 인물들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도 중요한 관건이다. 특히 먹방이 고유한 특징으로 자리한 <식샤를 합시다>는 캐스팅에 있어서 이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요구되는 건 좀 더 충실한 대본이다. 적당한 먹방과 멜로를 엮어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높아가는 기대치를 맞출 수가 없다. 새로운 시즌이라면 거기에 합당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찾아내야 한다. 아쉽게 종영했지만 시즌4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보다 탄탄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사진:tvN)

‘보이스2’의 공포에 가까운 몰입감, 용인되는 까닭

마치 영화 <곤지암>을 보는 것만 같았다.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2>에 등장한 ‘인터넷 방송 비제이 고다윗 피습사건’ 얘기다. 미스터리한 공간을 찾아가는 인터넷 방송 비제이 고다윗(박은석). 군부대에 출몰했다는 좀비를 찾아가는 그의 모습은, <곤지암>의 공포를 안방극장에서 재연하기에 충분했다. 인터넷 방송이 갖기 마련인 거친 화면과, 마치 던전에 들어가듯 밀폐된 공간에서 하나하나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과정들, 그리고 거기서 맞닥뜨린 기괴한 사건들까지. 

이 <곤지암>을 떠올리게 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보이스2>에 등장하게 된 건, 고다윗의 방송을 보던 시청자가 골든타임팀에 신고를 하는 설정을 통해서다. <곤지암>은 그 방송을 하던 비제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뤘지만, <보이스2>는 이 좀비가 출몰했다는 기이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형사들의 관점으로 다뤄진다. 도강우(이진욱)는 좀비에게 피습됐다는 그 군부대의 폐건물을 찾아들어가 결국 공포에 질려 있는 고다윗을 찾아낸다. 

조금 뜬금없어 보이지만 이 사건은 한번 보게 되면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만드는 게 사실이다. 드라마 후반부에 배치된 이 사건의 분량으로 인해 약 20분 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것. 그런데 이 공포물에 가까운 상황과 사건들의 배치는 <보이스2>가 가진 중요한 추동력이다. 

<보이스2>는 전작에서도 그랬듯이 1분 1초가 중요한 급박한 사건들을 다룬다. 그래서 아동 성폭행범을 찾는 이야기는 아이가 잡혀 어떤 일을 당할지 알 수 없다는 그 공포의 전제 때문에 상황을 더 긴박하게 만들어냈다. 상황실에서 끊임없이 소리를 분석하고 정보를 취합하며 지시를 내리고, 현장에서 애타게 아이를 찾는 형사들의 모습들은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것.

일찌감치 연쇄살인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인물이 방제수(권율)라는 걸 공개한 건 이런 긴박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가 의도적으로 강권주(이하나)를 우연을 가장해 만나 자신이 해경이라고 소개하며 골든타임팀을 응원한다는 이야기를 건네는 장면은 그래서 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평범하고 훈훈한 외모에 아파트 경비에게 친절한 모습까지 보이는 그가 집에는 죽은 어머니의 사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그렇고, 지하실에 소파를 좀 보관해달라고 했다 거절당한 이웃 아주머니가 자신의 험담을 하자 엘리베이터에서 그를 죽이는 상상을 하는 장면도 그렇다. 그가 연쇄살인을 조종하는 끔찍한 살인마라는 게 밝혀져 있어서 나올 수 있는 공포감이다. 

그리고 <보이스2>는 여기에 도강우의 실체가 무엇이냐는 미스터리를 집어넣어 그 공포를 가중시킨다. 배 위에서 동료형사 나형준(홍경인)이 처참하게 손목이 잘려 죽는 첫 장면의 이야기는 그것이 도강우의 짓이었다고 의심하는 나홍수(유승목)와, 나아가 강권주에게 그 살인을 도강우와 함께 저질렀다고 말하는 방제수의 진술 때문에 궁금증을 갖게 한다. 과연 도강우는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기억을 조작했던 걸까.

이처럼 <보이스2>는 공포에 가까운 사건들을 가져와 그걸 해결하기 위해 급박하게 뛰어다니는 골든 타임팀의 이야기로 연결시킨다. 각각의 사건들이 매회 등장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담지만, 동시에 전체 이야기의 대립구도를 만드는 방제수와 골든타임팀의 구도가 조금씩 동시에 진행된다. 자칫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끔찍한 사건들이 자극으로만 치달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런 사건들을 현실에서도 종종 겪고 있다. 마치 <곤지암>을 보는 것 같은 공포물이 형사물과 만나는 장면들이 용인되는 이유다. 극도의 몰입감을 만들어내는 극적 장치이기도 하지만.(사진:OCN)

‘미스터 션샤인’이 다루는 개화기, 그 독립의 의미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첫 회에 들어간 이 내레이션은 개화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저마다 투쟁하는 삶을 살아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이 드라마가 할 거라는 걸 예고한다. 제국주의 열강들이 조선의 빗장을 열고 침탈해 들어오는 그 시기와, 그래서 의병의 길을 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들이 원하는 그 길이 ‘조선의 독립’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하지만 그것 만이었을까. 그들이 원한 독립은 진정 조선만이었을까.

이 부분은 우리네 개화기를 다루는 콘텐츠들이 항일 투쟁의 역사에 집중하다보니 종종 놓치고 있는 지점이다.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는 콘텐츠들은 마치 그것만이 정답인 것처럼 항일 투쟁의 역사만을 채택하곤 한다. 워낙 절박한 시기였으니 그런 선택들이 잘못됐다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면서 사라지는 건 개인이다. 나라를 위한 선택들은 숭고하지만 동시에 개개인들은 어떤 투쟁의 시기를 거쳤을까. 항일 투쟁을 하는 이들에게는 개인적 삶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걸까. 

개화기가 갖는 외세에 대항하려는 뜻과 전통적인 신분사회의 틀이 무너져가는 시기의 딴스홀과 모던보이로 대변되는 ‘낭만적 삶’에 대한 욕망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미스터 션샤인>의 인물들은 그래서 조선의 독립이라는 ‘대의’를 향해 ‘각자의 방법으로’ 나가는 중이지만, 동시에 개인의 독립을 향해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중이다. 

반가의 여식으로 태어나 ‘애기씨’로 불리며 살아가는 고애신(김태리)은 밤이면 남장을 하고 지붕을 뛰어넘으며 친일하는 자들에게 총을 쏘는 스나이퍼 의병의 길을 걷고 있지만, 또한 당시 조선의 여성들이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던 어른들이 정한 혼사를 거부하고 자신의 정인이 따로 있음을 밝힘으로써 그 전통적인 조선 여성의 삶으로부터 독립 투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조선을 떠나 더 멀리 훨훨 자유롭게 날고 싶어 한다. 유진 초이(이병헌)와 함께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이다.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부모가 모두 죽음을 맞이하고 조선을 도망쳤던 유진 초이는 고애신과는 정반대의 입장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조선인들에게는 미국인으로 불리고, 미국인들에게는 조선인으로 불리는 그 애매모호한 정체성 속에서 ‘대의’ 따위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개인’으로만 살기를 원한 그가, 차츰 고애신을 만나 그 대의를 같이 걸어가려 한다. 그는 조선 사회의 신분제 속에서 조선에 대해 갖고 있던 뿌리 깊은 분노와 신분에 대해 스스로 갖는 한계를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부모가 이완익(김의성) 같은 친일파 중의 친일파인 쿠도 히나(김민정)나 악덕지주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낭비하며 살아가는 김희성(변요한)도, 부모와 집안이라는 과거의 족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독립하는 삶을 선택한다. 쿠도 히나는 글로리호텔을 운영하며 때론 아버지 이완익과도 대립하면서 스스로를 지키는 삶을 선택하고, 김희성은 신문사를 차려 억울한 이들의 진실을 전하는 일을 하려 한다. 

<미스터 션샤인>이 다루는 개화기가 용기 있다 여겨지는 건 그 시대를 다룬 콘텐츠들이 역사적 대의 앞에서 삭제하곤 했던 이런 ‘개인적 삶’에 대한 부분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의 독립은 누구나 추구해야할 대의지만, 또한 새롭게 열리고 있는 시대 앞에서 개인들이 저마다 과거로부터 ‘독립’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는 것. 이들이 원한 독립은 조선만이 아니었던 것이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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